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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문학 외

조영일의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 800자평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

저자
조영일 지음
출판사
도서출판 b | 2008-10-2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 조영일의 한국문학 비평집.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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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역사를 공부하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내부'에서 '외부적 사유'를 한다고 기고만장하는 것은 확실히 역겹다. 본인들이 서 있는 포지션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못하는 척 하면서) (조영일의 표현대로 한다면) 외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그래서 결국 내부에 있는 이들의 사탕발림이란 결국 '공허'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포지션에 대한 해체 작업 없이 외부적 사유를 한다고 기고만장해선 안된다. 조영일은 내가 정치적 영역에서 느끼던 이 혐오스러움을 문학의 시선에도 적용한다. 가장 신자유주의적 판매를 하면서, 가장 제도화되어서, 서민들을 등처먹는 로또기금을 생존수단으로 마련하면서(고진의 표현대로 한다면 네이션-스테이트-자본에 종속된 것이리라.)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신자유주의에서 거리두기를 하려는 창비와 문지의 행태는 진실성이 없어보인다. 파울로 코엘료와 베르베르를 대중에 영합하는 작가라 비판하면서 한국적 서사시를 이벤트성 베스트셀러 만들기와 결합시켜 원가 45% 할인에 상품처럼 팔아제끼는 황석영의 태도란! 원 플러스 원 판매를 하는 정이현이나 똑같은 에세이집을 가발만 바꿔서 시장에 내놓은 공지영은 또! 확실히, 이들의 존재가 '한국문학 르네상스'(황석영)라 불리운다던가, '근대문학의 보람'(백낙청)을 보증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근대문학, 한국문학, 비평'의 종언에 대한 보증이다. 조영일의 성역 없는 비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과 조영일의 다른 저서 <한국문학과 그 적들>을 더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