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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조윤호의 돋는 인터뷰 2탄

이거 민중의 소리에 실린 줄 5년 만에 알앗다.

서울 자운고 스승의 날 맞아 사제간 약속 만들다

"선생님, 왜 우리를 무시하세요?"
"얘들아,선생님에게도 배려를"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서울 자운고등학교 교사와 학생은 학교생활 속에서 서로 서운했던 점을 토로하고 발전적인 향후 계획을 짜보는 시간을 만들었다.

12일 수업이 끝난 4시 40분, 2-6반 교실에서 사제간의 대담이 시작되었다. 이 시간에는 스승의 날을 맞이해 사제간의 깊은 갈등의 골을 풀어가자는 의미에서 기획한 대담이다. 이 대담에서는 자운고 시사토론 동아리 교사 2명과 학생 5명이 참석했다.


서울 자운고 스승의 날 맞아 사제간 약속 만들다

△진지하게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김선경ⓒ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김선경

이 자리에 참석한 이의동 교사(일반사회, 2-6담임)와 형정희 교사(일반사회, 2-10담임)는 학교에서 시사토론 동아리를 담당하고 계시기도 하다. 서울 자운고는 개교한지 2년 밖에 되지 않아, 동아리 활동 자체가 새롭고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시사토론 동아리는 자운고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함께 자리에 참석한 2학년 학생 5명 역시 한명의 학생을 제외하고 모두가 시사토론동아리 학생들이다. 또한, 바이러스의 사이버기자 조윤호군(6반)과 강상백군(4반)이 오늘 대담에 참석해주었다. 이 밖에도 시사토론동아리 홍지연양(9반)과 황진명양(7반)이 참가했으며 진나라양(10반)도 참가했다.

선생님들, “쓸데없는 소리 말고 공부나 해!”

황진명양은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너희들은 뭔데’, ‘무조건 무시’가 선생님들의 일반적 특성이다”라며 “학생들이 의견을 개진하면 쓸데없는 소리하지마라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황양은 “영화제작동아리를 만들고 싶어 어떻게 만드는지를 물어보느라 어떤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이런데에 관심 갖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말을 해 무척 마음이 상했었다”라고 말했다.

조윤호군은 “친구가 연극부를 만들고 싶어 했는데 선생님들의 반응은 ‘왜 그런 것 하느냐’라는 반응이어서 결국 만들지도 못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이유는 말하지 않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점에서 실망했다”라고 밝혔다.

학교는 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가.

강상백군은 “학교 일을 결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학생들은 참여하지 못하는 점이 불만이다.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으면 좋겠는데, 학교는 그렇지 못하고 일방적인 통보만을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또한, 홍지연양은 “두발규제 및 학교 교칙에서 학생들의 의견수렴 없이 강압적으로 시키는 것은 문제”라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적인 절차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학생들이 교사에 대한 불만은 이 정도였다. 다음은 교사들의 불만사항이다.


서울 자운고 스승의 날 맞아 사제간 약속 만들다

△▲우리 서로 꼭 지키자구요~!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김선경ⓒ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김선경


교실에서 선생님에 대한 배려는 없어

이의동 교사는 “교사는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학생을 여럿 만나다보니 누구를 기준으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럴 때에는 의례 반에서 목소리 큰 학생들에 의해 수업 분위기가 조성된다. 교사를 완벽한 존재로 놓고 학생들이 생각하는데, 사실 학생을 배려하는 만큼 우리도 학생들에게 배려를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집중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정도가 지나치게 많이 한다.”라는 점과 “선생님의 기분이나 감정을 무시한 체, 선생님을 대할 때 힘들다”고 밝혔다.

불만을 애기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봤으면

형정희 교사는 “오늘 계단을 오르는데 어떤 학생이 먹고 던진 요구르트에 맞았다. 학생들은 쉽게 쓰레기를 버린다.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것을 지키지 않고 학교의 불만사항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수업시간 종이 쳐도 자리에 앉아 선생님을 기다리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종이 쳤음에도 과자를 나눠 먹기도 한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굉장히 실망을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형 교사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는 점에서도 매우 아쉽다. ‘오고 가는 인사 속에 싹트는 정’이 아닌가. 이런 기초적인 생활문제에서 오히려 큰 상처가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제 간에 깊은 속내를 듣고 나니, 이 자리가 한 순간 무거워졌다.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음에도 이런 자리가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황진명양은 “선생님에 대해 완벽한 사람으로만 생각했지 인간적으로 대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형정희 교사는 “학생들의 의견수렴은 당연한 것임에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며 “학생들의 불만이 잘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서로 꼭 지켜요

토론이 끝난 후, 교사와 학생은 스승의 날을 맞이해 이것만은 지키겠다는 약속을 적었다. 5분정도의 시간이 지나 서로가 적은 것을 읽고 나눠갖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교사와 학생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짐했다.


서울 자운고 스승의 날 맞아 사제간 약속 만들다

△서로에게 다짐한 사항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김선경ⓒ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김선경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 의례 학생들은 형식적인 카네이션 달아드리기와 개인적으로 선물을 드린다. 스승의 날의 참된 의미는 바로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이해하고 더 밝고 활기찬 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이의동 교사는 " 어느 순간부터 교사와 학생 간에 벽이 생겼다. 그 벽이 쉽게 깨지지 않는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노력, 그리고 대화로 이 벽을 허물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이번 자리를 통해 선생님들을 이해하고 자신들의 부족했던 모습을 돌아보았다"고 말했다.

서로에게 건내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교사와 학생의 벽을 허무는 시작이다. 그 시작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승의 날, 서로에게 5월의 햇살보다 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김선경 기자/ 청소년뉴스 바이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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