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글 /단상

인간은 누구나 모순적이다.

요즘 들어, 별로 신뢰안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대중(혹은 국민 혹은 나를 뺀 일반사람들)의 모순된 점을 지적하면서 지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은 부류다.

당연하게도 모든 인간은 원래 완전하지 않고 모순적이다. 상황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고 내로남불이다. 그게 인간이다.

따지고보면 나도 그렇다. 국민연금이 사보험에 비해 보장성도 좋고 필요한거 다 안다. 하지만 내 월급에서 국민연금 빠져나가면 너무 아깝다. 세금도 높여서 복지국가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세금 더 낼 생각하면 아찔하다.

누구에게나 이런 모순들이 있다.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동성애 차별은 반대한다. 난민을 도와줘야한다고 여기면서도 내 주변에 난민이 많이 들어오는 건 싫다고 한다. 모순이다. 하지만 그게 인간의 일부다. 인간의 인식은 어느 순간 한번에 확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가 정한 어떠한 절대선의 변화에 다른 사람들이 도달하지 않으면 견디질 못하는 것 같다.

평생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고 살아가던 할머니 할아버지 청소노동자들이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리고 목소리를 낸다. 이 어르신들이 선거 때 박근혜를 찍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어르신들은 자신의 삶에서 어찌보면 혁명을 했다. 이들이 박근혜를 찍었다고(자기가 바라는 진보의 기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사회적 약자면서 박근혜같은 강자 대변하는 사람 찍는 건 모순이라고) 이들의 변화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여기서부터 변화와 진보의 씨앗을 찾아냈으면 좋겠다.

조지 오웰이 일찍이 이런 말을 했다. (사회주의를 진보주의 정도로 바꾸면 오늘날에도 의미가 통할 말이다.)

“(우리가) 연합해야할 사람들은 사장에게 굽실거려야 하고 집세 낼 생각을 하면 몸서리쳐지는 모든 이들이다. 소규모 자작농이 공장 노동자와 연합하고, 타자수가 광부와, 학교장이 자동차 정비공과 연합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략) 해고당하는 꿈을 자주 꾸는 모든 은행원은 파산직전을 오가는 모든 가게 주인과 (본질적으로) 같은 처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사실을 대중의 의식 속에 각인하는 것뿐이다. 하나는 모든 피착취 인민의 이해관계는 같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사회주의는 상식적인 양식과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