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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classic

신경증에 관한 일반 이론

 


정신분석 입문

저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
출판사
돋을새김 | 2009-11-06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간 본성과 지성의 고결함에 던지의 의문 핵심적인 내용으로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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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에 관한 일반 이론

 

1) 정신분석과 정신의학

 

제3부는 신경증 현상에 대한 프로이트의 해석이 담겨 있다. 신경증 환자의 증상에는 일정한 동기, 의미, 의도 그리고 특정한 심리적 연관성이 있으며, 이 증상은 심리적 과정을 알려준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개인은 이 과정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한 사례를 보자. 한 부인은 남편의 외도를 알리는 편지 한 장을 읽고 질투심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질투는 전혀 근거 없는 것이었다. 증상은 이처럼 환자 자신의 주관적 고통과 연관 되지만, 객관적으로는 그 가족의 생활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므로 정신의학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증상이다.

 

앞에서 설명한 부인이 남편을 의심하는 근거는 편지 한 장뿐인데,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편지 한 장으로 질투심을 표출하는 행위가 근거 없는 짓이라는 사실은 당사자인 부인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부인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의 질투를 정당화하면서 괴로워했다. 논리나 현실에 근거한 주장과는 전혀 다른 이런 유형의 관념을 일반적으로 ‘망상’이라 부른다. 이처럼 망상이 ‘현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온 것이고, 이 망상은 왜 하필 ‘질투 망상’인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정신의학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런 기질, 유전적 원인을 제기할 뿐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질투’ 망상인가? 그리고 기질 때문이라면, 환자의 정신적 체험과는 상관없이 언젠가는 망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정신분석은 이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말해줄 수 있다. 그녀는 하녀에게 남편이 바람을 핀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도록 부추겼다. 그녀는 정신분석 과정에서 특별하게 해석할 수 있는 몇 가지 사항들을 말했는데, 그것은 그녀가 어떤 젊은이에게 무척 끌렸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는 정신적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위 메커니즘을 택했고 이로 인해 질투 망상이 불러일으켜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분석 작업을 통해 프로이트는 세 가지 결과를 끌어낸다. 첫째, 망상은 무의미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의미와 충분한 동기를 가진 것이다. 둘째, 망상은 무의식적 정신 과정에 대한 필연적인 반응, 즉 환자 자신이 소망하던 것에 대한 일종의 위안이다. 셋째, 환자의 체험에 근거하여 분석하여 이 망상은 ‘질투’ 망상이 되었다.

 

2) 증상의 의미

 

신경증 증상은 실수 행위나 꿈과 같은 특성을 가지는 동시에, 환자 자신들이 겪어온 삶과 관련된다. 신경증 질환의 종류에는 강박증과 히스테리가 있다. 강박 신경증 환자는 흥미가 없는 데도 어떤 생각에 몰두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중요한 문제로 착각한다. 강박증 환자는 강박관념을 제거할 수 없으며, 모든 증상들을 본래의 모습과는 다르게 바꾸고 미룰 수 있다. 정신의학은 강박증 환자들을 그저 퇴화된 사람들이라고 강조하여, 마치 전혀 다른 사람들인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정신분석은 특이한 강박 증상들도 다른 고통과 마찬가지로 제거될 수 있음을 밝힌다. 그리고 강박증 환자의 증상은 환자의 체험과 관련이 있으며, 따라서 정신 분석가는 의미 없거나 목적 없는 행위를 설명해 주는 과거의 상황을 발견해야 한다.

 

이처럼 개인적인 증상들은 체험과의 관계를 통해 그 의미를 밝힐 수 있지만, 그보다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을 규명하기엔 정신분석의 기술이 부족하다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꿈 이론도 마찬가지이다. 꿈의 내용은 매우 다양하며 개인적으로도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전형적이라고 부를 만한 꿈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정신분석은 아직 그 꿈이 왜 단조로우며 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나는지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

 

3) 외상성 고착 - 무의식

 

신경증 환자는 병적 증상을 보이며 과거의 특정 시기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특정 시기에는 어린 시절, 심지어 유아기도 포함된다. 이러한 행태는 전쟁 때문에 발병하는 외상성 신경증과 유사하다. 전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이들은 병적 증상을 보인다. 외상성 신경증은 외상을 가져온 사고 순간에 ‘고착’된다. 강박 신경증자 역시 과거의 어떠한 경험으로부터 기반하여 특정 행동을 강박적으로 반복한다. 중요한 것은 이 때 환자는 자신의 행위가 과거의 체험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모르고 있는데도’ 행동한다는 이 지점에서 ‘무의식적 심리과정’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브로이어와 프로이트는 ‘환자의 마음속에는 증상의 의미를 숨기고 있는 명확한 무의식적 과정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무의식적 과정을 의식으로 끌어내면 증상은 사라진다. 이것을 통해 정확한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환자는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자신의 정신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신경증에 걸린다.

 

4) 저항과 억압

 

프로이트는 신경증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신경증을 연구하면서 경험한 것들에 대해 언급한다. 의사가 환자를 고통스러운 증상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주려 할 때, 환자는 치료 과정 내내 강하고 집요하게 저항한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를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의사는 환자가 연상한 내용 중 일부만 선택하거나 빠뜨리지 않도록 분명히 말해두고, 치료의 성공 여부는 환자 자신이 기본 규칙을 충실히 따르는 것에 달려 있다는 것을 주지시킨다. 그럼에도 환자는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숨기려 한다. 환자가 어느 정도 의사에게 순응하고 나면, 환자의 저항은 논리를 바탕으로 한 지적인 형태로 바뀐다.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의 난점들이나 불확실한 문제를 부각시켜 의사와 논쟁을 벌이거나, 자신의 논리를 의사가 반박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이러한 저항은 반드시 ‘나타나야만’ 한다. 만약 충분한 저항이 없거나 환자 자신에게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치료가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 저항을 극복하는 것이 분석의 본질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환자의 저항을 통해 나타난 병인적 과정을 억압이라 부른다. 먼저 충동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목표를 추구하는 심리적 과정을 충동이라 한다. 항상 충동이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충동을 포기한다. 그리고 이 포기의 과정에서는 충동 때문에 발생했던 에너지가 빠져나감으로써 무기력해진다. 그러나 충동이 억압될 때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억압받은 충동은 에너지를 갖고 있지만 충동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억압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개념은 무의식이다. 모든 정신과정은 무의식적 단계에서 의식적 단계로 나아간다. 그러나 모든 무의식적 과정이 의식적인 것으로 바뀔 필요는 없다. 무의식의 조직은 커다란 대기실 같아서, 그곳에는 각각의 심리적 충동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이 대기실 옆의 방이 의식이 머무는 곳이다. 이 두 방 사이의 문턱에는 문지기가 있어, 이 문지기가 개별적인 충동들을 걸러내고 검열하면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이 충동들이 문턱까지 도달했지만 문지기에 의해 제지되었다면 그것들을 의식할 수는 없다. 이를 ‘억압되었다’고 한다. 문지기가 들여보낸 충동들도 반드시 의식되는 것은 아니다. 이 두 번째 방은 전의식이기 때문이다.

 

5) 인간의 성생활

 

학문의 영역에서의 성은 일상생활에서 받아들이는 개념보다 더 많은 것을 포함한다. 우리는 보통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성생활에서 성별의 차이를 무시한다. 이들은 동성애자 이거나 성도착증자이다. 성도착자들은 대상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만을 놓고 본다면 정상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 이들 외에 비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성행위는 정상적인 사람이 욕망을 충족시키는 방식과 많이 다르다.

 

첫 번째 집단에 속하는 이들에게는 상대방 신체의 다른 기관이 성기의 역할을 한다. 예컨대 입과 항문이다. 두 번째 집단의 사람들은 성적 기능이 아닌 다른 기능 때문에 성 기관에 집착한다. 예컨대 배설 기능이다. 여성의 유방이나 발, 땋아 내린 머리 등에 성욕을 느끼기도 한다. 신체 기관으로 성욕을 채우지 못하는 페티시즘도 다른 예이다. 시간증도 대표적이다. 두 번째 집단의 극단은 정상인에게는 단지 성행위의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것들을 성욕의 목표로 삼는 도착증자이다. 이성을 바라보거나 만지고만 싶어 하는 이들, 관음증자나 노출증자가 그들이다. 혹은 마조히스트나 사디스트도 있다. 결국 이들 각 집단에 속하는 이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성적 만족을 현실에서 찾으려는 사람들과, 어떤 현실적 대상도 필요치 않고 쾌락 자체를 공상으로 대체함으로써 단지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다.

 

이반 블로흐는 도착증을 퇴화의 징후로 보는 시각에 이의를 제기하고, 성도착 행위들은 원시 종족이든 고도의 문화 민족이든 관계없이 모든 시대에 걸쳐 나타나며, 그 사회에서 묵인되거나 널리 통용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앞에서 신경증 증상은 성적 만족의 대체물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 만족에는 도착적인 성욕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모든 신경증 환자들은 동성애적 충동을 보이며, 많은 신경증자들은 잠재적 도착증의 형태로 표출된다. 예컨대 편집증은 강렬한 동성애적 충동들을 억압하려는 시도 때문에 발생한다. 히스테리 환자들에게는 성 기관을 신체의 다른 기관들로 대체하려는 도착적 충동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우리는 인간의 성생활을 연구하는 데 있어 그 대상으로 어린이도 포함해야 한다. 증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검토한 기억들과 연상들이 대체로 유아기에서부터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유아의 성생활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는 ‘리비도’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리비도는 본능이 드러내는 힘이다. 리비도는 성적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힘이다. 배가 부른데도 계속 젖을 빠는 유아의 행동에 주목해보자. 유아는 빠는 행위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는다. 여기서 입과 입술은 성감대이다. 유아는 성감대를 혀나 엄지손가락으로 대체하고, 자위행위로 대체한다. 이처럼 유아기의 성은 자기 성애적 양상을 보인다. 즉 성적 대상을 자신의 몸에서 찾는 것이다. 배설 행위에서 성적 만족을 느끼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는 사회적 품위와 관습에 의해 이러한 쾌락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6) 리비도의 발달과 성적 조직

 

성생활, 리비도 기능은 어떠한 완성된 형태가 아니다. 여러 번 모습을 바꾸며 단계별로 발달해 나간다. 발달 과정의 전환점에서 모든 성적인 부분 충동들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생식기가 최우선이 된다. 이리하여 성의 역할을 생식 기능에 종속된다.

 

부분적인 성 충동들과 그 대상의 관계의 측면에서 이러한 발달 과정을 설명해보자. 성적 충동의 구순기에 관계하는 대상은 어머니의 젖이다. 그러나 점차 그 대상은 자기 신체의 한 부분으로 대체된다. 항문기에 들어서서, 자기 성애적 충동으로 바뀐다. 이후의 발달 과정은 두 가지 목표를 지닌다. 첫째, 자가 성애적인 단계를 벗어나는 것, 즉 자신의 몸에 붙어 있는 대상을 다시 외부의 대상과 바꾸는 것이다. 둘째, 개별적인 충동의 서로 다른 대상들이 합쳐져서 하나의 유일한 대상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한 인간의 최초의 사랑의 대상, 성적 만족의 대상은 어머니라는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여기서 등장한다.

 

신경증에 걸린 성인들에 눈을 돌려보자. 정신분석학은 모든 신경증자들이 자신이 한 때 오이디푸스였거나, 콤플렉스에 의해 햄릿과 같은 사람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단계에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개개의 인간은 부모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며,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 어머니를 향한 리비도적 욕망에서 벗어나 그 욕망을 현실적인 다른 대상을 선택하는 데 사용해야만 한다. 그러나 신경증 환자들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리비도를 다른 성적 대상에 쏟을 수가 없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신경증의 핵심적인 요인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7) 발달과 퇴행 이론 - 병인론

 

리비도의 발달 과정은 신경증 발생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리비도의 발달 과정은 두 가지 위험, 즉 억제와 퇴행을 불러 온다. 모든 개별적인 성충동은 충동의 다른 부분들이 최종 목표에 이르는 동안, 일부분이 성적 발달 과정의 초기 단계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를 고착이라 한다. 퇴행이란 지금까지 발전해왔던 요소를 초기 단계로 되돌려놓는 것을 말한다. 충동의 역할은 목표에 도달하여 만족을 얻는 것인데, 충동이 외부의 거센 장애물들에 부딪히면, 퇴행의 동기가 된다. 발달 과정에서 고착이 강해질수록 충동의 기능은 과거에 집착했던 지점까지 퇴행함으로써 외부의 난관을 피하려 한다.

 

퇴행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한 가지는 근친상간적인 성격으로, 맨 처음 리비도가 지향했던 대상에게로 퇴행하는 경우이다. 다른 한 가지는 성의 모든 체계가 과거의 단계로 퇴행하는 경우이다. 퇴행과 억압을 혼돈해서는 안 된다. 억압은 전의식 체계에 속해 있는, 의식할 수 있는 행위를 무의식 속에 밀어 넣음으로써 무의식적인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억압은 성과는 관련이 없고, 순수한 심리적 과정이다.

 

사람들이 신경증에 걸리는 이유는 자신의 리비도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를 좌절이라 부른다. 그리고 신경증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바로 좌절된 만족감을 대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경증은 외부적 요인 때문인가, 아니면 내부적 요인 때문인가? 혹은 특정한 기질 때문에 어차피 발병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면 특히 마음에 상처를 준 외상적인 체험 때문에 발병하는가? 특히 신경증들은 리비도 고착과 그 밖의 다른 성적 기질 때문에 발생하는가 아니면 좌절에 의한 스트레스 때문인가?

 

신경증의 원인을 고려할 때 이처럼 성적 기질과 체험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이는 리비도 고착과 좌절로 표현해도 좋다. 신경증의 원인에는 이 두 가지 말고 또 한 가지가 있다. 이 세 번째는 자아의 발달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이다. 이 갈등 때문에 리비도적인 본능들이 거부된다.

 

8) 증상 발전

 

우리는 신경증 증상들이 리비도를 새로운 방법으로 충족시키려 할 때 생겨나는 심리적 갈등의 결과임을 알고 있다. 대립하고 있는 두 힘은 증상 발전이라는 타협을 통해 화해한다. 현실에서 거부당한 불만족스러운 리비도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다른 방법을 찾는다. 성도착인가, 신경증인가? 이 같은 퇴행이 자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 신경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리비도는 현실적인 만족에 도달한다. 그러나 자아가 반발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자아는 리비도의 고착에 맞서 억압을 통해 자신을 보호한다. 그렇다면 리비도가 억압을 뚫고 나가기 위해 필요한 고착은 어디서 찾아내는가? 유아기의 성생활이나 그 당시의 성적 체험들이 그것이다. 도식으로 정리하자면, 신경증의 원인 = 리비도 고착에 의한 기질(성적 기질+유아기의 체험) + 우연한 체험(외상적 도식) 신경증 환자들은 자신의 과거에서 어느 특정한 시기에 고착되어 있는데, 이 시기는 리비도가 만족을 누렸던 시기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체험이 꼭 진실은 아니다. 거짓이자, 사실이다. 이러한 환상들은 심리적 실재이다. 신경증 환자들이 증언하는 유년기는 부모의 성교를 목격한 것, 성인들에게 받은 성적인 유혹, 거세의 위협 등에 대한 기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암시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상상에 의해 보완된 것일 수 있다. 이러한 환상은 왜 생겨나는 것일까? 인간의 자아는 외부 세계의 영향으로 서서히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을 따르도록 교육받는다.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잠정적으로 혹은 영원히 포기해야만 한다. 따라서 보상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쾌락을 포기하지 않고, 현실 원칙에서 벗어난 보호 구역을 남겨둔다. 이것이 환상이라는 심리의 영역이다. 프로이트가 여기서 언급한 신경증은 히스테리 환자의 증상 발전에만 해당한다.

 

9) 일반적인 신경 질환

 

자아의 거짓된 증언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자아는 신경증이 발생하고 지속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증상은 억압하는 자아의 속성을 만족시키는데, 이는 증상에 의해 자아가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운 내적인 작업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경증은 세 가지, 신경쇠약, 불안 신경증, 심기증으로 구분된다. 모든 증상들은 리비도 때문에 발생하며 결국 증상들은 리비도를 비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데서 오는 대리 만족이다. 그러나 실제 신경증의 증상인 두통, 고통을 수반하는 감각, 특정 기관의 흥분 등은 그 어떤 심리적 의미도 없다. 그 증상들은 주로 신체에만 나타나며 이는 물리적 과정이다.

 

10) 공포와 불안

 

불안이라는 감정은 인생 초기에 겪는 특별한 체험과 관련이 있다. 출산 체험이 그것이다. 출생 과정에서 겪는 신체적 고통, 분만 당시의 자극들이 통합되는데, 이는 불안의 원인이자 최초의 지독한 불안이다. 즉 인간은 엄마에게서 분리될 때 처음으로 불안을 느낀다.

 

이제 신경증적 불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러한 불안은 ‘기대 불안’이다. 이를 느끼는 사람들은 모든 가능성들 중에서 항상 가장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고, 모든 우연을 불길한 조짐으로 해석한다. 이를 불안 신경증이라 부를 수 있다. 불안의 두 번째 요소는 심리적인 요인과 관련 있으며, 특정한 대상 및 상황들과 관련된다. 공포증이다. 공포증의 대상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인간이 갖는 보편적인 공포심이다.(뱀 등) 두 번째는 위험과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언제나 불안해하지는 않은 것이다. 대부분의 상황 공포증이 이에 속한다.(배의 침몰, 다리 붕괴) 세 번째는 우리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이 세 번째 유형은 수수께끼처럼 보인다. 이 경우 불안과 위협적인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경증적 불안은 왜 생기는 것일까? 첫째, 기대불안이나 일반적인 불안은 성생활의 특정 과정과 깊이 관련이 있다. 성적 자극이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성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등 욕구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불안이 나타난다. 리비도적 자극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불안이 자리 잡는다. 두 번째, 불안은 종종 증상들과 함께 나타난다. 어떤 정상적인 정신 과정이 빠져버리고 그 자리가 불안에 의해서 대체된다. 셋째, 강박 행위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은 불안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강박 행위로 불안을 감추고, 단지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 강박 행위를 한다. 나타났어야 할 불안이 어떤 증상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아와 리비도의 대립이라는 측면에서 불안에 대해 정의할 수 있다. 불안은 자아가 위험에 대해 보이는 반응이며, 도피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11) 전이

 

정신분석 치료의 핵심은 무의식을 의식으로 대체하고 무의식을 의식으로 해석해내는 일이다. 이를 통해 억압과 함께 증상이 나타나는 조건들을 없앨 수 있으며, 병인이 되는 갈등 역시 해결할 수 있는 정상적인 갈등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무의식을 의식으로 대체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억압을 없애야 한다. 우선, 억압을 들추어내어 환자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억압과 이에 대한 리비도의 반격은 무의식이 아니라 자아에서 벌어지므로, 무의식이 아니라 자아에서 이 억압을 깨뜨려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치료 과정에서 특이한 현상이 하나 발생한다. 히스테리 환자들과 강박증자들이 의사에게 아주 특이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환자는 의사에 관한 이야기만 한다. 환자는 새로운 심리학적 사실들을 수용하며 만족해하고, 마침내 더 이상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환자는 마치 자신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듯이 행동한다. 이는 환자가 강렬하고 애정 어린 감정들을 의사에게 전이시킴으로써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의사는 이 전이를 효과적인 치료 수단으로 활용하여, 정신 활동의 잠긴 부분을 여는데 기여하게 만들어야 한다.

 

12) 분석 요법

 

정신분석의 치료 과정은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모든 리비도가 증상에서 벗어나 전이를 향해 집중된다. 두 번째 단계는 이 새로운 대상을 둘러싼 투쟁의 과정이며, 리비도는 이 대상에서 놓여난다. 우리는 전이 과정에서 리비도의 한 부분을 우리 쪽으로 끌어당김으로써 자아를 벗어난 리비도 전체를 집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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