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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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노인 추월시대, 일상 곳곳의 노인 차별

지난해 11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이 유소년(0~14세)보다 많아졌다. ‘노인 추월시대’가 온 것이다. 올 8월 주민등록 기준으로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가 넘는 고령사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노인 추월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중앙일보가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노인 차별’을 보도했다.

중앙일보가 경로당·탑골공원·병원 등지에서 노인 26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다양한 차별 경험이 쏟아져 나왔다. 힘겹게 버스에 오를 때 “집에나 있지 노인네가 뭐하러 다니냐”는 핀잔을 듣고,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노인이 오는 걸 대놓고 싫어한다. 장사가 안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된다. 복잡한 지하철 노선 때문에 문의를 하면 귀찮은 취급을 당하고 ‘노인은 (가까운 거리를 가는 거라) 돈이 안 된다’며 택시 승차를 거부당하기도 한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들이 병원 치료를 받으며 여생을 보내거나 다시 노동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병 치료도 돈 벌기도 노인에겐 쉽지 않다. 자세한 처방이나 진료 대신 “그 나이엔 원래 아프다”는 말을 듣기 일쑤고, 일자리를 구할 때도 “그 나이에 쉬어야지”, “취직하려면 염색부터 하세요”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생산성 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노인을 짐짝 취급하는 ‘노인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옛날식 효나 공경을 기대해 젊은 세대에게 ‘노인을 모셔라’라고만 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국가적으로 ‘노인 추월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좋든 싫든 앞으로 수십 년은 노인과 젊은 세대가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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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이라” 맞고도 말 못하는 남성 직장인들

최근 국내의 여러 회사에서 여성 직장인들이 겪는 사내 성희롱이나 성추행 문제가 폭로됐다. 하지만 여성들과는 같지만 다른 이유로, 남성 직장인도 폭력을 참고 넘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맞고도 숨죽인 남성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의 한국 지사격인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에 근무해온 정비사 이 모 씨는 직장 선배로부터 작업복에 불을 붙이는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쑤시개를 에어건(air gun)에 넣어 쏘는 위험천만한 짓, 고문도구 같은 틀에 손목을 넣고 ‘잘리는지 보겠다’는 위협도 당했다. 하지만 이 씨는 문제제기조차 할 수 없었다. 기본급 130만 원에 나머지는 인센티브로 지급받는 상황이라 상사에게 밉보였다간 월급도 받기 어려운 처지였기 때문이다.

상습적으로 폭행당한 방송사 비정규직, 아무 이유 없이 얻어맞은 적십자사 정규직원 등 직장 내 폭력은 어느 한 두 나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피해를 겪고도 쉬쉬하는 남성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남자라는 이유로 웬만한 폭력은 견뎌야 한다는 사회적 시선도 있고, 잘리면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 가장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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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년 정책에 ‘고졸’은 없다

어느 순간부터 청년을 돕겠다며 온갖 청년 정책들이 정치권과 정부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 청년 정책들은 하나 같이 청년을 ‘대졸 취업 준비생’으로 전제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청년 담론으로부터도 빠져버린 ‘고졸 청년’들의 현주소를 집중 취재했다.

한국의 대학진학율은 2009년 77.8%로 정점을 찍은 후 점점 떨어지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 최저점을 찍은 직업계고 취업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졸 취업난으로 대학이 더 이상 합리적인 투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늘어났고 그 결과 고졸취업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고졸 청년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 정책에서 빠져 있다. 구직활동촉진수당으로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씩 주는 서울시 청년수당은 ‘재학(휴학) 중이 아닌 미취업 청년’이나 ‘주 30시간 미만 근로 청년’만 지원할 수 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고졸 청년들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

고졸 청년들은 빈곤한 가정환경 등으로 인해 대학을 진학하지 못했고, 눈앞에 닥친 생활비 때문에 우선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뛰어들게 된다. 노동시간이 길다보니 별도의 직업활동이나 구직활동을 할 수 없고, 연관성 없는 직종으로의 잦은 이직을 반복해 시간이 지나도 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졸 청년들의 노동 조건은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34세 고졸 청년의 평균 임금(시간제 등 포함)은 184만 원으로 대졸 228만 원보다 44만 원이나 적다. 주 40시간 초과 근로 비중이 고졸 청년은 54.1%로 대졸 청년의 37.7%보다 16.4%포인트 더 높고, 월 임금 200만원 미만 비중 역시 고졸이 58.9%로 대졸 청년 38.7%보다 20.2%포인트나 높다.

● 한국일보 ‘잊혀진 청년들’ 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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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명태가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생선.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명태다. 수십 가지 이름으로 바뀌며 여전히 우리 밥상에 올라왔다. 이 명태는 우리 바다에서 더 이상 잡히지 않는다.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뒤에도 여전히 명태가 우리 밥상에 오를 수 있는 이유는 명태를 먹지 않는 가난한 나라의 선원노동자들이 명태 잡이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우리 밥상을 차릴 수 있게 해주는 ‘1천만 원짜리’ 목숨들에 대해 알려준다.

2014년 12월1일 사조산업의 배 ‘오룡501호’가 러시아 베링해에서 명태를 잡다 침몰했다. 세월호 참사가 직후 일어난 침몰 사고였고 사망, 실종자만 52명에 달하는 대형참사였으나 오룡호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사망, 실종자 중 중 42명이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선원들은 동해서 사라진 명태를 잡기 위해 배에 올랐다. 3D에 멀기까지 해서(Distant) 4D라 불렸다. 한국 원양어선원이 되기 위해 다단계로 꼬인 고용 절차를 거쳤다. 노동력을 모집하는 한국선사, 노동력을 수입하는 외주 대행업체가 따로 있었고 그 사이에 브로커들이 끼어든다. 그럴수록 노동의 값은 쪼개졌다. 송출회사와 노동자가 계약(12개월)한 월급은 250달러였지만 그의 아내가 받은 남편의 첫 월급은 3천페소(약 59달러)뿐이었다.

선원들은 죽어서도 차별 받았다. 선주들이 한국인 승선 평균임금이 아니라 이주 어선원 최저임금으로 보상금을 산정했고, 이 조차 유족 다수는 받지 못했다. ‘갑’인 사조산업은 필리핀·인도네시아 유족들을 ‘을’로 삼아 ‘비밀해결합의서’를 체결했고, 그 합의로 인해 6개월 뒤 사조를 상대로 ‘제대로 된 손해배상’을 요구한 유족들의 소송은 각하되거나 기각됐다. 명태는 그렇게 우리 밥상에 오고 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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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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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넷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청년수당이 바꾼 청년들의 삶

‘포퓰리즘’, ‘바이러스’, ‘아편’. 

이 무시무시한 단어들은 모두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청년수당 정책을 두고 나온 말이다. 정말 청년수당은 청년들에게 바이러스나 아편 같은 존재였을까? 시사IN이 지난 7월부터 다섯달 동안 월 50만 원씩 청년수당을 지급받은 청년들에게 청년수당 전과 후의 삶의 변화를 들어봤다.

가장 큰 변화는 아르바이트를 끊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생존을 위해 해야만 했던 주말 야간 알바, 평일 막노동을 하지 않게 됐다. 올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월 50만 원은 77시간의 여유를 뜻한다. 3D 모델링 전문가를 꿈꾸던 모성훈 씨는 하루 8시간 알바를 하지 않고, 꿈을 위해 투자할 시간을 벌었다. 취업준비생 김가영 씨는 알바를 끊고 포트폴리오와 아이디어 제안서 등 자신의 관심도와 능력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데 시간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청년들에게 돈 주면 모텔가고 술 마시는데 흥청망청 쓸 것이란 비판도 많았지만, 청년들의 인식은 반대였다. 오히려 끊임없이 자신의 지출을 검열했다. 자신의 실수로 정책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데 쓰고 싶어도 ‘돈 주고 운동하냐’고 욕먹을까봐 참고, 그냥 동네를 뛰었다. 아직은 ‘너네 공짜로 밥먹이려고 우리가 세금 내느냐’는 부정적인 반응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들에게 매일 삼각김밥만 먹지 말라고, 좀 건강하게 살라고 주는 게 청년수당이다.

청년수당, 좀 더 당당하게 쓸 수 있기를!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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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면부채, 이자처럼 쌓이는 건강문제와 위험

장시간 저임금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노동자에게 빚만큼 함께 쌓이는 것이 있다. 바로 수면 부채다. 단지 수면 부족이 아니라, 이자처럼 차츰 누적되어 신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수면 부채’라 부를 수 있다. 주간경향이 OECD 평균 수면 최저, 수면부채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삶에 대해 짚었다.

주야 2교대 생산직으로 일하는 이진혁 씨는 최근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 눈은 뜨고 있지만, 몸이 잠든 상태가 되어버리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밤새 12시간 동안 근무하다 바로 운전대를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 씨가 겪은 현상이 ‘미세수면’이다. 졸았지만, 졸았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 수면부채에 대해 몸이 주는 일종의 독촉장이다. 독촉장이 쌓이면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새로운 차압딱지가 기다린다.

질병뿐 아니라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 치사율은 과속사고의 2.4배에 달한다. 수면부채의 원인은 청소년기 공부로부터 시작해 청장년기 장시간 노동시간으로 이어진다. 이런 수면부채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직장 등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의 무례한 성격으로까지 이어진다. 노동시간만 늘리면 생산성이 담보되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낡은 사고방식부터 당장 버려야 한다.

●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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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탁랜드가 되버린 강원랜드, 병풍이 된 청년들

강원랜드 신입직원은 서로가 서로에게 “넌 누구 빽으로 들어왔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정상적인 채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강원랜드. 신의 직장은 ‘빽 있는’ 사람들에게만 신의 직장이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청탁랜드란 오명을 뒤집어쓴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취업난, 청년실업. 강원랜드에 들어간 청년에게는 다 접해본 적 없는 현실이다.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입수한 청탁리스트에는 미리 입사할 사람들과 이 사람을 추천한 각종 고위층 관계자의 이름이 다 나와 있다. 자기 조카를 추천하고도 뭐가 문제냐는 당시 감사위원, ‘잘 봐달라’고 했으면서도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당시 태백시의원. 당시 사장이던 최흥집 씨가 추천한 사람은 267명이었고, 이 중 256명이 합격했다. 이런 채용비리는 2000년부터 계속되어 왔다고 강원랜드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청년이 영문도 모른 채 합격 예정자들의 들러리를 섰다. 자기소개서를 마감 1시간 전에 2~3줄 써서 보낸 금수저는 합격했다. 면접관 질문에 혼자만 대답했던 지원자는 떨어지고, 대답도 제대로 못한 이들은 합격했다. 사장은 그나마 공정한 필기시험에 대해 ‘참조만 하라’고 지시했다. 전형 막바지에 탈락한 한 지원자의 부모는 “내 아이는 그 흔한 ‘빽’이 없어 떨어졌어요. 아이에게 미안할 뿐입니다.”라고 호소했다.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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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세피난처의 조력자, 변호사

세계 각지의 탐사보도 기자들이 협조 취재를 통해 세계 각지의 조세 피난처와 그 주인들을 찾아냈다. 하지만 조세 피난처가 돈 좀 번다는 기업들 사이에서 상식이 되어버린 과정에서는 많은 조력자 필요했다. 뉴스타파는 그 조력자인 대형 로펌 변호사에 관해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부자들의 재산을 관리해주고 세금 회피와 자금 세탁의 구조를 설계했다.

뉴스타파 사무실에 찾아온 한 자산가는 말한다. 어느 정도의 부를 모으자 변호사들이 먼저 접근해오고,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활용해 자산을 은닉해 세금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들은 모두 대형 로펌의 ‘잘 나가는’ 변호사들로, 대형 로펌에는 페이퍼 컴퍼니 전담부서까지 있다.

조세도피 설계의 대표 법률회사로 알려진 ‘애플비’에서 유출된 자료에는 한국 로펌 변호사의 이름도 있다. 김앤장, 화우, 광장, 세종, 태평양, 율촌 등 내노라하는 대형 로펌이다. 이 중 한 변호사는 자신의 업무가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 밝혔다. 기업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리저리 빠져 나가는 기업과 함께, 조력자인 변호사를 겨냥하는 것이 이 철옹성 같은 조세회피 체제를 무너뜨리는 지름길일지도 모른다.

● 뉴스타파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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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덴마크에 부는 사교육 바람 

‘공교육의 천국’ 북유럽 덴마크를 일컫는 말이다. 한국 진보파는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의 공교육 시스템을 한국이 추구해야 할 교육 시스템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tvN 행복난민팀이 취재한 덴마크 교육은 우리가 아는 상식과는 거리가 있다. 덴마크에도 엄연히 사교육이 존재하며, 명문대에 보내고자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돼지엄마’도 존재한다.

‘멘토 덴마크’는 덴마크 1위의 사교육업체다. 선생님만 3천 명, 연매출만 112억 원에 달한다.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사회적 비난이 거셌지만, 멘토 덴마크는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이후 수많은 사교육업체가 생겨났다. 학생들이 명문대에 들어간다고 자랑하는 사립학교 교장선생님도 있다. 무상교육을 놔두고, 돈 내고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원인은 공교육에 대한 불만이다. 더 좋은 교육을 받고 싶고, 경쟁력을 갖춘 학생을 육성하고 싶은데 ‘경쟁은 나쁜 것’이라고만 이야기하는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난민팀이 살펴본 덴마크 사교육, 사립학교의 모습은 한국과 달랐다. 우리 교과과정에는 없는 4차 함수를 학생들이 척척 풀어낸다. 하지만 ‘피타고라스 공식’만 외우면 풀기 쉬운 대한민국 중3 수준의 문제를 덴마크 학생들은 풀지 못한다. 공식 대신 원리를, 짧은 문제 대신 글로 가득한 덴마크의 시험 방식 때문이다. 덴마크에서는 풀이 과정이 맞으면 정답이 틀려도 100점을 맞을 수 있다. 정답만 맞고 풀이 과정이 틀리면 0점이다. 정답만으로 채점하는 한국 교육과는 다른 점이다.

사교육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덴마크 학생과 교사들은 ‘90점 맞는 학생이 100점 맞으려고 하는’ 사교육은 ‘바보 같다’고 말한다. 철저하게 공교육의 부족을 보충하는 차원에서만 사교육을 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교육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상, 사교육이 공교육을 집어삼키는 일은 덴마크에서도 벌어질지 모른다. 한국이 걸었던 그 길, 덴마크는 걷지 않을 수 있을까.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가 덴마크에도 던져진 셈이다

● tvN 행복난민 5화

tvN

2. 아웃소싱의 그물에 걸린 파리바게트

불법파견 논란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파리바게트가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제빵사 5,3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정부 명령을 시한까지(11월 9일) 지키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얼핏 ‘직접 고용하면 끝날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맹점주, 협력업체, 제빵사의 이해관계가 얽힌 터라 간단히 풀릴 수 있는 실타래가 아니다. 경향신문이 이들을 옭아매는 ‘아웃소싱’의 그물을 취재했다.

파리바게트에는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이 얽혀 있다. 할 말 못한 채 자기 고용주가 누군지도 모르는 노동자, 기술을 배우지 못하고 부품으로 전락한 젊은이, 본사 앞에서는 ‘을’의 처지인 가맹점주, 노동자를 이리저리 돌려넣으면서 정작 고용은 하지 않는 기업, 그 사이에 끼인 인력공급업체 등이다.

파리바게트 제빵기사들은 20년 전부터 직접 고용 대신 협력업체가 파견하는 형태로, 즉 외주화 됐다. 97년 IMF가 계기였다. 시장에 명예퇴직자들이 쏟아져 나왔고, 파리바게뜨는 이 퇴직자들이 가맹점을 열 수 있도록 독려한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가맹점에서 일할 제빵기사들을 본사가 직접 공급하긴 어려워졌고, 따라서 협력업체를 통해 전국 곳곳에 있는 가맹점에 제빵기사들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방안을 택한다. 협력업체 운영은 파리바게뜨 퇴직자들이 맡았다.

본사 차원의 아웃소싱 전략으로 벌어진 불법파견임에도 파리바게트는 제빵기사들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 직접 고용 이야기를 꺼낸 적도 없다. 이에 대한 대안 격인 ‘상생기업안’을 제빵기사들에게 홍보하는 이들은 노동부가 ‘무허가 파견업체’로 본 협력업체들과 고용 의무가 없는 가맹점주들이다. 가맹점주들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사사건건 본사가 점주들의 요청을 거부할까 두려워하고, 아예 설 자리가 없어진 협력업체들은 전전긍긍한다. 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할 당사자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파리바게트, SPC 그룹 본사다.

● 경향신문 [빵집 이야기] 기획기사

경향신문 큐레이션

3. 1년 전, 촛불이 없었다면

오만한 권력자를 시민의 힘으로 끌어내린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난 지금 보면 박근혜가 감옥에 가 있는 것도, 최순실과 이재용 등 국정농단의 공범자들이 재판을 기다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작년 겨울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 겨울 촛불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시사IN의 가상 기사로 추측해볼 수 있다.

촛불이 없었다면 국정 교과서가 올해 전국 학교에 보급되었을 것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박정희 동상이 세워졌을 것이며, 각종 ‘애국’ 콘텐츠가 전국 극장가와 안방을 휩쓸었을 지도 모른다. ‘블랙리스트’에 올려진 예술계 인사들은 여전히 지원에서 배제되고, 국정원이 배포한 악성 루머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촛불이 없었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끝까지 파헤치지 못했을 것이다. 정유라는 삼성의 돈을 받아 훈련에 매진하고,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도쿄올림픽을 준비했을 것이다. 최순실은 여전히 청와대를 제 집 드나들듯 들락거리며 청와대 문건을 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박근혜가 대통령이었을 것이다.

● 시사IN

시사IN

4. 낙태죄 폐지, 불필요한 논쟁을 넘어

청와대에 올라온 ‘낙태죄 폐지 청원’의 참여자가 20만 명이 넘었다. 청와대가 어떻게든 대답해야 할 상황이다. 여론도 낙태죄 폐지가 더 우세한 시대가 됐다. 문제는 전선이다. 한국일보 박선영 기자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사이의 불필요한 논쟁을 반복하지 말자고 조언한다. ‘어떤 낙태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낙태 허용도, 무조건적인 낙태 반대도 현실에서는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 전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낙태는 부분적으로만 합법이다. 전세계 196개국 중 어떤 경우에도 임신중단을 할 수 없는 나라는 6 개국, 낙태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는 나라는 4개국뿐이다. 대부분 나라는 제각각 기준을 가지고 낙태를 허용한다.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모두 특정한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우선할 뿐이다. 낙태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어떤 조건에서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낙태죄 논란이 ‘정자도 생명이니 자위를 금지하라’거나 ‘낙태를 허용하니 나도 콘돔끼지 않겠다’는 식의 황당한 논쟁으로 흐르지 않을 수 있다.

● 한국일보

한국일보 큐레이션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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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진화하는 극우파, 복지 쇼비니즘

한국의 진보파에게 독일은 배울 게 많은 국가 중 하나다. 히틀러와 나치를 경험했으나 과거청산을 철저히 했고, 그래서 극우파의 준동을 막고 사회통합을 이룬 나라. 하지만 최근 그 독일의 신화가 흔들리는 징표가 나타났다. ‘네오나치’라는 평가까지 받는 정당 AfD(독일을 위한 대안)가 9.24 총선에서 12.6%를 얻어 제3당으로 솟아올랐기 때문이다.

시사IN은 극우와는 가장 거리가 멀었던 나라 독일에서 극우파가 다시 준동하게 된 이유를 분석한다. AfD는 경제위기가 포퓰리즘을 불러온다는 통념도 깨뜨렸다. 현재 독일 경제는 호황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AfD가 좌파적 가치를 받아들여 우파의 것으로 전용했다는 데 있다.

복지국가를 이뤄낸 성과가 많을수록 중산층은 불안해한다. 복지국가는 공동 부조 시스템으로,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작동한다. 극우는 그 불안감과 신뢰 사이의 틈을 파고든다. 인종과 종교가 다른 외부인들이 우리 공동체에 들어와도, 우리는 그들과 함께 복지 국가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민자 범죄를 근거로, 극우파는 이민자들을 복지의 무임승차자로 만든다.

복지국가와 사회적 신뢰라는 진보적 가치가,  어떤 맥락에서는 배타성의 논거로 돌변한다. 심지어 진보의 상징 같았던 많은 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AfD에 투표했다. 이번 총선에서 생산직 노동자들은 기민·기사당 연합 25%, 사민당 23%, AfD 21% 순서로 투표했다. 독일의 상황은 진보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복지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시사IN

큐레이션

2.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의 효과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둘러싼 ‘숙의 민주주의’의 첫 번째 실험은 공사 재개로 결론 났다. 이 실험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서로 다른 정보를 보면서 생각이 진짜 바뀔 수 있느냐, 실제 토론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느냐일 것이다. 한겨레21이 공론조사에 참여한 시민 10명을 인터뷰했다.

공론화위원회의 1차 조사에서 ‘판단 유보’를 택한 사람이 35.8%였다. 결국, 부동층이 결과를 갈랐다는 뜻이다. 한겨레21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최종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합숙 토론을 꼽았다. 이미 생각을 굳혔던 사람도 합숙 토론에 영향을 받았다.

“합숙 토론에서 양쪽 주장을 다 듣고 보니 상대편도 이해되고 우리 쪽에서 보완할 점도 보였다”는 것. 결정을 정반대로 바꾼 비율은 7.5%지만, 의견을 그대로 유지한 사람도 깊게 고민한 뒤 결정을 다시 내리게 됐다는 점이 숙의형 공론화의 진짜 효과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이 느끼기에 재개를 요구하는 측의 실력이 더 뛰어났다“중단 쪽의 자료가 미비했고 주로 외국 사례를 들어 현실감이 없었으며”, “일부 중단쪽 패널들은 질의응답 때 너무 답변을 못해 안타까웠다”는 것이다. 재개 쪽은 전력량을 언급하며 현안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중단 쪽은 주로 장기적인 탈핵만 언급했다”며 재개를 택했다는 시민도 있었다.

치열한 토론 끝에 참가자들에게 ‘내 생각과 달라도 승복하겠다’는 신뢰를 갖게 만든 것도 공론조사의 가장 큰 효과였다. 이런 신뢰가 굳건해지면, 사회갈등을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효과는 속칭 ‘전문가들’이 결정하던 원전 문제를 시민의 영역으로 끌어왔다는 것이다.

● 한겨레21

한겨레21 큐레이션

3. 규제하지 못하는 규제기관 원안위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신고리 5·6호기는 계속 짓기로 했으나 탈원전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이제 탈원전이라는 큰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개혁, 제거해야 할 방해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심판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원자력위원회에 대해 짚었다.

원안위는 규제 대상인 한수원과 한 몸처럼 보일 때가 많다. 현직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 2명이 한수원 출연으로 조성된 연구사업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것이 대표 사례다. 자문위원으로 한수원 사업에 참여하는 위원도 있고,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이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싼 금액으로 한수원 사택에 입주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원전에 문제가 생겨도, 원안위는 국민 앞에 등장하지 않는다. 한수원이 나와 설명할 뿐이다. 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규제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은 생략된다. 규제기관이 규제의 대상이 되는 기관과 유착하지 않는 것, 규제의 기본조차 원전 부문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6:53

2017년 10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언론장악만 없으면 지상파 뉴스가 살아날까

낙하산 사장이 내려온 방송사는 정권친화적인 뉴스만 해댔고, 정권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유능한 기자·피디들을 한직으로 내쫓았다. 지난 9년 간 KBS와 MBC 뉴스를 정리한 말이다. 정권이 교체되고 KBS와 MBC의 지배 권력이 다시 뒤바뀌려는 지금, 한 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언론장악만 없으면 지상파 뉴스가 다시 과거처럼 살아날 수 있을까?”

EBS 지식채널e ‘언론4부작’은 지상파 뉴스의 영향력이 줄어든 과정이 단지 ‘정권이 내려보낸 낙하산 사장’ 한 명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무능한 데스크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묵살해 오보를 양산했다. 쏟아지는 뉴스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뉴스에서는 ‘왜’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 결과가 바로 지상파 뉴스의 몰락이었다.

언론장악은 정권 차원에서 자행한 고도의 작전이자 지배전략이었다. 하지만 지상파 뉴스가 무너진 과정에 낙하산 사장 한 명이 모든 것을 지휘한 것도 아니며, 따라서 사장이 바뀐다고 지상파 뉴스가 살아날 가능성도 요원하다. ‘언론장악’이 사라진 지상파 뉴스는 이제 한걸음 깊이 들어가는 JTBC 뉴스와 뉴스의 이면을 설명해주는 팟캐스트와의 경쟁 속에서, 각종 자극적인 뉴스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 EBS 지식채널e  ‘언론 4부작’

큐레이션 EBS

2. 누구에게는 편한, 누구에게는 너무도 불편한

요새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 점에 가면 직원들 말고 기계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무인 단말기, 키오스크다. 줄서는 것보다 빨리, 사람 없이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키오스크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키오스크가 너무도 불편한 존재다. SBS 스브스뉴스가 장애인에게 불편한 기술, 키오스크에 대해 짚었다.

휠체어 사용자 임 모 씨는 키오스크를 사용해 영화표를 구매할 수 없다. 팔을 뻗어도 화면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시각 장애자 김훈 씨도 패스트푸드 점의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음성 서비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 점의 40%는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키오스크로만 주문이 가능한 곳도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인용 키오스크는 찾아보기 어렵다.

장애인용 키오스크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법제화는 아직 미지수다. 장애인 차별금지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의 진화는 편리를 만들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 SBS 스브스뉴스

큐레이션 스브스뉴스

3. 돌봄의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 중에는 가난한 아이들도 있다. 가난한 아이들의 ‘제2의집’ 지역아동센터가 임대료 상승을 못 견디고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이 ‘돌봄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취재했다.

11살 민지와 9살 민형이는 매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지역아동센터에서 저녁밥을 먹는다. 이 밥을 먹기 위해 버스로 10분 거리를 오간다. 돈이 아까워 30분 걸을 때도 있다. 하지만 민지와 민형이의 발걸음은 더욱 길어지게 됐다. 센터가 세든 건물의 주인이 경매로 건물을 넘겼고 센터가 이사를 가야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상가나 주택이 아닌 지역아동센터가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에 생기는 일이다.

지난해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진행한 조사를 보면, 서울에 있는 지역아동센터 421곳 가운데 252곳이 상가 건물을 빌려 운영하고 있었다.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는 일이 아니더라도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는 아동센터들은 임대료 상승을 피해 장소를 계속 옮겨 다녀야 한다. 셋방살이 하는 아이들은 건물주가 찾아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할 때마다 센터장에게 묻는다.

“선생님, 우리 또 버려지는 거예요?”

● 한겨레21

한겨레21 큐레이션

4. 놀이가 교육이다

어렸을 적 동네 놀이터는 항상 시끌벅적했다. 따로 연락해서 만나지 않아도 그곳엔 항상 늘 동네친구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놀다 엄마가 부르거나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할 시간이 되는 해질녘에 집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그렇게 놀면서 친구를 사귀고 싸우기도 하는 게 생각해 보면 모두 교육이었다. 문제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앉아서 연필을 잡고 문제를 푸는 것으로 채울 때 발생한다.

머니투데이가 초등학생 4~6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초등학생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놀지 못했다.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 뿐이다. 40~50분밖에 되지 않는 시간에 아이들은 밥을 먹고 놀고 5교시 준비까지 하는데, 이는 노동자에게 보장된 점심 휴게 시간보다 짧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일부러 밥을 적게 먹는다.

학교, 학원에서 공부만 하고 나머지 시간을 노는 시간으로 여기는 관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 학교 교육이 아예 놀이를 안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서울 은빛초등학교는 2011년 개교 이래 7년 간 30분 중간 놀이시간을 배정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있는 삶’이 필요하다.

●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큐레이션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2.12 16:50

http://slownews.kr/66148

2017년 10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복지국가 덴마크, 공짜 점심은 없다

‘행복지수 1위의 복지천국’ 북유럽 국가 덴마크를 일컫는 말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덴마크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어디서나 공짜 점심이란 없다. 덴마크가 복지천국이 된 이면에는 또 다른 한계와 대가도 존재한다. tvN 다큐 ‘행복난민’이 복지천국 덴마크에 대한 팩트를 체크했다.

덴마크 노동자들이 오후 4시면 퇴근하고 주당 30시간밖에 일하지 않는 건 팩트다. 하지만 그 짧은 노동시간을 유지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장치를 부과한다. 25분 간 초집중했다가 잠깐 쉬는 걸 반복하는 다소 비인간적으로까지 보이는 프로그램에 회사 중 사적인 업무는 아예 금지다.

야근이 아예 없다는 건 오해다. 일주일에 60~70시간씩 일하며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덴마크 회사들이 있다. 다만 대한민국의 야근과 다른 것은 노동자들에게 권한과 책임, 자율성을 주고 그들이 야근을 선택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복지가 많아지면 국민이 게을러진다.”

한국에서 들어봄직한 주장도 덴마크에 있다. 10년 간 실업급여만 받아 생활한 사람이 존재하고, 이를 둘러싸고 덴마크에서도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덴마크에서도 복지는 당연히 주어지는, 모두가 합의한 명제가 아니다.

● tvN 행복난민 1부

큐레이션

2. 직장인 68% “과로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해봤다”

한국인이 북유럽 국가를 가장 부러워하는 이유는 노동시간이다. 연간 노동시간 2,113시간에 OECD 국가 중 노동시간 2위. 서울신문이 과로로 죽어가는 이들, 사회적 죽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과로의 현실을 짚었다. 서울신문 여론조사에서 직장인 68.4%는 “과로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답했다.

서울신문은 2011년 이후 숨진 과로사·과로자살 유족 54명을 인터뷰했다. 과로사로 죽은 노동자의 가족들에게 남겨진 건 세 가지와의 싸움이었다. 첫 번째 적은 과로를 증명하기 위한 자료 수집조차 방해하는 비협조적인 회사다. 자료를 어렵게 모아도 두 번째 적인 질병판정위원회를 마주한다. 2013년 2월~2016년 6월 과로 기준 시간을 충족한 산재 신청 사건 1351건 가운데 산재 승인을 받은 건은 절반 정도인 752건(55.6%)에 불과했다. 세 번째 적은 심리상태가 엉망이 된 자기 자신이다.

과로는 단지 개인 생활을 빼앗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과로사나 과로자살이 아니더라도, 과로는 직장인들을 건강을 위협한다. 하루 5시간만 잔 사람은 복부비만율이 1.6배 높다.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도 과로가 키우는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장시간 노동은 몸은 물론 건강까지 해친다. 주 52시간 근로자들이 우울증, 불면증을 앓은 경우가 주 40시간 이하보다 각각 2.13배, 1.86배 높았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던 공직사회도 과로로 쓰러지고 있다. 실적주의 바람은 과로를 부추겼고, 소방관과 경찰관은 교대제 탓에 잠 못 자는 하루가 이어진다. 복지 수요는 늘어났는데 인력 충원은 되지 않아 사회복지공무원들도 과로에 시달린다. 과로가 대한민국 노동자 모두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

● 서울신문 ‘2017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큐레이션

3. 정책자료집이 아니라 표절자료집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 때마다 많은 장관 후보자들이 논문 표절로 곤욕을 치른다. 의원들은 후보자의 표절 사실을 거세게 질타한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말하는 국회의원은 표절에서 자유로울까? 뉴스타파가 베끼고 또 베끼는 의원들의 정책자료집 표절 실태를 분석했다.

정당을 가리지 않고 상당수 의원들이 다른 자료를 베껴서 의원 이름으로 발간하는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 표절한 원자료는 연구기관의 보고서, 정부 보도자료, 국책은행 자료는 물론 학자들의 학술논문, 언론 기고문까지 각양각색이다. 설훈 의원의 자료집에는 “2000년대 초반 사회단체에서 일하던 시절 나는”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시민단체 활동가가 만든 자료집을 그대로 베끼다 주어 바꾸는 걸 깜빡한 것이다.

의원들은 정책자료집 발간을 명목으로 세금을 사용한다.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를 베껴서 잘집을 만든 조경태 의원은 2013년부터 2016년 자료집 발간을 이유로 2천만 원을 사용했다. 김을동 전 의원은 보좌관의 박사연구 논문을 베껴 자료집을 내고, 그 명목으로 460만 원을 받았다.

● 뉴스타파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10.03 11:12

2017년 9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자살 위기자, 주거형태 보면 알 수 있다

죽음을 미리 예측하고 막을 수 있을까?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그 죽음이 자살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경향신문과 비영리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은 인구와 지리정보, 과거 자살자 통계 등을 이용해 자살 위기자가 많이 사는 지역을 파악했다.

변수는 주거 환경이었다. 지역과 관계없이 20평 이하, 월세로 사는 이들 중에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는 자살 위기자가 가장 많았다. 자살의 원인을 파악할 때 우울증 같은 심리적 문제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강남도 예외가 아니었다. 화려해 보이지만, 실은 오피스텔과 고시원이 밀집해있고 1인 가구가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데이터는 정부의 정책 결정에 직접 적용할 수 있다. 자살 예방 인프라를 확대할 때 필요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보조금을 편성할 때 필요하다. 데이터와 데이터를 통한 정책 집행이 만나면 ‘자살률 OECD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경향신문

경향신문 큐레이션

2. 대학가를 떠나지 못하는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들

자살의 변수가 될 정도로 주거환경은 한 인간의 삶을 결정짓는다. 머니투데이가 집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 나오는, 집이 짐이 되는 대한민국의 주거 현실에 대해 짚었다. 대학생들은 닭장 같은 방에서 숨만 쉬는데 3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재학생 10명 중 2명만 기숙사 거주가 가능할 정도로 주거가 온전히 민간의 시장 영역에 떠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졸업 후, 취업 후, 심지어 결혼 후에도 대학가를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도 많다. 주거비 부담 때문이다. 수요가 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대학생들이 오히려 대학 가에서 밀려나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러한 주거 대란은 사회의 재생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국토연구원이 1인 청년 가구(총 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주거비 부담이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출산·양육(86.7점) △결혼(83.1점) △연애(65.4점) 등이 제시됐다.

청년들이 살 집이 없다는 것은 단지 청년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결혼을 앞둔 자식의 집 마련을 위해 중장년층이 살던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주거를 해결해야 사회 전체의 삶이 개선될 수 있는 이유다.

●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3. 예견된 눈물, 사학법이 낳은 괴물

문재인 정부 들어서 적폐청산 작업이 한창이다. 이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사학 적폐’다. 사립학교 총장과 총장 일가의 각종 비리에 대해서는 잘 알려졌지만, 사실 이런 비리는 ‘사학법이 낳은 괴물’에 가깝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사학 적폐 청산이 사학법 개정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한다.

전국에 있는 404개의 대학교 중 사립학교는 354개. 이들 사립 대학 가운데 분규사태를 겪은 학교만 약 86개에 달한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분쟁을 조정하기는커녕 분쟁을 키웠다. 논란이 된 상지대 김문기 전 이사장의 둘째 아들을 이사로 복귀시키는데 기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이런 사학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를 이명박, 박근혜 등 보수 정치인들이 촛불집회까지 해가며 막았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부터 사학 적폐는 국가 권력과 결탁해 키워졌다. 1986년 상지대는 총장 비리를 고발하려는 학생들을 상대로 ‘용공 조작’ 사건을 일으켰고, 이는 당시 안기부와도 관련되어 있었다. 사학의 엽기적인 비리 행각보다 더 기억해야 할 것은 그 비리를 조장하고 방조한 국가 권력과 제도다. 국가가 사학에 교육의 책임을 외주화한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짊어졌다.

● JTBC 스포트라이트

스포트라이트 큐레이션

4. 국가가 함께 만든 ‘교육사업 하면 돈 번다’ 는 말

사립유치원들이 뭇매를 맞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며 집단휴업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강경 대응과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에 밀려 휴업을 사실상 포기하긴 했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사익만 추구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학에 이어 사립유치원들도 또 다른 괴물이 돼버린 걸까? 시사IN은 사립유치원들이 성장하게 된 과정에서 이들의 반발을 읽어냈다. 역시, 문제는 정책과 제도였다.

1980년대 전두환 정부에서 사립 유치원 수가 급증했다. 유치원 취학률을 38%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숫자를 채우기 위해 사립 유치원을 마구잡이로 허가해준 결과다. 시설 규정은 대폭 완화되고 유치원비 제한도 없어졌다. 사학과 달리, 법인 전환도 없이 개인들이 사립 유치원을 설립했고 초중고 감사에도 허덕이던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무상보육을 한답시고 2012년부터 사립 유치원에 대한 국고 보조금을 늘렸다. 돈만 주고 감시는 하지 않은 셈이다. 사립유치원들에는 호시절이었다. 유치원 원장들은 일가족을 채용해 보조금을 받고, 누리과정 지원금으로 아들의 오피스텔 구입 계약금을 내고,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들은 “교육 사업을 하면 돈 번다’는 사고는 우리가 만든 이야기가 아닌 국가가 조장한 데에서 비롯된 이야기”라고 억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 호시절은 끝났고, 국공립 유치원 늘리기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잘 나가던 대선 주자 안철수도 ‘병설’ 유치원이니 ‘단설’ 유치원이니 말 잘 못했다가 한 번에 훅 가지 않았나.

● 시사IN

시사인 큐레이션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37

http://slownews.kr/65615

2017년 9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갑의 횡포를 돕기 위해 입사한 것이 아닙니다”

9월 4일 0시부터 KBS, MBC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2012년 이후 5년 만의 양대 공영방송의 총파업이다. 공영방송의 정상화와 방송 독립을 내건 파업이지만, 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이다. 이도은 부산MBC 라디오 리포터는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글에서 가장 약자이면서도 파업조차 동참할 수 없는 프리랜서의 처지에 대해 전한다.

방송국 리포터들은 아이템 탐색, 섭외 요청, 취재 및 인터뷰 진행, 기획, 기술적인 편집, 원고 작성, 방송 출연까지 다하는 사실상의 ‘1인 미디어’다. MBC가 파업을 하는데도 방송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정규직 노동자의 빈자리를 이런 비정규직 프리랜서가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동이 정규직을 괴롭히는 ‘적군’ 같다는 생각에, 시민과 MBC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에 프리랜서는 괴로워한다.

프리랜서들이 방송국의 ‘정(丁)’인 이유는 단지 그들이 처한 노동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 아니다. 부당한 것을 바로 잡기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힘 빠지게 하도록 반강제적으로, 타의에 의해서 일해야 하는 이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이도은 리포터는 이렇게 소호한다.

“파업이 성공한 후 이 ‘정’들 보고 손가락질하지 말아 주세요. 갑의 횡포를 돕기 위해 입사한 것이 아닙니다.”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이다.” 지난 2012년 파업을 주도한 mbc 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는 법원 판결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말이 비정규직 프리랜서에게도 예외가 될 순 없다.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이라는 말을 비정규직도 외칠 수 있어야 한다.

● 미디어오늘

큐레이션 미디어오늘

2.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못하는 정당 당직자들

방송국에는 “비정규직이 사회적 문제”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비정규직들이 가득하다. 자신의 주장과 삶이 불일치하는 삶을 사는 이들이 또 있다. 노동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외치는 정당의 비정규직 당직자들이다. 경남도민일보가 정당 당직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해 취재했다.

윤태욱 민주당 경남도당 조직국장은 경남도당 위원장 권항대행이 새로 임명된 이후 바로 해고됐다. 위원장이 바뀌면 위원장의 수족인 도당 당직자가 바뀌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애초에 계약서조차 쓰지 않았다.

경남도당에 직함을 갖고 있는 정당인 중 급여를 받지 못하는 정당인은 여럿이다. 각종 부문위원장들과 부위원장 등 이들은 급여는 물론 교통비, 활동비도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들은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를 받거나 선거판에서 브로커 역할을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독일의 철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정치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민주주의가 발전한다고 생각했다. 생계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정치판에는 여러 가지 유혹의 손길이 깃들기 마련이다.

경남도민일보

큐레이션 경남도민

3. 수능 절대평가 반대, 일베가 아니라 문재인 지지자들이다

8월 31일 교육부는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 80%의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을 밀어붙이던 문재인 정부가 만난 첫 번째 난관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수능 개편에서 한 발 물러서야 했던 이유는 반대의 핵심이 현 정부 지지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이 수능 절대평가를 누가 반대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한겨레21이 절대평가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카페 회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지지자가 65~70%에 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뼛속까지 민주당”, “문재인지지 선언해서 신문에도 나왔다”, “민주당 권리당원이다”라고 외쳤다.

수능 개편을 둘러싼 담론 싸움은 이미 디지털 공론장에서 진행됐고, 절대평가를 외치는 이들이 이미 패배했다.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절대평가 관련 최신 게시글 1,100개의 썸네일을 분석한 결과 언급된 단어 100개 가운데 수능 절대평가를 실시하는 명분으로 제시되는 ‘소질, 적성, 창의성, 교육 정상화, 내실화, 부담 경감, 제4차 산업혁명, 미래 역량’ 등의 단어는 하나도 없었다.

반대에 앞장서는 이들은 대부분 학력고사를 경험했고 상대평가 교육을 통해 신분을 상승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절대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학부모들을 ‘문재인 반대 세력’으로 간편하게 낙인찍는 것만으로, 절대평가에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을 순 없을 것이다.

● 한겨레21

큐레이션 한겨레21

4. 혁신도시 그 후 10년

참여정부 시절 지방균형발전의 차원으로 혁신도시가 도입됐다. 혁신도시 특별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다.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산학연관 협력을 통한 혁신으로 미래형 도시를 추구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와 달리 혁신도시가 오히려 지역 내 또 다른 불균형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한국일보가 혁신도시 그 후 10년의 변화를 짚었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에는 낯익은 공기업 브랜드와 대형상가, 고층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차로 10분만 나가면 나오는 나주 시내에는 빈 가게, 빈 상가가 가득하다. 인구가 대거 혁신도시로 빠져 나가면서 구도심과 혁신도시 간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토요일에 문을 열지 않는 가게도 다수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주말만 되면 모두 서울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혁신 기러기’라 불린다. 가족동반 이주율은 40%가 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이주까지 하지 않는 이유는 부족한 인프라 때문인데, 인프라 확충이 더딘 배경에는 부동산 광풍이 있다. 혁신도시 건설로 땅값이 올라가면 임대료가 올라가고, 구도심 기존 상인들은 입주를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전 기관들이 지역 인재 채용에 인색하다는 점도 문제다. 지방대생들에게 여전히 지방이전 공공기관 취업은 바늘구멍이다.

● 한국일보 ‘혁신도시 10년, 내일을 묻다’ 

한국일보 큐레이션

5. 사소하지만 은밀한 유착, 자동차 황금번호

7777 아니면 8888, 3000, 4000 등등. 자동차 번호 중 외우고 기억하기 쉬운 번호들이 있다. ‘황금번호’라 불린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의 차량 번호도 7777이었다. 무작위로 알려져 있지만, 유독 이 번호들은 서울 강남 고급 외제차에 몰려 있다. SBS가 사소하지만 은밀한 유착, 자동차 황금번호의 비밀에 대해 취재했다.

차량 소유주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강남구는 황금번호가 553대, 서초구 298대, 영등포구 306대인데 강북구는 73대, 동대문구 103대, 은평구 128대 등이다. 지자체별 등록된 차량 숫자로 나눠 봐도 강남구는 360대당 한 대꼴로 황금번호가 있었는데 강북구는 830대당 한 대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역은 물론 차종에서도 차이가 난다. 롤스로이스 중 38대, 벤틀리 94대, 포르쉐 318대, 랜드로버 471대, 벤츠 2천7백 대 등이 황금번호판을 달고 있었다.

강남 외제차 차주들이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추첨이라던 황금번호 배정이 사실 돈을 주고 매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량 주인이 딜러를 통해 요청하면 딜러는 자동차 등록 대행업체로부터 좋은 번호를 건네받는다. 시세는 5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있다. 구청 자동차등록사업소 소장이나 과장들이 은퇴하고 나가서 등록 대행업체를 차리고, 구청 공무원과 대행업체 사장들이 선후배 관계로 얽혀 거래한다.

차량 번호, 어쩌면 매우 사소할 수 있다. 금액도 크지 않다. 문제는 이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공정한 제도(추첨)가 아니라 은밀한 방식으로 자원이 배분된다는 점이다. 작은 것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유착과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고방식은 점점 더 대담하게 확장될 것이다.

● SBS 취재파일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36

2017년 8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광복72주년, 여전히 계속되는 ‘망각과의 전쟁’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

광복 72주년을 하루 앞둔 8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과거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오늘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친일파들에 대한 재산 환수 기록을 통해 친일을 하면 삼대가 흥한다는 말이 여전히 대한민국 땅에서 유효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SBS 마부작침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친일파 이완용의 부동산은 약 676만 8,168평, 여의도 면적의 7.7배에 달한다. 정부가 그동안 환수한 친일파 토지 전체가 이완용 한 명의 부동산 규모에도 한참 못 미칠 정도다. 이완용의 이 많은 부동산 중 정부가 환수한 건 전체의 0.05% 뿐이다. 또 다른 친일파 송병준의 부동산은 303만 7,537평에 달한다.

친일파 이해승의 손자 이우영은 1957년부터 1990년대 말까지 국가를 상대로 할아버지 이해승의 땅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친일 재산 환수에 대한 고민이 없던 사법부는 번번이 이우영의 손을 들어줬고, 그 결과 이우영이 되찾은 땅은 약 269만 평에 달한다. 이해승만 아니라 이완용 등 다른 친일파 후손의 소송에서도 비슷한 판단이 내려졌다.

더 큰 문제는 친일파 재산을 환수할 법적인 근거도, 국가로 귀속할 정부 부처조차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부가 파악하지 못한 친일파 재산이 후대로 대물림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광복 72주년이 지나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망각과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 SBS 마부작침

SBS 마부작침

2. 취임 100일, 문재인의 사람들 168명

“나는 개혁적 인사들이 일거에 내각과 청와대의 대세를 장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이렇게 밝혔다. 문재인 정부 집권 100일, 대통령의 말대로 청와대에는 개혁적 인사들이 포진되어 있을까. ‘참여정부 2기’에 그친 것은 아닐까? 한겨레21이 문재인의 사람들 168명의 면면을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참여정부 2기라는 말은 절반만 맞다. 168명 가운데 참여정부 출신이라 할 수 있는 인사는 35%인 59명이었다. 나머지 자리는 문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대해 고뇌하던 시기,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인맥(24명, 14%)와 문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이후 2012년과 2017년 대선캠프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45명, 27%)들로 채워졌다.

이들이 모여 함께했던 100일은 노무현 정부의 100일과 사뭇 달랐다. 한겨레21이 노무현 정부 100일과 문재인 정부의 94일 간 한겨레 1면을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 노무현 정부 100일 간 1면 기사 211건 중 70건은 정부의 정책 추진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갈등이 가로막혀 노무현 정부는 취임 100일 간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취임 초는 달랐다. 대통령 또는 정부기관과 관련된 기사 164건 가운데 사회적 갈등 기사는 4건에 불과했다. 검찰·국정원 개혁과 국정교과서 폐지 등 적폐청산 정책 추진 기사는 24건, 재벌·노동 개혁 기사는 32건, 복지·탈핵·교육 등의 기사는 14건이다. 훗날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 2기’가 아니라 ‘참여정부의 진화’라 불릴 수 있을까?

● 한겨레21

한겨레21 큐레이션

3. SNS 시대, 뉴스가치의 부활

SNS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흔히 뉴스가 연성화되고 뉴스가 가벼워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무리 열심히 취재한 기사도 고양이 동영상보다 못하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출판미디어국장은 오히려 SNS 시대 전통적 뉴스가치가 부활했다고 말한다. 특히 지역신문에서 말이다.

지난 상반기 경남도민일보에서 조회수 1위 기사는 ‘양산 아파트 밧줄 절단 사건’이었고, 2위는 ‘창원 모 골프연습장 납치 살해 사건’이었다. 밧줄 절단 사건은 페이스북 ‘부산공감’ 페이지에서 3만 1000명 이상의 공감과 414회 이상의 공유, 6,813개 댓글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다른 사건기사도 이만큼은 아니지만, 대부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역신문의 사건 기사들이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는 ‘안전’이라는 뉴스가치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어떤 범죄가 일어나고 얼마나 자주 발생했고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뉴스가치가 높다. SNS 이용자들은 이런 뉴스를 읽으며 서로를 태그하며 서로의 안전을 걱정한다.

경남도민일보, 슬로우뉴스 

경남도민일보 큐레이션

4. 농장주인이 말하는 살충제 계란과 전수조사의 진실

살충제 달걀 파동이 ‘달걀 전수조사’로 진정되는 모양새다. 전수조사를 통과한 달걀은 다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한 익명의 농장주인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전수조사로 끝날 일이 아니며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다.

많은 농장주가 좁은 케이지 안에 새끼 병아리들을 넣어 키우는 공장식 사육을 한다. 그 케이지 안에 진드기가 발생하면 수많은 닭들이 한 번에 피해를 입는다.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방독면을 써야 할 정도로 강력한 살충제를 뿌린다. 닭이든 사료든 가리지 않고 계사 전체를 살충제로 도배한다. ‘흙 목욕’이라는 자연적인 방식도 있지만 닭장에 3만 마리씩 키우는 농장주가 일일이 닭을 끄집어내 목욕시킨다는 건 불가능하다.

농장주인이 말하는 전수조사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마을 대표가 닭 농가에서 모아준 계란을 제출하고, 담당자들은 이 계란들을 조사한다. 살충제를 친 농가들이 다른 계란을 갖다 제출해도 걸러낼 방도가 없다. 사람을 위해 닭을 괴롭혔던 대량 생산 방식이 이제 사람까지 괴롭히고 있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김현정의뉴스쇼 큐레이션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35

2017년 8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2017년생 김지영’의 삶은 다를 수 있을까

80년대 초반 가장 흔했던 이름 ‘김지영’이 주인공인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지난해 발간 이후 누적 판매량 23만 부를 기록했고, 2017년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이름을 올렸다. ‘김지영 열풍’은 김지영이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라 현실 속 나라는 공감 때문이다. SBS 스페셜이 대한민국 곳곳에 있던 80년대생 지영이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한 김지영은 어릴 적 이름이 ‘지훈’이었다. 또 다른 김지영은 어릴 적 남자 옷을 입고 자랐다. 김지영 다음엔 아들이 태어나길 바라는 어른들 때문이다. 할머니는 맛있는 반찬은 아들에게, 김치 이파리는 지영이에게 건넸다. 할머니는 자신도 같이 이파리를 먹었다.

그렇게 자라난 지영이들은 주부가 됐다. 취업 때문에 꿈을 포기한 지영이는 ‘쉬어~’라는 남편의 한 마디가 야속하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밖에 나가도 노키즈존이 아닌 카페를 찾아 헤매야 하고, 아이가 울기 시작해 다급히 집으로 되돌아오기 일쑤다.

일을 그만두지 않고 꿈을 이어가는 지영이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파트타임을 구해도 어린이집 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맞추러 늘 뛰어다닌다. 일자리를 구할 때마다 들려오는 “여자라서” 라는 말들. 이들의 남은 소망은 자신이 키운 2017년 김지영들은 자신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 SBS 스페셜

큐레이션 SBS

2. 의원님은 결혼한 남자를 좋아한다

김지영들은 국회에도 있다. 남자들이 카페와 식당을 점령한 시대에도 여자가 쟁반을 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다. 시대보다 반걸음 뒤처져 걸어오는 곳이다. 한겨레가 견고한 유리천장 아래 놓인 민의의 정당, 국회 여성 보좌진 6명의 생존기를 담았다.

국회 5급 비서관 594명 가운데 여성은 17%(101명)다. 반면 9급 비서 302명 중 219명(72.5%)이 여성이다. 승진이 어려운 붙박이 하급직을 여성이 차지한 채,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의원실 채용공고에는 ‘성별 무관’이라고 하지만, 사실 ‘성별 유관’이다. 의원은 말한다. “나에게 필요한 건 나이 든 기혼 남자 보좌진이야”

이런 격차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한다. 남성 보좌진들은 학연·지연·파벌 등에 따라 밀어주고 당겨준다. 술자리, 흡연구역의 따끈따끈한 정보들은 여성 보좌진들을 비껴간다. 결혼과 출산이 중요하다고 정책 질의서나 법안에 쓰지만, 정작 여성 보좌진에게 결혼과 출산은 먼 이야기다.

● 한겨레

한겨레 큐레이션

3. 석면의 ‘살인기록’ 베일 벗다

가습기 살균제부터 생리대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또 다른 일상의 공포, ‘석면’에 대해 짚었다. 석면은 어느새 잊힌 살인마가 됐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의 실존하는 위협이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석면암 환자 411명 역학조사 보고서는 석면에 대한 여러 가지 편견을 깬다. 석면 광산이나 공장 근무자만이 석면암의 피해자가 아니었다. 체 피해자 중 절반에 가까운 186명(45.3%)은 직업과 무관한 경로를 통해 석면에 노출, 악성종피종이 발병했다. 가족의 작업복을 세탁했거나 재개발 및 재건축 현장의 거주했다는 이유로 발병한 피해자도 있었다. 잠복기가 30년이라는데 갓 스무 살 청년이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다.

석면의 공습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최대 피해자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 석면 피해자 2,554명 가운데 건설ㆍ철거 관련 업종 종사자가 558명으로, 석면광산 근무 경력자나 석면 가공이 주 업무인 공장의 근무 경력자보다 많았다. 비정규직에 산발적으로 퍼져 있는 일용직 노동자들은 조직적으로 항의도 하지 못했다.

● 한국일보 ‘석면’ 기획기사

한국일보 큐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