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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한겨레 hook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갈 수 없다. 중도개혁 세력을 지지하는 이들이나 ‘사과하지 않는 이명박’과 ‘사과하는 노무현’을 대비하며 노무현을 추억하는 이들에게야 노무현과 이명박의 간극이 상당해 보이겠으나, 신자유주의를 규탄하는 한국의 좌파들에게 노무현과 이명박의 간극은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그들은 노무현 역시 신자유주의자였다는 반증의 결정적인 상징 중 하나로 노무현이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노무현의 이 말은 정치권력이 더 이상 경제 권력을 통제할 수 없음에 대한 개혁적 정치인으로서의 현실 인정이자, 삼성과 손잡은 데에 대한 그의 변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이 말은 무엇인가를 은밀히 전제하는 동시에 무엇인가를 은폐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 말에 대한 “아니, 권력은 .. 더보기
이재오와 민주당 그리고 좌파 최근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발언이 화제다. 그는 지난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자리 대책에 관한 견해를 밝혔는데, 그 대책이란 것이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한 자격요건으로 중소기업에서의 근무를 의무화하고 재수생들로 하여금 입시준비를 하는 대신 공장이나 농촌에서 1,2년 일하게 하고 그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하도록 하는 것이다. 당연히 인터넷에서 이재오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들끓었고 야당에선 ‘인권 침해’느니 ‘권위주의’니 ‘전체주의’니 ‘모택동’이니 하는 각종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내 생각에 이재오의 견해는 참으로 기발했다. 고용과 취업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그의 견해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야당이 하는 언급만 보면 그들은 이 상식적인 명제에도 공감하지 않는 듯하다. 야당.. 더보기
반MB는 전략적이지 않다. 반MB는 전략적이지 않다. 며칠 전 치러진 7.28 재보궐 선거는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이 났다. 한나라당은 미래연대와 합당할시 1990년 3당 합당 이후 최대인 180석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고 6.10 지방선거 이후 승리를 자축하던 민주당은 ‘쇄신’을 논의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 선거가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준 교훈은, 한나라당이 밉다는 이유로 민주당을 뽑아선 안되며 반MB라는 선거 전략은 ‘전략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패배를 자초했다. 6.10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에 투표한 유권자 중 ‘민주당이 잘해서 찍었다’고 답한 사람이 2.4%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승리에 취해 쇄신을 단행하지 않았으며 지방선거 때처럼 그저 반MB나 외치고 있었다. 참여정부 시절 비리가 드.. 더보기
이명박은 완전한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다. 최근 이명박 정권과 대기업들 간의 마찰이 화제다.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섰으나 대기업만 그 혜택을 누리고 그 혜택이 중소기업이나 서민에게로 ‘낙수’되지 않음에 따른 질책이라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부 고위인사들은 납품단가 인하 등의 대기업의 횡포를 지적하고 대기업만의 독식을 경계하는 발언들을 쏟아내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이 이런 발언들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자 이 대통령은 오히려 ‘전경련이 무조건 대기업을 옹호하는 태도를 버려야한다’고까지 말했다. 혹자들은 집권 후반기에 레임덕에 빠지지 않으려는 이 대통령의 쇼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쇼라고 보기 어렵다. 이는 원래 이명박 대통령의 정체성과 관계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