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7:11

http://slownews.kr/67013

2017년 12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노인 추월시대, 일상 곳곳의 노인 차별

지난해 11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이 유소년(0~14세)보다 많아졌다. ‘노인 추월시대’가 온 것이다. 올 8월 주민등록 기준으로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가 넘는 고령사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노인 추월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중앙일보가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노인 차별’을 보도했다.

중앙일보가 경로당·탑골공원·병원 등지에서 노인 26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다양한 차별 경험이 쏟아져 나왔다. 힘겹게 버스에 오를 때 “집에나 있지 노인네가 뭐하러 다니냐”는 핀잔을 듣고,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노인이 오는 걸 대놓고 싫어한다. 장사가 안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된다. 복잡한 지하철 노선 때문에 문의를 하면 귀찮은 취급을 당하고 ‘노인은 (가까운 거리를 가는 거라) 돈이 안 된다’며 택시 승차를 거부당하기도 한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들이 병원 치료를 받으며 여생을 보내거나 다시 노동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병 치료도 돈 벌기도 노인에겐 쉽지 않다. 자세한 처방이나 진료 대신 “그 나이엔 원래 아프다”는 말을 듣기 일쑤고, 일자리를 구할 때도 “그 나이에 쉬어야지”, “취직하려면 염색부터 하세요”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생산성 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노인을 짐짝 취급하는 ‘노인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옛날식 효나 공경을 기대해 젊은 세대에게 ‘노인을 모셔라’라고만 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국가적으로 ‘노인 추월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좋든 싫든 앞으로 수십 년은 노인과 젊은 세대가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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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이라” 맞고도 말 못하는 남성 직장인들

최근 국내의 여러 회사에서 여성 직장인들이 겪는 사내 성희롱이나 성추행 문제가 폭로됐다. 하지만 여성들과는 같지만 다른 이유로, 남성 직장인도 폭력을 참고 넘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맞고도 숨죽인 남성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의 한국 지사격인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에 근무해온 정비사 이 모 씨는 직장 선배로부터 작업복에 불을 붙이는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쑤시개를 에어건(air gun)에 넣어 쏘는 위험천만한 짓, 고문도구 같은 틀에 손목을 넣고 ‘잘리는지 보겠다’는 위협도 당했다. 하지만 이 씨는 문제제기조차 할 수 없었다. 기본급 130만 원에 나머지는 인센티브로 지급받는 상황이라 상사에게 밉보였다간 월급도 받기 어려운 처지였기 때문이다.

상습적으로 폭행당한 방송사 비정규직, 아무 이유 없이 얻어맞은 적십자사 정규직원 등 직장 내 폭력은 어느 한 두 나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피해를 겪고도 쉬쉬하는 남성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남자라는 이유로 웬만한 폭력은 견뎌야 한다는 사회적 시선도 있고, 잘리면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 가장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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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년 정책에 ‘고졸’은 없다

어느 순간부터 청년을 돕겠다며 온갖 청년 정책들이 정치권과 정부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 청년 정책들은 하나 같이 청년을 ‘대졸 취업 준비생’으로 전제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청년 담론으로부터도 빠져버린 ‘고졸 청년’들의 현주소를 집중 취재했다.

한국의 대학진학율은 2009년 77.8%로 정점을 찍은 후 점점 떨어지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 최저점을 찍은 직업계고 취업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졸 취업난으로 대학이 더 이상 합리적인 투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늘어났고 그 결과 고졸취업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고졸 청년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 정책에서 빠져 있다. 구직활동촉진수당으로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씩 주는 서울시 청년수당은 ‘재학(휴학) 중이 아닌 미취업 청년’이나 ‘주 30시간 미만 근로 청년’만 지원할 수 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고졸 청년들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

고졸 청년들은 빈곤한 가정환경 등으로 인해 대학을 진학하지 못했고, 눈앞에 닥친 생활비 때문에 우선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뛰어들게 된다. 노동시간이 길다보니 별도의 직업활동이나 구직활동을 할 수 없고, 연관성 없는 직종으로의 잦은 이직을 반복해 시간이 지나도 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졸 청년들의 노동 조건은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34세 고졸 청년의 평균 임금(시간제 등 포함)은 184만 원으로 대졸 228만 원보다 44만 원이나 적다. 주 40시간 초과 근로 비중이 고졸 청년은 54.1%로 대졸 청년의 37.7%보다 16.4%포인트 더 높고, 월 임금 200만원 미만 비중 역시 고졸이 58.9%로 대졸 청년 38.7%보다 20.2%포인트나 높다.

● 한국일보 ‘잊혀진 청년들’ 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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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명태가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생선.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명태다. 수십 가지 이름으로 바뀌며 여전히 우리 밥상에 올라왔다. 이 명태는 우리 바다에서 더 이상 잡히지 않는다.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뒤에도 여전히 명태가 우리 밥상에 오를 수 있는 이유는 명태를 먹지 않는 가난한 나라의 선원노동자들이 명태 잡이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우리 밥상을 차릴 수 있게 해주는 ‘1천만 원짜리’ 목숨들에 대해 알려준다.

2014년 12월1일 사조산업의 배 ‘오룡501호’가 러시아 베링해에서 명태를 잡다 침몰했다. 세월호 참사가 직후 일어난 침몰 사고였고 사망, 실종자만 52명에 달하는 대형참사였으나 오룡호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사망, 실종자 중 중 42명이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선원들은 동해서 사라진 명태를 잡기 위해 배에 올랐다. 3D에 멀기까지 해서(Distant) 4D라 불렸다. 한국 원양어선원이 되기 위해 다단계로 꼬인 고용 절차를 거쳤다. 노동력을 모집하는 한국선사, 노동력을 수입하는 외주 대행업체가 따로 있었고 그 사이에 브로커들이 끼어든다. 그럴수록 노동의 값은 쪼개졌다. 송출회사와 노동자가 계약(12개월)한 월급은 250달러였지만 그의 아내가 받은 남편의 첫 월급은 3천페소(약 59달러)뿐이었다.

선원들은 죽어서도 차별 받았다. 선주들이 한국인 승선 평균임금이 아니라 이주 어선원 최저임금으로 보상금을 산정했고, 이 조차 유족 다수는 받지 못했다. ‘갑’인 사조산업은 필리핀·인도네시아 유족들을 ‘을’로 삼아 ‘비밀해결합의서’를 체결했고, 그 합의로 인해 6개월 뒤 사조를 상대로 ‘제대로 된 손해배상’을 요구한 유족들의 소송은 각하되거나 기각됐다. 명태는 그렇게 우리 밥상에 오고 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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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7:10

http://slownews.kr/66883

2017년 11월 넷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청년수당이 바꾼 청년들의 삶

‘포퓰리즘’, ‘바이러스’, ‘아편’. 

이 무시무시한 단어들은 모두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청년수당 정책을 두고 나온 말이다. 정말 청년수당은 청년들에게 바이러스나 아편 같은 존재였을까? 시사IN이 지난 7월부터 다섯달 동안 월 50만 원씩 청년수당을 지급받은 청년들에게 청년수당 전과 후의 삶의 변화를 들어봤다.

가장 큰 변화는 아르바이트를 끊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생존을 위해 해야만 했던 주말 야간 알바, 평일 막노동을 하지 않게 됐다. 올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월 50만 원은 77시간의 여유를 뜻한다. 3D 모델링 전문가를 꿈꾸던 모성훈 씨는 하루 8시간 알바를 하지 않고, 꿈을 위해 투자할 시간을 벌었다. 취업준비생 김가영 씨는 알바를 끊고 포트폴리오와 아이디어 제안서 등 자신의 관심도와 능력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데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청년들에게 돈 주면 모텔가고 술 마시는데 흥청망청 쓸 것이란 비판도 많았지만, 청년들의 인식은 반대였다. 오히려 끊임없이 자신의 지출을 검열했다. 자신의 실수로 정책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데 쓰고 싶어도 ‘돈 주고 운동하냐’고 욕먹을까봐 참고, 그냥 동네를 뛰었다. 아직은 ‘너네 공짜로 밥먹이려고 우리가 세금 내느냐’는 부정적인 반응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들에게 매일 삼각김밥만 먹지 말라고, 좀 건강하게 살라고 주는 게 청년수당이다.

청년수당, 좀 더 당당하게 쓸 수 있기를!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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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면부채, 이자처럼 쌓이는 건강문제와 위험

장시간 저임금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노동자에게 빚만큼 함께 쌓이는 것이 있다. 바로 수면 부채다. 단지 수면 부족이 아니라, 이자처럼 차츰 누적되어 신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수면 부채’라 부를 수 있다. 주간경향이 OECD 평균 수면 최저, 수면부채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삶에 대해 짚었다.

주야 2교대 생산직으로 일하는 이진혁 씨는 최근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 눈은 뜨고 있지만, 몸이 잠든 상태가 되어버리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밤새 12시간 동안 근무하다 바로 운전대를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 씨가 겪은 현상이 ‘미세수면’이다. 졸았지만, 졸았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 수면부채에 대해 몸이 주는 일종의 독촉장이다. 독촉장이 쌓이면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새로운 차압딱지가 기다린다.

질병뿐 아니라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 치사율은 과속사고의 2.4배에 달한다. 수면부채의 원인은 청소년기 공부로부터 시작해 청장년기 장시간 노동시간으로 이어진다. 이런 수면부채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직장 등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의 무례한 성격으로까지 이어진다. 노동시간만 늘리면 생산성이 담보되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낡은 사고방식부터 당장 버려야 한다.

●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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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탁랜드가 되버린 강원랜드, 병풍이 된 청년들

강원랜드 신입직원은 서로가 서로에게 “넌 누구 빽으로 들어왔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정상적인 채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강원랜드. 신의 직장은 ‘빽 있는’ 사람들에게만 신의 직장이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청탁랜드란 오명을 뒤집어쓴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취업난, 청년실업. 강원랜드에 들어간 청년에게는 다 접해본 적 없는 현실이다.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입수한 청탁리스트에는 미리 입사할 사람들과 이 사람을 추천한 각종 고위층 관계자의 이름이 다 나와 있다. 자기 조카를 추천하고도 뭐가 문제냐는 당시 감사위원, ‘잘 봐달라’고 했으면서도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당시 태백시의원. 당시 사장이던 최흥집 씨가 추천한 사람은 267명이었고, 이 중 256명이 합격했다. 이런 채용비리는 2000년부터 계속되어 왔다고 강원랜드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청년이 영문도 모른 채 합격 예정자들의 들러리를 섰다. 자기소개서를 마감 1시간 전에 2~3줄 써서 보낸 금수저는 합격했다. 면접관 질문에 혼자만 대답했던 지원자는 떨어지고, 대답도 제대로 못한 이들은 합격했다. 사장은 그나마 공정한 필기시험에 대해 ‘참조만 하라’고 지시했다. 전형 막바지에 탈락한 한 지원자의 부모는 “내 아이는 그 흔한 ‘빽’이 없어 떨어졌어요. 아이에게 미안할 뿐입니다.”라고 호소했다.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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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세피난처의 조력자, 변호사

세계 각지의 탐사보도 기자들이 협조 취재를 통해 세계 각지의 조세 피난처와 그 주인들을 찾아냈다. 하지만 조세 피난처가 돈 좀 번다는 기업들 사이에서 상식이 되어버린 과정에서는 많은 조력자 필요했다. 뉴스타파는 그 조력자인 대형 로펌 변호사에 관해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부자들의 재산을 관리해주고 세금 회피와 자금 세탁의 구조를 설계했다.

뉴스타파 사무실에 찾아온 한 자산가는 말한다. 어느 정도의 부를 모으자 변호사들이 먼저 접근해오고,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해 자산을 은닉해 세금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들은 모두 대형 로펌의 ‘잘 나가는’ 변호사들로, 대형 로펌에는 페이퍼 컴퍼니 전담부서까지 있다.

조세도피 설계의 대표 법률회사로 알려진 ‘애플비’에서 유출된 자료에는 한국 로펌 변호사의 이름도 있다. 김앤장, 화우, 광장, 세종, 태평양, 율촌 등 내노라하는 대형 로펌이다. 이 중 한 변호사는 자신의 업무가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 밝혔다. 기업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리저리 빠져 나가는 기업과 함께, 조력자인 변호사를 겨냥하는 것이 이 철옹성 같은 조세회피 체제를 무너뜨리는 지름길일지도 모른다.

● 뉴스타파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7:09

사회적으로 예민한 쟁점을 다루는 방식이 녹아 있는 청와대의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답변


1. 논란과 갈등을 덜어낼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한다. (낙태가 아니라 임신중절이라고 규정하고 시작)

2. 찬반 하나의 입장을 선언하는 대신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와 배경을 충분히 설명해준다. (임신중절 관련 논란 설명)

3. 권리의 충돌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를 잣대로 설명한다.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이유와 각종 부작용으로 해소해야 하는 문제)

4. 지금 당장 자신의 입장(정부)에서 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한 대책을 설명한다. (미혼모 대책 피임교육 등등)

5. 고민이 있다면 고민이라고 드러내놓고 이야기한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7:00

* 스포일러 있습니다.

내가 봤던 위안부 관련 영화 중 가장 위안부 문제를 보편적인 문제로 만들려 시도한 작품인 것 같다.


고통스러운 과거 일본의 만행 장면 등은 최소화하고, 과거 괴로운 일을 겪은 인물의 현재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렸다. 언론에 비치는,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접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모습에는 그들의 일상이 없다. 수요집회에 나오고, 일본과 정부를 비판하는 모습. 아이캔스피크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그 위안부 할머니의 일상을 조명했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동을 하는 할머니. 재개발의 피해를 경험하기도 하고, 구청에서 민원을 넣으러 가는 할머니. 눈에 걸린 고딩 밥도 챙겨주고 영어를 가르쳐준 손자뻘 청년이 면접본다고 하자 정장에 부적을 넣어두기도 하는 할머니. 그런 나옥분은 우리 주변에 보이는 이웃이기도 하다. 그런 이웃이 알고 보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였다는 점은 영화 속 이웃들에게 그래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 사실을 모르고 영화를 본 관객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이캔스피크는 그렇게 위안부 문제를 특정한 시대 특정한 피해를 겪은 피해자들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 주변에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이웃의 과거, 우리가 겪은 공동의 경험 혹은 역사로 만든다.

나옥분이 미국에 가서 위안부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설정, 그리고 이걸 본 외국인들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인사하는 모습, 더 나아가 ‘서양인 위안부 피해자’를 함께 등장시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나라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문제를 넘어, (인류) 보편의 문제로 끌어올리는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 영화는 극악무도한 일본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끝나버리는, 위안부를 포함해 일제 시대를 소재로 한 영화의 한계점도 피해 나간다. (물론 여러 설정이나 대사, 구성 등에서 이를 벗어나지 못한 부분도 보인다)

극을 이끌어가는 개연성이나 스토리 등에서는 촘촘하지 못한 부분도 보였으나 위안부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내 입장에선) 접근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였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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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덴마크에 부는 사교육 바람 

‘공교육의 천국’ 북유럽 덴마크를 일컫는 말이다. 한국 진보파는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의 공교육 시스템을 한국이 추구해야 할 교육 시스템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tvN 행복난민팀이 취재한 덴마크 교육은 우리가 아는 상식과는 거리가 있다. 덴마크에도 엄연히 사교육이 존재하며, 명문대에 보내고자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돼지엄마’도 존재한다.

‘멘토 덴마크’는 덴마크 1위의 사교육업체다. 선생님만 3천 명, 연매출만 112억 원에 달한다.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사회적 비난이 거셌지만, 멘토 덴마크는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이후 수많은 사교육업체가 생겨났다. 학생들이 명문대에 들어간다고 자랑하는 사립학교 교장선생님도 있다. 무상교육을 놔두고, 돈 내고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원인은 공교육에 대한 불만이다.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싶고, 경쟁력을 갖춘 학생을 육성하고 싶은데 ‘경쟁은 나쁜 것’이라고만 이야기하는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난민팀이 살펴본 덴마크 사교육, 사립학교의 모습은 한국과 달랐다. 우리 교과과정에는 없는 4차 함수를 학생들이 척척 풀어낸다. 하지만 ‘피타고라스 공식’만 외우면 풀기 쉬운 대한민국 중3 수준의 문제를 덴마크 학생들은 풀지 못한다. 공식 대신 원리를, 짧은 문제 대신 글로 가득한 덴마크의 시험 방식 때문이다. 덴마크에서는 풀이 과정이 맞으면 정답이 틀려도 100점을 맞을 수 있다. 정답만 맞고 풀이 과정이 틀리면 0점이다. 정답만으로 채점하는 한국 교육과는 다른 점이다.

사교육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덴마크 학생과 교사들은 ‘90점 맞는 학생이 100점 맞으려고 하는’ 사교육은 ‘바보 같다’고 말한다. 철저하게 공교육의 부족을 보충하는 차원에서만 사교육을 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교육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상, 사교육이 공교육을 집어삼키는 일은 덴마크에서도 벌어질지 모른다. 한국이 걸었던 그 길, 덴마크는 걷지 않을 수 있을까.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가 덴마크에도 던져진 셈이다

● tvN 행복난민 5화

tvN

2. 아웃소싱의 그물에 걸린 파리바게트

불법파견 논란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파리바게트가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제빵사 5,3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정부 명령을 시한까지(11월 9일) 지키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얼핏 ‘직접 고용하면 끝날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맹점주, 협력업체, 제빵사의 이해관계가 얽힌 터라 간단히 풀릴 수 있는 실타래가 아니다. 경향신문이 이들을 옭아매는 ‘아웃소싱’의 그물을 취재했다.

파리바게트에는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이 얽혀 있다. 할 말 못한 채 자기 고용주가 누군지도 모르는 노동자, 기술을 배우지 못하고 부품으로 전락한 젊은이, 본사 앞에서는 ‘을’의 처지인 가맹점주, 노동자를 이리저리 돌려넣으면서 정작 고용은 하지 않는 기업, 그 사이에 끼인 인력공급업체 등이다.

파리바게트 제빵기사들은 20년 전부터 직접 고용 대신 협력업체가 파견하는 형태로, 즉 외주화 됐다. 97년 IMF가 계기였다. 시장에 명예퇴직자들이 쏟아져 나왔고, 파리바게뜨는 이 퇴직자들이 가맹점을 열 수 있도록 독려한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가맹점에서 일할 제빵기사들을 본사가 직접 공급하긴 어려워졌고, 따라서 협력업체를 통해 전국 곳곳에 있는 가맹점에 제빵기사들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방안을 택한다. 협력업체 운영은 파리바게뜨 퇴직자들이 맡았다.

본사 차원의 아웃소싱 전략으로 벌어진 불법파견임에도 파리바게트는 제빵기사들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 직접 고용 이야기를 꺼낸 적도 없다. 이에 대한 대안 격인 ‘상생기업안’을 제빵기사들에게 홍보하는 이들은 노동부가 ‘무허가 파견업체’로 본 협력업체들과 고용 의무가 없는 가맹점주들이다. 가맹점주들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사사건건 본사가 점주들의 요청을 거부할까 두려워하고, 아예 설 자리가 없어진 협력업체들은 전전긍긍한다. 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할 당사자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파리바게트, SPC 그룹 본사다.

● 경향신문 [빵집 이야기] 기획기사

경향신문 큐레이션

3. 1년 전, 촛불이 없었다면

오만한 권력자를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린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난 지금 보면 박근혜가 감옥에 가 있는 것도, 최순실과 이재용 등 국정농단의 공범자들이 재판을 기다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작년 겨울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 겨울 촛불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시사IN의 가상 기사로 추측해볼 수 있다.

촛불이 없었다면 국정 교과서가 올해 전국 학교에 보급되었을 것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박정희 동상이 세워졌을 것이며, 각종 ‘애국’ 콘텐츠가 전국 극장가와 안방을 휩쓸었을 지도 모른다. ‘블랙리스트’에 올려진 예술계 인사들은 여전히 지원에서 배제되고, 국정원이 배포한 악성 루머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촛불이 없었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끝까지 파헤치지 못했을 것이다. 정유라는 삼성의 돈을 받아 훈련에 매진하고,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도쿄올림픽을 준비했을 것이다. 최순실은 여전히 청와대를 제 집 드나들듯 들락거리며 청와대 문건을 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박근혜가 대통령이었을 것이다.

● 시사IN

시사IN

4. 낙태죄 폐지, 불필요한 논쟁을 넘어

청와대에 올라온 ‘낙태죄 폐지 청원’의 참여자가 20만 명이 넘었다. 청와대가 어떻게든 대답해야 할 상황이다. 여론도 낙태죄 폐지가 더 우세한 시대가 됐다. 문제는 전선이다. 한국일보 박선영 기자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사이의 불필요한 논쟁을 반복하지 말자고 조언한다. ‘어떤 낙태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낙태 허용도, 무조건적인 낙태 반대도 현실에서는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 전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낙태는 부분적으로만 합법이다. 전세계 196개국 중 어떤 경우에도 임신중단을 할 수 없는 나라는 6 개국, 낙태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는 나라는 4개국뿐이다. 대부분 나라는 제각각 기준을 가지고 낙태를 허용한다.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모두 특정한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우선할 뿐이다. 낙태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어떤 조건에서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낙태죄 논란이 ‘정자도 생명이니 자위를 금지하라’거나 ‘낙태를 허용하니 나도 콘돔끼지 않겠다’는 식의 황당한 논쟁으로 흐르지 않을 수 있다.

● 한국일보

한국일보 큐레이션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6:54

http://slownews.kr/66413

2017년 10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진화하는 극우파, 복지 쇼비니즘

한국의 진보파에게 독일은 배울 게 많은 국가 중 하나다. 히틀러와 나치를 경험했으나 과거청산을 철저히 했고, 그래서 극우파의 준동을 막고 사회통합을 이룬 나라. 하지만 최근 그 독일의 신화가 흔들리는 징표가 나타났다. ‘네오나치’라는 평가까지 받는 정당 AfD(독일을 위한 대안)가 9.24 총선에서 12.6%를 얻어 제3당으로 솟아올랐기 때문이다.

시사IN은 극우와는 가장 거리가 멀었던 나라 독일에서 극우파가 다시 준동하게 된 이유를 분석한다. AfD는 경제위기가 포퓰리즘을 불러온다는 통념도 깨뜨렸다. 현재 독일 경제는 호황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AfD가 좌파적 가치를 받아들여 우파의 것으로 전용했다는 데 있다.

복지국가를 이뤄낸 성과가 많을수록 중산층은 불안해한다. 복지국가는 공동 부조 시스템으로,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작동한다. 극우는 그 불안감과 신뢰 사이의 틈을 파고든다. 인종과 종교가 다른 외부인들이 우리 공동체에 들어와도, 우리는 그들과 함께 복지 국가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민자 범죄를 근거로, 극우파는 이민자들을 복지의 무임승차자로 만든다.

복지국가와 사회적 신뢰라는 진보적 가치가,  어떤 맥락에서는 배타성의 논거로 돌변한다. 심지어 진보의 상징 같았던 많은 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AfD에 투표했다. 이번 총선에서 생산직 노동자들은 기민·기사당 연합 25%, 사민당 23%, AfD 21% 순서로 투표했다. 독일의 상황은 진보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복지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시사IN

큐레이션

2.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의 효과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둘러싼 ‘숙의 민주주의’의 첫 번째 실험은 공사 재개로 결론 났다. 이 실험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서로 다른 정보를 보면서 생각이 진짜 바뀔 수 있느냐, 실제 토론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느냐일 것이다. 한겨레21이 공론조사에 참여한 시민 10명을 인터뷰했다.

공론화위원회의 1차 조사에서 ‘판단 유보’를 택한 사람이 35.8%였다. 결국, 부동층이 결과를 갈랐다는 뜻이다. 한겨레21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최종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합숙 토론을 꼽았다. 이미 생각을 굳혔던 사람도 합숙 토론에 영향을 받았다.

“합숙 토론에서 양쪽 주장을 다 듣고 보니 상대편도 이해되고 우리 쪽에서 보완할 점도 보였다”는 것. 결정을 정반대로 바꾼 비율은 7.5%지만, 의견을 그대로 유지한 사람도 깊게 고민한 뒤 결정을 다시 내리게 됐다는 점이 숙의형 공론화의 진짜 효과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이 느끼기에 재개를 요구하는 측의 실력이 더 뛰어났다“중단 쪽의 자료가 미비했고 주로 외국 사례를 들어 현실감이 없었으며”, “일부 중단쪽 패널들은 질의응답 때 너무 답변을 못해 안타까웠다”는 것이다. 재개 쪽은 전력량을 언급하며 현안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중단 쪽은 주로 장기적인 탈핵만 언급했다”며 재개를 택했다는 시민도 있었다.

치열한 토론 끝에 참가자들에게 ‘내 생각과 달라도 승복하겠다’는 신뢰를 갖게 만든 것도 공론조사의 가장 큰 효과였다. 이런 신뢰가 굳건해지면, 사회갈등을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효과는 속칭 ‘전문가들’이 결정하던 원전 문제를 시민의 영역으로 끌어왔다는 것이다.

● 한겨레21

한겨레21 큐레이션

3. 규제하지 못하는 규제기관 원안위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신고리 5·6호기는 계속 짓기로 했으나 탈원전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이제 탈원전이라는 큰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개혁, 제거해야 할 방해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심판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원자력위원회에 대해 짚었다.

원안위는 규제 대상인 한수원과 한 몸처럼 보일 때가 많다. 현직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 2명이 한수원 출연으로 조성된 연구사업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것이 대표 사례다. 자문위원으로 한수원 사업에 참여하는 위원도 있고,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이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싼 금액으로 한수원 사택에 입주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원전에 문제가 생겨도, 원안위는 국민 앞에 등장하지 않는다. 한수원이 나와 설명할 뿐이다. 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규제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은 생략된다. 규제기관이 규제의 대상이 되는 기관과 유착하지 않는 것, 규제의 기본조차 원전 부문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6:53

2017년 10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언론장악만 없으면 지상파 뉴스가 살아날까

낙하산 사장이 내려온 방송사는 정권친화적인 뉴스만 해댔고, 정권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유능한 기자·피디들을 한직으로 내쫓았다. 지난 9년 간 KBS와 MBC 뉴스를 정리한 말이다. 정권이 교체되고 KBS와 MBC의 지배 권력이 다시 뒤바뀌려는 지금, 한 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언론장악만 없으면 지상파 뉴스가 다시 과거처럼 살아날 수 있을까?”

EBS 지식채널e ‘언론4부작’은 지상파 뉴스의 영향력이 줄어든 과정이 단지 ‘정권이 내려보낸 낙하산 사장’ 한 명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무능한 데스크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묵살해 오보를 양산했다. 쏟아지는 뉴스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뉴스에서는 ‘왜’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 결과가 바로 지상파 뉴스의 몰락이었다.

언론장악은 정권 차원에서 자행한 고도의 작전이자 지배전략이었다. 하지만 지상파 뉴스가 무너진 과정에 낙하산 사장 한 명이 모든 것을 지휘한 것도 아니며, 따라서 사장이 바뀐다고 지상파 뉴스가 살아날 가능성도 요원하다. ‘언론장악’이 사라진 지상파 뉴스는 이제 한걸음 깊이 들어가는 JTBC 뉴스와 뉴스의 이면을 설명해주는 팟캐스트와의 경쟁 속에서, 각종 자극적인 뉴스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 EBS 지식채널e  ‘언론 4부작’

큐레이션 EBS

2. 누구에게는 편한, 누구에게는 너무도 불편한

요새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 점에 가면 직원들 말고 기계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무인 단말기, 키오스크다. 줄서는 것보다 빨리, 사람 없이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키오스크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키오스크가 너무도 불편한 존재다. SBS 스브스뉴스가 장애인에게 불편한 기술, 키오스크에 대해 짚었다.

휠체어 사용자 임 모 씨는 키오스크를 사용해 영화표를 구매할 수 없다. 팔을 뻗어도 화면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시각 장애자 김훈 씨도 패스트푸드 점의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음성 서비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 점의 40%는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키오스크로만 주문이 가능한 곳도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인용 키오스크는 찾아보기 어렵다.

장애인용 키오스크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법제화는 아직 미지수다. 장애인 차별금지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의 진화는 편리를 만들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 SBS 스브스뉴스

큐레이션 스브스뉴스

3. 돌봄의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 중에는 가난한 아이들도 있다. 가난한 아이들의 ‘제2의집’ 지역아동센터가 임대료 상승을 못 견디고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이 ‘돌봄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취재했다.

11살 민지와 9살 민형이는 매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지역아동센터에서 저녁밥을 먹는다. 이 밥을 먹기 위해 버스로 10분 거리를 오간다. 돈이 아까워 30분 걸을 때도 있다. 하지만 민지와 민형이의 발걸음은 더욱 길어지게 됐다. 센터가 세든 건물의 주인이 경매로 건물을 넘겼고 센터가 이사를 가야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상가나 주택이 아닌 지역아동센터가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에 생기는 일이다.

지난해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진행한 조사를 보면, 서울에 있는 지역아동센터 421곳 가운데 252곳이 상가 건물을 빌려 운영하고 있었다.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는 일이 아니더라도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는 아동센터들은 임대료 상승을 피해 장소를 계속 옮겨 다녀야 한다. 셋방살이 하는 아이들은 건물주가 찾아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할 때마다 센터장에게 묻는다.

“선생님, 우리 또 버려지는 거예요?”

● 한겨레21

한겨레21 큐레이션

4. 놀이가 교육이다

어렸을 적 동네 놀이터는 항상 시끌벅적했다. 따로 연락해서 만나지 않아도 그곳엔 항상 늘 동네친구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놀다 엄마가 부르거나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할 시간이 되는 해질녘에 집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그렇게 놀면서 친구를 사귀고 싸우기도 하는 게 생각해 보면 모두 교육이었다. 문제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앉아서 연필을 잡고 문제를 푸는 것으로 채울 때 발생한다.

머니투데이가 초등학생 4~6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초등학생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놀지 못했다.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 뿐이다. 40~50분밖에 되지 않는 시간에 아이들은 밥을 먹고 놀고 5교시 준비까지 하는데, 이는 노동자에게 보장된 점심 휴게 시간보다 짧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일부러 밥을 적게 먹는다.

학교, 학원에서 공부만 하고 나머지 시간을 노는 시간으로 여기는 관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 학교 교육이 아예 놀이를 안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서울 은빛초등학교는 2011년 개교 이래 7년 간 30분 중간 놀이시간을 배정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있는 삶’이 필요하다.

●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큐레이션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6:50

http://slownews.kr/66148

2017년 10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복지국가 덴마크, 공짜 점심은 없다

‘행복지수 1위의 복지천국’ 북유럽 국가 덴마크를 일컫는 말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덴마크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어디서나 공짜 점심이란 없다. 덴마크가 복지천국이 된 이면에는 또 다른 한계와 대가도 존재한다. tvN 다큐 ‘행복난민’이 복지천국 덴마크에 대한 팩트를 체크했다.

덴마크 노동자들이 오후 4시면 퇴근하고 주당 30시간밖에 일하지 않는 건 팩트다. 하지만 그 짧은 노동시간을 유지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장치를 부과한다. 25분 간 초집중했다가 잠깐 쉬는 걸 반복하는 다소 비인간적으로까지 보이는 프로그램에 회사 중 사적인 업무는 아예 금지다.

야근이 아예 없다는 건 오해다. 일주일에 60~70시간씩 일하며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덴마크 회사들이 있다. 다만 대한민국의 야근과 다른 것은 노동자들에게 권한과 책임, 자율성을 주고 그들이 야근을 선택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복지가 많아지면 국민이 게을러진다.”

한국에서 들어봄직한 주장도 덴마크에 있다. 10년 간 실업급여만 받아 생활한 사람이 존재하고, 이를 둘러싸고 덴마크에서도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덴마크에서도 복지는 당연히 주어지는, 모두가 합의한 명제가 아니다.

● tvN 행복난민 1부

큐레이션

2. 직장인 68% “과로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해봤다”

한국인이 북유럽 국가를 가장 부러워하는 이유는 노동시간이다. 연간 노동시간 2,113시간에 OECD 국가 중 노동시간 2위. 서울신문이 과로로 죽어가는 이들, 사회적 죽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과로의 현실을 짚었다. 서울신문 여론조사에서 직장인 68.4%는 “과로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답했다.

서울신문은 2011년 이후 숨진 과로사·과로자살 유족 54명을 인터뷰했다. 과로사로 죽은 노동자의 가족들에게 남겨진 건 세 가지와의 싸움이었다. 첫 번째 적은 과로를 증명하기 위한 자료 수집조차 방해하는 비협조적인 회사다. 자료를 어렵게 모아도 두 번째 적인 질병판정위원회를 마주한다. 2013년 2월~2016년 6월 과로 기준 시간을 충족한 산재 신청 사건 1351건 가운데 산재 승인을 받은 건은 절반 정도인 752건(55.6%)에 불과했다. 세 번째 적은 심리상태가 엉망이 된 자기 자신이다.

과로는 단지 개인 생활을 빼앗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과로사나 과로자살이 아니더라도, 과로는 직장인들을 건강을 위협한다. 하루 5시간만 잔 사람은 복부비만율이 1.6배 높다.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도 과로가 키우는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장시간 노동은 몸은 물론 건강까지 해친다. 주 52시간 근로자들이 우울증, 불면증을 앓은 경우가 주 40시간 이하보다 각각 2.13배, 1.86배 높았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던 공직사회도 과로로 쓰러지고 있다. 실적주의 바람은 과로를 부추겼고, 소방관과 경찰관은 교대제 탓에 잠 못 자는 하루가 이어진다. 복지 수요는 늘어났는데 인력 충원은 되지 않아 사회복지공무원들도 과로에 시달린다. 과로가 대한민국 노동자 모두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

● 서울신문 ‘2017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큐레이션

3. 정책자료집이 아니라 표절자료집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 때마다 많은 장관 후보자들이 논문 표절로 곤욕을 치른다. 의원들은 후보자의 표절 사실을 거세게 질타한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말하는 국회의원은 표절에서 자유로울까? 뉴스타파가 베끼고 또 베끼는 의원들의 정책자료집 표절 실태를 분석했다.

정당을 가리지 않고 상당수 의원들이 다른 자료를 베껴서 의원 이름으로 발간하는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 표절한 원자료는 연구기관의 보고서, 정부 보도자료, 국책은행 자료는 물론 학자들의 학술논문, 언론 기고문까지 각양각색이다. 설훈 의원의 자료집에는 “2000년대 초반 사회단체에서 일하던 시절 나는”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시민단체 활동가가 만든 자료집을 그대로 베끼다 주어 바꾸는 걸 깜빡한 것이다.

의원들은 정책자료집 발간을 명목으로 세금을 사용한다.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를 베껴서 잘집을 만든 조경태 의원은 2013년부터 2016년 자료집 발간을 이유로 2천만 원을 사용했다. 김을동 전 의원은 보좌관의 박사연구 논문을 베껴 자료집을 내고, 그 명목으로 460만 원을 받았다.

● 뉴스타파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0.10 16:38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24371


언젠가부터 뉴스를 잘 믿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정치세력과 손잡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민을 기만하는 일부 언론의 모습을 지켜보며, 언론은 세상을 비추는 조금 더러운 거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영화 <공범자들>에서 고발하는 부끄러운 지식인들의 모습도 한몫했다. 그들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감시견이 되어야 할 언론의 입을 막아 버렸다.

  한때 언론인을 꿈꾸며 신문방송학과 진학을 준비하던 시절, ‘뉴스’가 주제였던 학교 도서전에서 이 책을 만났다. 언론의 순기능만을 역설하는 입문용 책이 아닌, 한국 언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꼬집는 책이 필요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얕고 방대한 뉴스들이 손바닥 안을 떠다니는 지금, 언론사를 취재하는 언론 <미디어오늘>의 조윤호 기자는 <나쁜 뉴스의 나라>를 썼다. ‘기레기’라는 말이 상징하는, 언론을 향한 대중의 불신을 뼈아프게 인정했다. 그리고 독자에게 언론이 썩었다고 욕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한국 언론의 관행과 시스템에서 비롯된 어두운 그림자를 직면하라고 외친다. ‘그럼 그렇지’라고 눈 감고 외면하는 순간, 변화의 가능성은 사라진다. 항상 진실만을 말하지는 않는 뉴스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조윤호 기자는 그 인식을 바탕으로 더 분석적으로 뉴스를 읽을 것을 제안한다. 미디어의 의도와 맥락을 알게 되면서 사회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현명한 지침서가 되어주는 책이다.

  침묵하는 미디어가 무서운 이유는 뭘까? 집회나 행진이 있을 때 누가 무슨 이유로 하는 것이며, 그들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침묵하다가 충돌이 발생하면 그제야 보도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진짜 알아야 할 것은 숨기고 본질과 무관한 자극적인 면을 부각하는 것이다. 뉴스에 별 관심이 없거나 뉴스를 의심하지 않고 무심코 지나친다면, 우리는 미디어의 의도에 맞게 움직이게 된다. 미디어는 현실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현실을 만들어 나간다. 우리는 이미 그걸 겪고 있다.

  나쁜 미디어는 나쁜 대로 내버려 둬야 할까? ‘세상이 원래 그래’라고 자조하며 머물러야 할까? <나쁜 뉴스의 나라>라는 제목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 섬뜩하다. 이 책에서는 “언론과 미디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보여 주고 싶은 것을 부각시키며 의제를 만들어 내고 자신들이 설정한 프레임에 맞춰 뉴스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걸 강조한다. 이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본심을 숨긴 뉴스에 익숙해져 현실에 더 무감각해질지 모른다.

  의미를 생각할 틈도 없이 오늘도 수많은 미디어로 눈과 귀를 채우는 우리들, 늦기 전에 뒤돌아보자. ‘나쁜 뉴스의 나라’에서 잘 살아 가고 있는 것인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글 | 손유라 (미디어 17)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0.03 11:13

https://univ20.com/75913

[Question] MBC, KBS는 없어도 된다고?

우리가 주인이다, 이제 언론을 장악하자.

“MBC, KBS 없어도 돼. JTBC 뉴스 보면 되지. 드라마는 tvN 보면 되고.” 얼핏 맞는 말처럼 들린다. KBS 뉴스가 여론을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끝났고, ‘드라마 왕국 MBC’도 이제 옛말이다. MBC와 KBS, 두 공영방송 없이도 우린 재밌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게 다일까?

 

음수사원(飮水思源). 상암 MBC 사옥에 걸려 있는 글귀다. 풀이하자면 “물을 마실 때는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언론인들이 언론의 근원이 어디에서 오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언론의 근원은 어디일까? 시청자일까?

 

안광한 전 MBC 사장은 2014년 9월 MBC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음수사원’에 대해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청자 여러분, 여러분의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 글귀에는 비밀이 하나 숨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MBC 대주주인 정수장학회의 전신, ‘5·16 장학회’에 친필로 남겼던 글귀가 바로 ‘음수사원’이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MBC에 걸려 있는 이 글귀의 의미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권력자는 늘 여론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 언론 통제였다.

 

따라서 권력자가 말하는 ‘음수사원’이란 “시청자를 생각하라”가 아니라 “권력의 눈치를 보라”는 말로 들린다. “너희들의 진짜 주인이 나라는 거, 알지?”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언론의 근원을 둘러싼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MBC와 KBS, 두 공영방송 언론인들이 방송 독립을 외치며 파업 중이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언론인들의 ‘방송 장악’이라 말한다. 글쎄, 아마 언론의 근원을 정치권력에서 찾고 있는 이들이라면,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자는 언론인들의 요구가 자신들의 것을 빼앗아가기 위한 ‘장악’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방송 장악은 필요하다. 공영방송을 마침내 국민의 것, 우리의 것으로 가져오기 위한 장악 말이다. 공영방송은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사용해 방송을 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MBC와 KBS의 언론인들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다.

 

그것은 우리가 MBC와 KBS를 포기해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뉴스룸> 같은 뉴스를 만들지 못해도, <도깨비> 같은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MBC와 KBS가 우리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예능, 젊은 층의 니즈를 겨냥한 드라마, 한층 더 깊이 들어가는 뉴스는 케이블 채널과 종편이 더 잘 만들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방송은 우리 것이 아니다. 다른 주인이 있다. 그 주인의 이름은 사주, 광고주 등등으로 다양하다. 우리나라 방송법에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에 관한 규정이 있다.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 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방송법 제6조 5항의 내용이다.

 

왜 소수자나 약자를 대변하라고 법으로 규정했을까? 기득권과 강자는 자신의 입장을 외칠 수 있는 마이크도 많고 뜻을 관철시킬 수단도 너무 많은데, 소수자나 약자는 그런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방송이 나서서 그 불균형을 바로잡아주라는 뜻이다.

 

MBC와 KBS가 사라진다면, 또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사그라든다면 우리는 어떤 언론에 이런 공공성을 요구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억울할 때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미디어 경쟁이 극에 달해, 언젠가 시장의 논리가 방송과 언론을 완전히 지배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언론의 공공성과 공익성은 좋은 시절 한가한 소리로 취급 받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이 오늘은 아니다. 내일도 아닐 것이다. 여전히 방송의 공공성을 붙들고 있는 언론인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인이다, 이제 언론을 장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