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와 관련된 남의 글/인터뷰/언론보도

‘이 길이 아닌가 보다’ 깨닫는 것도 큰 성취예요

[청춘상담앱] ‘이 길이 아닌가 보다’ 깨닫는 것도 큰 성취예요
100만부 돌파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가 청춘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한겨레]



캐주얼한 밝은 회색 재킷에 청바지 차림. 하이톤 음성에 실려나오는 부드러운 말투와 억양. 처음 만나 어색해하는 학생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는 배려심. 옷차림은 소비자 트렌드를 전공하는 사람다웠고, 친절한 말과 태도는 학생들이 그를 ‘교수님’이 아닌 ‘란도쌤’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짐작게 했다. 학생들과 상담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이 시대의 멘토’가 된 김난도(48)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를 ‘청춘상담 앱’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전공, 진로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대학생 이승민·주정민·조윤호씨가 지난 16일 그의 연구실을 찾아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 3일 뒤, 그의 책이 100만부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트렌드를 만들기까지 하다니!




고민 상담하러 오는 친구들, 답도 가져오더라

이승민 책이 유명해져서 찾아오는 학생들이 엄청 늘어났을 것 같아요.

김난도 이메일은 폭발적으로 늘었고요, 연구실 문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요. 그들에게 거의 답을 해주는 편이에요. 그런데 트위터는 너무 많아서 도저히 다 답할 수가 없더라고요.

조윤호 저도 고민 있을 때 친구랑 얘기하는 편이지 교수님을 잘 안 찾아가요. 또 모든 교수님들이 다 김난도 선생님처럼 하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왜 교수님은 그런 역할을 담당하게 되셨어요?

김난도 평소 수업 때 교과 내용뿐 아니라 어떻게 대학생활을 할지에 대한 얘기를 해요.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하고 찾아왔죠. 내가 책을 준비하면서 전국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누구와 상의하는지 설문조사를 했어요. 그랬더니 72%가 친구나 이성친구라고 답했고, 교수와 상의한다는 학생은 고작 0.5%였어요. 경악했죠.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 랭킹은 올랐다고 광고하는데, 정작 학생과 교수의 관계는 굉장히 멀어졌어요. 흔히 교수를 ‘연구하는 사람’으로 알지만, 교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교육이에요. 대학이 빨리 연구 중심에서 벗어나 교수들이 교육자로서 역할을 하도록 유도해야 해요.

주정민 교수님과 사이가 가까워지기 위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뭘까요?

김난도 ‘스몰 토크’가 중요해요. 교수와 마주칠 때마다 작은 이야기를 해봐요.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허물없이 지내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 날 고민이 생겼을 때 연구실 문을 두드리게 되는 것이지, 이름도 모르는데 갑자기 문 열고 상담하러 왔다, 이렇게 하긴 어렵죠.

조윤호 전공과 관계없는, 청춘에 관한 에세이를 쓰게 된 계기는 뭔가요?

김난도 평소 학생들 상담하면서 주고받은 이야기들을 수필 형태로 미니홈피에 올려놨는데 학생들이 많이 퍼갔어요. 그걸 본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고 제안을 해왔어요. 처음엔 망설였는데, 마침 작년에 아들이 고3이어서 ‘남의 자식만 가르칠 게 아니라 내 아이한테도 이런 대학생활 하면 좋겠다고 말해보자’고 생각해 결심했어요.

주정민 이렇게 잘될 거라 예상하셨어요?

김난도 전혀 기대 안 했죠. 만약 했으면 자기계발서로 썼지 에세이로 안 썼을 거예요. 많이 팔릴 줄 알았으면 사법고시 떨어진 얘기는 안 쓰는 건데. (웃음)

주정민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한 평가가 “한 구절, 한 구절이 와 닿아 힘이 됐다”와 “현실 도피적이고 뻔하다”로 나뉘는데요, 후자의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난도 받아들여요. 난 학생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려고 이 책을 썼지 비판하고 야단치고 싶진 않았어요. 많은 자기계발서가 명령문으로 끝나잖아요. 성공하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3초간 뭐 해라, 이런 구체적인 대안을 주고 그렇게 못하면 실패할 것같이 얘기해요. 그게 꼭 틀렸다는 건 아닌데, 전 그렇게 쓰고 싶진 않았어요. 사실 내가 현인도 아니고 대화 10분 만에 뭘 얘기해줄 수 있겠어요? 다만 상담을 하면서 나름대로 갖게 된 원칙은 ‘본인이 답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내가 하는 일은 학생이 그 답을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본인이 스스로 느끼고 자기 답을 꺼내지 않으면, 내가 백번 얘기해도 듣고 나면 끝이에요. 그러다 보니 구체적인 방법론은 배제했고, 공허하고 따뜻한 말만 쓴 측면이 있죠. 그런 비판 이해합니다.

주정민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같은 거군요. (웃음)




꿈은 작은 경험들이 쌓여서 만들어지는 것

조윤호 교수님도 청춘을 책에 나온 대로 사셨는지 궁금해요.

김난도 책에 쓴 대로 못했죠. ‘내가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너희들도 이렇게 살라’는 게 아니에요. 글 구석구석을 보면 회한이 많아요. 이제야 알겠다, 그땐 내가 조급할 필요 없었구나, 시험 떨어진 게 인생의 끝이 아니었구나, 제자들은 미리 알았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죠.

이승민 교수님은 모범생 이미지인데요, 살아오면서 시도해본 가장 ‘미친 짓’은 무엇이었나요?

김난도 음… 대학교 1학년 첫 여름방학 때 무전여행을 한 적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서울을 벗어나본 적이 없었고, 과 친구들하고도 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동기 60명의 명단을 보고, 지방에 사는 애들 집에 무턱대고 찾아갔죠. 차비만 들고서. 그땐 휴대전화도 없을 때니까 일단 대전역에 도착해서 친구집에 전화해 친구가 있으면 가서 밥 얻어먹고 하룻밤 자고 그랬죠. 그런 식으로 대구·부산·제주 등을 한 20일간 돌아다녔어요.

주정민 저도 요즘 여행에 푹 빠졌는데요, 그런데 막상 떠나고 싶어도 고학년이 되니까 ‘취업 준비 안 하고 이래도 되나’ 하는 고민이 들어요.

김난도 여행에도 종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여행서적 보고 파리 가서 에펠탑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다음 행선지는 오르세 미술관… 그런 거 말고, 성찰과 휴식의 힘을 가능하게 해주는 여행이라면 바쁘더라도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떠나지 말고 스펙부터 챙겨라’거나, 반대로 ‘무작정 떠나라’는 건 둘 다 옳지 않다고 봐요. 핵심은 어떤 여행을 하는가죠.

주정민 학생들이 대부분 수능 점수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는데 실은 저도 그중 하나예요. 전공을 바꿀 여력이 안 된다면, 적성에 맞지 않는 학과 공부를 좀더 즐기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김난도 내가 받는 질문의 90% 이상은,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까”예요. 전공을 바꿀까, 편입할까, 고시를 포기할까 등등…. 그중에서 대답하기 제일 힘든 건,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경우예요. 가만히 보면 그 친구는 꿈이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꿈이라는 게 가슴속에 뚜렷하게 있어서 단번에 딱 찾아낸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에요. 작은 경험들이 자꾸 모이고 쌓여서 꿈이 만들어지는 거죠. ‘파일럿 테스트’를 자꾸 해보세요. <슈퍼스타K2> 보면서 ‘나도 시즌 3에 나가야지’ 생각만 하지 말고 실제로 도전해봐요. 떨어진 뒤에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보다’ 하고 오답을 확실하게 지우면 그것도 큰 성취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자기의 나태를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아요. 난 젊은이들이 더 아파야 한다고 봐요. 그 아픔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청춘을 만든다고 생각하고요.

이승민 저는 드라마 피디가 되고 싶어서 정말 즐겁게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과정의 즐거움이 성취로 이어지지 않을까 봐 겁이 나요.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을까요?

김난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아요. 뭐든지 제법 잘하게 될 때까지는 재밌지 않아요. 운동 배울 때 처음엔 재미없는 것만 시키잖아요. 투자의 기간이 필요한데 사람들이 그걸 잘 못 참아요. 제가 책에서 ‘인생시계’라는 개념을 썼잖아요. 일생을 하루 24시간으로 치환해보면, 80살까지 산다고 했을 때 20살은 오전 6시예요.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한테는 내 책이 놀기 위한 방어용으로 쓰이더라고요. (웃음) 어느 부모님이 나한테 편지를 보냈어요. 애가 하도 공부 안 하고 학점도 에프 맞고 그래서 야단 좀 쳤더니 걔가 하는 말이 “나 이제 아침 7시인데 왜 그래?” (폭소) 얘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는데 아주 미치겠더라고. (폭소) 거기다 뭐라 그러겠어요. 죄송합니다, 그랬죠.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교도소에 있는 분이었는데 자기가 젊을 때 실수로 교도소에 왔는데 출소하면 서른이 훌쩍 넘어 인생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보니 아직도 오전 11시더라, 그래서 용기를 얻었다는 거예요. 그런 얘기 들으면 보람을 느끼죠.




청년 위기는 사회의 책임, 그래도 위로는 필요해

주정민 여러 가지에 도전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도 무시 못 하잖아요.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한테는 사치로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난도 인정해요. 그러나 제가 돈을 많이 벌라고 말하는 건 아니고, 학습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예전에 신문을 읽다 어떤 구청에서 시행하는 청년공공인턴제가 헛돌고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인터뷰한 학생이 “구청에서 석달간 아무 일도 안 하고 게임만 했다”는 거예요. 그 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공감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 친구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렵게 구청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으면, 공문 복사를 하더라도 어떤 내용인지 쳐다보고 지자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우는 기회로 삼아야죠. 단순히 돈 벌러 왔다고만 생각하는 건 굉장히 수동적인 태도예요. 주어진 일에서 뭘 배울 수 있는지 깨닫는 노력을 해야해요.

조윤호 청년들이 도전을 망설이는 이유가 우리 사회에서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측면도 있잖아요. 개인의 노력 외에도 현실의 구조적인 문제에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요?

김난도 맞는 말이에요. 지금 386세대는 태어날 때 국민소득 85달러였어요. 엄청나게 가난했고 군부독재를 겪었죠. 흔히 어른들이 가난과 독재를 뚫었다고 잘난 체하거든요. 인정할 부분이 있지만, 오히려 나는 지금 시대 청년들이 더 힘들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은 대학 졸업 안 해도 쉽게 취직이 됐어요. 또 독재라는 거악과 싸우니까 우리끼리 동지로서 강한 유대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서로가 경쟁상대잖아요. 아마 여러분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태어났을 텐데, 거기에 맞는 일자리에 대한 기대가 있어요. 그걸 탓할 순 없어요. 어른들이 젊은 세대한테 “우리들은 어려운 세상에서 열심히 했는데 너희들은 나약하다, 눈높이를 낮춰라”라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조윤호 그럼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떤 식이어야 할까요?

김난도 거기에 대해서는 저는 해법이 달라요. 사회에 갓 들어와 힘을 갖고 있지 않은 세대한테 구조적인 문제를 바꿔보라고, 투쟁하라고 하는 건 힘든 것 같아요. 그건 사회(기성세대)에 얘기하고, 청년들한테는 그것보단 “이런 사회에서 나름대로의 자기 성취를 하려면 이런저런 노력이 필요한 것 같으니 힘내서 하자” 이렇게 격려해야 한다고 봐요.

이승민 선생님의 경험상 인생을 관통하는 법칙 같은 게 있나요?

김난도 나는 모든 결과엔 합당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해요. 친구들 보면 부모를 잘 만났다거나 해서 운이 커 보일 수 있죠. 그러나 운의 뒤에는 굉장히 치밀한 준비가 있어요. 이를테면, 주연배우가 갑자기 몸살이 나 대역을 맡았다가 스타덤에 올랐다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있잖아요. 중요한 건 그 사람이 그 역을 맡을 만큼, 평소 아무 기약도 없지만 충분히 연습을 해놨다는 뜻이에요. 사람들은 그 점을 못 보고, 하필 주인공이 아팠지 뭐야, 이렇게 생각하니까 운이 중요하게 보이는 거예요. 제가 지금 여러분보다는 오래 살았잖아요. 길게 보니까 그땐 좋아 보이던 친구들이 그게 독이 돼서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막막함 속에서도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행·정리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청년 인터뷰어들과 청춘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앱 이용 후기 메시지의 재발견

결혼한 남녀가 연애시절의 설렘을 추억하며 살듯 ‘청춘’이라는 것도 어른들을 위한 일종의 비타민이라 생각했다. 어른들은 우리의 시기가 아름답다고 이야기하지만, 나와 친구들은 낭만이나 행복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때 서점에서 발견한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 뭔가 도발적인 제목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믿어보고 싶은 말이었고 그 내용이 궁금해졌다. 많은 ‘청춘’들이 나와 같은 기분으로 그 책을 집어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직접 만나본 김난도 교수는 두가지 의미로 ‘트렌디’했다. 먼저 학생들이 기대하는 멘토의 모습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전형적인 선생님 포스(!)를 물씬 풍기면서도 엉뚱함이 묻어나는 편안하고 격 없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이 자주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둘째로 요즘 학생들에 대한 깊은 이해다. 사실 나는 그에게서 상업성을 볼 거라 예상했다. 100만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 저자인데다 소비자 트렌드를 전공한 분이니 이 모든 게 치밀한 계획 아래 있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따뜻한 말에 이따금 치기를 느끼는 우리 마음이나,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과의 잦은 대화가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청춘에 관한 디테일’들이 있었다.

물밀듯 차오르는 메일함과 각지에서 정성껏 보내오는 편지들. 피곤하리만큼 쏟아지는 청춘들의 접근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그의 얼굴에서 호기심이 묻어났다. 우습지만 ‘청춘’의 한 사람으로 찾아간 내가 반대로 그에게서 ‘청춘’을 느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만들어내는 위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한다. 청춘은 금세 사라져버리는 신기루가 아니다, 나도 여태 청춘이다, 그러니까 지레 겁먹고 청춘을 버리지 마라, 마음껏 아파하고 마음껏 즐겨라. 잠언이나 지도와는 다른, 뭐 이런 ‘메시지’. 이승민


‘어른’ 아닌 ‘부모’에게서 오는 따뜻함

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9년 만에 재회한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 선물받았다. 오랜만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일이 생겼다는 핑계로 약속시간을 1시간이나 넘긴 못난 제자가 마음을 조금 편안히 먹고 살길 바라신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한때 ‘진짜 이대로 살아도 되나?’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김난도 교수를 만난 뒤인 지금은 그가 진짜 전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는 자기 세대의 경험에 비춰 20대에게 많은 걸 요구하는 ‘어른’이 아니라 내 자식이 조금 더 희망적이기를 원하는 ‘부모’의 마음이었다. 주정민

이제 더이상 아프지 말자

사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었을 때 위로보다는 반감이 많이 들었다. 지금 20대에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라 구조적 모순의 해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란도쌤’은 이 구조적 모순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었다. 이제 수없이 많은 청춘들을 위로해온 ‘란도쌤’의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해법이 궁금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이제 더이상 안 아팠으면 좋겠어서다. 조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