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11.01 11:26

http://www.dtnews24.com/news/articleView.html?idxno=528754


[류재민의 정치레이더 42] 허위정보, 정략적 이용에 대처하는 자세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거리마다 노랗게, 빨갛게 물든 단풍을 보면서 아, 가을이구나, 합니다. 여러분은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날씨와 계절 변화를 느끼며 살고 계신지요? 아니면 정신없이 사느라 가끔 창밖을 바라볼 여유도 없으신가요?

날씨도 뉴스인지라, 계절의 바뀜은 체감하지 못해도 일기예보는 챙겨보는 일상입니다. 검색 한번이면 당장 궁금한 지금과 내일 날씨뿐만 아니라, 주간 날씨까지 알 수 있으니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기상청 일기예보가 사실과 다를 때 적잖이 실망합니다. 장마철이나, 태풍이 올라온다고 할 땐 그 정도가 더 심하죠. 어떤 분들은 기상청에 전화를 걸어 “당신들 도대체 밥 먹고 하는 일이 뭐야”하며 노발대발 한답니다.

기상청 직원들이라고 왜 할 말이 없겠습니까. 기상도를 살펴보니 비가 올 것 같아 우산 챙기라고 하고, 눈이 내릴 것 같으니 빙판길 조심하라고 했겠죠. 하늘이 하는 일을 일부러 거스른 것도 아닌데, 된통 욕이나 얻어먹으면 기분 좋을 리 없겠지요.

그래도 우리들 일상생활에서 날씨만큼 민감한 뉴스도 없으니, 예보가 빗나가면 분풀이는 기상청 몫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날씨 하나 못 맞춰도 난리가 나는 세상인데, ‘가짜뉴스’로 피해를 입는 분들 심정은 오죽할까요.

올해 국정감사 주요 이슈 중 하나가 ‘가짜뉴스(Fake News)’와의 전쟁입니다. 여당이 법적 조치로 가짜뉴스를 때려잡겠다고 하자, 야당은 언론탄압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 T) 발달로 뉴스를 접하는 수단은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 상용화로 뉴스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손 안의 정보’가 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실시간 정보 전달과 다양성 못지않게 부작용도 가져왔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가짜뉴스’인 거죠. 진짜인 양 전달되는 허위정보는 개인의 삶과 가치관, 나아가 사회 전체에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비수를 꽂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진짜로 상처 주는 것도 아닌데 뭐,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댓글이나 이런저런 사이트에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왜곡되어 돌아다니고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모욕적인 말들이 있는 것을 보면 견디기 힘들어요.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김제동, 나무와마음, 2018)

가짜뉴스로 피해보는 건 비단 연예인이나 유명인사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멀쩡한 사람이나 무리(집단)가 가짜뉴스로 혐오와 차별을 받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몰지각한 1인 미디어를 비롯해 언론사로 등록되지 않은 ‘무늬만 언론’이 ‘카더라’ 통신 또는 증권가 정보지(흔히 ‘찌라시’라고 하죠)로 특정세력과 집단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오호 통재라’입니다.

정치도 가짜뉴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습니다. ‘뉴스’라는 탈을 쓰고 쏟아지는 허위‧왜곡 정보가 정치공세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여와 야,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양 극단에 미치는 가짜 뉴스의 파괴력과 휘발성은 실로 어마어마 합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영 유력 대권 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그의 불출마 배경에도 가짜뉴스가 있었습니다. 그는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뉴스로 정치교체의 명분은 실종되고,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가짜뉴스는 단순 오보나 편파 뉴스를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과 한경오(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에서 대대손손 내려오는 ‘논조’의 문제도 아닙니다. 언론사 논조야 제각각이니, 입맛에 맞는 걸 골라 보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논리와 맥락은커녕 출처 불분명한 내용이 뉴스로 둔갑해 포털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자유자재로 넘나듭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선동해 정치적 대립을 부추긴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무엇이 이토록 가짜뉴스가 활개 치도록 만들었을까. 기성언론이든, 대안언론이든, 그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혹은, 정치와 권력에 휘둘려 편파적이거나, 전달해야 할 팩트를 ‘아몰랑’ 덮어버리며 불신을 자초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가짜뉴스가 버젓이 ‘진짜뉴스’ 행세를 하는 요즘을 사는 현직 기자로서 반성과 자괴감이 듭니다.

세상이 말세라 사람들이 음모론과 찌라시에 빠져 있다고 한탄할 생각은 없다. 뉴스를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음모론과 찌라시를 좋아하는 이들은 적어도 뉴스를 의심하는 독자들이기 때문이다. 뉴스가 넘쳐나는데도 음모론과 찌라시에 귀 기울이게 된 현실이 기자인 나도 서글프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의도가 담긴 음모론과 찌라시는 그 어떤 뉴스보다 위험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쁜 뉴스의 나라-우리는 왜 뉴스를 믿지 못하게 되었나》(조윤호, 2016, 한빛비즈)

매체전문지 '미디어스'에서 기자와 편집장을 지낸 김민하 씨는 지난 15일 한 칼럼에서 “언론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공론의 형성이라는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이를 통해 정치가 이익이 아니라 가치를 말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현대 민주주의 정치가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의존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치세력은 그 권한의 유효기간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언론을 이용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세상에 있지도 않은 뉴스를 만들거나 사실을 왜곡‧조작해 ‘우민정치(愚民政治)’를 하려들지도 모릅니다.

그런 세력을 감시하고 비판, 견제할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한 채 도리어 ‘묻어갈’ 생각만 한다면, 가짜뉴스가 정치에 기생하며 살 더없이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겠지요. 가짜뉴스가 가짜정치를 만드는지, 아니면 가짜정치가 가짜뉴스를 만드는 건지. 전문가가 아닌 저로선 명쾌한 규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가짜뉴스가 민주주의 정치를 파괴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위정자들도 그런 가짜뉴스를 가져다 마구잡이 정치공세로 밀어붙여도 안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짜뉴스를 척결하자는데 백번 찬성하고 동의합니다. ‘법’을 통한 제재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그보다 뉴스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기자와 언론이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기사를 유통해 국민 신뢰를 얻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가짜뉴스로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가짜정치’도 배격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비판적 사고와 가치관이 이 나라 언론과 정치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나아가 대한민국을 살찌우게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가짜뉴스’와 ‘가짜정치’에 속지 않길 바랍니다. ‘좋은 뉴스의 나라’는 결국 여러분이 만드는 거니까요.

출처 : 디트news24(http://www.dtnews24.com)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11.01 11:26

http://news.bookdb.co.kr/bdb/IssueStory.do?_method=detail&sc.webzNo=33914&Nnews


지난 10월 2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이후, 여야가 '가짜뉴스’ 척결에 대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늘(10일) '가짜뉴스대책특별위원회(이하 가짜뉴스 대책특위)'의 구성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한 선전포고다. 가짜뉴스 대책특위는 총 모니터링단, 팩트체크단, 제도개선단, 자문위원단 등 6개 대책단으로 꾸려졌으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오늘부터 가짜뉴스 신고센터에 접수된 내용의 법적 조치를 검토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가짜뉴스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더불어민주당의 가짜뉴스 제재 방안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가짜뉴스’는 그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SNS,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급발전하면서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진짜 뉴스처럼 퍼뜨리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서비스 속에서 ‘가짜뉴스’를 알아내기가 점차 힘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3명은 가짜뉴스 등의 허위정보를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인식조사’)

거짓으로 조작된 가짜뉴스는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을까. 나아가 교묘한 방식으로 여론을 조장하는 나쁜뉴스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뉴스를 소비하는 국민의 역할은 무엇일까. 관련 책들을 통해 함께 살펴본다. 

 

​"당신이 믿고 싶은 모든 것을 의심하라"

상황에 따라 ‘거짓말’은 헤프닝이 될 수도,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오늘날의 가짜뉴스는 무기 그 자체다. 이 ‘무기화된 거짓말’은 거짓이 진실을 압도하는 ‘탈진실 사회’를 야기시켰다. 그렇다면 무분별한 가짜뉴스가 일으킨 여러 사회적 문제들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소셜미디어 플랫폼? 가짜뉴스 생산자들?

신경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인 대니얼 J. 레비틴 박사는 책 <무기화된 거짓말>(대니얼 J. 레비틴 /레디셋고/ 2017년)을 통해 아무 의심없이 가짜뉴스를 ‘확산하는 자’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단언한다. 그렇기에 오늘날 언론뿐만 아니라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이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가짜뉴스를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의심하는 ‘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가짜뉴스가 얼마나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조작된 자료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거짓 정보는 어떤 과정을 통해 부풀려지고 확산되는지 추적한다. 오늘날 하나의 무기로 작용하는 가짜뉴스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나아가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뉴스를 주입하는 공범자들의 꼼수 파헤치기”

가짜뉴스의 무분별한 증가가 ‘의심없이 뉴스를 확산하는 이들의 책임’이라면, 애초에 신뢰할 수 없는 뉴스를 생산하고 주입하는 이들의 책임 또한 따져봐야 한다. <뉴스는 어떻게 조작되는가>(최경영/ 바 다출판사/ 2017년)를 출간한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가 말하는 ‘공범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한두 개의 인터넷 포털이 뉴스의 유통을 독과점하는 현실. 과연 우리는 정말 뉴스의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운가? 많고 많은 가짜뉴스, 주입된 뉴스 속에서 냉정한 비판적 사고를 지켜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최경영 기자는 대표 신문이나 방송사로 불리는 언론에 의심의 돋보기를 갖다 댄다. 지금껏 정치, 경제, 행정 권력과 연계되어 권력을 위한 뉴스를 생산해 온 일부 한국 언론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 언론이 국민을 속이는 방법으로 9가지로 나누어 ‘나쁜뉴스’의 생산 과정을 폭로한다. 또한 법과 규범의 틀 속에서 ‘합법적 부조리’를 생사해 온 ‘공범자들’을 비판하며, 변화를 위해 시민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설득력있게 정리했다.

“나쁜뉴스에 반문하지 못하면 나쁜 나라에 살게 된다”

거짓된 정보 조작을 기반으로 한 가짜뉴스와 비교한다면 나쁜뉴스의 방식은 조금 더 교묘하다. 그럴싸한 사실의 내용을 일부 생략한다거나, 원인과 결과 또는 전제 조건을 따지지 않는 방식으로 기사의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 불행한 것은 이미 수많은 ‘나쁜뉴스’가 우리 일상 속에 잠식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뉴스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고, 언론이 감춘 허상을 깨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매체비평지 ‘미디어오늘’ 몸 담았던 現 정의당 조직위원회 차장 조윤호다. 그는 ‘미디어오늘’에 기자로 재직할 당시, 독자와 언론인들의 관심을 받았던 연재글을 모아 <나쁜뉴스의 나라>(조윤호/ 한빛비즈/ 2016년)를 출간했다. 의도된 왜곡을 가려낼 줄 아는 독자, 의심하는 대중, 나쁜뉴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절실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양 진영의 성역을 넘나드는 비판을 하며 오늘날 ‘뉴스의 정의’에 대해 다시 묻는다. 또한 자신이 몸담고 있던 언론계의 명암에 대해 가감 없이 파헤친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0.10 16:38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24371


언젠가부터 뉴스를 잘 믿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정치세력과 손잡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민을 기만하는 일부 언론의 모습을 지켜보며, 언론은 세상을 비추는 조금 더러운 거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영화 <공범자들>에서 고발하는 부끄러운 지식인들의 모습도 한몫했다. 그들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감시견이 되어야 할 언론의 입을 막아 버렸다.

  한때 언론인을 꿈꾸며 신문방송학과 진학을 준비하던 시절, ‘뉴스’가 주제였던 학교 도서전에서 이 책을 만났다. 언론의 순기능만을 역설하는 입문용 책이 아닌, 한국 언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꼬집는 책이 필요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얕고 방대한 뉴스들이 손바닥 안을 떠다니는 지금, 언론사를 취재하는 언론 <미디어오늘>의 조윤호 기자는 <나쁜 뉴스의 나라>를 썼다. ‘기레기’라는 말이 상징하는, 언론을 향한 대중의 불신을 뼈아프게 인정했다. 그리고 독자에게 언론이 썩었다고 욕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한국 언론의 관행과 시스템에서 비롯된 어두운 그림자를 직면하라고 외친다. ‘그럼 그렇지’라고 눈 감고 외면하는 순간, 변화의 가능성은 사라진다. 항상 진실만을 말하지는 않는 뉴스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조윤호 기자는 그 인식을 바탕으로 더 분석적으로 뉴스를 읽을 것을 제안한다. 미디어의 의도와 맥락을 알게 되면서 사회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현명한 지침서가 되어주는 책이다.

  침묵하는 미디어가 무서운 이유는 뭘까? 집회나 행진이 있을 때 누가 무슨 이유로 하는 것이며, 그들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침묵하다가 충돌이 발생하면 그제야 보도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진짜 알아야 할 것은 숨기고 본질과 무관한 자극적인 면을 부각하는 것이다. 뉴스에 별 관심이 없거나 뉴스를 의심하지 않고 무심코 지나친다면, 우리는 미디어의 의도에 맞게 움직이게 된다. 미디어는 현실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현실을 만들어 나간다. 우리는 이미 그걸 겪고 있다.

  나쁜 미디어는 나쁜 대로 내버려 둬야 할까? ‘세상이 원래 그래’라고 자조하며 머물러야 할까? <나쁜 뉴스의 나라>라는 제목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 섬뜩하다. 이 책에서는 “언론과 미디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보여 주고 싶은 것을 부각시키며 의제를 만들어 내고 자신들이 설정한 프레임에 맞춰 뉴스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걸 강조한다. 이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본심을 숨긴 뉴스에 익숙해져 현실에 더 무감각해질지 모른다.

  의미를 생각할 틈도 없이 오늘도 수많은 미디어로 눈과 귀를 채우는 우리들, 늦기 전에 뒤돌아보자. ‘나쁜 뉴스의 나라’에서 잘 살아 가고 있는 것인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글 | 손유라 (미디어 17)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37

http://mhiupress.hongik.ac.kr/news/articleView.html?idxno=659

- 기레기와 찌라시 전성시대, 나쁜 권력이 만드는 뉴스를 취재하다

  아침, 저녁으로 텔레비전에서 뉴스가 방영되고 신문과 인터넷에는 기사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지금은 매체 불신의 시대, 이른바 ‘기레기 전성시대’이다. 당신은 뉴스를 신뢰하는가? 사실을 이야기하는 곳은 어디인가. 이때, ‘모든 뉴스에는 의도가 있다. 나쁜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는 독자에게 나쁜 뉴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라며 독자들의 시선을 뉴스 이면으로 유도하는 기자가 있다. 바로 ‘언론을 취재하는 언론사’ 매체비평지 ‘미디어오늘’의 전 기자이자,『개념찬 청춘』, 『보수의 나라 대한민국』, 『나쁜 뉴스의 나라』, 『프레임 대 프레임』의 저자 조윤호이다. 대학시절 학내 자치언론 <대학문화>의 편집장을 역임하였던 그는, 한겨레 오피니언 사이트 ‘훅’에 글을 기고하는 등 온라인에 영향력 있는 글들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실을 대변하던 대학생 논객 ‘조본좌’로 활동했다. 지금이야말로 뉴스를 다시 정의 내릴 때. 조본좌, 조윤호를 만나보자.

Q. 매체비평지 ‘미디어오늘’은 ‘경찰 조직에 비유하면 내부 비리를 전담 수사하는 내사과(內査科)’로 표현되기도 한다. ‘미디어오늘’의 기자 활동은 다른 언론사의 기자 활동과 비교하였을 때 어떤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가?

A. ‘미디어오늘’ 등의 매체비평지 소속 기자들을 가리켜 ‘기자를 취재하는 기자’라고 하기도 한다. 보통 언론사들은 출입처가 정치, 문화, 사회로 나누어져 경찰서, 국회 등을 출입하는데, 이와 다르게 매체비평지 기자는 조선일보, 한겨레, MBC 방송국을 출입한다. 이러한 매체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글로 쓰고, 이 기사는 왜 나온 것인지, 네이버(Naver)나 다음(Daum)의 편집 정책이 언론사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체적인 미디어 지형에 대해 고민한다. 그런 점들이 다른 언론사들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남다른 고충이라면, 기자들은 취재하기가 굉장히 힘들고 까다롭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을 취재하는 것보다도 어려운 것 같다. 기자들은 일단 머리를 굴려가며 이해관계에 따라 얘기한다. 그래서 기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강약중강약’, 완급조절을 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매체에 대해 매번 강한 비난만을 늘어놓는다거나 매번 좋은 칭찬만을 늘어놓게 된다면 그 매체에게 우리 비평지는 ‘뭘 해도 욕만 하는 비평지’, 혹은 ‘뭘 해도 칭찬만 할 비평지’가 되어버려 아무리 떠들어도 아무 의미 없는 비평이 되어버린다. 잘못을 했을 때는 강도 높게 꾸짖다가도 훌륭한 점이 있다면 칭찬하는 등, 상황에 따른 올바른 비평을 해야 그 상대 매체 또한 우리의 글에 신경을 기울인다.

Q. ‘미디어오늘’에서 매체비평 활동을 하면서, 언론, 매체와 관련한 생각이나 가치관 등에 변화가 있었을 법하다. 비평 활동을 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인가?

A. ‘그놈이 그놈이다’ 라는 게 느낀 점이다. 항상 많이 받는 질문은, ‘신뢰할만한 언론은 어디인가?’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기가 어렵다. 모든 언론이 항상 거짓을 얘기하거나 진실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이해관계 충돌 속에서 조선일보든 한겨레든 좋은 기사를 쓸 때도, 나쁜 기사를 쓸 때도 있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좋은 매체에 대한 판단 기준은 흐려졌고, 좋은 기자의 기사를 찾아보는 일이 늘었다. 언론보다는 기자를 신뢰하게 되었다.

Q.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심상정 후보의 캠프에서 메시지 라이터로 활동했다. 대선 후보 캠프의 메시지 라이터라는 역할은 많은 이들에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A. ‘미디어오늘’ 기자 일을 그만두고 3개월 동안 책 쓰는 것 외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책이 출간되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탄핵 되었고, 그 후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메시지 라이터는 주로 후보의 연설문이나 인터뷰 답글 등을 쓴다. 일단 초안은 쓰고 싶은 것을 쓴다. 단, 과거 행보와 말투 등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심상정 대표는 ‘안타깝다’라는 말을 잘 쓰지 않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러한 것들을 반영하는 것이다. 때로는 후보가 두서없이 줄줄이 이야기한 것들을 정리해 쓰기도 한다. 이전까지 쓰던 글들과는 일종의 다른 글쓰기였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일단 ‘내 글쓰기’가 아닌 ‘남의 글쓰기’였다는 점, 그리고 글에 대한 피드백과 타격감이 확연하게 달랐다. 평소 ‘타격감’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야구에서 방망이를 휘두를 때 방망이에 공이 맞는 ‘타격감’. ‘느낌이 오는데 이건 홈런이다.’라는 등의 감흥을 말하는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면서 이건 몇 명 정도가 보겠다는 느낌이 온다. 이전에는 제아무리 미디어 매체에서 글을 쓴다고 해도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타격감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런데 심상정 후보의 입으로 글을 쓰다 보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보게 되었다. 심상정 후보의 페이스북에 34만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뿐만 아니라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이야기를 맞받아쳐주니 피드백도 강했다.

Q. 『개념찬 청춘』, 『보수의 나라 대한민국』, 『나쁜 뉴스의 나라』, 『프레임 대 프레임』 등 젊은 나이에 비교적 여러 권의 책을 발간했다. 어떤 계기와 목적으로 책을 출간하였는지 궁금하다.

A. 한겨레 ‘훅’과 출판사에서 출간 요청이 와 첫 책을 내게 되었다. 다른 글쓰기보다도 책을 쓸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책은 가장 올드한 매체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책을 통해 권위를 찾는다. 언론, 정치인의 말은 잘 믿지 않고 방송조차도 의심하면서, 책에 나왔다는 내용이라면 어떤 매체보다 쉽게 신뢰한다. 반면 그 때문에 책 쓰는 일에 더욱 많은 고민이 요구되기도 한다. 1쪽부터 300쪽까지 읽게 만들어야 하는 흡입력을 유지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읽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 그래서 애정이 더 많이 가는 글쓰기이기도 하다.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책은 『나쁜 뉴스의 나라』이다. 이 책은 26번에 걸쳐 연재를 했다. 반응에 따라 점점 업그레이드 시켜 원래의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 독자들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된 책이다. 원래부터 글에 대한 반응, 댓글들은 다 챙겨보는 편이다. 인스타그램 태그, 책 서평, 블로그, 알라딘 등등 다 본다. 지금은 바빠서 보기만 하지만 이전에는 답장까지 다 했었다. 선플도 있고 악플도 많다. 그 반응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독자의 의견들로 내 글의 내용이 바뀌지는 않지만, 잘 써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들게 한다.

Q. 대학생 시절 모교인 서울시립대학교의 교지 <대학문화>의 편집국장을 역임했었다. 대학 언론 기관의 하나인 ‘학보사’에 대해, 또는 현 전체 대학언론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일단 학보사나 대학언론이 차지하는 위치가 예전과는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기성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해 대학언론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그러면 학생들은 학내 신문을 읽고 정보를 얻으며 시각을 얻었는데, 민주화 이후 기성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게 되었고 그 이후 다른 언론과의 차별화가 어려워진 것 같다. 또한 대학언론의 기반은 학교 공동체에서 나온 것인데, 이 때문인지 이전보다 학생들이 학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다. 운동권이 있을 때에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거의 살다시피 상주하고 있었다.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아침, 저녁을 먹고 자고 시험공부를 했다. 반면 현 대학생들에게 대학은 그저 ‘수업 들으러 오는 공간’으로 인식되니, 소속감도 관심도 적어져 대학 언론사에 대한 관심 또한 적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학생들은 대학에서 많은 삶의 영향을 받는다. 대학언론이 없으면 그 얘기를 해줄 사람이 없게 되니 그의 필요성은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Q. 기자를 꿈꾸거나 사회 참여적 글쓰기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A. 한 번은 중학교에 강연을 갔었는데 무한도전이 MBC 프로그램인지 모르는 학생이 있더라. 어떤 매체를 통해 미디어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영상과 프로그램들로서 미디어를 대하게 되는 것이다. 점차 매체, 미디어가 해체되어 중소 미디어로 개편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요즘엔 문재인 대통령의 말 자체가 하나의 미디어가 되고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전에도 명연설은 있었지만, 그때는 연설 또한 미디어를 통해서 봤다. 하지만 요즘은 신문, 뉴스로 보기보다 직접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 보게 된다. 매체의 권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매체의 신뢰에 더불어 기자가 영향력을 얻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젠 조선일보 기자의 글이라고 높게 쳐주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나의 미디어가 되듯이 기자도 각 개인이 하나의 미디어가 되는 것이다. 자신을 브랜드화 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기성 언론에 기대기보다 자신의 미디어를 홍보, 발전시키는데 주력하길 바란다.

홍준영 기자 mgs05038@mail.hongik.ac.kr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23

http://ddpress.dongduk.ac.kr/news/articleView.html?idxno=1665

 

  우리는 같은 사건을 두고도 상반된 시각을 가진 뉴스를 흔히 접한다. 지난 1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영장이 기각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제 신문인 브릿지경제는 ‘이재용 영장 기각, 당연하고 올바른 법리다’라고 기사 제목을 지은 반면, 경향신문은 ‘납득할 수 없는 이재용 영장 기각’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견해가 다른 두 기사가 있을 때, 독자는 어떤 뉴스를 믿어야 할까. 그 해답은 『나쁜 뉴스의 나라』를 읽으면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나쁜 뉴스를 가려내는 3가지 방법에 대해 예시를 들어주며 상세히 설명해준다.

 

  뉴스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첫 번째 방법은 콘텍스트(context) 읽기다. 콘텍스트란 맥락과 상황을 뜻한다. 저자는 사건의 발생 이유가 기사에 포함돼있지 않더라도,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그 배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례로, 동아일보가 2015년에 ‘성남시의 복지 정책’을 비판한 기사를 보면, 콘텍스트 읽기의 가치가 드러난다. 이 기사는 성남시가 노인에게 할당된 수당을 없애고 청년만을 위한 복지를 시행한다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기사의 콘텍스트를 읽으면 이는 180도 바뀐다. 사실, 성남시가 노인 수당을 없앤 본질적인 이유는 정부가 노인을 위한 복지 정책을 확대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정황을 무시하고 성남시가 계속 노인 수당을 지급했을 때, 이는 유사·중복 사업으로 지정돼 국고보조금이 삭감되는 페널티를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콘텍스트 읽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자칫 독자는 일련의 사건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할 가능성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의 뉴스에 국한돼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두 번째 방안은 ‘메신저 공격하기’ 수법을 조심하는 것이다. 여기서 메신저란 한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을 뜻한다. 언론은 종종 이 메신저를 악질의 사람으로 매도하는 방식을 사용해 사건을 무마시키려 한다. 경찰의 물대포로 결국 죽음에 이른 백남기 농민도 몇몇 언론에 의해 이 수법에 당했다. 예컨대 조선일보는 ‘시위 중상 60대, 운동권 출신으로 제적· 3년 복역’이라는 제목으로 뉴스를 만들었다. 해당 보도는 백 농민이 3년 복역한 전과가 있으며 학생운동을 주도했기 때문에 ‘물대포를 맞을만하다’는 생각을 유발하게끔 한다. 이로써 대중은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공권력의 횡포보다는 주동 인물의 비난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된다. 언론의 이 같은 보도로 인해 국민의 주체적인 판단은 가로막히고 사건의 중대성 또한 흐려져 버린다. 


  더불어 이익추구 프레임을 씌우는 것도 메신저를 공격하는 수법 중 하나다. 특정 인물이나 집단이 문제를 제기할 때, 그들의 목적을 단순히 이익추구에 한정하면서 메신저를 비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세월호 사건이다. 몇몇 언론은 유가족이 보상금과 특례 입학을 위해 농성을 벌인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이들의 외침을 철저히 왜곡했다. 노동자의 파업 또한 같은 수법에 당했다. 계약 파기, 작업환경의 낙후, 낮은 수준의 복지로 인해 시위를 해도 뉴스는 그들의 목적을 ‘임금 인상’이라 단정 짓는다. 본 정보는 잘못된 해석을 바탕으로 생겨났지만,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로 기정사실화된다. 이러한 언론의 갑질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의 성향, 행적보다 사안의 중대성에 집중하면서 기사를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사형 광고를 주의해야 한다. 보도 기사처럼 위장했지만 실은 정책이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광고가 곳곳에 퍼져 있다. 각 정부 부처나 회사, 기업에서 방송사에 몇백만 원에서부터 몇억 원까지 지급하며 홍보를 부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이에 몇몇 언론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돈벌이 목적으로 해당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그 결과, 뉴스는 시민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방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은 좋은 점만 나열되거나 정보의 출처가 한 기관에 치우친 보도에 대해 기사형 광고라 의심해봄으로써 질 낮은 뉴스를 구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처럼 언론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올바르지 못한 뉴스를 생산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신문·방송사도 결국 기업이고, 이익 논리에 의해 독립성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다. 따라서 앞으로는 시민이 주체적으로 뉴스의 이면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해낼 수 없다면, 국민은 언론의 꼭두각시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김규희 기자 kbie1706@naver.com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23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15701

"덜 사악한 쪽을 뽑아라" 마키아벨리의 충고

빨라진 대선,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책 세 권

바쁘다. 12월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가 5월 9일로 당겨지며 각 정당의 후보 선출이 숨 가쁘게 이루어지는 요즘,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자신을 알리는 자서전과 출사표부터 각 후보를 여러 분석 틀로 살펴보는 검증과정과 대선 이후 정세와 새로운 비전을 내다보는 예측까지, 한 표를 제대로 행사하는 데 이렇게 많은 자료와 생각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가 책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권자로서 더욱 성실하게 투표에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품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이기느냐는 물론 중요하지만, 결론 못지 않게 과정이 어땠는지도 소중한 평가일 터. 선거에 임하는 자세, 후보를 고르는 기준과 방법을 살펴보고, 돌아보며 평가하는 데 필요한 각자의 기준을 정리해보자.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_민주공화국을 위한 마키아벨리의 투표 강령 / 모리치오 비롤리 지음 / 안티고네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_민주공화국을 위한 마키아벨리의 투표 강령 / 모리치오 비롤리 지음 / 안티고네
ⓒ 참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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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아닌 차악? 투표는 시민의 존재를 드러내는 일

흔히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어차피 악을 뽑는 일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투표를 멀리하는 경우도 만나게 된다. 이심전심이라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지만, 선거는 누군가를 선출하는 일일 뿐 아니라 "대표자에게 우리가 공공선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에 경험했듯 "시민의 목소리가 광장을 채운다면,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이익을 관철시키는 게 더 어려워진다".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를 깨워 민주공화국을 위한 투표 강령 스무 가지를 펼치는 책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의 첫 번째 강령이 "덜 사악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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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결심이 서지 않는다면, "의식 있는 시민들이 투표하지 않고 집에 머무"를 때 "의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청와대에 가서 "공공선을 해칠 정책들을 펼칠 부패하거나 능력 없는 후보들을 뽑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자, 이제 결심이 섰다면, "한 국가를 신념의 공동체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을 뽑아선 안 된다", "미래 세대와 관련해서 자신의 명성에 신경을 쓰는 대통령을 찾아야 한다"처럼 차악을 고르는 데 필요한 나머지 열아홉 개 원칙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프레임 대 프레임_프레임으로 바라본 19대 대선 주자 비교 분석 가이드 / 조윤호 지음 / 한빛비즈
 프레임 대 프레임_프레임으로 바라본 19대 대선 주자 비교 분석 가이드 / 조윤호 지음 /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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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속지 않고 후보를 읽는 방법

누구를 어떻게 골라야 할지 원칙을 세웠다 해서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원칙을 적용하려면 정보가 필요하다. 유권자 한 사람에게 공개되고 전달되는 정보가 제대로 된 정보인지, 불필요한 왜곡이나 과장에 속을 염려는 없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디어비평가 조윤호는 <프레임 대 프레임>에서 언론이 선거의 판세를 이루는 인물과 구도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를 파헤치며, 이러한 언론의 프레임을 넘어 진실에 가까워지는 방법을 전한다.

특히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세 일간지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여러 대선주자가 어떤 프레임에 갇혀 어려움을 겪고, 어떤 프레임 속에서 비호를 받는지 분석하는 내용을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는 후보와 왠지 모르게 싫어지는 후보의 '왠지'를 알 수 있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기사와 사설을 볼 때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여유도 부릴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각자의 이념과 지향성은 달랐지만 조선일보과 중앙일보, 한겨레가 내세운 프레임에는 한 가지 법칙이 있다"고 밝히는데, 그 내용은 "살리고 싶으면 미래를 이야기하고, 죽이고 싶으면 과거에 가두라"는 것이다. 단순하고 강력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복잡하더라도 진실에 다가설 시선을 확보하는 일, 이번에 미룬다면 다음에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의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 김태형 지음 / 원더박스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의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 김태형 지음 / 원더박스
ⓒ 참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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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심리 상태까지 읽어야 한다

마지막은 심리다. 대통령은 공적인 자리이니 개인의 심리보다는 공적 영역의 정책과 비전이 중요하다는 게 기존의 태도였으나,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대통령 개인의 심리가 얼마나 중요한 영역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사회에서도 후보자의 심리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트라우마 한국사회>, <불안증폭사회> 등 한국사회의 현상을 심리학의 시선으로 분석해온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은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에서 시대적 과제와 내적 동기가 얼마나 일치하느냐를 중요한 기준으로 세운다.

공적 자아와 내적 자아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면 일치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유리할 테고, 거리가 멀다면 둘 사이에서 갈등하고 오락가락하느라 혼란을 겪을 테니 이념과 진영, 공약과 정책뿐 아니라 삶의 과정과 정치의 궤적에서 드러난 심리 상태를 함께 살피자는 제안이다.

더불어 이런 분석의 틀은 유권자에게도 적용된다. 여론에 드러나는 표면적 요구와 심층에 깔려 놓치기 쉬운 본질적 요구를 동시에 보지 못하면, 표면적 요구는 다음으로 미루고 당장의 표면적 요구에만 매달리다 선거도 정치도, 변화도 개혁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선거를 마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부디 5월 9일은 대통령 한 사람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바뀌어야 할 많은 것들이 새로운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 현장에 최대한 많은 이들이 함께 참여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22

http://www.etnews.com/20170414000259

'장미대선'이 20여일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촉박해진 시간만큼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후보들은 때 아닌 '페이크뉴스(Fake News)'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페이크 뉴스는 사실 지난 미국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 때 이슈화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졌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펼쳐지면서 페이크뉴스는 기승을 부렸고 후보들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선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페이크 뉴스는 사람들을 불안감에 빠지게 하고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4월 폭격설'이 대표적입니다. 김일성 생일이 4월 15일이고, 북한군 인민군 창건일이 4월 25일(실제 창설은 2월 8일)입니다. 이러한 북한의 여러가지 정치 일정이 4월에 몰려있어 이에 맞춰 핵실험 감행이나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었습니다. 여기에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를 떠난 지 보름 만에 재출동하면서 신빙성을 보탰습니다.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고, 온 국민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이는 대선을 향해 뛰고 있는 후보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안보 이슈가 대선 이슈 핵심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너도나도 대북정책 공약을 피력했죠.

결국 '한반도 위기설'은 페이크뉴스로 판명됐지만 여전히 위기감은 남아있습니다. 이처럼 페이크뉴스 위력은 한 나라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만큼 파급력이 큽니다. 5월 9일 대선을 앞둔 우리나라에도 핫이슈로 부상한 페이크뉴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 페이크뉴스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페이크뉴스는 가짜뉴스라고도 합니다. 의도를 가지고 뉴스 형식을 빌려 허위 정보를 전파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사의 형식을 갖추고 있어 속아 넘어가기 쉽죠. 사실 국내에서 아직 정확한 정의를 내리진 않았습니다. 여러 사회학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이 한창 논의 중인 상황입니다. 일단 광범위하게는 '조작된 내용과 허위사실로 포장된 콘텐츠'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주로 페이크뉴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포털을 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여부를 가리기도 전에 인터넷을 타고 급속하고 퍼져나가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에선 속수무책입니다. 

Q. 미국 대선에서 페이크뉴스가 어떤 악영향을 미친 거죠?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페이크뉴스가 선거 판세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e메일 유출을 조사하던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살인을 한 뒤 자살한 채 발견됐다' '힐러리 클린턴이 IS에 무기를 판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도널드 트럼프 지지 선언' 등 무수히 많은 페이크뉴스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들 페이크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더 많은 반응을 얻었고 결국 여론 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Q. 페이크뉴스를 차단할 장치나 방법은 없는지요? 

페이크뉴스가 범람하면서 관련 언론사는 물론이고 IT업계까지 페이크뉴스 대응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추측성 보도나 불확실한 출처의 뉴스를 온라인상에서 삭제하거나 검증 절차를 거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팩트체크'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외부 자문 독립기구를 통해 기사배열 공정성과 객관성 등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도 대선 특집 페이지를 개설하면서 '가짜뉴스 바로알기', '언론사별 팩트체크' 코너를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글도 페이크뉴스를 차단하기 위해 국내 구글 뉴스에 '사실확인(팩트체크)'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 외에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는 'SNU 팩트체크'라는 이름의 팩트체킹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언론사들과 협업해 가짜 뉴스 판별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모델입니다. 

Q. 페이크뉴스를 생산·유통한 사람은 처벌을 받나요? 

사실 페이크뉴스는 계속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더욱 활개를 치는 상황입니다. 선거기간에 페이크뉴스가 터지면 피해는 더 큽니다. 특히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된 우리나라는 페이크뉴스가 생기면 짧은 기간에 회복이 어렵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는데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거죠.

독일은 페이크뉴스를 생산한 사람에게 최대 50만 유로(약 6억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도 내놓았습니다. 특히 이 법안은 가짜뉴스를 삭제하지 않고 내버려 둘 경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도 공동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페이크뉴스제작과 유포를 중대선거범죄로 규정하고 집중단속하고 있습니다. 최고 7년 이하의 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서적>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lt;522&gt;페이크 뉴스

◆팩트체킹, 대한민국을 여는 문, 정대철 지음, 책담 

페이크 뉴스가 범람하면서 '팩트체킹(사실검증)'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특히 기자가 직접 쓴 이 책은 전 세계 팩트체커(사실검증 전문가)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수집한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팩트체킹 기본 개념과 역사적 배경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팩트체킹이 끼친 영향과 한계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팩트체킹 저널리즘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했다. 특히 다양한 사례를 통해 국내 언론에 대한 성찰과 함께 기자로서의 자기반성도 함께 담았다.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lt;522&gt;페이크 뉴스

◆나쁜뉴스의 나라, 조윤호 지음, 한빛비즈 

매체비평지에서 일하는 기자가 쓴 책이다. '화려한 말 뒤에 숨겨진 뉴스의 본심을 읽어라!'라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페이크뉴스도 사실상 나쁜 뉴스 범주에 들어간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게 된 페이크뉴스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나쁜 뉴스가 무엇인지를 보여 준다. 특히 팩트를 왜곡하는 기사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심층 분석했다.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뉴스의 정의를 다시 생각할 때라고 말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22

http://slownews.kr/64004

조윤호는 얼마 전까지 미디어오늘의 4년 차 기자’였’고, 아직 ‘삼십세’가 되지 않은 나이에 네 권의 책을 낸 젊은 저자다. 최근에는 [프레임 대 프레임]이라는 책을 냈다. ‘이 바닥’에서는 젊은 논객으로 일찍부터 이름을 알렸다. 조윤호에게 글쓰기와 읽기 그리고 진보언론과 열혈 문 지지자의 갈등 상황 등에 관해 물었다.

  • 2017년 5월 23일, 민노씨네
  • 인터뷰이: 조윤호, 인터뷰어: 민노씨

– 자기소개

글 쓰는 사람이다. 정치와 미디어에 관한 글을 쓰고, 책도 몇 권 냈다. 슬로우뉴스에서 주간 뉴스 큐레이션을 연재 중이기도 하다.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 ‘글 쓰는 직업을 가지겠구나’ 생각했던 때가 있나.

대학생 때 복학을 앞두고, 한겨레에 타진요에 관한 글(‘타진요’ 단지 이것은 게임에 불과했다, 2010. 10. 22.)을 독자 투고 형식으로 기고했다. 요지는 ‘타진요’에게는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 내가 기고한 글을 타진요에도 퍼가고, 인터넷에 퍼지고, 사람들 안줏거리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쓰이는 경험을 했다. 지금 생각으로는 다듬어지지 않은 것이었지만, ‘타격감’이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이 재밌더라. 그때 처음 체험했다.

– 그래서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한겨레 ‘훅’이라는 웹진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정기적으로 글을 써보라는 제안이 왔다. 한 달에 한두 개씩 칼럼을 썼는데, 댓글이 참 많이 달렸다. 백 개씩도 달리고. 논쟁을 일으키는 게 재밌달까. 맛을 들였다. 그때가 23살, 24살쯤이었다.

조윤호가 대학교 2학년 때 쓴 글, '타진요' 단지 이것은 게임에 불과했다

조윤호가 대학교 2학년 때 쓴 글, [‘타진요’ 단지 이것은 게임에 불과했다] 중에서

– 왜 ‘타격감’이라는 표현을 좋아하나.

잔잔한 바다나 강, 호수에 돌을 던지면 큰 파문이 일기도 하고, 묻히기도 하는데, 영향력이 있는, 그런 의미에서 ‘타격감’이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 야구에서 말하는 그 ‘타격감’에서 유래한 표현인가.

맞다.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유도 인터넷에서 좀 더 권위가 실리고 주목도가 직업이 뭘까, 타격감을 올리는 직업이 뭘까를 생각했고, 그래서 기자가 됐다. 대학에서는 정치학을 전공했고, 언론과 미디어에 관해선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었다. 언론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없었는데, 그런 상이 없이 기자 생활을 하니 아, 원래 언론이 이런가보다, 술을 이렇게 많이 먹나보다, 이렇게 글을 쓰나보다, 이렇게 몇 년 차냐고 물어보나보다, 이렇게 함부로 이야기하나 보다…… 그렇게 받아들였다.

– 기자의 권위가 사라진 시대, 이른바 ‘기레기 전성시대’다. 기자라는 타이틀이 권위와 주목도에 정말 보탬이 되었나.

권위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오히려 내가 쓴 글의 신뢰도를 낮추는 것 같기도 하다. 매체에 따라서 독자들은 편견을 가지는 것 같다. 내가 자연인으로 썼으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내용을 미디어오늘 기자로 썼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도 한다. 꼭 미디어오늘이 아니라 조선일보든 한겨레든 마찬가지다.

– 독자의 편견이나 불신은 이유가 있다고 보는데.

있다(웃음). 기자 일을 그만두고 일반인의 시각으로 기사를 보니, 기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뉴스를 다 보지 않을뿐더러 찾아보지도 않고, 내 뉴스 피드에 올라온 글, 포털 첫 화면에 있는 기사를 보게 되더라.

기자 입장에선 가령, 문재인도 비판하고, 안철수도 비판하고, 심상정도 비판하고, 홍준표나 유승민도 비판하고, 객관적으로 기사를 쓴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독자 입장에선 문재인 비판한 기사만 읽고 짜증이 나고, 안철수 비판하는 기사만 읽고 짜증이 나고… 그런 것 같다.

– 독자의 짜증이 이해가 된다?

그렇다. 내가 지금 진보언론 기자였다면, 지금 상황이 아주 억울했을 것 같지만, 독자 입장에서 서고 보니 독자의 불만과 짜증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열혈 문 지지자 vs. 진보언론 갈등 

최근의 진보언론 vs. 열혈 문 지지자 갈등이 화두로 등장했다. 진보언론에서는 권력 비판이 저널리즘의 소명인데, 그러면 누구처럼 ‘어용 지식인이 되란 소리냐’라고 할 것 같고, 문 지지자 입장에서는 너희들이 당파성을 강하게 가진 엘리트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론을 추구하는 양, 또는 아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양하는 꼴이 참 가증스럽다고 한다. 어떤 이는 ‘너희들, 돈 없는 조중동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폭언(?)도 불사한다. 양쪽 다 일리가 있으면서도 상대편 입장에서는 아주 억울할 것 같다. 조윤호에게 이 문제에 관해 물었다.

– 이른바 한경오와 조중동은 ‘적대적 공생’의 구조 속에서 각자의 포지셔닝에 충실한 직업인으로 바라봐야 하는 지 아니면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한쪽은 기득권을 대변하고, 다른 한쪽은 새로운 시대(시대정신)를 대변하는 서로 다른 철학과 가치를 가진 구별되는 언론으로 달리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달리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경오’로 대표되는 한국의 진보언론이 조중동의 반대 개념으로 등장한 것 아닌가. 진보언론이 신문을 팔아왔던 방식이 조중동의 기득권에 반대하는 매체를 지켜주고, 아껴주고, 사랑해줘야 한다는 세일즈 방식이 지금까지 한경오가 생존해 온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한경오 고유의 가치를 견고하게 축적해오지는 못했다고 본다. 왜 한경오를 읽어야 하는지에 관한 이유를 제시할 때, 우리 사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고, 조중동이 지배하는 사회니까 한경오를 읽어라, 후원해라… 그런 식이었다.

– 한경오의 생존 방식 자체가 본질에서 조중동에 의존적이었다고 보나.

그렇다고 본다. 정치적인 버전으로는 한국의 야당이 그런 방식으로 생존해오지 않았나 싶다. 표 달라고 할 때 새누리 집권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읍소하는 것과 비슷했다고 본다. 독자들이 한경오를 읽는 것은 마치 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찍는 심정과 비슷했을 것으로 본다.

– 이번 대선에선 어떤가.

이번 대선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의 구도가 깨지면서, 그러니까 문재인 후보가 1강으로서 강력한 위상을 가지면서 과거의 관습, 질서에 기댄 한경오의 가치가 다수 독자에게 급속히 저하했을 것으로 본다.

– 여기서 과거의 관습, 질서가 의미하는 건 뭔가.

조중동의 대안으로 한경오를 읽어달라는 것. 정치적으로는 그런 구도가 깨진 것. 더불어 이번 대선에서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감소한 것을 직접 경험했다. 그러니 한경오에 대한 의존성도 그만큼 적어졌다고 생각한다.

‘더 센 우리 편’ 팟캐스트의 등장 

– 전통언론(신문과 방송)의 담론 생산 방식과 소위 온라인,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의 담론 생산 방식이 완전히 다르고, 특히나 한국적 지형에서는 ‘나꼼수’로 상징되는 팟캐스트가 일종의 정치 엔터테인먼트라고 부를만한 정치의 예능화, 혹은 정치의 대중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는데, 특히 최근의 진보언론과 문 지지자의 대립 구도에서 문 지지자의 입장이 팟캐스트에서 이론적으로 수혈받는다는 의견도 있다.

상당히 타당한 분석이라고 본다. 예전에는 한경오가 내 편, 우리 편이라고 생각해서 구독했던 것인데, 더 센 우리 편이라고 해야 할까. 팟캐스트가 나타나지 않았나. 기자들은 아무리 실제에서는 당파지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형식으로나마 정론의 가치, 중립성과 객관성에 얽매여 있는데, 팟캐스트는 그런 형식까지도 파괴해버리니까. 그래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팟캐스트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더 센 우리 편이니까. 페북을 봐도 문 지지자들께서 한경오를 비판하는 게시물로 올리는 것들의 상당수가 그 이론적 근거를 팟캐스트에서 가져오는 것으로 보인다.

– 팟캐스트 많이 듣나.

듣기는 한다.

– 좀 더 특정해보자. 김어준은 듣나.

파파이스 듣는다.

파파이스

– 파파이스를 샘플로 삼아서 이야기해보자. 한겨레와 같이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한겨레는 확실하게 ‘보조’ 느낌이고, 메인은 당연히 김어준인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왜 한겨레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결국은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음모론자’ 김어준을 파트너로 삼는지 혹은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김어준의 대중성에 기대서 파파이스 같은 포맷을 유지하는 것인지 참 의아하다. 결국은 자신을 파괴하는 미디어 형식을 키우는 셈이라고 보는데(한겨레는 고전적인 정론의 가치 vs. 김어준은 정치 엔터테인먼트의 가치) 어떻게 보나. 서로 시너지가 아니라 김어준에게 잡아먹히는 구도, 혹은 제로섬인 것으로 보이는데. 

예전에 파파이스에서 세월호 관련한 일종의 음모론이랄까, 새로운 가설을 주장했다. (- 그게 뭔가) 고의 침몰설. 물론 고의 침몰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결론은 고의 침몰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물론 고의 침몰이라고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그런데 한겨레가 그걸 받아서 확산하는 역할을 하더라.

파파이스를 보지 않고 한겨레만 읽는 독자는 ‘아, 정말 고의로 침몰시킨 것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같았다. 이게 이런 가능성이 있다면, 한겨레가 직접 취재해서 기사를 써야 할 텐데, 그게 아니라 파파이스를 ‘인용’해서 보도하는 행태로 ‘장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론 이게 꽤 장사(트래픽)가 잘됐는데, 참 뭘라까 ‘헉~!’했다.

– 헉, 그건 무슨 의미?

한겨레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느낌이랄까. 한겨레가 파파이스의 주장을 확산하는 통로가 된 건데… 물론 전체적으로는 한겨레가 잘하고, 취재 잘하는 기자들도 많지만, 이런 보도들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 지금의 대립구도를 해소할 좋은 방법은 뭐라고 보나. 혹은 대립을 해소할 필요는 있다고 보나.

필연적인 갈등이라서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다만, 기자 출신으로서 하나 생각이 드는 것은 문 지지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매체를 만들겠다고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최소한 그런 이야기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거기까지 가면, 소위 한경오는 단기적으로 생존의 문제에 봉착할 것으로 생각한다.

– 이 시나리오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보자. 그렇게 만약(!)에 한경오가 망했다고 가정하면, 대한민국의 언론 지형이 더 해피할 것 같나?

해피할 것 같지는 않다. 이것도 앞서 이야기했던 ‘타격감’의 차원에서 문 지지자는 곧바로 한경오의 독자이기 때문에 한경오의 생존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실제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조중동에는 전혀 그럴 수 없는 입장이다. 아무리 조중동 영향력이 줄었다고 해도 한경오가 실제로 망하면 힘의 불균형이 너무 심해진다.

– 문 지지자가 실제로 한경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보나.

한경오와 미디어오늘이 모두 사과한 것은 문 지지자의 영향력이 실질적이라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본다. 가령, ‘덤벼라 박사모’라고 했거나 ‘박근혜 씨’라고 했다면 절대 사과할 일이 없었겠지 싶다.

– 예술, 특히 문학이 자율성을 획득한 역사적인 계기를 평론가들은 ‘파트롱’으로 불리는 일종의 후원자 계급으로의 추방, 분리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각 매체의 자율성, 달리 표현하면 양심, 저널리즘으로 상징되는 철학인데, 독자가 마치 매체의 소유자처럼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그러니 과거 예술가를 후원하면서 동시에 지배한 파트롱이 된다면, 매체의 자율성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나.

당연히 그럴 것으로 본다. 독자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가 많은 것도 좋고, 독자 의견을 반영하는 지면을 늘리는 것도 다 좋지만, 마치 A 논조로 기사를 써라. B 논조로 기사를 써라. 이런 압력이 실질적으로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크면, 실제로 기사쓰는 기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그 기자라면 나 자신을 검열할 것 같다. 우선은 최대한 관련 기사 쓰는 걸 피할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쓰게 된다면, 최소한 논쟁을 피하는 식으로 수동적으로 소극적으로 쓰게 될 것 같다.

네 권의 책을 쓰다 

– 책은 지금까지 몇 권이나 썼나.

네 권.

조윤호가 쓴 네 권의 책

조윤호가 쓴 네 권의 책

– 젊은 나이에 벌써 네 권의 책을 냈다. 비결이 뭔가.

책이라는 게 처음 한 권을 내기가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기회가 계속 생기는 것 같다. 출판 제안이 정기적으로 들어왔고, 그중 일정한 제안을 책으로 출판하다 보니 어느덧 네 권이나 쓰게 됐다(한 권의 공저까지 포함하면 다섯 권).

물론 기회가 있다고 해도 출판사에서 들고 온 제안과 내 제안을 조정하고, 나의 콘텐츠로 적게는 200페이지, 많게는 300페이지의 분량을 채우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짧은 글이라도 블로그에건 SNS에건, 계속 글을 써보는 것이 책 같이 긴 호흡의 길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 블로그나 SNS에 끄적인 글들이 그때그때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메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글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

–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은.

나쁜 뉴스의 나라.

– 왜.

가장 열심히 썼다. 제일 오래 고민했던 책이기도 하다. 다른 책들은 그냥 앉아서 쓴 책이지만, 나쁜 뉴스의 나라는 매체에 25회를 연재하면서 그때그때 독자의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썼던 책이라서 더 애착이 가고, 열심히 쓰기도 했던 것 같다.

– [나쁜 뉴스의 나라]에서 독자에게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뭔가.

언론이 주인이 독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지금 주인은 독자가 아니니까. 그런데 독자가 주인이 되려면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하고, 그걸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쓴 책이다. 기존에는 뉴스 리터러시를 다룬 책이 의외로 적더라. 그래서 나라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출판사에서도 그런 취지로 기획을 제안하더라.

– 방법론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뉴스를 골라볼 수 있나. 노하우가 있나.

특별히 어떤 매체에 들어가서 기사를 읽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에 좋은 기사를 소개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만 잘 팔로잉해도 좋은 기사를 골라 읽는 효과가 있다.

– 누군가. 좀 알려달라.

  • SBS 심석태 부장
  • 한국일보 최진주 기자
  • 미디어오늘 이정환 사장 등

이 분들만 팔로잉해도 좋은 기사들을 쏠쏠하게 골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미디어의 딜레마 중에서 지금 개인적으로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게 좋은 기사는 써도 묻히고, 나쁜 기사는 어떤 이유든 부각되는 현상이 구조화했다고 본다(디지털 그레샴의 법칙). 극복 가능한 구조로 보나. 돌파구가 있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노하우랄까.

손 쉬는 단계에서 출발한다면, 주변에 이런 좋은 기사가 있다고 SNS에 올리는 친구들에게 포털에 올린 기사 주소가 아닌 원래 언론사의 링크를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편이다. 댓글로 항상 그런 바람을 올린다.

– 포털이 훨씬 깔끔하고, 언론사 사이트는 지저분하다.

그렇긴 하다. 그리고 인기 검색어는 없앴으면 좋겠다. 굳이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언론사의 뉴스 생산이 ‘실급검’(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맞춰지고 있기도 하고.

– 나도 예전에는 포털의 실급검 시스템에 굉장히 비판적이었다. 기본적으로 휘발성 강한 흥미 위주 콘텐츠의 소비를 구조화하고, 그 경향을 확대 재생산하기 때문에… 그런데 최근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는데, 이게 어느새 우리의 온라인 문화가 돼버린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가령, TV 연예 토크쇼에서 흔한 이야기 소재가 될 정도다.

정책적인 의지, 결단으로는 없앨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정책이든 장단점을 비교해야 하는데, 여전히 폐해가 장점보다 크다고 본다. 이미 문화로 정착했다고 하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없애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없애기가 어려울 거다.

– 실급검의 가장 큰 폐해는 뭔가. 뭐라고 생각하나.

쓰레기 뉴스의 양산. 실급검에 맞춰 생산되는 기사. 취재도 없고, 새로운 정보도 없는, 독자들이 왜 읽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기사들.

실급검 (예시 화면)

실급검 (예시 화면)

– 그러면 마치 시나 소설처럼, 영화나 드라마처럼 기억에 남는 저널리즘 컨텐츠가 있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르포. 이 책을 읽으면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소련 여성들을 만나 쓴 책이다. 문학으로 분류되지만, 르포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사를 이렇게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의,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충실히 전했을 때 그 길이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공감하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책 제목을 본문에선 전혀 언급하지 않지만, 읽다보면 그 책 제목에 공감하고, 스스로 자연스럽게 체화하게 된다. 비정규직을 없애자는 기사가 아니라, 그 주장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비정규직이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걸 공감하고, 깨닫게 하는 기사, 가령 ‘미생’ 같은 만화처럼 기사를 써야 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아까 민노씨가 말했듯이 사람들이 기사를 안 읽으니까. 왜 사람들이 기사를 읽지 않는지 수용자인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자신이 쓴 기사 중에서 가장 스스로 만족스러웠던 기사는 뭔가.

인터뷰하는 걸 좋아해서 인터뷰를 잘 쓰고 싶었는데, 2년 전쯤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을 인터뷰했다. 조회 수도 많이 나오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보수 정당에 다문화라는 이슈를 선점당한 이야기하기 위해서 이자스민을 만났고, 오유건 일베건 이자스민을 싫어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인터뷰한 것도 있고.

이자스민을 둘러싼 여러 가지 루머와 오해를 본인의 입으로 직접 해명하는 첫 인터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그때까지 여러 언론에서는 이슈를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데 급급했다. 그런 의미에서 잘 썼다는 생각이 드는 기사다.

또 하나는 세월호 관련 기사다. 아직 조사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특조위를 정부가 사실상 강제로 해산해 예산 지급을 막고, 그래서 조사를 자비로 하게 된 사연을 담았다(A4용지도 떨어져, 유가족들이 출장 기차표 끊어주기도, 2016. 7. 31).

이왕에도 예산이 깎였다는 단편적인 기사들은 많았지만, 세월호 특조위에 직접 방문해서 구체적으로 썼다. 당장 너무 급해서 세월호 유족들이 특조위에 기차표를 끊어주기도 하고, 그런 사정들을 상세히 썼다. 기사를 읽고 A4용지라도 보내주고 싶다. 휴지라도 보내주고 싶다. 그런 독자의 반응을 접하고, 뿌듯한 마음이었다. 잘 썼구나, 생각했다.

– 그럼 부끄러운 기사는?

경위서를 쓰게 한 기사가 있다. 엄청 큰 실수를 했다.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까지 했으니까. 기자 3개월 차. 기자들이 국정원이 초청하는 모임에 가서 술도 얻어먹고, 이것저것 하다가 왔다는 내용의 제보였는데, 결과적으로 오보였다.

국정원은 당연히 확인을 해주지 않았고, 당사자가 아닌 기자들에게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이야기로 무리하게 기사를 썼다. 당시 출입기자들이 엄청나게 항의했고, 국정원에서도 기사가 나간 뒤에 직접 부인하고. 결국, 기사를 하루 만에 내리고, 정정보도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은 이런 체험이 약이 된 것 같다. 무리하게 쓰지 말자. 기자 초년에 이런 일을 겪어서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됐다.

– 존경하는 기자는.

딱히 없다. 그런데 배우고 싶은 기자는 몇 명 있다.

한겨레21의 이문영 기자. ‘문영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문체가 아름답다. 기자들이 쓰는 문체를 안 쓴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문영 기자의 기사를 읽고 울컥할 때가 많다. 나는 이문영의 문체를 좋아한다. 특히나 나는 글을 건조하게 쓰는 편이라서, 저런 문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시사IN의 천관율 기자. 현상에 대한 설명과 해석을 풍부하게 해주는 기잔데, 전통적으로 ‘민완기자’라고 해서 형사처럼 현장을 누비는 기자를 기자의 전범으로 봤지만, 이제는 팩트를 어떻게 해석하는 역할까지 기자에게 많이 넘어온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는 기자다.

– 끝으로.  

임차인 보호를 좀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데 정책은 여전히 4인 가족 기준이다. 특히 청년과 노인 계층이 1인 가구의 대부분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보호해달라. 지금은 열심히 전셋집을 찾아다녔지만, 안정되면, 다시 어떤 방식이든 글을 열심히 쓸 생각이다. (사족: 조윤호와 인터뷰한 날은 조윤호가 전셋집을 옮기기 위해 새집을 가계약하던 날이었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4.06 13:15

http://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3323.html

<창천이야기> 외 신간 안내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렵다> <프레임 대 프레임> <헌법개정> <국가가 할 일은 무엇인가> <10대와 통하는 동물 권리 이야기>

프레임 대 프레임

조윤호 지음, 한빛비즈 펴냄, 1만4천원

“이념과 지향점은 달랐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한겨레>가 내세운 프레임에는 한 가지 법칙이 있다. ‘살리고 싶으면 미래를 이야기하고, 죽이고 싶으면 과거에 가두라’는 것이다.” 언론은 공정하지 않다. 언론은 ‘틀’(프레임)을 짜고, 이 안에 사람들을 가둔다. 틀 안에는 각 언론사 입맛에 맞는 ‘팩트’만 들었다. 기성 언론을 탈탈 털어본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3.31 08:50

http://www.peoplepower21.org/?mid=Magazine&document_srl=1491958

빨라진 대선,
그럼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글. 박태근 알라딘 인문 MD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바쁘다. 12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5월 9일로 당겨지며 각 정당의 후보 선출이 숨 가쁘게 이루어지는 요즘,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자신을 알리는 자서전과 출사표부터 각 후보를 여러 분석 틀로 살펴보는 검증과정과 대선 이후 정세와 새로운 비전을 내다보는 예측까지, 한 표를 제대로 행사하는 데 이렇게 많은 자료와 생각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가 책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권자로서 더욱 성실하게 투표에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품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이기느냐는 물론 중요하지만, 결론 못지않게 과정이 어땠는지도 소중한 평가일 터. 선거에 임하는 자세, 후보를 고르는 기준과 방법을 살펴보고, 돌아보며 평가하는 데 필요한 각자의 기준을 정리해보자.

 

읽자-누구를 뽑아야 하는가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_민주공화국을 위한 마키아벨리의 투표 강령 / 모리치오 비롤리 지음 / 안티고네

 

최선 아닌 차악? 투표는 시민의 존재를 드러내는 일
흔히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뽑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어차피 악을 뽑는 일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투표를 멀리하는 경우도 만나게 된다. 이심전심이라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지만, 선거는 누군가를 선출하는 일일뿐 아니라 “대표자에게 우리가 공공선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에 경험했듯 “시민의 목소리가 광장을 채운다면,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이익을 관철시키는 게 더 어려워진다.”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를 깨워 민주공화국을 위한 투표 강령 스무 가지를 펼치는 책 『누구를 뽑아야 하는가?』의 첫 번째 강령이 “덜 사악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인 까닭이다. 그럼에도 결심이 서지 않는다면, “의식 있는 시민들이 투표하지 않고 집에 머무”를 때 “의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청와대에 가서 “공공선을 해칠 정책들을 펼칠 부패하거나 능력 없는 후보들을 뽑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자, 이제 결심이 섰다면, “한 국가를 신념의 공동체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을 뽑아선 안 된다.”, “미래 세대와 관련해서 자신의 명성에 신경을 쓰는 대통령을 찾아야 한다.”처럼 차악을 고르는 데 필요한 나머지 열아홉 개 원칙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읽자-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프레임 대 프레임_프레임으로 바라본 19대 대선 주자 비교 분석 가이드 / 조윤호 지음 / 한빛비즈

 

언론에 속지 않고 후보를 읽는 방법
누구를 어떻게 골라야 할지 원칙을 세웠다 해서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원칙을 적용하려면 정보가 필요하다. 유권자 한 사람에게 공개되고 전달되는 정보가 제대로 된 정보인지, 불필요한 왜곡이나 과장에 속을 염려는 없는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디어비평가 조윤호는 『프레임 대 프레임』에서 언론이 선거의 판세를 이루는 인물과 구도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를 파헤치며, 이러한 언론의 프레임을 넘어 진실에 가까워지는 방법을 전한다.

 

특히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세 일간지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여러 대선주자가 어떤 프레임에 갇혀 어려움을 겪고, 어떤 프레임 속에서 비호를 받는지 분석하는 내용을 읽다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는 후보와 왠지 모르게 싫어지는 후보의 ‘왠지’를 알 수 있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기사와 사설을 볼 때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여유도 부릴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각자의 이념과 지향성은 달랐지만 조선일보과 중앙일보, 한겨레가 내세운 프레임에는 한 가지 법칙이 있다”고 밝히는데, 그 내용은 “살리고 싶으면 미래를 이야기하고, 죽이고 싶으면 과거에 가두라.”는 것이다. 단순하고 강력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복잡하더라도 진실에 다가설 시선을 확보하는 일, 이번에 미룬다면 다음에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읽자-프레임대프레임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의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 김태형 지음 / 원더박스 

 

이제는 심리 상태까지 읽어야 한다
마지막은 심리다. 대통령은 공적인 자리이니 개인의 심리보다는 공적 영역의 정책과 비전이 중요하다는 게 기존의 태도였으나,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대통령 개인의 심리가 얼마나 중요한 영역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사회에서도 후보자의 심리 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트라우마 한국사회』, 『불안증폭사회』 등 한국사회의 현상을 심리학의 시선으로 분석해온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은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에서 시대적 과제와 내적 동기가 얼마나 일치하느냐를 중요한 기준으로 세운다.

 

공적 자아와 내적 자아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면 일치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유리할 테고, 거리가 멀다면 둘 사이에서 갈등하고 오락가락하느라 혼란을 겪을 테니 이념과 진영, 공약과 정책뿐 아니라 삶의 과정과 정치의 궤적에서 드러난 심리 상태를 함께 살피자는 제안이다. 더불어 이런 분석의 틀은 유권자에게도 적용된다. 여론에 드러나는 표면적 요구와 심층에 깔려 놓치기 쉬운 본질적 요구를 동시에 보지 못하면, 표면적 요구는 다음으로 미루고 당장의 표면적 요구에만 매달리다 선거도 정치도, 변화도 개혁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선거를 마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부디 5월 9일은 대통령 한 사람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바뀌어야 할 많은 것들이 새로운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 현장에 최대한 많은 이들이 함께 참여하길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