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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적 주체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모험, 공동생활전선(3) 자음과 모음 2011년 봄호에 실린 공동생활전선 연재 마지막 글을 옮겨놓습니다. 담론적 주체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모험, 공동생활전선(3) 공동생활전선 1. 공동생활전선의 출범식 2010년 9월 25일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에서 공동생활전선 출범식을 가졌다. 모임의 구성원들은 그동안 공동생활전선을 기획해왔던 과정을 담은 프레젠테이션 자료와 함께 조촐한 자리를 마련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공동생활전선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을 초대했다. 출범식을 준비하게 된 이유는 출범식을 통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거나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공동생활전선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나갈 것이며 그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듣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2. 학습과 생활의 공간: 공동생활의 현.. 더보기
연평도 이후 : 민족주의의 재발명을 위하여 공동생활전선 박가분 동지의 글을 퍼왔습니다. 중간에 제 글에 대한 인용도 되어 있군요. http://blog.naver.com/paxwonik/40120554182 연평도 포격사건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었던 정치적 '진리'는 무엇인가? 이 사태가 적어도 현 시국을 문자 그대로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 즉 그것에 대해 동물적인 반응 (이 사태 이후 북한관련 논쟁에 관하여 신문지상과 인터넷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의 대부분이 동물의 울음소리와 비슷한 그 무엇이었다) 이상의 유의미한 것들을 분절해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연평도 사태가 가르쳐주었던 것은 무엇인가? 여기서 관건은, 연평도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근본적인 교훈이 국가 안보의 중요성이라든가 혹은 이제는 빛바랜 햇볕정책에 대한 향수 그 어느 쪽에도 해당.. 더보기
담론적 주체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모험: 공동생활전선(1) 자음과모음 가을호에 실린 공동생활전선 글 초안. 편집 후는 자음과모음을 찾아보세요. 담론적 주체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모험: 공동생활전선(1) 0. 20대 운동의 주체성을 위하여 이 글은 여러분이 지금 읽고 있는 『자음과 모음』 편집부의 제안을 받고 쓴, ‘공동생활전선’이라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는 20대들의 모임에 대한 기록이다. 사실 우리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고, 그저 준비 단계를 거치고 있는 모임인 만큼 이렇게 공개적인 지면을 빌려 자신들을 소개하기에는 좀, 아니 많이 민망한 감이 있다(아마 이 글이 실린 가을호가 출간될 때쯤에야 겨우 시작 단계를 지나갔을 것이다). 게다가 문예 계간지인 『자음과모음』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평생 문예지라고는 펼쳐보지도 않은 이들이 대부분인 .. 더보기
진정한 경제민주화란? 2012년 마지막날의 글이다. 나는 이번만은 희망찬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힘들 것 같다. 죽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이운남 조직부장, 청년노동활동가 최경남, 전국대학노조 한국외대지부 이호일 지부장, 이기연 수석부지부장. 이들이 연달아 죽음을 맞이했다. 이들은 자본권력의 노동자 탄압에 맞서고, 자본권력의 탄압을 방조하는 정치권력의 폭력에도 맞서며 현장에서 활동했던 활동가들이다. 이들의 죽음은 ‘희망’이 사라진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상징한다. 우리는 이 죽음의 행렬을 막아야 한다. 우리는 이미 23명의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잇따른 죽음을 목격했다. 이런 비극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필요한 건 첫째도 연.. 더보기
대통령은 메시아가 아니다 ‘꿈: 대통령.’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많은 아이들이 장래희망으로 대통령을 꼽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나쁜 사람을 혼내주기 위해 높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대통령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제일 높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난 곧 그 꿈을 포기했다. 대통령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권모술수에 능하고, 수백명의 사람들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언론플레이의 달인들이었다. 옆집 아저씨, 윗집 아주머니 같은 정치인은 아무도 없었다. 정치인들은 옆집 아저씨와 윗집 아주머니를 대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들이 대변하는 건 자기 자신밖에 없었다. 그래서 난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했다. 그 사람은 옆집 아저씨 같았다. 말을 빙빙 돌려가며 책임 회피 하는 다른 정치인들과도 달라.. 더보기
저 위에 사람이 있다 나는 사회에 불만이 많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이나 몇몇 친구들은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가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바꿀 수 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냥 참으라는 말을 참 어렵게도 하시네요”라며 발끈했다. 그러나 나는 최근에야 이 말이 굉장히 슬픈 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 많은 이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관심과 냉소의 벽을 뚫고 목소리를 내기 위해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현대차 울산공장의 송전탑에 두 명의 노동자가 올라가 있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해고당한 최병승과 현대차 비정규지회 사무국장 천의봉이 송전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현대차가 대법원의 판결에 따르라는 것이다.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더보기
노동자가 아니므니다 지난 4일 가수 싸이의 공연을 보러 서울광장에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강남스타일’을 ‘떼창’하며 축제를 즐겼다. 눈에 띄는 전광판 하나가 싸이의 공연을 보도하는 방송국 카메라의 언저리에 잡혔다. ‘재능교육’. 8만명의 시민들이 즐거운 축제를 즐기러 서울광장에 찾아왔을 때,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이 서울광장 맞은편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농성중이었다. 1735일째의 농성이다. 그들은 왜 1700일이 넘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거리에서 보내게 된 것일까? 학습지 교사들의 요구는 임금인상이 아니라 자신들을 노동자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학습지 교사들은 학습지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특수고용직이다. 특수고용이란 사용자가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로.. 더보기
박근혜 표 화합의 정치? 박근혜의 ‘통 큰 통합’이 화제다.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와 자신의 정적들을 찾아가 손을 내밀었다.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찾아가 인사를 나누었다. 보수언론과 박근혜 지지자들은 이러한 박근혜의 행보가 ‘국민통합’, ‘화합’이라는 박근혜의 모토에 걸맞은 행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반응에 탄력을 받았는지 박근혜는 전태일까지 찾아 나섰다. 박근혜는 전태일재단을 방문해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추모하겠다고 밝혔다. 전태일재단이 방문을 거부하자 꽃을 들고 전태일 동상을 찾아갔다. 자, 이쯤 되면 박근혜가 ‘국민 통합’, ‘화합’을 외치며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그 패턴이 보인다. 박근혜는 방문과 악수, 인사를 ‘통합’, ‘.. 더보기
통진당 사태의 본질은?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모인 지 8개월도 지나지 않아, 통합진보당의 실험은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 ‘혁신파’가 지난 통합진보당 의원총회에서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제명하는 데 실패하면서, 통합진보당은 해체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당원들의 탈당이 줄을 잇고, 혁신파는 공공연하게 탈당 및 재창당을 언급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가리지 않고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의 종북주의를 안줏거리 씹듯 씹어대고 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사태를 그냥 ‘종북’으로 정리하는 것은 단순한 생각이다. 진짜 문제는 종북주의라는 신념이 아니라, 그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을 장악하려는 태도이다. 구당권파는 당직 및 공직을 차지하기 위해 위장전입이나 투표 조작 같은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고, 민주주의적 .. 더보기
우리 앞에 놓인 두 개의 문 영화 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한 지 13일 만에 2만명이 넘는 사람이 이 영화를 보았고, 유명 인사들과 정치인들이 잇따라 영화를 관람하면서 용산참사가 다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은 용산참사라는 무거운 사회·정치적 사건을 다루는 일종의 사회고발 다큐다. 이런 유의 다큐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사건을 공론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 분노의 화살은 ‘악덕하고 나쁜’ 놈들에게 날아간다. 우리는 를 보고 파렴치한 장애인학교 교사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을 보며 비상식적이고 권위적인 판사들에게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이 분노의 화살은 구조와 시스템까지 도달해야 한다. 는 사학개혁 논의로, 은 사법개혁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은 우리에게 용산참사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