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9.07 18:26

포격 사태와 이어진 남북 고위급 정상회담 등 최근 남북 대치 상황(사진)은 시사점을 여럿 남겼다. 그중 하나가 보수 언론이 주장하는 대북강경론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전쟁 불사를 외치던 보수 언론이 금세 꼬리를 내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이) 불편과 희생을 각오한다면 북의 도발 습성은 여기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국민 모두가 피해나 불편함에 아랑곳하지 않고 결연하게 맞선다면 안보 위기도 넘을 수 있다.” 전쟁 불사를 연상케 하는 8월21일·22일자 <조선일보> 사설이다.

보수 언론이 강경론을 외치는 사이 남북은 깜짝 고위급 회담을 성사시켰다. 종전 견해를 고수했다면 <조선일보>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어야 한다. 북한은 재발 방지도 약속하지 않았고 사과도 아닌 ‘유감’ 표명에 그쳤다. 그럼에도 회담 타결 직후인 8월25일 이 신문은 “북한이 처음으로 의미 있는 사과 표명을 수용함으로써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에 대해 그들이 내세우는 주장은 “우리가 전쟁도 불사해야 협상에 유리하다”라는 것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8월25일 각각 “원칙 고수 승부수 통했다” “단호한 의지 통했다”를 제목으로 뽑았다. <동아일보>의 톱기사 제목 역시 “대북 원칙론 통했다”였다.

<조선일보>는 2002년 북한이 서해교전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자 “한심한 일”이라며 김대중 정부를 비난했다. 이러한 이중성은 대북강경론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안티테제 이상의 의미가 없음을 보여준다. 결국 답은 대화다. 전쟁 불사 운운은 공갈이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8.26 11:02

지난 8월8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사진) 인터넷 카페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쓴 글이다. 지난 7월23일 발표한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보상권고안을 거부한다는 내용이었다.

8월8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70개가 넘는 기사가 나왔다. 반올림이 분열됐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파이낸셜 뉴스>는 8월11일 기자수첩에서 “반올림 내부에서도 혼란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라고 전했다. <노컷뉴스>는 8월10일 기자수첩에서 “반올림은 완전히 분열됐다. 반올림이 대표성과 정당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라며 반올림이 ‘반(半)올림’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글을 작성한 황상기씨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황씨는 글에서 ‘보상권고안에 반대한다’고 했지 조정권고안 전체에 반대한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은 황씨가 조정권고안 전체에 반대하는 것처럼 묘사했다.

황씨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보상액이 현실에 맞지 않아 답답해서 글을 올렸는데 기자들은 글자도 제대로 못 읽나. 내가 반올림을 만들었는데 어떻게 분열시키나.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라고 밝혔다. 황씨는 또한 “전화 온 언론사는 <한겨레>와 <경향신문> 정도였다. 다른 언론사는 전화 한 통 없이 반올림을 분열시키는 기사를 썼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표해 삼성과 교섭 중인 반올림, 그 반올림이 분열됐고 피해자들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쓰면 누가 좋아할까. 당사자 확인도 거치지 않은 기사들은 언론이 사회적 약자가 아닌 삼성을 대변한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7.31 17:50

국가정보원이 불법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해 국내 사찰용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사건 초기 ‘침묵’이나 소극적인 보도로 일관했다. 이러한 침묵은 국정원 직원 임 아무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후인 7월19일부터 ‘프레임 전환’으로 바뀐다.

TV조선은 7월19일 메인 뉴스에서 관련 기사를 10건이나 보도했고, 채널A와 MBN도 7월19일을 기점으로 국정원 해킹 관련 보도량을 늘렸다. 채널A는 7월20일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한 35개국 중 한국만 시끄럽다”라고 보도했고, 같은 날 TV조선은 “국가정보원 직원의 자살을 두고 또다시 근거 없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라며 그저 음모론으로 치부했다.

종북 프레임도 등장했다. 채널A는 국정원이 스파이웨어를 심으려 한 재미 과학자 안수명 박사에 대해 “천안함 폭침과 소니 해킹 사건의 북한 소행을 전면 부정하는 인물”이라고 묘사했고 “62차례나 북한을 방문하며 김일성상까지 받은 재미 교포 노길남씨와 모임을 함께하는 인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단순한 ‘정쟁’으로 축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TV조선은 7월20일 “국정원 직원 임 아무개씨의 자살과 유서로 여야의 공방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앞으로 결과에 따라 한쪽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7월14일 국회 정보위원회(사진)에서 국정원이 해명 같지 않은 해명을 했을 때도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은 이번 사안을 ‘국정원의 해명 대 야당의 의혹 제기’ 구도로 설정했다.

지상파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지상파 메인 뉴스 리포트 개수를 다 합쳐도 JTBC 보도량의 절반 수준이다. 왜곡하는 종편, 침묵하는 지상파. 도긴개긴이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7.14 13:47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최고 의료기관임을 자랑하던 삼성서울병원의 신뢰가 바닥을 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고개를 숙였다(사진). 그러나 언론은 여전히 삼성을 비판하는 데 주춤한다.

SBS는 지난 7월3일 8시 뉴스에서 삼성서울병원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로 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리포트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장면으로 시작한다. 신동욱 앵커는 “‘끝까지 환자를 책임지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약속한 대목이다. 하지만 열흘 만에 이 약속은 번복됐다”라면서, “치료 중인 확진 환자 15명 가운데 12명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별도의 음압 병상이 없는 데다 방호복까지 입은 의료진 감염이 잇따르자 결국 백기를 들고 만 셈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이날 뉴스가 끝난 이후 해당 리포트는 수정되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을 묻는 앵커 멘트도, 이재용 부회장이 나오는 영상도 사라졌다. 앵커 멘트를 재녹화한 뒤 SBS 뉴스 홈페이지와 포털 뉴스에 수정된 리포트를 올린 것이다.

이는 방문신 보도국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SBS 내부에서 외압 논란이 커지자 방 국장은 “외압은 없었으며 앵커 멘트가 이재용 부회장의 직접 책임을 묻는 식으로 요약된 것이 과잉이라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을 뿐인데 왜 과잉일까. 삼성그룹 측은 <미디어오늘>에 담당자가 방송을 보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SBS 보도국장과 삼성 측의 해명이 모두 사실이라면, 해당 리포트는 ‘외압도 없었는데’ 방송사가 알아서 수정한 셈이다. 그게 더 무섭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6.13 12:00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기자협회 등 5개 언론단체들이 ‘재난보도준칙’을 만들었다. 언론들은 이를 잘 지키고 있을까.

5월31일 TV조선은 ‘메르스 유언비어 뭐길래’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뉴스 특보로 내보냈다. 메르스가 탄저균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유언비어의 내용을 알리면서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러한 보도는 “확인되지 않거나 불확실한 정보는 보도를 자제함으로써 유언비어의 발생이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라는 재난보도준칙 제13조에 어긋난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TV조선 리포트 화면 갈무리</font></div>  
ⓒTV조선 리포트 화면 갈무리

TV조선은 또한 6월3일 메르스 최초 환자가 입원했던 병실에 배기구가 하나도 없었다며 이 병실을 ‘메르스 사우나’라 표현했다(사진). 이외에도 패닉·대혼란·공포·창궐 등 위협이나 공포를 조장할 수 있는 단어들을 제목으로 사용한 보도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즉흥적인 보도나 논평은 하지 않으며, 냉정하고 침착한 보도 태도를 유지한다.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용어, 공포심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재난보도준칙 제16조에 어긋난다.

단편적인 정보를 보도할 때는 더 확인돼야 할 사실이 무엇인지 함께 언급해야 한다는 보도준칙을 어긴 언론사들도 있다. 연합뉴스TV는 지난 6월3일 ‘치료제 없는 메르스…걸리면 어떡하나’라는 리포트에서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면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의심 증상이나 어떤 상황에서 병원에 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인 보도가 쉬운 일은 아니다. 언론은 정부의 발표를 의심하고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동시에 유언비어나 괴담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언론이 중심을 잡아줘야 할 때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6.02 20:44

6년째이지만 올해만큼 주목받은 추도식도 없었던 것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아들 노건호씨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정치, 좀 대국적으로 하라”며 돌직구를 날리자 보수 언론은 ‘배후설’ ‘총선 출마설’ ‘야권 분열’ 등을 총동원해 이슈로 삼았다(사진).

5월23일 TV조선의 <황금펀치> 출연자들은 하나같이 근거 없는 배후설을 떠들었다. “친노 핵심 세력들이 대리해서 쓴 것 아닌가” “회사원인데 단어나 문장을 쓰는 것이 굉장히 격하다. 친노들이 많이 쓰는 용어가 들어가 있다.”

진행자가 ‘친노 용어가 뭐냐’고 묻자 “‘오해하지 마십시오’ ‘사과도 반성도 필요 없다’가 친노가 많이 쓰는 단어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내놓았다. “노씨는 42세, 김무성은 65세다. 23년 차이 나는, 정치에 전혀 발도 안 디뎌본 사람이 당 대표에게 충고하는 것은 무례하다”라는 시정 잡담식 해석도 정치평론이라는 포장으로 여과 없이 방송을 탔다.

노건호씨가 총선에 출마하려고 한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친노는 노건호를 앞세워 출마를 권유하고 반드시 당선시킬 것”이라는 내용이다. 패널 발언을 넘어 TV조선에서는 아예 뉴스로 다뤘다. ‘주말뉴스’에서 “노건호씨가 본격적으로 정치 일선에 나서려는 것 아닌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내용의 보도를 한 것이다.

보수 언론은 주말을 지나 5월25일에도 배후설을 이어갔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비선’ 배후설을, <동아일보>는 “건호씨 입을 빌려 문 대표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전했다. 근거는 익명의 야당 관계자 증언이다.

시나리오가 있다는 듯이 보도한 많은 언론에 되돌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시나리오 쓰고 있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5.18 22:13

채널A가 최근 대형 사고를 쳤다. 12년 전 사진을 가져다 세월호 집회 참가자들이 폭력 집회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널A는 5월6일 시사 프로그램 <김부장의 뉴스통>에서 세월호 추모집회와 관련한 시위대의 경찰 폭행 사진을 내보냈다(사진). 심지어 ‘단독 입수’였다. 출연자들은 “폭력이 난무한 세월호 시위를 합리화할 수 있나”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채널A가 내보낸 첫 번째 사진은 2008년 6월28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었다. 두 번째 사진은 2003년 한국·칠레 FTA 반대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인 사진이었다. 채널A는 다음 날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이를 단순히 ‘실수’라고 볼 수 있을까. 4월 30일 찍힌 사진을 5월1일 것이라고 보도했다면 실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채널A는 찾기도 어려운 12년 전 사진을 갖다 붙였다. 사진 속의 시민들 복장만 봐도, 전경들의 복장만 봐도 최근 사진이 아니라는 점을 금세 알 수 있다. 오죽하면 채널A 보도본부 기자들이 성명까지 냈을까. 채널A 기자들은 “현장 기자의 사소한 보고조차 ‘단독’과 ‘특종’을 붙여 우리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작에 가까운 오보는 채널A 출범 때부터 논란거리였다. 채널A는 출범 직후 강호동씨가 일본 야쿠자와 커넥션이 있다는 듯이 보도했다. 사진 한 장이 근거였다. 이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일성이 고용한 간첩’이라는 탈북자의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 북한군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개입했다는 근거 없는 루머를 퍼트리기도 했다. 반복되는 오보, 이제 간부와 경영진이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5.14 10:05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사진)이 지난 4월23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고승덕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허용되어야 할 후보 검증이라는 점을 무시한 ‘진보 교육감 흔들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보수 언론은 다른 곳으로 초점을 돌렸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다. <조선일보>는 4월24일 사설에서 관련 소식을 전하며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가 계속된다면 이 제도를 계속 가져갈 건지에 대한 의문이 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역시 같은 날 사설에서 “교육감 직선제를 더 이상 놔두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2006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서울 교육감 4명 중 3명이 임기 도중에 선거법 위반으로 물러났고, 교육감 후보들의 인지도가 낮아 흑색선전이 심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사실 보수 언론의 직선제 폐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다수 당선되자 직선제 무용론이 한동안 세게 일었다.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던 보수 성향의 교육 단체, 학부모 단체들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었다.

유권자 처지에서는 교육감들이 연달아 임기를 못 채우는 데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도중하차한 교육감들에게는 저마다의 이유와 맥락이 있다. 이를 뭉뚱그려 ‘직선제 폐지’로 연결한다면 “지방교육자치 자체를 무력화하려 한다”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보수 언론이 간과하고 있는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2006년 교육감과 교육위원 직선제를 받아들인 인물이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직선제’의 피로감을 이야기하는 보도에 유독 박근혜 이름 석 자는 안 보이는 이유가 뭘까.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4.28 18:01

성완종 리스트를 둘러싼 논란이 친박 게이트를 넘어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새누리당의 대응책 중 하나는 “야당도 수사받아라”며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노무현 정부 시절 특별사면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보수 언론도 물타기에 동참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야당도 대선자금 조사받자”라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을 확대 재생산했다. <조선일보>는 4월14일자 5면 기사에서 여권과 야권 탈당파 인사들의 입을 빌려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에서 두 차례 사면받은 것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같은 날 사설 ‘성완종씨 두 차례 특별사면 배경도 밝혀내라’에서도 노골적으로 참여정부를 걸고넘어졌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5면 기사에서 사면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검찰이 2007년 이전 경남기업 회계장부도 살펴볼 수 있으며 추적 범위가 노무현 정부 인사들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사설 ‘盧정부 특별사면·朴정부 대선자금 철저히 파헤치라’에서 “사면을 주도한 라인은 민정수석비서관실로 전해철·이호철씨가 수석비서관이었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비서실장”이라고 강조했다.

성완종 리스트는 ‘친박 인사’로 점철돼 있고 이들이 대선 시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인 마당에 보수 언론은 새누리당의 프레임을 그대로 따라가며 노무현 정부를 걸고넘어졌다. 문제는 ‘우리 모두 더럽다’는 식의 이런 결론은 사안의 본질 대신 ‘정쟁’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사회를 바꾸는 데 기여하기보다 진흙탕으로 만들고 말 전형적인 ‘공갈뉴스’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5.04.09 11:36

시사IN 공갈뉴스를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시사IN 395호에 실린 글입니다.

[조선일보]의 희망 사항일까?

똑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언론이 A라고 말하는데 유독 한 언론만 B라고 해석한다면 ‘뭔가 있다’고 의심할 만하다. 사드(THA AD)와 관련해 새누리당 의원총회 내용을 전하는 <조선일보> 보도가 그렇다.

‘사드 전도사’를 자임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의 주도로 사드 관련 의원총회가 열렸다. <조선일보>는 4월1일 기사 “與, ‘사드’ 도입 찬성으로 기울어”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논의한 결과 북한의 무력 위협, 도발 가능성에 대해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사실상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셈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언론의 보도는 다르다. “새누리당, 사드 정책의총 뚜렷한 결론 못 내”(<국민일보>), “새누리당 사드 정책의총…결론 못 내고 끝나”(<이투데이>), “유승민 주도 ‘사드 의총’, 싱겁게 끝나”(민중의소리), “與 ‘사드 의총’ 싱겁게 끝나…북핵 억지 원칙 공감”(연합뉴스). 몇몇 언론은 사드를 둘러싸고 친박-비박 의원들이 갈등을 보였다는 점을 부각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새누리 ‘사드 의총’서 갑론을박…계파 갈등 양상까지”(JTBC)가 그것이다.

실제로 이날 의총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으나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이는 30명에 불과했다. “내용이 어렵다”라며 빠져나간 의원들도 있었다. 비공개 토론에서도 대다수 의원이 사드 도입 필요성에 대한 원칙적 공감만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왜 <조선일보>만 유독 새누리당이 사드 도입을 결정했다는 듯이 기사를 썼을까. 이 같은 보도는 팩트일까, 아니면 <조선일보>의 희망 사항일까. 동일 사안을 둘러싼 여러 뉴스의 차이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공갈’이 보인다.


저작자 표시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