본문 바로가기

과거 글/노동당 기관지

언론의 무리한 ‘박원순’ 까기, 중요한 건 팩트다

최근 종편을 중심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가회동 새 공관을 일컬어 28억 원짜리 황제공관이라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전세 28억을 비싸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옛 혜화동 공관이 시세 120억이며, 다른 공직자들의 공관과 비교해 매우 싼 값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 이러한 보도는 허망해진다.

종편의 황제공관보도는 소위 말하는 조지는보도에 가깝다. 언론이 특정인이나 특정단체를 조지다보면 자연스럽게 무리한 보도가 생겨난다. ‘오보도 생겨난다. 보수언론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 박원순 서울시장을 무리하게 조지다 발생한 오보를 정리해봤다.

조선일보, 박원순이 학교폭력은 선생님 잘못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515일 스승의 날 중대한 오보가 하나 있었다. 조선일보는 이 날 서울 대방동 강남중학교를 방문한 박원순 시장이 교사들 앞에서 학교폭력이 참 이해가 안 가요, 그건 전적으로 선생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스승의 날 학생들 앞에서 학교폭력을 일방적으로 교사 탓으로 돌린 박 시장의 발언이 적절했느냐. 그런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보도는 조선일보 단독보도였다. 그러나 이 보도는 곧 거짓으로 밝혀진다. 서울시가 다음 날인 16일 녹취자료롤 공개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박 시장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학교 폭력은 참 이해가 안 가요. 그건 전적으로 성인들의 잘못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조선일보가 성인선생님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기성세대의 책임을 지적한 말이 선생들이 잘못 가르쳐서 애들이 친구들을 때린다는 식으로 둔갑해버렸다. 조선일보도 오보를 인정했다. 조선일보는 17바로잡습니다코너에서 독자 여러분과 박 시장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기자가 환청이라고 들은 걸까? 기사를 쓴 기자에게 직접 확인은 못했으나 미디어오늘이 서울시를 출입하는 기자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현장에 있던 조선일보 기자가 어떻게든 박원순 시장을 조질만한 내용을 구해오라는 데스크의 지시가 계속 이어지면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와중에 성인선생님으로 잘못 들었다는 것. 의도적 왜곡이 아니었다니 다행이지만 기자가 처한 웃픈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선일보의 또 다른 오보, 5시간이나 늦온 박원순의 늦장대응

조선일보는 2013716일 박 시장 관련해 또 다른 오보를 저질렀다. 2013715일 서울 동작구의 노량진 배수지에서 상수도관 설치를 하던 인부 7명이 수몰돼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조선일보는 박원순 시장이 이 사고에 늦장대응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비판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사고 발생 30분 만인 이 날 530분 쯤 문승국 서울시 부시장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밤 1025분 쯤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늦장대응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부시장은 30분 만에 사고현장에 도착했는데 박 시장은 5시간 지나서야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문승국 부시장은 오후 926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박 시장이 도착한 시간과 1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문 시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에서 제대로 사실 확인도 안 하고 악의적으로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서왕진 당시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미디어오늘에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당시 예정된 만찬을 취소하고 집무실에서 도시락을 저녁에 해결한 뒤에 현장상황에 대한 결과 보고를 받고 825분 경에 현장으로 출발을 해서 2시간 만에 도착을 했다박 시장이 2시간 만에 도착한 이유는 한강대교 남단부터 소방본부 차량과 경찰차가 두 개의 차도를 막아서 교통체증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히 박 시장이 사고 직후 바로 도착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비판에 있어 중요한 것은 팩트다. 이 기사는 아직도 수정되지 않고 조선일보 온라인 홈페이지에 그대로 걸려있다.

1년 전 자료로 박원순 조지는 문화일보의 뜬금포

언론의 정치인조지기가 가장 극성을 부리는 시기는 선거 때다. ‘석간 조선일보라 불리는 문화일보는 지난해 5서울시·충남도 안전관리 꼴찌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문제가 이슈화되는 속에서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를 겨냥한 기사였다. 문화일보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로 재난·안전 관리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가운데 지난해 광역자치단체 평가에서 서울과 충남이 광역시·도 중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안전행정부가 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따라 발표한 ‘2013년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따르면 서울은 안전관리 분야에서 69.9점을 받아 특별·광역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충남도 같은 경우는 72.4점으로 8개 도 중 꼴찌였다



이 기사에는 중요한 오보가 있다. 기사는 ‘9일 안전행부가 발표한 지자체 평과결과라고 출처를 밝혔으나 사실이 아니다. 안행부가 2012년 업무실적에 대해 2013년 평가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20131218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안행부는 문화일보 보도 이후 반박 보도자료까지 냈다. 문화일보가 1년 전 자료를 마치 최근 자료인 것처럼 가져다 기사를 쓴 것이다.

거기다 기사에는 반론도 없었다. 심지어 새누리당 관계자, 새누리당 충남지사 후보의 코멘트까지 붙여 박 시장과 안 지사를 비난했다. 문화일보의 허민 정치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자료는 2013년 자료가 맞는데. 우리가 기사 쓴 시점에 따라 9일이라고 썼다는 황당한 해명을 했다.

허 부장은 또한 “2013년 자료이지만 문화일보가 단독으로 입수해서 썼다라는 말까지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자료는 안행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허 부장은 다른 데서 기사가 안 나왔기 때문에 우리가 단독이다다른 의도가 있어서라기보다 안전 문제가 이슈가 되니깐 어떤 식으로든 이슈가 되니깐 썼다고 설명했다.

 의도는 명백해 보인다. 야당 도지사들을 까기 위한 것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문제가 부각되자 이를 통해 야당 도지사들을 비난한 것이다. 특히 문화일보는 의심가는 정황이 하나 있다. 문화일보의 대주주는 문우언론재단과 동양문화재단으로 주 재단은 각 30%씩 주식을 갖고 있다. 이 재단은 현대중공업에서 출자해 만든 재단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겨루었던 인물이 현대중공업 회장 출신의 정몽준이었다. 문화일보와 정몽준 후보는 특수관계였던 셈이다.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공직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과 비판은 날카로워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비판 그 자체보다 비판의 근거, 즉 팩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