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5.29 13:54

2018년 5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5.18 삭제하기, 비둘기와 물빼기 작전

38년이 지나도 38년 전 그날의 기억에 갇혀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1980년 5월 광주를 겪은 사람들이다. 살아남은 이들이 괴로웠던 이들은 강제로 그 기억을 지우려 했던 이들 때문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5.18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그리고 그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려 했던 이들을 집중 조명했다.

5.18 유가족들에게 지난 38년은 기억하기 위한 투쟁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군 내부 문건 8,000장과 미국 국립문서보관소 문건을 통해 보안사령부와 광주 505 보안부대가 주도해온 5.18 은폐·왜곡 시도와 전방위적 사찰에 대해 보도했다. 505보안부대는 5.18 유족을 성향별로 분류했다. ‘온건유족’에겐 혜택을 주고 ‘극렬유족’은 3단계로 구별했다. 이들의 계획은 내부 분열을 조장해 5.18 유족회를 해체시키는 것이었다. 이런 계획은 ‘비둘기 시행계획’이라 불렸다.

‘물빼기’라 불린 작전도 있었다. 5.18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을 관리하는 작전이었다. 이들은 전두환이 광주 방문할 때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고, 행선지를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보안부대는 유가족들의 모임도 방해했다. 연탄 한 장의 지원 내역부터 묘지 이장, 심지어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 광주 경기 일정과 시간까지 관여해 5.18의 기억을 삭제하려 했다.

이런 기억과의 전쟁 속에서 몇몇 피해자들은 기억을 포기했다. 1980년 5월 광주에 살았던 세 명의 여고생은 비슷한 시기 의문의 상처를 입은 채 병원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하나같이 왜 그랬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을 반복하며, 38년이 넘도록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들 중 한 명 입에서 나온 증언은 산으로 끌려가 성폭행 당했다는 것이었다. 38년이 지나도록 5.18 피해자들의 시간은 1980년 5월에 멈춰 있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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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끝나지 않은 70년의 전쟁

70년 동안 기억과의 전쟁을 벌이는 또 다른 사람들도 있다. 한반도 종전이 무르익은 2018년이지만, 한편에서는 전쟁의 참상을 간직한 증거들이 나타났다. 지난 2월, 서울 우이동에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지가 발견됐다. 서울의 민간인 학살 현장 발견은 최초다. MBC ‘PD수첩’이 70년 동안 끝나지 않은 전쟁, 민간인 학살의 흔적을 취재했다.

한국전쟁에서는 군인 사망자보다 민간인 사망자가 더 많았다. 그리고 이들 중 일부는 적군이 아니라 국군과 경찰에 의해 학살됐다. 반세기가 넘도록 희생자 유족들은 ‘빨갱이’ 소리를 들을까 겁내며 살아왔다. 참여정부 들어서야 진실화해위원회가 출범하여 4년여의 조사 기간 동안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20,620명이 희생되었음을 파악했지만, 이는 100만 명으로 추정되는 희생자의 2%에 불과했다.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가 멈추고, 전국 150곳 이상으로 추정되는 미발굴된 집단학살 매장지의 유해 발굴 역시 희생자 유가족과 민간 조사단의 몫으로 넘겨졌다. 1995년 유족들이 스스로 발굴한 고양시 금정굴의 유해들은 2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임시로 안치되어 떠돌고 있다. 사건의 가해자인 태극단 등 일부 보수단체의 반대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유족들은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기억과의 전쟁은 법원에서도 이어진다. 배상 제도가 따로 없기에, 유족들은 국가의 배상 책임을 요구하기 위해 국가의 범죄 행위에 대해 민사 소송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2013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긴급조치를 포함한 수많은 과거사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소송은 소멸시효 등의 문제로 패소했다. 남북간, 북미간 종전이 논의되는 지금, 우리 안의 끝나지 않은 전쟁도 제대로 마무리 되어야 한다.

● MBC PD수첩

3. 평화라는 새로운 길

종전 이야기까지 나온 4.27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두 세력은 마음이 싱숭생숭했을 것이다. 하나는 북한의 위협을 들먹이며 정치적 존재감을 뽐냈던 냉전 보수세력이다. 북한의 위협이 사라져간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또 하나는 통일운동세력이다. 더 이상 운동의 영역이 아니라 현실, 외교의 영역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시사IN이 냉전과 통일 사이의 양자택일에서 벗어나게 된, 427 정상회담의 의의를 짚었다.

북한의 존재는 한국정치의 왼쪽과 오른쪽을 규정했다. 사회개혁과 재분배를 요구하는 정치세력은 ‘빨갱이’ 딱지가 붙었고 진보파의 공간이 사실상 닫혔다. 동시에 북한 덕분에, 한국 정치는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신생국가 시절에 받아들여서 제법 오래 유지했다. 체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불평등 해소와 경제성장을 독재정권이 달성할 필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제 왼쪽과 오른쪽에서 모두 새로운 길이 열렸다. 4.27 정상회담을 계기로 냉전이냐 통일이냐 두 가지 선택지 외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정한 정상회담 슬로건을 ‘평화, 새로운 시작’이었다. 민족주의적 언어가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베를린에서 이렇게 말했다. “통일은 평화가 정착되면 언젠가 남북 간의 합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입니다. 나와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양자택일에서 벗어난 그 새로운 길이란 바로 평화다.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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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와대 국민청원에 담긴 ‘내가 바라는 세상’

문재인 정부가 5월 10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의 1년을 상징하는 것 한 가지만 꼽으라면 ‘청와대 국민청원’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8월17일 문을 연 뒤 하루 평균 680여 건의 청원이 올라왔다. 정말 별의별 주제들이 다 올라왔다. 한겨레가 국민청원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인권, 성평등, 복지, 노동 등 ‘사회권적 기본권’이 청원의 주요 대상이었다.

아무 거나 다 청원해서 ‘청와대 대나무숲’ 게시판이 되었다는 비판과 실제 빅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는 달랐다. 지난달 20일까지 등록된 청원 16만 8,554건 가운데 2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158건을 분석해보니, 절반 이상인 52.5%(83건)가 법·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내용은 사회권적 기본권 보장과 관련된 것으로, 59%인 49건이었다.

제도 개선 요구가 아니더라도 공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사적인 문제 해결보다 앞섰다. 제도 개선 요구 다음으로 많은 청원 유형은 진상 규명 요구(23건, 14.6%)와 처벌 요구(22건, 13.9%)였다. 사적 감정을 드러내는 분노 표출(10건, 6.3%)과 호소·하소연(8건, 5.1%)의 비중은 합쳐도 11.4%에 그쳤다.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민청원에는 국민들이 바라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가 담겨 있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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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5.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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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조 씨 일가 갑질에 맞선 대한항공 ‘을’들의 반격

촛불이 재벌로 향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4일 광화문에 모인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외쳤다. 그동안 재벌 2, 3세의 갑질 전횡은 여러 차레 터졌지만, 이번처럼 직원들이 결집해 회장 일가 퇴진을 요구한 것은 이레적인 일이다. 한겨레21이 갑질에 맞선 을들의 반격을 취재했다.

4월18일 대한항공의 한 직원이 카카오톡에 개설한 ‘대한항공 갑질·불법·비리 제보방’에는 27일까지 불과 열흘 사이에 1,800명이 참여했다. 대한항공 전체 직원의 10%에 이르는 숫자다. 한겨레21이 제보방에 쏟아진 15만여 개의 단어들을 분석한 결과, ‘제보’라는 단어(1,528번) 다음으로 ‘직원’(1,109번)이라는 단어가 많았다. 주로 총수 일가의 갑질 경영에 상처받은 직원들의 슬픔과 악화되는 근무환경을 지적할 때였다. 그 다음 단어는 ‘노조’였다.(974번) 현재의 노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직원들이 모인 이 제보방은 대한한공에 관한 의제를 조율하고, 주도했다. 세관을 거치지 않고 물건을 들여왔다는 보도,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영상, 기내면세품 판매 수익 편취에 대한 증언도 제보방에서 시작됐다. 언론보도는 조씨일가의 불법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직원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 아래 줄어드는 객실, 승무원(628번) 수, 높아지는 업무 강도, 열악한 근무 등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제보방에서는 갑질 대책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직원들은 기업의 소유구조와 거버넌스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함께 연대해서 승리한 경험이 없다”, “퇴진은 어렵다”며 회의적인 직원들도 많다. 을들의 반격이 사회 곳곳에 전염되도록, 대한항공 직원들이 홀로 싸우지 않도록 시민들이 지켜내야 한다.

● 한겨레21

한겨레21

2. 회사 견제하는 노조 없으면 노동자들이 다친다

대한항공이 변화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4년 전 땅콩회항 사건 때가 대표적이다. 그 소동을 겪고도 조 씨 일가는 변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하나같이 “일상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갑질이 일상인 직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오너 일가를 그 누구도 견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조합도 마찬가지였다. 시사IN이 견제장치가 없는 위험한 직장 대한항공에 대해 다뤘다.

대한항공에는 노동조합이 세 개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노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노조가 개최하려던 집회는 직원들의 비토 대상이 됐다. 세 노조 중 가장 조합원이 많은 한국노총 산하의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직선제도 아니고, 조합원 100명당 1명꼴인 대의원들이 간접선거로 뽑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대한항공에도 이른바 ‘민주노조’ 바람이 불었지만, 민주노조를 만들려 했던 이들은 해고되거나 온갖 불이익을 당했다.

견제 장치로서의 노조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직원들에 대한 갑질은 일상화됐다. 땅콩회항 때 조양호 회장은 소통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으나 만들어지지 않았고, 몇 달 만에 다시 조현민 전무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노조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 오너 일가에 대한 견제장치가 없으면, 민주주의는 기업의 문 앞에 멈춘다.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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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기식 날린 해외출장, 다른 국회의원들도 보니…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사퇴를 부른 건 해외출장이었다. “국회의원이 피감 기관 돈으로 간 해외 출장은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중앙선관위의 해석,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 가는 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국민권익위 박은정 위원장의 지적이 있었다. 김 전 원장이 물러나고, 의원 전수조사를 해보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SBS 탐사보도팀 ‘끝까지 판다’에서 피감기관이 비용을 댄 국회의원의 해외출장 내역을 분석했다.

2013년 3월 국회 지식경제위 소속 여야 의원 4명은 피감기관인 한국전력 돈으로 아랍에밀리트와 요르단을 다녀왔다. 일정 중 절반이 문화탐방이다. 국회는 협조해달라는 공문까지 한전에 보냈다. 공적 업무라면 국회 예산으로 갔어야 하는 일이다. 19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최동익, 박윤옥 의원은 보좌관과 비서까지 동반한 4박 6일 미국 출장 비용 3천7백만 원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지원받았다. 식약처는 “복지위에서 가자고 해서 간 것”이라고 밝혔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직무 관련성 있는 피감기관 돈으로 의원들이 외국 가는 행태는 여전했다. 올해 3월 자유한국당 원유철, 조훈현, 김순례, 문진국 의원은 쿠바로 4박 6일 일정의 이른바 ‘현지 시찰’을 갔는데, 비용은 코이카에서 모두 댔다. 장관 출신 국회의원이 외국 출장을 갈 때 해당 정부 부처가 힘쓰는 사례, 아예 직접 의원들을 모아서 외국 출장을 함께 가는 공공기관장 등 부적절한 관행의 사례는 가득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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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디 사느냐가 얼마나 사느냐를 결정한다

지방선거가 한 달 조금 넘게 남은 상황이지만 지방선거 의제는 보이지 않는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드루킹 등 중앙 의제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주간경향이 지방선거의 의제로 건강형평성을 제시했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주민의 건강 상태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2013년 5월 29일 진주의료원 폐쇄는 건강권 나비효과를 가져왔다. 다른 시·도의 지방의료원까지 연이어 폐쇄나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일이 벌어졌고, 가뜩이나 경남 안에서도 동부지역보다 낙후된 서부경남지역의 주민 건강권이 전국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몰렸다. 경남의 연령표준화사망률 순위도 올랐다. 2013년에는 전체 시·도 중 8위(10만명당 397.6명)였던 표준화사망률이 2014년에는 4위(384.6명), 2015년에는 2위(381.8명)까지 올랐다.

경남만의 문제는 아니다. 낙후되고 소득이 적은 반면 평균 연령대는 높은 지역일수록 건강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의료 접근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도 낮은 지역일수록 주민의 건강권이 공평하게 보장 받지 못한다. 북한의 평균기대수명보다 평균 기대수명이 낮은 곳이 14곳에 달한다. 격차와 불평등을 없애는 것이 정치의 일이다.

●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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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5.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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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관료, 정계, 사법부, 학계까지 뻗친 ‘관리의 삼성’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장충기 문자’는 언론인들이 얼마나 삼성 앞에서 을을 자처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장충기 문자의 수신, 발신 대상은 언론인에 그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장충기 문자의 수신자와 발신자들을 공개했다. 고위 관료부터 국회의원, 검사, 판사, 국정원에 교수들까지, 장충기의 관리 대상은 광범위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장충기 문자에는 총 7명의 기획재정부, 기획예산처 전직 장관들이 있었다. 인사청탁, 최신형 휴대폰 같은 선물을 받은 뒤에 보낸 감사문자, 사업청탁 등 다양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재직 시절 삼성에 유리한 정책 결정을 하거나 퇴임 후 ‘삼성맨’으로 등극했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민주당 설훈 의원 등도 장충기 문자에 등장한다. 김춘진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담은 문자도 등장한다.

삼성 장충기 문자

죄의 여부를 결정하는 사법권력도 장충기와 끈끈한 관계를 주고받았다.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떡값 검사’로 지목당한 검사들이 장충기 문자에 등장한다. 차관급인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에게 여러차례 자신의 삼성제품 홍보활동을 알리거나 인사를 청탁하는 등 부적절한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 고위법관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을 맡고 있다.

지식인이라는 교수들도 장충기의 관리 대상이었다. 심지어 삼성을 비판하고, 삼성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교수들이 뒤에서는 장충기를 선배님, 회장님이라 부르며 인사청탁을 하고 선물을 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장충기 문자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삼성의 ‘관리’와 각종 청탁 행위에 대해 문제의식조차 없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삼성으로부터 나온다

● 뉴스타파 – 장충기 문자 대공개

2. 참사의 최전선, 민간잠수사들이 겪은 세월호 4년

2016년 개봉한 영화 [터널]에는 끝까지 터널에 갇힌 한 사람을 구출하려는 구조대장 대경(오달수 역)이 나온다. 4년 전 세월호 참사 때에도 그런 구조대장이 있었을까? 무책임한 대통령과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 부처들 사이에서 끝까지 구조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던 이들은 민간잠수사들이었다. MBC 스페셜이 참사 4년, 민간잠수사들의 기억과 시각에서 본 세월호 참사에 대해 취재했다.

모든 다이버들은 잠수를 하면 잠수일지, ‘로그북’을 남긴다. 잠수기록은 물론 수색과정에서 느낀 다양한 감정을 적었다.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 일을 가장 상세하게 기록하고 기억한 이들이 잠수사들이었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책임감에 현장으로 향한 잠수사들은 하루 한 번 잠수라는 원칙도 어기고 횟수와 상관없이 바다로 뛰어들었고, 그 속에서 시신을 수습했다.

내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시신을 수습했던 이들은 국가로부터 어느 날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집에 가라는 통보를 받는다. 하지만 잠수사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불안장애와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심한 경우 아예 잠수일을 포기했다. 신장투석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기도 하고, 한국이 싫어 해외로 향한 잠수사들도 있다. 그날 참사의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던 잠수사들도 ‘끝까지 기억해야 할’ 참사의 피해자들이다. 이 기억이 그들에 대한 치유의 시작일 것이다.

● MBC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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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대 국회의 개미와 배짱이

‘일은 안하고 지들끼리 싸움만 한다.’

많은 이가 공감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대표적인 비난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이런 비난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진 못한다. 국회의원이 일을 열심히 한다는 건 무엇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 ‘뉴스래빗’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 입증에 나섰다. 키워드는 대표발의, 그리고 ‘입법 타율’이다.

대표발의를 하려면 법을 만들고, 나아가 최소 다른 의원 9명의 찬성 사인을 받아야 한다. 대표발의 자체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분석 결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 0건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대표발의자는 박광온 254건으로 1위, 황주홍 246건으로 2위다.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이 대표 법안 발의 평균 45건에서 48건 사이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유독 자유한국당이 저조했다.

발의만 해놓고 통과가 안 되면 소용이 없다. 이런 이유로 가결된 법안 수도 비교해야 어떤 국회의원이 일을 잘 하는지 알 수 있다. 황주홍, 이찬열, 박광온, 김도읍, 주승용, 이명수, 김삼화, 최도자, 양승조, 박홍근, 조정식, 정인화, 박정, 박남춘, 민홍철, 위성곤, 남인순, 오제세, 김승희, 윤소하 의원이 ‘입법 타율’ 상위 20위를 차지했다. 국회가 일 안 한다? 팩트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비판하자.

● 뉴스래빗 – [국회 데이터랩] 20대 국회 법안 발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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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뚝심과 일관성이 만들어낸 남북정상회담

11년의 세월을 지나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다시 만났다. 도보다리 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단독회담은 한 편의 무성영화였다. 아무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공개한 30분의 회담을 통해 남북정상은 전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남북이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장면은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30분이었다.

이 평화의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관성으로 만들어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말한다. 지난해 7월 6일 문 대통령은 ‘신베를린 선언’을 내놨다. 당시만 해도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말이 언론에서 나왔다. 당시 북한은 우리의 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 제안에 반응조차 없던 때였기 때문이다.

40일 뒤 8.15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다시 대북 메시지를 내놨다. 미국의 ‘선제타격론’이 높았던 시기였다. 그리고 그해 12월 20일 미국 NBC 단독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할 의사를 내비쳤다. 미국조차 황당해 하던 발언이었다.

국내외적 비난과 외교 마찰을 감수하면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그 결과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게 됐다. 평화를 향한 뚝심은 전세게 앞에 생중계되는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다. 회담 내용을 아는 건 두 사람 뿐이라는 점에서 이 회담은 아직 열린 결말이다.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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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5.08 18:17

http://slownews.kr/69329

2018년 4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안과 밖에서, 삼성을 변화시킨 주역들

삼성의 80년 무노조 경영이 깨졌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사내 하청노동자 8,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노조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많은 언론은 ‘삼성의 통 큰 결단’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기까지 뚝심있게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한겨레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깨뜨린 주역들을 소개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나두식 지회장은 가방에 ‘노동자 권리 찾기 수첩’을 200권씩 넣고 다니며 노동조합을 조직했다. 2013년 7월 14일 지회가 설립한 이후 삼성은 위장폐업, 일감 차별배분 등으로 지회를 무너뜨리려 했다. 그 와중에 염호석 전 양산분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삼성이 염 전 분회장의 시신을 탈취하려 한 사건을 계기로 지회는 무기한 노숙 농성을 시작했고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단체협약을 얻어냈다.

삼성 밖에서 노조 설립을 지지하고 연대한 사람들도 있었다. 20여년간 삼성 문제를 연구해온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노조를 설립하려는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상담하고 교육을 진행했다. 노조를 법률적으로 지원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노조의 투쟁에 함께 한 시민단체와 진보정당들까지. 수많은 사람의 힘이 합쳐져 삼성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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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드루킹 사건, 댓글도 저널리즘이다

‘드루킹’이란 닉네임이 정치권과 언론의 최대 관심사로 등장했다. 야당은 드루킹을 여당의 김경수 의원과 연관시키며 이 사건을 댓글 조작사건, 나아가 ‘드루킹 게이트’라 부른다. 반면 여당은 김경수 의원과 여당이 피해자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논란 사이에서 잊혀지는 것은 매크로 몇 번으로 여론조작이 가능한 네이버의 시스템이다. 미디어오늘이 드루킹 논란에서 사라진 네이버의 책임을 물었다.

네이버는 그간 시스템 개선을 통해 여론조작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차단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방치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심은 지울 수 없다. 댓글 조작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도, 진보나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여론을 왜곡하고 조작하려는 욕망은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었다. 문제는 ‘순공감순’으로 배열되는 현재의 포털, 특히 네이버의 댓글 시스템이 이 욕망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댓글도 저널리즘이다. 수많은 사람이 기사대신 댓글을 읽는다. 특히 ‘베스트 댓글’을 읽고 사안을 판단한다. 드루킹이 한 말처럼, “여론이란 네이버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인 것이 현실이다. 댓글 작성자에게도 저널리즘의 윤리와 같은 수준의 책임성과 신뢰도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드루킹 사건의 재발방지는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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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가 힘을 쏟아야 할 조현민의 진짜 갑질

고구마 줄기 나오듯 커지는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갑질 논란, 그 시작은 물컵이었다. 물컵을 집어던진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행동에 검찰 고발과 수사가 시작됐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가정교육과 인성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경향신문의 이범준 사법전문기자는 우리가 힘을 쏟아야 할 갑질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조현민의 물컵 투척은 갑질 축에도 못 끼는, 경미한 폭행사건이다. 한진그룹의 진짜 갑질은 대법원이 심리 중이다. 조현민 전무의 형제자매 3명이 주식 100%를 소유한 회사에 대한항공이 일감을 몰아주다 적발된 사건이다. 서울고법은 이 사건에 대해 공정위가 내린 한진그룹의 과징금을 취소했다. 기업 관계자가 내부거래를 통해 기업의 부를 가족에게 넘기는 행위에 면죄부를 준 것이다.

우리가 물컵 투척에만 분노하고 재벌3세를 경찰서로 부르는데만 만족한다면 공동체의 부를 빼앗는 진짜 갑질은 면죄부를 받고 만다. 현재 대한항공 외에도 하이트진로, 효성그룹 등의 갑질에 대한 제재를 취소하라는 소송이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재벌의 갑질은 경제민주화를 통해 사라질 수 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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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택배기사들에겐 일상이었던 ‘출입금지’ 

다산 신도시 택배사건으로 택배기사들의 노동환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세 가지 전쟁을 치른다. 시간과의 전쟁, 갑질하는 주민과의 전쟁, 회사로부터 받는 압박과의 전쟁이다. 한국일보가 쉰 한살 여성 택배기사의 고된 하루를 따라가봤다.

하루에 약 200개, 시간당 최소 30~40개씩은 날라야 하루치 물량을 털어낼 수 있는 노동환경만큼 택배기사를 괴롭히는 건 주민들의 ‘빨리빨리’ 요구다.

“우리 집 거 어딨어? 우리 거 얼른 찾아서 먼저 줘요. 내려온 김에 갖고 올라갈 거니까. 빨리.”

“지금 집에서 나갈 거니까 그 전에 당장 갖다줘요.”

배달 순서에 따라 차곡차곡 정리해 둔 박스더미에서 ‘특정 물건’을 빼내서 빨리 달려가도, 빨리빨리를 요구한 주민이 집에 없을 때는 맥이 탁 풀린다.

택배 대란 사건은 이미 택배기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일상이다. 택배차량이 금지된 아파트 단지에서 기사들은 카트를 끌고 분주히 움직이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바라는 건 오직 “내 구역에서만큼은 제발…..”이다. 병가라도 내려면 대타를 구해야 하고, 일하다 다쳐도 산재처리도 불가능하다. 대리점에 예속돼 있지만, 자영업자 신분에 4대 보험 적용도 못 받는다. 최저임금도, 주52시간 근로도 모두 남 이야기다.

권리는 없는 데 의무만 잔뜩 주어진다. 매일매일의 성과를 애플리케이션에 기록해 CS(고객 만족)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실적을 근거로 재계약 시즌마다 압박을 받는다. 애플리케이션 이용료도 택배기사가 부담해야 한다. 물건 분류를 위해 많으면 하루 7시간 씩 ‘무급 노동’을 한다. 하루 온종일을 끼니도 거른 채 움직인 노동의 가치, 그 노동의 가치가 대한민국에서는 너무 가볍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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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18 14:19

http://slownews.kr/69143

2018년 4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4년마다 돌아오는 빙상연맹 논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한 올림픽으로 기록되며 끝났다. 하지만 메달 효자종목이라 불리던 쇼트트랙에서 오점이 남았다. 여자 대표팀 팀추월 사태에서 드러난 이른바 ‘빙상연맹’ 문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올림픽 때마다 불거지는 빙상연맹 논란에 대해 파헤쳤다.

팀추월 사태는 노선영 선수와 백철기 감독의 서로 다른 인터뷰로 인한 논란으로 다뤄졌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국내외 빙상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검증한다. 그리고 그 아래 드러나지 않는 배후는 빙상연맹의 막강한 실세 전명규 교수였다. 왕따 논란, 짬짜미 의혹, 선수 폭행과 귀화 파문 등 빙상계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잡음들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세의 권력이 작동할 수 있게 한 환경이 존재한다. 선수를 늘 성적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고, 1등을 위해 나머지 선수들을 버리는 실적주의다. 실적주의는 팀과 나라라는 대의로 포장되어 1등이 아닌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요했다. 이것을 뜯어고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얼음판은 누군가의 불행을 토대로 하는 반쪽짜리 꿈의 무대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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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 주변의 투기세력, 아파트 담합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6억 원의 벽을 뚫었다. 강남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4억 원이다. 우리는 흔히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주범으로 ‘투기 세력’을 지목한다. 하지만 아파트값을 올리는 세력은 우리 주변에 상존하고 있다. MBC PD수첩이 아파트 값을 올리는 담합의 주범, 주민들의 수상한 움직임에 대해 포착했다.

PD수첩은 아파트 가격 담합이 의심되는 서울 인근지역의 30개 단지와 5,000여 세대의 등기부 등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 곳곳에서는 주민들의 담합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값 담합을 조장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온다.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으로만 매물을 올리자는 담합 글, 일부 입주민들이 원하는 가격보다 낮은 값의 매물을 허위 매물로 신고하는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거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한 것처럼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업 계약서 작성’ 등 불법행위도 판을 친다.

광진구의 아파트에는 “우리 아파트는 최하 평당 5000만 원은 돼야 정상”이라는 내용의 공고문이 붙었다. 해당 아파트 시세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으로, 2억 원 이상 올랐지만, 아파트 값 상승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담합하는 사이, 진짜 집이 필요한 이들은 주거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 MBC PD수첩

3.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민간기업은?

채용 비리 의혹을 받던 강원랜드 직원 209명이 집단 퇴출됐다. 공공기업 채용비리는 이런 식으로 정부의 레이더에 잡히면 바로 잡을 수 있지만, 더 어려운 분야는 민간 부문 청탁이다. 공기업과 금융사는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이 관리ㆍ감독권을 갖기 때문에 전수조사로 취업비리를 밝혀낼 수 있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정확한 실태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일보가 민간기업에도 만연한 채용비리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국내 재벌 S그룹의 제약 계열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했던 김하정 씨는 우연히 인턴들의 출신을 알게 되고 기가 막혔다. 그 해 20명 인턴 중 10명 이상이 해당 그룹 계열사 친인척으로 별도의 표시가 돼 있었던 것이다. 유명 건설회사의 신입사원 명단표에는 오른쪽 일부가 접혀 있다. 사외이사 아들, 어느 고위층 자제 등의 ‘신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이 문서는 회사 고위직들만 공유하는 임원용이었다.

채용 비리가 엉뚱한 갑질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유명 가공식품 업체 S사의 한 직원은 프랜차이즈 업체인 H사 고위 임원의 딸이었다. 해당 프랜차이즈업체는 이후 가맹점주들에게 S사 제품만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다소 비싼 비용은 가맹점주들이 뒤집어썼다. 청탁을 용인하는 사회가 취준생의 금쪽같은 취업 기회를 갉아먹다.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는 아직 한국사회에서 유효한 명제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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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발하면 재취업 불가…내부고발 못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

네이버나 다음을 뒤덮는 수많은 뉴스들 중 늘 반복되는 뉴스 중 하나가 어린이집 원장이나 교사가 아이들을 폭행했다는 뉴스다. 뉴스가 나올 때마다 분노도 반복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다시 사건은 잊혀진다. 신동아가 각종 정부 대책에도 점점 늘어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의 진짜 이유에 대해 짚었다.

2017년 적발된 보육교사 아동학대는 776건으로 2014년(295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해결책으로는 노동환경 개선이 꼽히지만, 신동아가 취재과정에서 만난 보육교사들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보육교사 인성교육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론 위주 수업이지 실제 무엇이 아동학대인지, 대처방법이나 지도법에 대한 교육이 부재하다는 것. 또한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 동안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20명의 유아를 돌보는 보육교사들의 정서관리도 절실하다.

폐쇄적인 공간인 만큼 내부고발이 어려운 환경도 문제다. 보육교사를 채용할 때 이력서와 함께 평판을 참고하는데, 평판은 주로 어린이집 원장에 의해 좌우된다. 동료교사나 직장의 아동학대를 고발하려면 생계를 걸어야 한다. 또 내부고발로 인해 어린이집이 폐쇄되면 본인은 물론 동료교사들까지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된다. CCTV 늘리는 것이 아동학대의 대책은 아니다.

●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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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1

http://slownews.kr/69027

2018년 3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미세먼지 약자’들

3월 마지막 주는 미세먼지로 시작됐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한민국을 뒤덮은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지만, 특히 더 미세먼지가 가혹한 사람들이 있다. CBS ‘김현정의뉴스쇼’가 미세먼지 약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시에서 거리 청소를 하는 조오현 씨는 미세먼지와 매연을 함께 들이마시며 거리에서 일한다. 마스크를 1개만 쓰면 1시간 만에 시커먼 가래가 나온다. 2개, 3개를 끼면 습기차서 앞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면 온 몸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다. 거리의 청소노동자 말고도 주차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택배노동자 등 미세먼지 약자는 곳곳에 있다.

이 미세먼지 약자들을 지켜주는 건 오로지 마스크뿐이지만, 그마저 본인의 부담해야 한다. 지급 받는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걸러내지 못하기에 개인적으로 사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마스크 쓰고 다니며 밖에 안 나가면 그만이지만, 그럴 수 없는 누군가에겐 미세먼지가 생명을 위협하는 물질이다.

● CBS 김현정의뉴스쇼

큐레이션

2.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가정 형편이 보인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바깥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마스크를 사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 역시 경제적 약자들에겐 부담이다. 가난하면 미세먼지 더 마셔야 하는 현실을 한겨레가 짚었다.

“마스크에서 가정 형편이 보인다.”

은평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한 모 씨의 말이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마스크도 하지 못한 채 등교하기 때문이다. 마스크의 가격은 미세먼지 차단율에 따라 1,000원대부터 10여 만 원 대까지 다양하다. 86일 중 22일 전국 234차례 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생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경제적 약자들에게 일종의 소모품인 마스크 구매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맞벌이 부부에게도 마스크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자녀 셋을 둔 박 모 씨는 가장 등급이 낮은 ‘KF80’ 60개를 13만 원에 구매했지만 2주면 다 동이 난다. 99% 차단되는 마스크는 하나에 5,000원이 넘어서 사기가 부담스럽다. 국가가 당장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없다면, 마스크라도 책임져야 한다.

● 한겨레

큐레이션

3. 후쿠시마 7년, 대한민국 원전은 얼마나 달라졌나

7년 전인 2011년 3월,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벌어졌다. 한국정부는 같은 해 5월 후쿠시마 후속조치라는 이름으로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한 과제 50개를 발표했다. 그 중 46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이행해야 할 과제였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이 대국민 약속을 지켰는지 하나하나 체크했다.

한수원이 원안위에 제출한 보고에 따르면 46개 중 40개 과제를 달성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괜찮지만, 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6개 과제 모두 안전의 핵심 과제라는 게 문제다. 지진과 쓰나미 발생시 전원 상실과 멜트 다운, 수소폭발 등 중대사고를 막기 위한 과제가 이 이행되지 않은 6개에 포함되어 있다. 방수문 설치는 2014년까지 600개를 설치해놓겠다며 하나도 설치되지 않았고 원자로 폭발 방지를 위한 격납건물 또는 감압설비는 월성1호기 단 1곳에만 설치됐다.

완료된 과제의 경우에도 실효성에 의심이 제기된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후속대책으로 4개 원전 부지에 이동형 발전차량 한 대 씩을 배치했다. 하지만 발전차 한 대로는 원전부지의 모든 원자로에 전원공급을 할 수 없다. 핵심을 빠트린 후속조치, 또 부실한 후속조치로 시간이 가는 사이 원전 밀집 지역 인근인 경주와 포항에서는 대형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4. 기울어진 사법부 개혁 없이 경제민주화는 없다

개혁의 마지막에는 늘 대법원이 있다. 정치권력이 밀어붙이는 수많은 개혁들이 사법부 앞에서 ‘법적인 판단’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갑질을 엄중히 다루겠다는 김상조호 공정거래위원회도 대법원의 문을 넘어야 한다. 경향신문이 경제민주화로 가는 길에 놓인 기울어진 법정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0~2015년 판결이 확정된 과징금 소송에서 36%가 취소됐다. 2015년에는 46.6%인 절반 가까이를 공정위가 패소했다. 공정위가 어렵게 조사를 해서 대기업을 처벌하려 해도, 법원에서 막히고 있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갑질의 범위를 정말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 갑질의 규제 범위를 기업 대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 대 기업으로 한정하고, 형사처벌이 가능한 수준만 갑질로 인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규제 대상인 ‘담합’도 대법원 앞에서는 인정받기 어렵다. 최근 5년 사이 대법원은 서울고법이 모두 담합으로 인정한 라면, 음료, 소주 업체 담합을 잇따라 취소했다. 한국 기업들은 똑같은 행태를 외국에서 벌이다 벌금을 내고 있다. 시장경제의 근간을 정치권력이 아니라 법원이 장악하고 있다.

● 경향신문 ‘경제민주화로 가는 길, 기울어진 법정’ 기획기사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0

http://slownews.kr/68926

2018년 3월 넷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보기엔 ‘스튜핏’이지만…뭘 더 아껴야 하죠?

영수증을 보며 ‘그뤠잇’과 ‘스튜핏’을 외치는 [김생민의 영수증]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사는 청년의 영수증에는 ‘그뤠잇’과 ‘스튜핏’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없는 복잡한 사연이 녹아 있다. 한겨레가 숨만 쉬어도 적자인 청년의 영수증을 분석했다.

스타트업 계약직인 김소윤 씨는 열흘의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배달앱으로 1만 3천 원짜리 떡볶이를 주문했다. 3시간 뒤에는 치킨 한 마리를 더 주문했다. 승무원 취직을 준비 중인 한세진 씨는 온라인에서 8만 6천 원짜리 공연 티켓을 구매했다.

영수증만 보면 ‘스튜핏’ 소리를 듣기 딱 좋은 소비다. 하지만 사정은 단순하지 않다. 일에 지쳐 허기져 들어온 청년에게 배달 음식 값을 아끼기 위해 장 보고, 요리해서, 밥 해먹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알바를 뛰며 취업 준비하는 청년이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연을 사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돈을 모을 수 있는 것도 최저선 소득을 보장한 이후에 가능하다. 학자금 대출로 졸업하고도 2,500만 원의 마이너스 통장이 생기는 청년에게, 구직 기간 빚이 더 쌓이고 일하면서 내내 그 빚을 갚는 청년에게 안정적 소비는 한가한 소리다. 빚이 2,500만 원이나 2,600만 원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 “돈 모아서 집사고 결혼해야지”도 한가한 소리다. 내 집 마련과 결혼은 모두 ‘빚을 늘리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소비 패턴은, 안정적인 소득에서부터 나온다.

● 한겨레

큐레이션

2. 미투 그 이후, 언론의 두 가지 선택지

언론에 연이어 미투가 터진다. 언론은 늘 더 자극적이고, 더 새로운 소재를 찾아 헤매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렇게 사람들을 더 충격에 빠뜨릴 만한 소재의 미투들이 흘러나오고, 처음에 충격을 받던 여론은 무뎌지기 시작한다. 그 순간 폭로자들은 그 폭로의 부담을 홀로 겪는다. KBS는 폭로 그 후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한 제보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KBS는 졸업을 시켜줄 수 없다며 대학원생 여 제자를 유흥주점에 데려가 성추행한 경희대 교수 이야기를 보도했다. 이후 제보자가 기사를 내려줄 수 있냐고 요청했다. 용기를 내어 한 고백에 돌아온 건 주변의 걱정이었다. 가해자보다 제보자를 걱정하는 내용. 학계 권위자인 교수를 상대로 싸워봤자 상처만 입고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기자는 기사를 내리는 대신 경희대 측과 연락을 취했고, 기자가 직접 학교의 성폭력상담소에 제3자 고발을 했다. 제보자 역시 다시 용기를 내서 학교 성폭력 상담소에 증언했다. 학교는 조사위를 꾸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특별위원회와 인사위원회, 징계위원회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제보자는 학교를 떠났지만, 여전히 지도교수의 이름이 필요하다. 이력서에 어느 교수의 연구실에 있었는지 밝혀야 하는데, 면접관이 지도교수와 선후배 등으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도교수가 중징계를 받아도 내부고발자로 찍혀 취업문제 등 이후 상황을 예측하기도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제보자는 용기를 이어갔다. 기사를 섣불리 내리지 않고,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보도를 이어간 기자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투가 터지면 그 사건을 소비한 뒤 또 다른 미투를 찾아나서는 것 말고도, 언론에는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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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악플, 커다란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커다란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스파이더 맨]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이 대사를 조금만 비틀면 표현의 자유에 관한 원칙을 만들 수 있다. “무책임한 표현의 자유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해도 아무 제재도 받지 않을 자유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자유롭게 표현하되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표현의 자유다. 중앙일보가 ‘댓글 이대론 안 된다’ 기획을 통해 던지는 문제의식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모바일이 대세가 되면서 악플은 더 이상 특성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악플로 고소해보니 상대가 초딩인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피의자는 20대(33.1%), 30대(21.7%), 40대(16.3%), 50대 이상(15.1%), 10대(13.9%) 순이다. 악플 다는 이유도 다양해졌다. 가장 먼저 비뚤어진 영웅 심리가 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상대가 잘못을 했다고 그걸 악플로 바로잡겠다는 심리다. 나와 다른 생각은 틀리다는 편협한 사고도 악플을 양산한다.

악플도 여론인데, 악플에 대한 처벌은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저해하지 않을까? 악플이 여론이라는 전제부터 의심할 필요가 있다. 두 시간이면 포털에서 댓글이 많이 달린 인기 기사를 만들 수 있다. 가상 휴대전화 번호 5개만 있으면 가능하다. 진보 보수 커뮤니티에서 좌표를 찍고 몰려와 서로 댓글을 다는 전쟁도 종종 벌어진다. 3,000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고 3,000명이 댓글을 단 게 아니다. 조작 가능하며, 심지어 사람을 죽음까지 내모는 악플에도 “커다란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 중앙일보 ‘댓글 이대론 안 된다’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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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0

http://slownews.kr/68658

2018년 3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노력에 비례해 분배하면, 다 공정한 건가요?

2017년 3월 10일, 박근혜가 탄핵된 지 1년이 넘었다.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의 핵심 키워드는 ‘공정’성이었다. 정유라와 최순실로 대표되는 특혜의 주인공들에게 온 국민, 특히 청년들이 분노했다. 공정성에 대한 높은 민감도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여러차례 문재인 정부를 흔들었다. 단일팀 논란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 비트코인 등이 대표적이다. 시사IN이 공정성이란 무엇인가를 분석했다.

시사IN이 데이터 분석기업 아르스프락시아와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트코인’ 세 주제에 대한 온라인 여론 지도를 그렸다. 세 가지는 별개의 사건이지만, 키워드를 공유한다. 단일팀과 비트코인을 이어주는 키워드는 기회다. 기회를 박탈하는 정부의 불공정 개입 서사로 연결된다. 단일팀과 인천공항정규직화를 이어주는 키워드는 ‘노력’이다. 두 사건은 정부가 누군가의 노력을 배신하고, 노력하지 않은 이들의 무임승차를 조장한 사건으로 묶인다.

지금 논란이 된 사건들에 있어서 공정은 ‘비례 원리’로 대표된다. 노력해 기여한 만큼 비례해 받는 것이 공정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과정에 개입해선 안 된다. 정부는 “노력하는 이들이 보상받고 무능한 이들이 특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공정한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현상유지’ 논리로도 이어진다. 현재 상태가 무조건 정당하며 모든 재분배는 불공정하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중, 게임 후는 공정할지 몰라도 게임 전부터 이미 재능과 운이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는 현실은 개선할 수 없다. 과거 불평등을 뛰어넘는 힘이었던 능력주의가 아제는 오히려 불평등을 강화하는 기반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비례 원리를 넘어서는 ‘보편 원리’를 다시 세우는 것이 진보의 과제가 되고 있다.

● 시사IN

시사인

2. 사랑이 넘치는 불평등한 우리 집, 며느라기

로맨스 드라마에서 항상 결혼은 ‘해피엔딩’의 끝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결혼의 결과는 항상 해피엔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부장제 속에서 ‘며느라期(기)’를 겪는 며느리들 입장에서는 특히 그렇다. SBS 스페셜이 “화목하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며느리들의 이야기를 짚었다.

‘2017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된 웹툰 며느라기는 며느라기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며느리들이 시댁 식구들한테 예쁨 받거나 칭찬받고 싶어 하는 시기”다. 사랑하는 남편의 부모님에게 잘해드리고 싶은 건 어찌보면 인지상정이다. 가족 개개인이 권위적이거나 억지로 싫어하는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며느리의 도리’라는 틀은 따뜻하고 화목한 시댁을 불편한 존재로, 명절을 스트레스로 가득한 시기로 만든다.

며느라기를 유지하는 데 특별한 악인은 없다. 다들 소박한 화목을 유지하고 싶고, 가부장제에 익숙해진 이들이 스스로 며느라기를 대물림할 뿐이다. 다들 ‘우리 엄마는 안 그래’, ‘우리 집아는 개방적’이라지만, 가부장제는 특별히 착하고 특별히 개방적인 집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싸움에는 항상 고부갈등, 즉 시어머니와 며느리만 등장할 뿐 남편과 시아버지는 사라진다.

SBS 스페셜에는 며느리가 되길 거부한 이들도 등장한다. 명절을 따로 치르고, 며느리는 명절 때 시댁에 가는 대신 집에서 여유를 즐긴다. 시댁과 천천히 가족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생전 처음 보는 이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고, 한 가족이 되길 강권하는 가부장제, 정말 이 룰을 따르면 화목해지는 걸까?

● SBS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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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세정의를 세울 64일의 시간

142일 파업을 마친 KBS에 추적60분이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추적60분이 조명한 대상은 삼성 이건희다. 박근혜도 최순실도 못 피한 감옥을 유일하게 빠져나간 대한민국 서열 1위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알려진 삼성 비자금, 그 뒤로 삼성 특검이 찾아낸 1,199개의 차명계좌. 그 뒤로 삼성은 실명전환은 물론 세금 납부 및 사회환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삼성은 허술한 금융실명제법의 허점 사이로 빠져 나갔다. 삼성은 차명으로 만든 게 아니고 (故) 이병철 회장 때부터 차명으로 만들어진 걸 상속받은 거라 주장했다. 본인 이름이 아니라도 실명이기만 하면 문제를 삼지 않는 금융실명제법의 독소조항도 삼성이 차명계좌를 연쇄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차명계좌의 실명전환 및 세금 납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작 이 사실을 드러난 내부고발자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검도 못 밝힌 차명계좌를 폭로한 양심 제보자는 오히려 삼성의 하청 격이자 자신이 다니던 인테리어 회사로부터 100억 원대 소송을 당했다. 지연된 조세정의가 실현되기까지, 차명계좌에 대한 과세 제척기간(10년)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 KBS 추적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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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죽어서도 혼자였다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코코’는 사람들에게 잊혀질 때, 사후세계에서도 사라진다는 설정을 담고 있다. 그만큼 삶과 죽음은 주변인들의 추모에 따라 갈라진다. 이런 의미에서 ‘고독사’는 우리 주변의 잊혀진 죽음들이다. 한겨레가 아무도 울어주지 않은 고독사를 집중 조명했다.

서울에서만 1년에 최소 162명이 고독사한다. 이들이 남긴 죽음의 기록을 살펴보면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있다. 고독사 전문 청소업체 스위퍼스와 하드웍스가 2014년 한해 동안 고독사의 유품 등을 정리한 기록을 보면, 상당수가 열악한 거처에서 생을 마감했다. 대개 부패가 심각하게 진행된, 악취를 남긴 채 사망했다. 이는 사회적 고립이 깊었음을 뜻한다.

죽은 이들의 주변엔 쓸쓸함을 달래줄 술병, 그리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투쟁의 흔적인 이력서가 남아 있다. 대한민국만의 특징은 고독사의 그림자가 정작 60대 이상보다 40~50대 장년층 쪽으로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이다. 조기퇴직으로 경제력을 상실하고, 동시에 자신의 가치가 상실됐다고 생각하는 50대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쉽게 고립된다. 죽음에도 인권이 필요하다.

● 한겨레 ‘고독사를 위한 권리장전’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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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0

http://slownews.kr/68507

2018년 3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법은 멀고 폭로는 위협으로 되돌아오는 이주여성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MeToo)가 문화연예계, 종교계, 대학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한 폭로에 의존한 방식이기에 한계점도 명확하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유명해야 폭로가 먹힌다는 점이다. 유명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는 마이크가 없고, 폭로 이후 보호해줄 보호막이 없는 이들은 미투조차 외칠 수 없는 처지다. 동아일보가 미투조차 외칠 수 없는 이주여성들의 목소리에 마이크를 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조업 분야 여성 이주노동자 385명 중을 조사한 결과 성희롱에 일어났을 때의 대응은 ‘모름.무응답’이 48.9%로 가장 많았다. 잠자리를 거절하면 돌아오는 폭행, 빈번한 스토킹과 성추행 등이 일상적으로 벌어지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 그리고 해고의 위협 탓에 말조차 할 수 없다. 고용 연장 여부를 사업주가 결정하고, 고용 연장이 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되는 현행 고용허가제 때문이다.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다. 이혼을 당하면 추방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편이 성폭력을 일삼고 가족들까지 이에 동참하는 짐승같은 짓을 벌여도 말하지 못한다. 다문화자녀가 20만 명을 넘어섰지만, 한국 남성과 결혼한 이주여성의 이혼율이 2008년 28.1%에서 2016년 37.8%로 점점 높아지는 이유다. 이런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를 바로잡기 위해선 미투와는 별도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 동아일보

이주여성 피처

2. 직장 여성들의 침묵의 아우성

이주 여성들처럼 미투조차 할 수 없는 사각지대는 또 있다. 직장 여성, 특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다. 경향신문이 미투 외침 속에 ‘침묵의 아우성’을 반복하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경향신문이 만난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은 “‘미투’를 하고 싶어도 결국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해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성폭력은 권력관계와 위계질서에 기반하는데, 가해자들이 대부분 여성들의 업무 평가·정규직 전환 등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제기를 하면 재계약은 없다.

용기를 내서 신고해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위계적인 조직문화에서 회사는 피해자를 충분히 배려하지 않고, 가해자가 피해자와 같은 부서가 배치되도록 하거나 결국 문제 직원으로 낙인 찍어 중도 퇴사하게 만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이 성폭력 문제를 신고하고 지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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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투가 멈춘 곳, 그리고 ‘노동권 강화’

앞에서 언급했듯 미투 운동은 폭로에 의존하기에 가해자든 피해자든 유명인이어야 화제를 끈다. 한국에 앞서 미투운동이 벌어진 미국도 그랬다. 이벤트는 반복됐지만, 지속가능한 해법을 만들진 못했다. 동아대 강신준 교수는 한겨레 칼럼에서 미국의 미투 운동이 멈춘 곳에서 우리가 다시 시작할 길을 찾는다. 바로 ‘노동권 강화’다.

미투조차 외치지 못하는 이주여성과 비정규직 여성들이 당하는 일상적 성폭력은 권력관계와 위계질서에서 벌어진다. 위계관계란 업무수행과 인사권(검찰·언론), 작품활동과 심사권(문단·학계·문화계) 등으로 내재화되어 있다. 이런 위계질서에 맞서는 방법은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대의조직의 결성이며, 노동조합할 수 있는 권리, 즉 노동권 강화다.

노동조합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성폭력 및 인권침해를 보호해야 하며 회사의 위계적 조직문화에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 폭로 이후의 개인을 괴롭힐 보호막이 되어주어야 한다. 노동을 매개로 한 사람들의 일그러진 위계관계를 바로잡는 건 민주주의다. 우리의 미투가 나아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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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재인은 지지하지만, 우린 서로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60~70%가 넘는 지지가 취임 이후 쭉 이어지고 있다. 전례가 없는 강력한 지지다. 이 강력한 지지는 언제까지 갈까? 한겨레21이 대선 때 문재인을 뽑은 1,053명의 성향을 최초로 분석했다. 여전히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들은, 같은 듯 달랐다.

문 대통령에 대한 문 투표층의 지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4개월 뒤 ‘6·13 지방선거에서 어느 당 후보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문 투표층의 62%는 민주당을 1순위로 꼽았다.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에서도 문 투표층은 81.8%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구체적인 사안으로 가면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복지확대보다 경제성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항목에서 문 투표층의 찬반 의견은 정확히 찬성 50%와 반대 50%로 갈렸다.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항목에 문 투표층의 51.2%가 반대했지만 찬성 입장도 48.8%나 됐고, ‘버스·지하철·철도 등 교통기관의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항목에서도 45.3%가 반대, 54.7%가 찬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의 원인이 촛불집회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촛불정국 이후 일어난 세대 연합(2030세대와 87년 세대)과 이념 연합(진보와 중도, 보수 이탈층)이 문 대통령에 대한 탄탄한 지지를 이루고 있다. 부동산 대책, 비트코인, 평창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단일팀 등 이 연합이 흔들릴 조짐은 여럿 있었다. 이 연합을 다수의 합의로 발전시켜 개혁을 끝까지 밀어붙일지에 문재인 정부의 성패가 달려 있다.

●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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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09

http://slownews.kr/68207

2018년 2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미투 운동, 언론사도 예외가 아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각계각층에서 미투(metoo) 운동이 번지고 있다. 다양한 폭로가 언론을 통해 퍼져 나간다. 하지만 언론사도 언제든 성폭력이 벌어질 수 있는 회사이고, 조직이다. KBS는 다른 사람들의 미투 운동을 보도하기에 앞서, KBS 기자들의 미투 선언부터 전했다.

상습적인 성추행, 성희롱은 여성 기자를 기자가 아니라 여성으로 보는 시각에서 기인한다. 연차 높은 기자들은 서로가 블루스를 추라고 여기자를 ‘양보’한다. 남자들끼리 밥 먹는 자리에도 ‘자리가 화사해야 한다’고 불려 다닌다. 남성 기자들은 이름을 부르는 반면 여성 기자들에게는 키가 큰 애, 키가 작은 애, 안 예쁜 애, 이런 외모적 특성이 붙는다.

KBS 미투에 동참한 기자 중에는 남성인 박대기 기자도 있었다. 박대기 기자는 남성인 자신이 보기에도 성추행과 성희롱이 만연하게 벌어졌으며 듣는 순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바로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토로한다.

이들의 미투 선언 이후 KBS의 사내 문화는 다른 피해자들이 ‘바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KBS 기자들은 강간이나 성폭력 사건을 폭로한 것이 아니다. 이들이 이야기한 건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성희롱과 성추행이었다. ‘내가 이거 피해 입은 거 맞아?’ 라고 갸우뚱하는 것들, 그런 정도의 피해를 입었을 때 후배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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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보호하는 국가의 의무

2017년 12월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예방접종 부작용 뇌전증 환아의 처우 개선’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청원이 올라왔다. 국가필수예방접종인 디티피 – 소아마비 접종을 받은 뒤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주제는 아니라 20만 명이 모이진 못했으나, 청원 이후 비슷한 경험을 고백한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0.0017%에 담긴 국가의 의무에 대해 묻는다.

한 해 이루어지는 국가필수예방접종은 2천만 건, 그 중 한 해 평균 322건의 이상 반응이 신고된다. 10만 건 당 1.7건이다. 그 중 매년 꾸준히 보상신청의 사유가 되는 질환이 뇌전증이다. 하지만 뇌전증 발병과 예방접종과 연관성은 인정받지 못한다. 2014년 이후 신청한 12건 모두 기각됐다.

국민 청원의 주인공인 김영준 군은 생후 13개월 예방접종을 받았다가 뇌전증의 주요 증상인 경련을 겪었다. 지난 1년여 동안 아들의 치료비로 들어간 돈이 천만 원이 넘는데도 보상 신청은 기각됐다. 의학적으로 인과성이 밝혀진 바 없다는 게 이유였다. 0.0017%, 극히 드문 경우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3. 의원이라도, 며느리 노릇은 힘들다

모두가 즐거우라고 만든 명절이 누군가에겐 스트레스다. 한국에서는 며느리가 명절에 스트레스 받는 대표적인 ‘신분’이다. 며느리 역할은 국회의원도 빗겨가지 못한다. 한국일보가 기혼 여성 의원을 전수조사해 여성 의원들의 며느리로서의 삶에 대해 물었다.

명절은 특히 지역구 여성 의원들에게 부담스러운 시기다. 연휴 전부터 경로당과 지역구 행사장을 샅샅이 돌며 ‘얼굴도장’을 찍어야 하고, 명절에는 시가에 가 평소 못한 ‘며느리 노릇’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구를 돌고 설 전날 시댁에 가면 부엌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간 못 다한 며느리 노릇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정활동 탓에 평소 집안 일에 소홀했다는 자책감도 의원들을 부엌으로 밀어넣는다.

조사에 참여한 39명의 기혼 여성의원들이 매긴 ‘한국사회 명절의 양성 평등’ 점수는 45점이었다. 누구를 위한 차례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부담스럽게 과한 차례와 상차림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이는 일반 여성들의 여론과도 일치했다. 이 조사에서 가장 진보적인 결과는 ‘가사분담’이었다. 이렇게 평등한 명절의 배후에는 며느리의 굴레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진보적인 시어머니, 그리고 며느리 의원들의 집요한 투쟁이 있었다.

● 한국일보 기획: 기혼 여성의원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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