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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청와대도 공범일 수밖에 없다

2016년 10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최순실 게이트, 무너진 청와대 시스템

아무런 공식 직책이 없는 민간인 최순실에게 대통령 연설문은 물론 외교문서 등 국가기밀까지 모조리 넘어갔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최 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부인하고, 검찰과 정부 여당 일각에서는 ‘꼬리 자르기’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의 시스템을 보면 청와대는 공범일 수밖에 없다. JTBC 뉴스룸 ‘팩트체크’에서 청와대의 묵인이나 방조 없이 최씨가 청와대 내부문서들을 가져갈 수 없다는 점을 짚었다.

청와대의 모든 직원에게는 문서작성이 가능한 내부용, 인터넷만 가능한 외부용 PC가 있다. 내부용 PC로 작성한 문건을 외부로 유출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 생각해보자. 개인용 스마트폰은 모두 청와대에 들어올 때 반납해야 하고 공용 스마트폰은 청와대 안에 들어가면 카메라 기능이 사라지기에 카메라로 찍어서 유출하는 건 불가능하다.

남은 방법은 이메일, 출력, 복사뿐이다. 이메일을 보내려면 USB를 사용해야 하는데 인터넷이 가능한 외부용 PC가 인식할 수 있는 USB는 보안용 USB뿐이다. 외부로 메일을 보내는 것도 모두 미리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출력, 복사도 모두 기록이 남는다. 그 기록은 전산팀으로 모이고, 민정수석 산하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악할 수 있다.

전산팀의 총 책임자는 문고리 권력이라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이다. 전산팀의 상위에 있는 인물은 우병우 민정수석이다. 문서 유출자로 지목되는 정호성 비서관의 경우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에서 일하는 데다 자신만 아는 암호가 없다면 다른 이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최 씨의 국정운영 개입은 청와대의 누군가 허락을 해줬거나 애초에 허락이 필요 없었거나 둘 중 하나다.

● JTBC 뉴스룸 팩트체크

JTBC 큐레이션

2.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대통령의 레임덕

4년 동안 일하는 대통령이 관료와 공무원을 장악해서 일하려면 대통령의 ‘권위’가 필수적이다. 레임덕이 오면 공무원들조차 대통령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최순실 게이트는 진정한 의미의 레임덕이다. 조선일보가 최순실 게이트로 일손을 내려놓은 관료사회의 풍경을 전했다.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정부가, 대통령이 추진한다는 말에 열심히 만들어 올린 보고서가 엉뚱한 사람에게로 갔다. 그리고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 별개로 이 비선에 의해 공무원이 부당하게 쫓겨나는 사례도 빈번하게 벌어졌다. 국정교과서 집필, 개성공단 폐쇄 등에 비선이 개입하지 않았으리란 법이 없다. “누굴 위해 일했나”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허탈감에 빠진 관료사회로 인해 정부는 산적한 현안을 추진할 동력을 사실상 상실했다. 당장 조선·철강 등 산업계 구조조정, 부동산 시장 안정 등 산더미 같은 경제 정책이 탄력을 받기 어려워졌고, 여당의 협조도 어려워 임기 말 정부의 핵심 법안도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레임덕은 아래서부터 시작됐다.

● 조선일보

조선일보 큐레이션

3. 갤럭시노트7 위기, 터진 게 아니라 삼성이 키웠다

모두가 최순실 게이트에 집중하는 사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무탈하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출시 45일 만에 단종처리 된 갤럭시 노트7 사태의 책임은 묻지 못했다. 갤럭시 노트7 사태는 단순 폭발사고가 아니라 삼성의 위기관리 실패였다. 시사IN이 노트7 사태가 삼성의 위기로까지 번진 원인을 진단했다.

사태 초반만 해도 삼성은 일부 배터리에 결함이 있었다며 교환 및 환급 계획을 발표했다.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삼성은 배터리 결함을 발화 원인으로 꼽았고, 많은 소비자들은 환급이 아닌 교환을 택했다. 하지만 새 배터리가 장착된 제품에서 다시 사고가 터졌다. 삼성은 ‘발화의 원인을 정확히 모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여기서부터 신뢰가 깨졌다.

1982년 타이레놀을 만든 제약회사 존슨앤존슨은 7명이 타이레놀 복용 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즉각 리콜했다. 누군가 청산가리를 주입한 것이었고 미국 식품의약국과 연방수사국이 리콜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자진해서 리콜을 선택했다. 최고 경영진은 대응 과정을 소상히 언론에 알렸고, 독극물 오염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캡슐 형태를 알약 형태로 바꾸고 이 과정에서 회사는 5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삼성은 존슨앤존슨과 달리 제품 하자와 소비자 안전 가운데 제품 하자를 선택함으로써 처음부터 사용 중단을 권고하지 않은 채 교환 및 환급에만 그쳤다. 거기다 정확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로 인한 손해는 7조 원으로 집계된다. ‘관리의 삼성’이 위기관리에 실패했다.

● 시사IN

시사IN 큐레이션

4. 민간인이 경찰을 죽였을 때, 경찰이 민간인을 죽였을 때

경찰은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검증을 하고, 범행에 사용된 무기에 대한 위력 검증을 한다. 진상규명의 기초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사건에 대한 현저히 다른 검증은 경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했다. SBS 취재파일은 민간인이 경찰을 죽였을 때와 경찰이 민간인을 죽였을 때 너무나도 달랐던 경찰의 검증을 지적했다.

10월 27일 오패산터널 앞에서 고 김창호 경감을 사제 총기로 쏴 숨지게 한 성병대의 총기 검증이 열렸다. 경찰은 모방범죄의 위험에도 언론에 총기 모습을 공개하고 제작과정을 설명했으며 총기의 위력을 다각도로 검증했다. 무기의 위력이 강할수록 범인의 살해 의도가 재판에서 높게 인정된다는 점에서 성병대가 총의 위험성을 알고도 쐈음을 입증하는 실험이었다.

또 하나의 실험은 2015년 11월 있었다.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맨 지 사흘 만에 벌어진 물대포의 위력 검증. 경찰은 기자단이 요청한 표적이나 마네킹을 거부했고, 살수 방향과 압력 조절 과정도 공개하는 것도 거부했다. 허공과 바닥에 쏘아대는 물대포만 있었다. 결국, 그 검증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이 했다. 가해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검증이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 SBS 취재파일

SBS뉴스 큐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