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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초특가상품’의 대가, 노동 착취

http://slownews.kr/65010

2017년 7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누구를 위한 ‘초특가상품’인가

휴가철이 되면 여행사의 ‘초특가상품’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소비자은 초특가상품이라는데도 망설인다. 상점을 끌고 다니며 강매하거나 선택 관광을 넣고 강요하며 현지 가이드에게 팁을 따로 줘야 하는 경우 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특가상품 피해자는 소비자 뿐만이 아니다. 현지 가이드도 ‘우리도 피해자’라며 1인 시위를 한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1인 시위 중인 가이드를 인터뷰했다.

여행사들은 ‘34만 9000원’, ‘44만 9000원’ 등의 가격으로 고객을 모집해 여행을 보낸다. 하지만 이 안에는 비행기값, 호텔비만 포함되어 있을 뿐 여행 경비가 10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걸 충당하기 위해 가이드는 쇼핑센터에 ‘손님’을 모시고 가야 한다. 1인당 80만 원은 써야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손님이 쇼핑해서 물건을 사야 30% 마진이 남는 구조다. 돈을 남기려다 보니 이리저리 쇼핑센터에 손님을 끌고 다니고, 식당은 안 좋은 곳을 다닐 수밖에 없다. 소비자 불만이 늘 수밖에 없다.

1인당 80만 원을 쓰지 않으면 가이드는 일하고도 적자를 본다. 날씨가 덥다보니 손님들에게 물도 사주고, 과일도 사다주고, 그런데 쇼핑가서 물건을 안 사면 수입이 적자가 되는 구조다. 부족한 여행 경비를 가이드가 메꿔야 되기 때문이다. 눈길을 현혹하는 ‘초특가상품’의 대가란 소비자에게 불편한 여행, 그리고 가이드의 노동 착취였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김현정의 뉴스쇼 큐레이션

2. 진주의료원 폐쇄 그 후 4년

“강성귀족노조의 천국”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4년 전 경남의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겠다며 한 말이다. 4년 뒤, 진주의료원이 사라진 피해는 누가 보고 있을까? 한국일보가 진주의료원 폐쇄 4년 후 공공의료의 현실에 관해 분석했다.

진주의료원 폐쇄 이후 경남의 표준화 사망률(성별ㆍ연령 차에 따른 영향을 배제해 인구 10만명 당 표준화한 사망률) 지역별 순위가 높아졌다. 민간병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비급여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민간병원이 꺼리는 장애인 전문 시설이나 호스피스 병동 등을 갖춰 의료안전망 역할을 했던 공공의료원을 ‘적자가 많다’는 이유로 폐쇄해버린 결과다.

진주의료원은 2011년 장애인 전문 치과를 개설한 이후 당해 720명, 2012년 460명의 환자를 돌보는 등의 역할을 했지만, 폐업으로 치과를 포함해 장애인 전문 분만 시설 등을 민간병원에 이양했다. 그러나 민간병원에서는 입원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예 치료를 포기한 장애인도 적지 않다.

일자리를 잃게 된 직원들의 실직 상태도 여전하다. 간호사 및 보건ㆍ사무ㆍ기능직원 181명 중 46명(25.4%)은 실직 상태다. 110명은 취업하긴 했지만, 정규직은 46명(41.8%)뿐이고, 비정규직은 64명(58.2%)에 달한다.

4년이 지났지만 서부경남지역에 공공병원, 공공의료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폐쇄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공공의료기관의 가치를 효율ㆍ수익을 중심으로 평가하지 않도록 정책 전반이 재정립돼야 한다. 수익이라는 양적 결과물 말고 비용 대비 얻어진 환자의 건강 결과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한국일보

한국일보 큐레이션

3. ‘쇼통’이 소통이다

문재인 정부의 행보를 두고 야당에서는 ‘쇼통’이란 호칭을 붙였다. 보여주기(show)식 소통이란 말이다. 하지만 쇼통은 진짜 보여주기일 뿐이고, 소통이 아닌 걸까? 머니투데이 박재범 정치부장은 감성을 건드리는 쇼통 만큼 훌륭한 소통은 없다고 지적한다.

다양한 쇼통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기인했다. 문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교포를 만나는 장면은 언론 기사가 아니라, 동영상으로 직접 공유된다. 박근혜 정부때 설치된 문서 감지기 철거 장면은 페이스북 동영상으로 국민 모두가 접한다. ‘청와대→보도자료→브리핑→기사→독자’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대선 때부터 그랬다. 출입기자들은 통화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후보들 입장을 본다. 페이스북 ‘새로고침’이 통화보다 더 중요한 업무였다.

문재인 정부는 이 미디어 환경 변화를 적극 이용해 ‘쇼통’이라는 소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정작 언론은 여전히 정권과 ‘관계’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닌가. 문재인 정부가 ‘쇼통’ 한다고 비아냥 거리는 야당은, 보여주기라도 제대로 해 본 적 있을까?

●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큐레이션

4. 하루 두 번씩 제재받는 금융사, 위협받는 내 돈

“일상의 금융화”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은 금융에 의해 지배당한다. 카드 하나 없이 살아가기 힘들고, 대출 없이는 집도 사기 어렵다. 문제는 우리를 지배하는 금융회사들이 내 돈을 지켜줄 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뉴스타파가 우리 돈을 맡고 있는 금융사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금감원이 지난 8년간(2010~2017년 6월) 공시한 검사결과 제재 2,914건을 모아 전수 분석한 결과, 금융 제재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0년 197건이었던 제재 건 수는 매년 늘어나 2015년 491건에 이르렀고 지금 추이대로라면 2017년 말까지 700건(6월 현재 389건)이 넘는 제재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루 2번 꼴로 금융사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이는 일반 금융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는 뜻이다. 대형 금융그룹에 돈을 맡겨도 안전하지 않다. 전체 제재 건 수의 절반(46.8%)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주요 금융그룹, 재벌그룹 소속의 금융사(제재 건 수 상위 52개 그룹 기준)에서 발생했다.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제재에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전체 제재의 64%는 경영 유의나 개선 명령, 기관 경고 및 기관 주의 등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조치였다. 각종 금융사고를 일으키고도 금융사가 내는 과태료는 1억 원을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79.4%)이었다.

● 뉴스타파

5. 숫자에는 안 나오는 진짜 경제의 현실

지난 7월 14일 국회 예결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질문이 등장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를 향해 질의하면서 “역대 정부 중 이렇게 좋은 재정 상황과 경제지표를 인수받아서 출범한 정부는 문재인 정부 뿐”이라며 박근혜가 경제를 살렸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각종 숫자를 제시했다. 하지만 각종 숫자가 보여주지 못하는 경제 현실은 참담했다. 민중의소리가 박근혜가 경제를 살렸다는 헛소리를 하나하나 반박했다.

취업자 숫자가 2,682만 명으로 역대 최고라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분모가 되는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늘어났다는 점을 말하지 않는다. 같은 논리로 취업자만 늘어난 게  아니라 실업자도 늘었다. 20대 고용률은 감소했다. 취업자 숫자가 늘어난 건 저임금 일자리로 노인들이 몰리면서 벌어진 현상이었다.

2016년 GDP 성장률이 2.8%인데 G20 국가 중에 다섯 번째, 200개 나라 중 11등이라는 말도 의미없는 숫자를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는 1,400조 원을 넘었다. 억지로 건설경기를 부양해 늘린 GDP라는 뜻이다. 소득불평등은 OECD 4위고, 상위 1%의 부자가 전체 부의 무려 46%를 차지한다. 사회복지 공공지출은 OECD 32개국 중 31위다. 불평등이 늘어나는데 복지지출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GDP 2.8% 늘어난 게 자랑할 거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문제는 보수정부 시절 무너진 경제를 살릴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게 놓여 있다는 점이다. 복지지출을 늘리면서도 증세를 통해 재정을 건전하게 하고, 노인에게는 노후 복지를, 청년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해야 하는 등 경제적 과제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다.

● 민중의소리

민중의소리 큐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