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18 14:19

http://slownews.kr/69143

2018년 4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4년마다 돌아오는 빙상연맹 논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한 올림픽으로 기록되며 끝났다. 하지만 메달 효자종목이라 불리던 쇼트트랙에서 오점이 남았다. 여자 대표팀 팀추월 사태에서 드러난 이른바 ‘빙상연맹’ 문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올림픽 때마다 불거지는 빙상연맹 논란에 대해 파헤쳤다.

팀추월 사태는 노선영 선수와 백철기 감독의 서로 다른 인터뷰로 인한 논란으로 다뤄졌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국내외 빙상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검증한다. 그리고 그 아래 드러나지 않는 배후는 빙상연맹의 막강한 실세 전명규 교수였다. 왕따 논란, 짬짜미 의혹, 선수 폭행과 귀화 파문 등 빙상계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잡음들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세의 권력이 작동할 수 있게 한 환경이 존재한다. 선수를 늘 성적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고, 1등을 위해 나머지 선수들을 버리는 실적주의다. 실적주의는 팀과 나라라는 대의로 포장되어 1등이 아닌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요했다. 이것을 뜯어고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얼음판은 누군가의 불행을 토대로 하는 반쪽짜리 꿈의 무대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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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 주변의 투기세력, 아파트 담합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6억 원의 벽을 뚫었다. 강남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4억 원이다. 우리는 흔히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주범으로 ‘투기 세력’을 지목한다. 하지만 아파트값을 올리는 세력은 우리 주변에 상존하고 있다. MBC PD수첩이 아파트 값을 올리는 담합의 주범, 주민들의 수상한 움직임에 대해 포착했다.

PD수첩은 아파트 가격 담합이 의심되는 서울 인근지역의 30개 단지와 5,000여 세대의 등기부 등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 곳곳에서는 주민들의 담합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값 담합을 조장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온다.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으로만 매물을 올리자는 담합 글, 일부 입주민들이 원하는 가격보다 낮은 값의 매물을 허위 매물로 신고하는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거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한 것처럼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업 계약서 작성’ 등 불법행위도 판을 친다.

광진구의 아파트에는 “우리 아파트는 최하 평당 5000만 원은 돼야 정상”이라는 내용의 공고문이 붙었다. 해당 아파트 시세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으로, 2억 원 이상 올랐지만, 아파트 값 상승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담합하는 사이, 진짜 집이 필요한 이들은 주거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 MBC PD수첩

3.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민간기업은?

채용 비리 의혹을 받던 강원랜드 직원 209명이 집단 퇴출됐다. 공공기업 채용비리는 이런 식으로 정부의 레이더에 잡히면 바로 잡을 수 있지만, 더 어려운 분야는 민간 부문 청탁이다. 공기업과 금융사는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이 관리ㆍ감독권을 갖기 때문에 전수조사로 취업비리를 밝혀낼 수 있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정확한 실태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일보가 민간기업에도 만연한 채용비리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국내 재벌 S그룹의 제약 계열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했던 김하정 씨는 우연히 인턴들의 출신을 알게 되고 기가 막혔다. 그 해 20명 인턴 중 10명 이상이 해당 그룹 계열사 친인척으로 별도의 표시가 돼 있었던 것이다. 유명 건설회사의 신입사원 명단표에는 오른쪽 일부가 접혀 있다. 사외이사 아들, 어느 고위층 자제 등의 ‘신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이 문서는 회사 고위직들만 공유하는 임원용이었다.

채용 비리가 엉뚱한 갑질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유명 가공식품 업체 S사의 한 직원은 프랜차이즈 업체인 H사 고위 임원의 딸이었다. 해당 프랜차이즈업체는 이후 가맹점주들에게 S사 제품만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다소 비싼 비용은 가맹점주들이 뒤집어썼다. 청탁을 용인하는 사회가 취준생의 금쪽같은 취업 기회를 갉아먹다.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는 아직 한국사회에서 유효한 명제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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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발하면 재취업 불가…내부고발 못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

네이버나 다음을 뒤덮는 수많은 뉴스들 중 늘 반복되는 뉴스 중 하나가 어린이집 원장이나 교사가 아이들을 폭행했다는 뉴스다. 뉴스가 나올 때마다 분노도 반복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다시 사건은 잊혀진다. 신동아가 각종 정부 대책에도 점점 늘어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의 진짜 이유에 대해 짚었다.

2017년 적발된 보육교사 아동학대는 776건으로 2014년(295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해결책으로는 노동환경 개선이 꼽히지만, 신동아가 취재과정에서 만난 보육교사들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보육교사 인성교육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론 위주 수업이지 실제 무엇이 아동학대인지, 대처방법이나 지도법에 대한 교육이 부재하다는 것. 또한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 동안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20명의 유아를 돌보는 보육교사들의 정서관리도 절실하다.

폐쇄적인 공간인 만큼 내부고발이 어려운 환경도 문제다. 보육교사를 채용할 때 이력서와 함께 평판을 참고하는데, 평판은 주로 어린이집 원장에 의해 좌우된다. 동료교사나 직장의 아동학대를 고발하려면 생계를 걸어야 한다. 또 내부고발로 인해 어린이집이 폐쇄되면 본인은 물론 동료교사들까지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된다. CCTV 늘리는 것이 아동학대의 대책은 아니다.

●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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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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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미세먼지 약자’들

3월 마지막 주는 미세먼지로 시작됐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한민국을 뒤덮은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지만, 특히 더 미세먼지가 가혹한 사람들이 있다. CBS ‘김현정의뉴스쇼’가 미세먼지 약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시에서 거리 청소를 하는 조오현 씨는 미세먼지와 매연을 함께 들이마시며 거리에서 일한다. 마스크를 1개만 쓰면 1시간 만에 시커먼 가래가 나온다. 2개, 3개를 끼면 습기차서 앞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면 온 몸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다. 거리의 청소노동자 말고도 주차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택배노동자 등 미세먼지 약자는 곳곳에 있다.

이 미세먼지 약자들을 지켜주는 건 오로지 마스크뿐이지만, 그마저 본인의 부담해야 한다. 지급 받는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걸러내지 못하기에 개인적으로 사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마스크 쓰고 다니며 밖에 안 나가면 그만이지만, 그럴 수 없는 누군가에겐 미세먼지가 생명을 위협하는 물질이다.

● CBS 김현정의뉴스쇼

큐레이션

2.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가정 형편이 보인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바깥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마스크를 사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 역시 경제적 약자들에겐 부담이다. 가난하면 미세먼지 더 마셔야 하는 현실을 한겨레가 짚었다.

“마스크에서 가정 형편이 보인다.”

은평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한 모 씨의 말이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마스크도 하지 못한 채 등교하기 때문이다. 마스크의 가격은 미세먼지 차단율에 따라 1,000원대부터 10여 만 원 대까지 다양하다. 86일 중 22일 전국 234차례 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생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경제적 약자들에게 일종의 소모품인 마스크 구매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맞벌이 부부에게도 마스크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자녀 셋을 둔 박 모 씨는 가장 등급이 낮은 ‘KF80’ 60개를 13만 원에 구매했지만 2주면 다 동이 난다. 99% 차단되는 마스크는 하나에 5,000원이 넘어서 사기가 부담스럽다. 국가가 당장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없다면, 마스크라도 책임져야 한다.

● 한겨레

큐레이션

3. 후쿠시마 7년, 대한민국 원전은 얼마나 달라졌나

7년 전인 2011년 3월,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벌어졌다. 한국정부는 같은 해 5월 후쿠시마 후속조치라는 이름으로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한 과제 50개를 발표했다. 그 중 46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이행해야 할 과제였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이 대국민 약속을 지켰는지 하나하나 체크했다.

한수원이 원안위에 제출한 보고에 따르면 46개 중 40개 과제를 달성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괜찮지만, 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6개 과제 모두 안전의 핵심 과제라는 게 문제다. 지진과 쓰나미 발생시 전원 상실과 멜트 다운, 수소폭발 등 중대사고를 막기 위한 과제가 이 이행되지 않은 6개에 포함되어 있다. 방수문 설치는 2014년까지 600개를 설치해놓겠다며 하나도 설치되지 않았고 원자로 폭발 방지를 위한 격납건물 또는 감압설비는 월성1호기 단 1곳에만 설치됐다.

완료된 과제의 경우에도 실효성에 의심이 제기된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후속대책으로 4개 원전 부지에 이동형 발전차량 한 대 씩을 배치했다. 하지만 발전차 한 대로는 원전부지의 모든 원자로에 전원공급을 할 수 없다. 핵심을 빠트린 후속조치, 또 부실한 후속조치로 시간이 가는 사이 원전 밀집 지역 인근인 경주와 포항에서는 대형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4. 기울어진 사법부 개혁 없이 경제민주화는 없다

개혁의 마지막에는 늘 대법원이 있다. 정치권력이 밀어붙이는 수많은 개혁들이 사법부 앞에서 ‘법적인 판단’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갑질을 엄중히 다루겠다는 김상조호 공정거래위원회도 대법원의 문을 넘어야 한다. 경향신문이 경제민주화로 가는 길에 놓인 기울어진 법정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0~2015년 판결이 확정된 과징금 소송에서 36%가 취소됐다. 2015년에는 46.6%인 절반 가까이를 공정위가 패소했다. 공정위가 어렵게 조사를 해서 대기업을 처벌하려 해도, 법원에서 막히고 있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갑질의 범위를 정말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 갑질의 규제 범위를 기업 대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 대 기업으로 한정하고, 형사처벌이 가능한 수준만 갑질로 인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규제 대상인 ‘담합’도 대법원 앞에서는 인정받기 어렵다. 최근 5년 사이 대법원은 서울고법이 모두 담합으로 인정한 라면, 음료, 소주 업체 담합을 잇따라 취소했다. 한국 기업들은 똑같은 행태를 외국에서 벌이다 벌금을 내고 있다. 시장경제의 근간을 정치권력이 아니라 법원이 장악하고 있다.

● 경향신문 ‘경제민주화로 가는 길, 기울어진 법정’ 기획기사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0

http://slownews.kr/68926

2018년 3월 넷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보기엔 ‘스튜핏’이지만…뭘 더 아껴야 하죠?

영수증을 보며 ‘그뤠잇’과 ‘스튜핏’을 외치는 [김생민의 영수증]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사는 청년의 영수증에는 ‘그뤠잇’과 ‘스튜핏’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없는 복잡한 사연이 녹아 있다. 한겨레가 숨만 쉬어도 적자인 청년의 영수증을 분석했다.

스타트업 계약직인 김소윤 씨는 열흘의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배달앱으로 1만 3천 원짜리 떡볶이를 주문했다. 3시간 뒤에는 치킨 한 마리를 더 주문했다. 승무원 취직을 준비 중인 한세진 씨는 온라인에서 8만 6천 원짜리 공연 티켓을 구매했다.

영수증만 보면 ‘스튜핏’ 소리를 듣기 딱 좋은 소비다. 하지만 사정은 단순하지 않다. 일에 지쳐 허기져 들어온 청년에게 배달 음식 값을 아끼기 위해 장 보고, 요리해서, 밥 해먹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알바를 뛰며 취업 준비하는 청년이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연을 사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돈을 모을 수 있는 것도 최저선 소득을 보장한 이후에 가능하다. 학자금 대출로 졸업하고도 2,500만 원의 마이너스 통장이 생기는 청년에게, 구직 기간 빚이 더 쌓이고 일하면서 내내 그 빚을 갚는 청년에게 안정적 소비는 한가한 소리다. 빚이 2,500만 원이나 2,600만 원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 “돈 모아서 집사고 결혼해야지”도 한가한 소리다. 내 집 마련과 결혼은 모두 ‘빚을 늘리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소비 패턴은, 안정적인 소득에서부터 나온다.

● 한겨레

큐레이션

2. 미투 그 이후, 언론의 두 가지 선택지

언론에 연이어 미투가 터진다. 언론은 늘 더 자극적이고, 더 새로운 소재를 찾아 헤매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렇게 사람들을 더 충격에 빠뜨릴 만한 소재의 미투들이 흘러나오고, 처음에 충격을 받던 여론은 무뎌지기 시작한다. 그 순간 폭로자들은 그 폭로의 부담을 홀로 겪는다. KBS는 폭로 그 후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한 제보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KBS는 졸업을 시켜줄 수 없다며 대학원생 여 제자를 유흥주점에 데려가 성추행한 경희대 교수 이야기를 보도했다. 이후 제보자가 기사를 내려줄 수 있냐고 요청했다. 용기를 내어 한 고백에 돌아온 건 주변의 걱정이었다. 가해자보다 제보자를 걱정하는 내용. 학계 권위자인 교수를 상대로 싸워봤자 상처만 입고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기자는 기사를 내리는 대신 경희대 측과 연락을 취했고, 기자가 직접 학교의 성폭력상담소에 제3자 고발을 했다. 제보자 역시 다시 용기를 내서 학교 성폭력 상담소에 증언했다. 학교는 조사위를 꾸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특별위원회와 인사위원회, 징계위원회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제보자는 학교를 떠났지만, 여전히 지도교수의 이름이 필요하다. 이력서에 어느 교수의 연구실에 있었는지 밝혀야 하는데, 면접관이 지도교수와 선후배 등으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도교수가 중징계를 받아도 내부고발자로 찍혀 취업문제 등 이후 상황을 예측하기도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제보자는 용기를 이어갔다. 기사를 섣불리 내리지 않고,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보도를 이어간 기자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투가 터지면 그 사건을 소비한 뒤 또 다른 미투를 찾아나서는 것 말고도, 언론에는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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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악플, 커다란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커다란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스파이더 맨]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이 대사를 조금만 비틀면 표현의 자유에 관한 원칙을 만들 수 있다. “무책임한 표현의 자유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해도 아무 제재도 받지 않을 자유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자유롭게 표현하되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표현의 자유다. 중앙일보가 ‘댓글 이대론 안 된다’ 기획을 통해 던지는 문제의식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모바일이 대세가 되면서 악플은 더 이상 특성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악플로 고소해보니 상대가 초딩인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피의자는 20대(33.1%), 30대(21.7%), 40대(16.3%), 50대 이상(15.1%), 10대(13.9%) 순이다. 악플 다는 이유도 다양해졌다. 가장 먼저 비뚤어진 영웅 심리가 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상대가 잘못을 했다고 그걸 악플로 바로잡겠다는 심리다. 나와 다른 생각은 틀리다는 편협한 사고도 악플을 양산한다.

악플도 여론인데, 악플에 대한 처벌은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저해하지 않을까? 악플이 여론이라는 전제부터 의심할 필요가 있다. 두 시간이면 포털에서 댓글이 많이 달린 인기 기사를 만들 수 있다. 가상 휴대전화 번호 5개만 있으면 가능하다. 진보 보수 커뮤니티에서 좌표를 찍고 몰려와 서로 댓글을 다는 전쟁도 종종 벌어진다. 3,000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고 3,000명이 댓글을 단 게 아니다. 조작 가능하며, 심지어 사람을 죽음까지 내모는 악플에도 “커다란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 중앙일보 ‘댓글 이대론 안 된다’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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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0

http://slownews.kr/68658

2018년 3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노력에 비례해 분배하면, 다 공정한 건가요?

2017년 3월 10일, 박근혜가 탄핵된 지 1년이 넘었다.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의 핵심 키워드는 ‘공정’성이었다. 정유라와 최순실로 대표되는 특혜의 주인공들에게 온 국민, 특히 청년들이 분노했다. 공정성에 대한 높은 민감도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여러차례 문재인 정부를 흔들었다. 단일팀 논란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란, 비트코인 등이 대표적이다. 시사IN이 공정성이란 무엇인가를 분석했다.

시사IN이 데이터 분석기업 아르스프락시아와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트코인’ 세 주제에 대한 온라인 여론 지도를 그렸다. 세 가지는 별개의 사건이지만, 키워드를 공유한다. 단일팀과 비트코인을 이어주는 키워드는 기회다. 기회를 박탈하는 정부의 불공정 개입 서사로 연결된다. 단일팀과 인천공항정규직화를 이어주는 키워드는 ‘노력’이다. 두 사건은 정부가 누군가의 노력을 배신하고, 노력하지 않은 이들의 무임승차를 조장한 사건으로 묶인다.

지금 논란이 된 사건들에 있어서 공정은 ‘비례 원리’로 대표된다. 노력해 기여한 만큼 비례해 받는 것이 공정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과정에 개입해선 안 된다. 정부는 “노력하는 이들이 보상받고 무능한 이들이 특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공정한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현상유지’ 논리로도 이어진다. 현재 상태가 무조건 정당하며 모든 재분배는 불공정하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중, 게임 후는 공정할지 몰라도 게임 전부터 이미 재능과 운이 불평등하게 분포되어 있는 현실은 개선할 수 없다. 과거 불평등을 뛰어넘는 힘이었던 능력주의가 아제는 오히려 불평등을 강화하는 기반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비례 원리를 넘어서는 ‘보편 원리’를 다시 세우는 것이 진보의 과제가 되고 있다.

● 시사IN

시사인

2. 사랑이 넘치는 불평등한 우리 집, 며느라기

로맨스 드라마에서 항상 결혼은 ‘해피엔딩’의 끝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결혼의 결과는 항상 해피엔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부장제 속에서 ‘며느라期(기)’를 겪는 며느리들 입장에서는 특히 그렇다. SBS 스페셜이 “화목하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며느리들의 이야기를 짚었다.

‘2017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된 웹툰 며느라기는 며느라기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며느리들이 시댁 식구들한테 예쁨 받거나 칭찬받고 싶어 하는 시기”다. 사랑하는 남편의 부모님에게 잘해드리고 싶은 건 어찌보면 인지상정이다. 가족 개개인이 권위적이거나 억지로 싫어하는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며느리의 도리’라는 틀은 따뜻하고 화목한 시댁을 불편한 존재로, 명절을 스트레스로 가득한 시기로 만든다.

며느라기를 유지하는 데 특별한 악인은 없다. 다들 소박한 화목을 유지하고 싶고, 가부장제에 익숙해진 이들이 스스로 며느라기를 대물림할 뿐이다. 다들 ‘우리 엄마는 안 그래’, ‘우리 집아는 개방적’이라지만, 가부장제는 특별히 착하고 특별히 개방적인 집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싸움에는 항상 고부갈등, 즉 시어머니와 며느리만 등장할 뿐 남편과 시아버지는 사라진다.

SBS 스페셜에는 며느리가 되길 거부한 이들도 등장한다. 명절을 따로 치르고, 며느리는 명절 때 시댁에 가는 대신 집에서 여유를 즐긴다. 시댁과 천천히 가족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생전 처음 보는 이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고, 한 가족이 되길 강권하는 가부장제, 정말 이 룰을 따르면 화목해지는 걸까?

● SBS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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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세정의를 세울 64일의 시간

142일 파업을 마친 KBS에 추적60분이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추적60분이 조명한 대상은 삼성 이건희다. 박근혜도 최순실도 못 피한 감옥을 유일하게 빠져나간 대한민국 서열 1위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알려진 삼성 비자금, 그 뒤로 삼성 특검이 찾아낸 1,199개의 차명계좌. 그 뒤로 삼성은 실명전환은 물론 세금 납부 및 사회환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삼성은 허술한 금융실명제법의 허점 사이로 빠져 나갔다. 삼성은 차명으로 만든 게 아니고 (故) 이병철 회장 때부터 차명으로 만들어진 걸 상속받은 거라 주장했다. 본인 이름이 아니라도 실명이기만 하면 문제를 삼지 않는 금융실명제법의 독소조항도 삼성이 차명계좌를 연쇄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차명계좌의 실명전환 및 세금 납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작 이 사실을 드러난 내부고발자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특검도 못 밝힌 차명계좌를 폭로한 양심 제보자는 오히려 삼성의 하청 격이자 자신이 다니던 인테리어 회사로부터 100억 원대 소송을 당했다. 지연된 조세정의가 실현되기까지, 차명계좌에 대한 과세 제척기간(10년)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 KBS 추적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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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죽어서도 혼자였다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코코’는 사람들에게 잊혀질 때, 사후세계에서도 사라진다는 설정을 담고 있다. 그만큼 삶과 죽음은 주변인들의 추모에 따라 갈라진다. 이런 의미에서 ‘고독사’는 우리 주변의 잊혀진 죽음들이다. 한겨레가 아무도 울어주지 않은 고독사를 집중 조명했다.

서울에서만 1년에 최소 162명이 고독사한다. 이들이 남긴 죽음의 기록을 살펴보면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있다. 고독사 전문 청소업체 스위퍼스와 하드웍스가 2014년 한해 동안 고독사의 유품 등을 정리한 기록을 보면, 상당수가 열악한 거처에서 생을 마감했다. 대개 부패가 심각하게 진행된, 악취를 남긴 채 사망했다. 이는 사회적 고립이 깊었음을 뜻한다.

죽은 이들의 주변엔 쓸쓸함을 달래줄 술병, 그리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투쟁의 흔적인 이력서가 남아 있다. 대한민국만의 특징은 고독사의 그림자가 정작 60대 이상보다 40~50대 장년층 쪽으로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이다. 조기퇴직으로 경제력을 상실하고, 동시에 자신의 가치가 상실됐다고 생각하는 50대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쉽게 고립된다. 죽음에도 인권이 필요하다.

● 한겨레 ‘고독사를 위한 권리장전’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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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0

http://slownews.kr/68507

2018년 3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법은 멀고 폭로는 위협으로 되돌아오는 이주여성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MeToo)가 문화연예계, 종교계, 대학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한 폭로에 의존한 방식이기에 한계점도 명확하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유명해야 폭로가 먹힌다는 점이다. 유명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는 마이크가 없고, 폭로 이후 보호해줄 보호막이 없는 이들은 미투조차 외칠 수 없는 처지다. 동아일보가 미투조차 외칠 수 없는 이주여성들의 목소리에 마이크를 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조업 분야 여성 이주노동자 385명 중을 조사한 결과 성희롱에 일어났을 때의 대응은 ‘모름.무응답’이 48.9%로 가장 많았다. 잠자리를 거절하면 돌아오는 폭행, 빈번한 스토킹과 성추행 등이 일상적으로 벌어지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 그리고 해고의 위협 탓에 말조차 할 수 없다. 고용 연장 여부를 사업주가 결정하고, 고용 연장이 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되는 현행 고용허가제 때문이다.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다. 이혼을 당하면 추방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편이 성폭력을 일삼고 가족들까지 이에 동참하는 짐승같은 짓을 벌여도 말하지 못한다. 다문화자녀가 20만 명을 넘어섰지만, 한국 남성과 결혼한 이주여성의 이혼율이 2008년 28.1%에서 2016년 37.8%로 점점 높아지는 이유다. 이런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를 바로잡기 위해선 미투와는 별도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 동아일보

이주여성 피처

2. 직장 여성들의 침묵의 아우성

이주 여성들처럼 미투조차 할 수 없는 사각지대는 또 있다. 직장 여성, 특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다. 경향신문이 미투 외침 속에 ‘침묵의 아우성’을 반복하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경향신문이 만난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은 “‘미투’를 하고 싶어도 결국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해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성폭력은 권력관계와 위계질서에 기반하는데, 가해자들이 대부분 여성들의 업무 평가·정규직 전환 등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제기를 하면 재계약은 없다.

용기를 내서 신고해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위계적인 조직문화에서 회사는 피해자를 충분히 배려하지 않고, 가해자가 피해자와 같은 부서가 배치되도록 하거나 결국 문제 직원으로 낙인 찍어 중도 퇴사하게 만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이 성폭력 문제를 신고하고 지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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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투가 멈춘 곳, 그리고 ‘노동권 강화’

앞에서 언급했듯 미투 운동은 폭로에 의존하기에 가해자든 피해자든 유명인이어야 화제를 끈다. 한국에 앞서 미투운동이 벌어진 미국도 그랬다. 이벤트는 반복됐지만, 지속가능한 해법을 만들진 못했다. 동아대 강신준 교수는 한겨레 칼럼에서 미국의 미투 운동이 멈춘 곳에서 우리가 다시 시작할 길을 찾는다. 바로 ‘노동권 강화’다.

미투조차 외치지 못하는 이주여성과 비정규직 여성들이 당하는 일상적 성폭력은 권력관계와 위계질서에서 벌어진다. 위계관계란 업무수행과 인사권(검찰·언론), 작품활동과 심사권(문단·학계·문화계) 등으로 내재화되어 있다. 이런 위계질서에 맞서는 방법은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대의조직의 결성이며, 노동조합할 수 있는 권리, 즉 노동권 강화다.

노동조합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성폭력 및 인권침해를 보호해야 하며 회사의 위계적 조직문화에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 폭로 이후의 개인을 괴롭힐 보호막이 되어주어야 한다. 노동을 매개로 한 사람들의 일그러진 위계관계를 바로잡는 건 민주주의다. 우리의 미투가 나아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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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재인은 지지하지만, 우린 서로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60~70%가 넘는 지지가 취임 이후 쭉 이어지고 있다. 전례가 없는 강력한 지지다. 이 강력한 지지는 언제까지 갈까? 한겨레21이 대선 때 문재인을 뽑은 1,053명의 성향을 최초로 분석했다. 여전히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들은, 같은 듯 달랐다.

문 대통령에 대한 문 투표층의 지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4개월 뒤 ‘6·13 지방선거에서 어느 당 후보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문 투표층의 62%는 민주당을 1순위로 꼽았다.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에서도 문 투표층은 81.8%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구체적인 사안으로 가면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복지확대보다 경제성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항목에서 문 투표층의 찬반 의견은 정확히 찬성 50%와 반대 50%로 갈렸다.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항목에 문 투표층의 51.2%가 반대했지만 찬성 입장도 48.8%나 됐고, ‘버스·지하철·철도 등 교통기관의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항목에서도 45.3%가 반대, 54.7%가 찬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의 원인이 촛불집회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촛불정국 이후 일어난 세대 연합(2030세대와 87년 세대)과 이념 연합(진보와 중도, 보수 이탈층)이 문 대통령에 대한 탄탄한 지지를 이루고 있다. 부동산 대책, 비트코인, 평창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단일팀 등 이 연합이 흔들릴 조짐은 여럿 있었다. 이 연합을 다수의 합의로 발전시켜 개혁을 끝까지 밀어붙일지에 문재인 정부의 성패가 달려 있다.

●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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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09

http://slownews.kr/68207

2018년 2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미투 운동, 언론사도 예외가 아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각계각층에서 미투(metoo) 운동이 번지고 있다. 다양한 폭로가 언론을 통해 퍼져 나간다. 하지만 언론사도 언제든 성폭력이 벌어질 수 있는 회사이고, 조직이다. KBS는 다른 사람들의 미투 운동을 보도하기에 앞서, KBS 기자들의 미투 선언부터 전했다.

상습적인 성추행, 성희롱은 여성 기자를 기자가 아니라 여성으로 보는 시각에서 기인한다. 연차 높은 기자들은 서로가 블루스를 추라고 여기자를 ‘양보’한다. 남자들끼리 밥 먹는 자리에도 ‘자리가 화사해야 한다’고 불려 다닌다. 남성 기자들은 이름을 부르는 반면 여성 기자들에게는 키가 큰 애, 키가 작은 애, 안 예쁜 애, 이런 외모적 특성이 붙는다.

KBS 미투에 동참한 기자 중에는 남성인 박대기 기자도 있었다. 박대기 기자는 남성인 자신이 보기에도 성추행과 성희롱이 만연하게 벌어졌으며 듣는 순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바로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토로한다.

이들의 미투 선언 이후 KBS의 사내 문화는 다른 피해자들이 ‘바로 나설 수 있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KBS 기자들은 강간이나 성폭력 사건을 폭로한 것이 아니다. 이들이 이야기한 건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성희롱과 성추행이었다. ‘내가 이거 피해 입은 거 맞아?’ 라고 갸우뚱하는 것들, 그런 정도의 피해를 입었을 때 후배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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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보호하는 국가의 의무

2017년 12월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예방접종 부작용 뇌전증 환아의 처우 개선’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청원이 올라왔다. 국가필수예방접종인 디티피 – 소아마비 접종을 받은 뒤 뇌전증(간질)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주제는 아니라 20만 명이 모이진 못했으나, 청원 이후 비슷한 경험을 고백한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0.0017%에 담긴 국가의 의무에 대해 묻는다.

한 해 이루어지는 국가필수예방접종은 2천만 건, 그 중 한 해 평균 322건의 이상 반응이 신고된다. 10만 건 당 1.7건이다. 그 중 매년 꾸준히 보상신청의 사유가 되는 질환이 뇌전증이다. 하지만 뇌전증 발병과 예방접종과 연관성은 인정받지 못한다. 2014년 이후 신청한 12건 모두 기각됐다.

국민 청원의 주인공인 김영준 군은 생후 13개월 예방접종을 받았다가 뇌전증의 주요 증상인 경련을 겪었다. 지난 1년여 동안 아들의 치료비로 들어간 돈이 천만 원이 넘는데도 보상 신청은 기각됐다. 의학적으로 인과성이 밝혀진 바 없다는 게 이유였다. 0.0017%, 극히 드문 경우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3. 의원이라도, 며느리 노릇은 힘들다

모두가 즐거우라고 만든 명절이 누군가에겐 스트레스다. 한국에서는 며느리가 명절에 스트레스 받는 대표적인 ‘신분’이다. 며느리 역할은 국회의원도 빗겨가지 못한다. 한국일보가 기혼 여성 의원을 전수조사해 여성 의원들의 며느리로서의 삶에 대해 물었다.

명절은 특히 지역구 여성 의원들에게 부담스러운 시기다. 연휴 전부터 경로당과 지역구 행사장을 샅샅이 돌며 ‘얼굴도장’을 찍어야 하고, 명절에는 시가에 가 평소 못한 ‘며느리 노릇’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구를 돌고 설 전날 시댁에 가면 부엌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간 못 다한 며느리 노릇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정활동 탓에 평소 집안 일에 소홀했다는 자책감도 의원들을 부엌으로 밀어넣는다.

조사에 참여한 39명의 기혼 여성의원들이 매긴 ‘한국사회 명절의 양성 평등’ 점수는 45점이었다. 누구를 위한 차례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부담스럽게 과한 차례와 상차림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이는 일반 여성들의 여론과도 일치했다. 이 조사에서 가장 진보적인 결과는 ‘가사분담’이었다. 이렇게 평등한 명절의 배후에는 며느리의 굴레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진보적인 시어머니, 그리고 며느리 의원들의 집요한 투쟁이 있었다.

● 한국일보 기획: 기혼 여성의원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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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09

http://slownews.kr/68198

2018년 2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더 열악할수록 더 위험하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재난과 재해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얼어붙게 만드는 극단적인 추위, 모든 사람을 휩쓸고 가는 쓰나미. 하지만 실제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는 재해는 불평등하다. 주간경향이 더 열악할수록 더 위험한, ‘안전약자’의 현실을 짚었다.

50세 전상규 씨는 2005년 12월 화재가 일어났던 고시원에 살고 있었다. 지금은 종로구 허름한 여관에 산다. 1월 20일 불이 나 6명이 숨진 서울장여관이 지척인 곳이다. 그때 살던 고시원이나 지금 살던 여관이나 화재가 나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사는 고시원, 달방에는 스프링클러와 같은 화재에 대비한 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다. 대부분이 소방시설법 적용의 사각지대다. 이런 소방법 사각지대가 1만 5,377곳에 달한다.

대표적인 안전약자는 노인이다.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에서도 희생자 대부분은 노인이었다. 근력이 약한 데다 아프기도 하고, 사회적 관계망에서 고립된 데다 정보에도 취약하다. 세종병원은 대부분 피난능력이 제한된 노인들이 모이는 곳이었음에도 병원 규모를 이유로 배연, 제연시설 의무에서 빗겨갔다. 안전약자를 위한 대피시설이 시급한 이유다.

약자들이 처해 있는 안전 기준을 낮게 설정하면 언젠가 그 피해는 위로 올라온다. 층건물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스프링클러나 방화문 등의 설비를 갖췄을 비율은 높아지지만, 기본적인 안전 불감증이 반복되면 피해가 악화될 소지는 높아진다. 누구나 안전약자가 될 수 있다.

● 주간경향

큐레이션

2. 2030은 왜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분노했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처음으로 50%대로 떨어뜨린 건 남북아이스하키 단일팀이었다. 그리고 그 지지율 하락은 2030 청년세대가 이끌었다. 이들은 ‘남북통일’이라는 큰 그림 대신,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처지에 더 공감했다. 한겨레가 2030 세대가 단일팀에 분노한 이유를 자세히 짚었다.

2030들이 보기에 대한민국은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다. 그 길을 뚫는 유일한 방법은 시험이다. 그리고 일렬로 줄 세우는 시험만이 공정한 경쟁이다. 그렇지 않은 경쟁은 낙하산, 채용비리, 추천을 빙자한 학맥과 인맥 동원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단일팀에 대해 한 청년은 “열심히 준비해서 최종면접에 올라갔는데 ‘회사에 도움이 되고 면접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이유로 갑자기 면접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정서는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도 반대한다. 시험, 즉 공정한 경쟁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2030의 최순실 사태에 대한 분노도 시험을 거치지 않은 정유라의 특혜입학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했다. 이들을 이기적이라 탓할 게 아니라, 공정성에 대한 이들의 강력한 공감과 분노를 불공정한 사회구조에 돌려야 할 때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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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청춘이라 아프다’ 

한때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은 ‘청춘이라 아프다’로 바뀌어야 한다. 가장 건강해야 할 청년이 가장 아프다고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몸은 물론이고 정신까지 아프다. 파이낸셜뉴스가 ‘사회적 질병’, 청년의 정신 건강에 대해 짚었다.

2012년 대비 2016년 20대 우울증 환자가 22% 증가했고 8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에서 가장 큰 증가폭이다. 원인은 경쟁사회, 남과 비교하는 사회다. 우울증은 소득수준 같은 객관적 수치보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위치와 지위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남과 비교해 열등하다는 생각이 들 때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못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회 분위기가 높은 경제·사회적 지위를 추구하는데 내가 그에 못 따라갈 때 마음의 병이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세대별 가치관의 차이는 20대가 마음의 병을 숨기는 원인이 된다. 20대가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면 가족, 직장 내 상급자는 ‘나약하다’는 식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의지 부족으로 인식하면 치료할 때를 놓치기 일쑤다. 분명한 점은 “젊은 놈이 왜 그래”라는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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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08

http://slownews.kr/68059

2018년 2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MBC 정상화, 지역의 복원

보수정권 9년 간 벌어진 공영방송 MBC의 몰락은 다양하게 참담한 결과를 불러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다양한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하던 지역MBC를 중앙의 하수인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16개 지역 MBC가 공동 기획을 통해 소수의견을 짓밟은 MBC의 과거를 전했다.

MBC는 지역을 고립된 섬으로 만들었다.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은 통진당과 연관시켰다. 경남MBC에서 취재한 것이 아니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주 시민들에게 ‘외부세력’ 딱지를 붙였다. 역시 대구MBC가 취재한 것이 아니었다. 세월호 참사 때도 전원구조가 아니라는 목포MBC의 거듭된 요청을 묵살한 것도 중앙 MBC였다. 그렇게 MBC는 여론의 중심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삭제했다.

지역MBC는 중앙MBC가 만들어낸 왜곡 보도를 주구장창 전달하고, 5분간 지역 소식을 전하는, 지역민들 입장에서 있으나마나한 방송사로 전락했다. 김재철 사장 이후 진행된 MBC 광역화는 ‘그런 시골 이야기는 쓰지 말고 광역 단위, 더 큰 이야기만 쓰라’는 취재 지시로 이어졌다. 중앙에서 내리꽂은 낙하산 사장들이 그 역할을 철저히 수행했다. MBC 정상화가 지역의 자율성 회복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지역MBC 공동기획

2. 모든 것을 놓을 때, 아이들도 놓는다.

2016년 한 해 동안 1만 8,700명에 이르는 아이가 학대를 당했다. 전체 아동 학대의 80.5%,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사건의 86%를 친부모, 계부모, 양부모가 저질렀다. 언론에서는 이런 사건을 무정하고 잔인한 부모로 다룬다. 하지만 가해자를 악마로 만든다고 문제를 예방할 순 없다. 시사IN은 ‘만약 무엇이 달랐다면 그 아이가 살 수 있었을까’에 집중했다.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라는 것 외에 이들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가해자인 엄마 또는 아빠가 모두 벼랑 끝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 경제적 궁핍, 정신적 피폐, 사회적 고립이 있었다. 벼랑 끝에 선 이들은 더 약자인 아동을 향해 분풀이를 저질렀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련의 아동 학대 사건들에서는 일정한 유형이 발견됐다. 상당수 가해 부모들이 너무 이른 나이에 아이를 낳았다는 점이다. 아주 작은 정보를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를 살릴 수 있다. 돈 10만원의 병원비가 없어서 살해, 매매, 유기가 벌어지지만 지원받을 방법은 찾아보면 있다. 이 어린 부모들을 사회가 방치하지 않았다면 몇몇 아이들은 잘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

● 시사IN

MBC

3. 지진도 공포도 끝나지 않았다

지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딱 ‘여진’만큼이다. 여진이 멈추면, 사람들은 지진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진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2017년 11월 15일 이후 아직 지진이 현재진행형인 포항을 찾았다.

포항 지역에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여진이 70차례 진행됐다. 위험 판정을 받아 철거 예정인 건물이 132개다. 나머지 건물에 대해선 시가 공식적으로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금도 300여명의 주민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의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안전 판정을 믿을 수 없는 증거들이 속속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공포에 시달리는 이유는, 다시 지진이 발생했을 때의 암담한 상황 때문이다. 1년 사이 경주와 포항 지역에 지진이 잇따라 일어났지만 지진 발생에 대한 안전 시스템은 아직 남의 나라 이야기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국가의 안전 불감증이 존재하는 한 포항 주민들에게 여진도 공포도 현재진행 중이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4. 대한민국의 축소판, 세종요양병원

포항 지진 말고도 현재진행형인 재해는 많다. 중앙일보가 재난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 곳곳의 안전을 점검했다. 포항 지진, 영흥도 낚싯배 사고, 제천 스포츠센터 사고,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겪었음에도 공사장은 물론 대로변·다중이용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모습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서울 서초구 공사현장, 작업 도중 자재나 벽돌이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낙하물 방지망은 접혀 있었다. 서울 종로구 한 숙박업소 옥상, 불법 증축된 맥주집(PUB)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스티로폼으로 지어져 화재에 취약한 구조였다. 인근 한 카페에도 불법 증축된 구조로 소화전 앞에 비품들을 잔뜩 쌓아 둔 상태였다.

지난해 3월 불이 난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 어시장. 천막형 임시좌판 곳곳에 전기히터들이 커져 있었고, 주변엔 플라스틱 의자와 가스통 등 인화물질이 가득했다. 어시장 입구에 설치된 소화전엔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했다.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선착장. 104t급 여객선에 탑승한 승객 120여 명 중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구명조끼 입으라는 방송도 없었다.

얼마 전 참사를 겪은 세종병원은 불안한 성장을 거듭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세종병원은 여러차례 증축과 확장, 의원에서 병원으로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그럼에도 안전시설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건물을 얼마나 싸게 짓느냐’가 아니라, ‘안전에 얼마나 비용을 들였나’가 좋은 건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 중앙일보

큐레이션 중앙일보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07

http://slownews.kr/67950

2018년 1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고문 기술자와 그 배후,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만 남았다

영화 [1987]이 흥행하면서 옛 치안본부 대공수사처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대공분실은 감금과 고문으로 없는 죄도 만들어내던 대한민국의 어두운 과거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당시 가장 유명한 고문기술자 이근안은 법적 처벌을 받고 출소했다. 하지만 처벌받지 않은 이근안은 한 둘이 아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잡히지 않은 고문 가해자들의 현재를 추적했다.

김제의 농사꾼 최을호 씨 일가는 한동안 역사에서 ‘가족간첩단’이었다. 최을호 씨는 재판 후 사형 집행을 당했고, 조카 최낙전 씨는 출소 후 자살했다. 최을호 씨 아들도 갈대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씨 일가는 작년 6월이 되어서야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다. ‘재심’만으로는 피해자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다. 고문을 당한 피해자들은 고문 수사관들을 고소했지만, 고소장에 피의자를 ‘성명불상’이라 표시할 수밖에 없었기에, 가해자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고문 기술자들의 배후에는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던 사법 권력이 있었다. 검사도, 판사도 명백한 고문의 흔적을 무시하는 대신 피해자들에게 징역을 구형하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들 수사관과 검사, 판사를 찾아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지 묻는다. 이들은 하나같이 국회의원으로, 변호사로 잘 살고 있다. 또한, 하나같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과거를 회피한다. “다 지난 일 가지고 왜 이러냐”고 되묻는 가해자들. 피해자들의 기억 속에서 고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

큐레이션 피처

2. 약자엔 강하고 권력에는 약한 사법부의 적폐

약자엔 강하고 권력에 약했던 사법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불거진 ‘판사 블랙리스트’ 논란이 대표적이다. 법원행정처는 박근혜 정권의 명령에 따라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해 보고했고, 원세훈 재판과 같이 민감한 재판의 동향 정보까지 주고받았다. MBC ‘PD수첩’이 오욕의 역사를 반복하는 사법부의 진정한 독립에 대해 묻는다.

현재 법관 인사는 대법원장과 대법원장을 보좌하는 법원행정처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 승진, 근무지 배정, 재판 업무 배정 등을 대법원장이 결정한다. 이런 피라미드식 법원 승진 구조는 심각한 관료화를 초래하며, 판사들이 양심에 따라 판결하지 못하게 한다.

사법부의 독립성 침해는 국민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2008년 촛불 시위 당시 판사는 야간 시위를 금지한 집시법 제 10조는 위헌이라며 위헌 심판을 제청했다. 그러나 신영철 중앙지법원장은 후배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위헌 제청이 이루어지기 전에 재판을 빨리 진행하라며 압력을 가했고, 수많은 촛불시민이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졌다. 신영철은 이후 대법관으로 승진했다.

한 대형 로펌은 대법관 출신을 선임해달라는 요청에 5억 원을 요구한다. 다른 로펌은 10억 원까지 부른다. 이런 전관예우 풍토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가 없다. LG 전자 내부고발자 정국정 씨는 해고무효 소송 중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LG 측 변호사가 대법관 재직 당시 같은 일로 자신의 재판을 맡았던 재판관이었던 것이다. 적폐 청산의 마무리를 담당해야 할 사법부 안에 적폐가 쌓여 있다.

● MBC PD수첩

피디수첩

3. 최저임금엔 죄가 없다

새해가 들어서자마자 경제지를 비롯한 보수언론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폐해를 알리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경비원 전원이 해고 당한 사건이었다. 이들이 받은 통지에서 해고 사유 중 하나로 ‘최저임금 인상’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최저임금이 이유였을까? 시사IN이 ‘팩트체크’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미 지난해 10월 26일 경비원을 용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용역 전환을 하기 위해 일단 해고한 것이다. 그리고 용역업체는 경비원 전원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용역 전환을 해도 최저임금은 직접 고용을 할 때와 같이 적용된다. 게다가 용역업체가 끼면 업체에 돌아갈 이윤과 일반관리비, 부가가치세 등으로 관리 비용이 더 커진다. 결국, 최저임금은 큰 문제가 아니었단 뜻이다.

대량 해고의 배경에는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 경비원 갑질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9월부터 공동주택관리법에는 경비원에게 부당한 지시, 명령을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그러자 입주자대표회의는 그간 경비원들이 감당한 주차관리 등의 노동이 부당 지시로 해석될 소지가 있으니 앞으로 경비원 관리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경비원과 관리원으로 나눠 관리원에게 주차관리 등의 업무를 맡기겠다는 것이다. 을을 보호하기 위한 법 규정이 을에게 불이익을 주는 명분이 된 사례다.

또 다른 요인은 노사 갈등이었다. 경비원들은 사측이 무급인 휴게시간에 계속 일을 시켰다며 고용노동부에 체불임금을 청구하는 진정을 냈다. 이런 갈등 속에 입주자대표회의는 용역 전환을 의결했다. 노조는 용역 철회를 대화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해고 예고 통지서가 날아들었다. 결국,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경비원 전원 해고 사건은 최저임금의 폐해가 아니라 정부가 노동자를 보호할 제도를 더 마련해야 할 계기로 삼아야 할 사례다.

● 시사IN

시사인 큐레이션

4. 카톡 말고 페메 하는 중딩들

책을 몇 권 쓴 저자이다 보니 가끔 책을 읽고 연락이 오는 중고등학생들이 있다. 책을 잘 봤다거나 더 물어볼 게 있다는 연락인데 하나같이 페이스북 메시지(이하 ‘페메’)로 연락이 온다. ‘연락처를 몰라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연락처를 알게 된 이후에도 카카오톡 대신 페이스북으로 계속 연락이 온다. 블로터의 ‘중등포럼’ 기사를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요즘 학생들은 갠톡을 할 때는 카톡 말고 페톡을 이용한단다.

블로터가 만난 중학생들, 카톡도 쓴다. 하지만 페메만 쓴다는 학생은 있어도 카톡만 쓴다는 학생은 없었다. 두 SNS가 이용 목적이 구분됐다. 주로 단체채팅방을 이용할 때 카톡을 많이 쓴다. 하지만 이 단체방에는 모두 어른이 1명 이상 껴 있다. 또래 친구들과 하는 단체채팅방은 그마저도 페메 그룹채팅 기능을 자주 쓴다. 중딩들에게 페메가 ‘어른 없는 해방구’인 셈이다.

학생들은 페이스북 메시지의 UX/UI에도 만족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메신저 서비스도 같이 경험하게 해준다. 언제든 말 걸 수 있는 친구 리스트를 화면에 띄워주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모티콘조차도 카톡보다 페메가 우선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톡 이모티콘은 돈 주고 사야하기 때문이다. 카톡이 열심히 읽어봐야 할 기사다.

● 블로터

블로터 큐레이션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06

http://slownews.kr/67542

2017년 12월 넷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은 기자라면 한번 쯤 들어보았을 말이다. 하지만 정작 이 당연한 말을 실천하는, 또 실천할 수 있는 기자는 많지 않다. 시사IN 김영미 PD의 스텔라데이지호 추적기는 이 답을 실천해 보인 기사다. 김 PD는 4개국 67일간 정부도 손을 놓아버린 것 같은 스텔라데이지호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명제를 실천하려면, “그럼 대체 현장은 어디인가?”라는 질문부터 해결해야 한다. 김영미 PD가 찾은 스텔라데이지호의 현장은 우루과이였다. 침몰현장은 우루과이에서 3,000km 떨어진 망망대해였지만, 그래도 구조 주체국은 우루과이였다. 우루과이 취재원들을 만나고 만나던 끝에 그는 “배가 두동강 났다”는 증언을 찾아낸다. 유가족들조차 처음 들어오는 새로운 실마리였다.

김영미 pd가 찾은 두 번째 현장은 ‘생존 선원을 구조했던 배’였다. 김 pd는 그 배를 찾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한다. 스텔라데이지호 선원 구조 장면이 담긴 영상을 발견하고, 그 영상에 나오는 증언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될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그 증언들을 통해 배가 침몰된 과정들이 재구성된다.

김pd는 또 다른 흔적, 미군 초계기 사진을 찾기 위해 먼 이국 땅 우루과이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 과정에서 우루과이 시민사회가 관심을 보였고, 우루과이 시민단체가 실종자 수색을 돕겠다고 나선다. 김 pd는 우루과이 국회 출입기자가 되었다. 만약 김 pd가 우루과이로 가기 이전에 많은 언론인들이 사고 초기 현장에 갔더라면, 더 많은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을까? 김 pd가 말한 ‘면피 의식’이 더 많은 언론과 기자들에게 필요해 보인다.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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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딸의 생애주기마다 엄마는 투사가 된다

어쩔 수 없이 투사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 장애인 부모들이 그렇다. 장애를 인정하는 것부터 아이가 자라는 과정 전반에서 장애인 부모들은 비장애인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세상과 싸우는 투사가 되어간다. 주간경향이 늘 싸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장애아 엄마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시각중복장애인 효정이의 엄마 복순씨는 아이의 눈을 살리기 위해 굿판까지 벌였다. 어쩔 수 없다는 걸 안 이후에도 한동안 장애를 인정할 수 없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아이를 낳고 복직하려던 복순 씨는 직장과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아이의 눈과 발이 되어야 했다. 맹아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현장에 찾아가 포클레인 삽 위에 올라타 “제발 학교에 들어가달라”고 사정했다. 그렇게 맹아학교 설립의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학교장이 아이의 장애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장애인 특수교육법 제정을 위해서도 투사가 됐다. 암 치료를 받는 중에도 특수교사 정원을 두고 반대하는 의원들을 만나러 갔다.

특수지자체장애인학교에서도 주변에 아이 엄마들이 인공위성처럼 둥둥 떠다닌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직장을 나갈 수도,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선생님이 부르면 5분 이내에 달려갈 수 있는 어딘가에 앉아 있어야 한다. 이 엄마들은 장애아 관련 정책과 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직접 몸을 맞대고 싸운다. 공동체가 갈등 조정을 포기한 사이, 장애인 엄마들이 투사가 되어 직접 싸우고 있다.

● 주간경향 ‘장애아 엄마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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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누가 이민호 군을 죽였나

지난 11월, 생일을 이틀 앞둔 한 고교생은 현장실습을 나갔다 사망했다. 제주도 특성화고에 재학 중이던 고 이민호 군이다. 회사도 사과하고 정부도 대책을 발표했지만, 특성화고 실습생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 않을,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 같은 문제다. jtbc 스포트라이트가 누구 이민호 군을 죽였는지 묻는다.

이민호 군에게 사고가 닥쳤을 때까지 몇 분 간 그 누구도 사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고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현장 인원들은 사고에 대처하지 못한 채 쩔쩔 맨다. 그러는 사이 20분이 흘렀다. 교육 받으러 간 이민호 군이 사실상 현장을 혼자 책임지고 있었다.

민호 군 사망사고 전에도 많은 실습생들이 죽어나갔다. 2016년 아들 동균이를 떠나보낸 아버지 김용만 씨는 사고가 벌어진 기업보다 학교가 더 원망스럽다고 말한다. 학교가 학생들을 기업체에 던져놓은 채 방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습생들은 성희롱을 당해 그만둬도 사실을 밝히지 못했고, 학교로 돌아왔다는 이유로 징계를 감당해야 했다.

현장실습생 제도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쳐 양성됐다. 정부는 일찍 사회에 진출하는 나라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학교를 경쟁하게 했고, 학교는 취업률을 높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전공과도 관계없는 일터로 학생들을 내몰았다. 기업은 값싼 노동력을 위해 실습생들에게 손을 뻗었다. 정부와 학교, 기업이 책임 소재에서 사라진 사이 그 책임은 오롯이 학생들의 어깨에 올려졌다.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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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0년 지나도 여전한 태안의 상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기름유출 사고를 겪은 태안의 상처는 10년이 지나도 낫지 않았다. 12월 7일,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딱 10년 되는 날이다. 경향신문이 10년이 지난 태안의 현장을 찾았다.

언론에는 “태안 10년, 123만의 기적”, “태안 기름유출 10년, 다시 찾은 청정바다” 등의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 회복이란 말을 써선 안 된다고 말한다. 만리포 해수욕장이나 모항항 바다에서 기름 흔적은 찾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지만 바닷 속은 다르기 때문이다. 미역이나 다시마가 바위에 붙어야 하는데 기름 성분 때문에 붙지를 않고, 먹을 게 없다보니 전복이 자라지 않는다. 먹이사슬이 망가진 탓에 해산물 양이 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건강이다. 방제에 앞장섰던 주민들은 초기에 방제복이나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고혈압, 치아 염증, 안면 마비 등이 이어졌다. 태안환경보건센터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10만명당 5명 수준이었던 백혈병은 2009년부터 2013년에는 8.6명으로 뛰었다.

심리적인 상처도 여전하다. 긴급생계비 지급 기준과 원칙이 명확하지 않아 마을 간, 마을 내 갈등이 벌어졌다. 삼성발전기금 배분을 두고도 주민들 간 갈등이 여전하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 약속한 3,600억 원 중 2,900억 원을 입금했지만, 11개 지역이 이 돈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다툼을 시작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으로 배분을 둘러싼 다툼은 끝났지만, 이제는 발전기금 관리 수탁자를 놓고 이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 간 환경은 파괴됐고, 주민들은 아프고, 공동체는 갈라졌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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