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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단상

예멘 난민에 대한 생각.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783 난민을 무작정 받아주자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난민수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부 '이슬람 혐오' '난민 혐오'로 보는 시선에도 동의하지 않는다.하지만 우리에겐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역사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역시 70여년 전엔 난민들이 넘쳐나던 땅이었다는 것이다. 70년 전 이 땅의 난민들을 바라보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역시 지금 우리가 예멘 난민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온 정체불명의 이방인들이자 잠재적 범죄자. '배고픔에 눈에 뵈는 게 없을 그들이 폭동이라도 일으키면 어쩌지?'"우리도 먹고 살기 힘든데 저런 정체도 모르는 사람들 도와주는 건 한가한.. 더보기
대한민국 보수의 세 가지 기둥 대한민국의 극우보수는 크게 세 가지 기둥을 토대로 살아남았다.첫 번째는 보수언론과 지식인 및 관료집단, 국가기관, 정당 등의 연합으로 끊임없이 대중성을 갖춘 ‘새로운 정치권력’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재생산 능력이다. 보수와 진보의 이런 힘의 차이를 설명하는 말이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지난 2016년의 촛불혁명은 이 고리를 끊어내는 정치혁명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보수가 일을 잘하지” “그래도 보수가 좀 부패해도 능력 있지”라는 사람들의 믿음을 완전히 박살냈고 재생산에도 실패했다. (오죽하면 홍준표가 대선 후보고 김문수가 서울시장 후보다.) 그 결과 보수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상실했다. 80%의 국민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데 동의했고 80%가 (자한당이 아무리 난리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두 번째 .. 더보기
무엇이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길일까?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주 논거로 삼는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낙태가 없는 세상’ ‘낙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세상’이 가장 좋은 세상일 것이다.하지만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그리고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자. 과연 낙태죄로 인해 낙태가 줄어들었을까? 현재의 낙태죄는 낙태를 줄이지 못했다. 가장 최근인 2010년 실태조사에서만 추정건수가 17만 건이고, 아마 통계에 잡히지 않은 건수를 합치면 더 늘어날 것이다. 게다가 이 중 1만여 건만 모자보건법에 의한 합법적 수술이고, 나머진 비합법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현실이 이런데 “낙태는 생명을 해치니까 금지해야 돼” “그건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야”라고 훈계만 하고 있으면 무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 더보기
디스패치의 ‘JYP 구원파’ 기사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며칠 전 하루종일 ‘박진영’과 ‘구원파’가 인기검색어였다. 디스패치의 단독 기사 때문이다. 디스패치가 잘하는 ‘파파라치’ 취재형식을 통해 박진영이 구원파 전도에 앞장섰다는 내용을 보도했다.기사를 여러 번 읽어보았는데, 그래서 이 기사가 뭘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박진영은 평소에 무교라고 주장했지만, 알고 보니 구원파였다.”디스패치가 ‘파파라치’ 취재를 통해 입증해서 쓸 수 있는 기사는 이 정도였을 것이다. 평소 방송이나 SNS에서 무교라고 주장하던 것과 달리, 알고보니 구원파 신도였고 종교가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디스패치는 항상 팩트를 그대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누가 잘못했는지 결론을 내린다. 예원-이태임 욕설논란 때도 “현장에 있던 해녀 이야기 들어보니…”라고 제3자의 증언을 전하는 데서 끝.. 더보기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청와대의 방식 사회적으로 예민한 쟁점을 다루는 방식이 녹아 있는 청와대의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답변 1. 논란과 갈등을 덜어낼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한다. (낙태가 아니라 임신중절이라고 규정하고 시작)2. 찬반 하나의 입장을 선언하는 대신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와 배경을 충분히 설명해준다. (임신중절 관련 논란 설명)3. 권리의 충돌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를 잣대로 설명한다.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이유와 각종 부작용으로 해소해야 하는 문제)4. 지금 당장 자신의 입장(정부)에서 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한 대책을 설명한다. (미혼모 대책 피임교육 등등)5. 고민이 있다면 고민이라고 드러내놓고 이야기한다. 더보기
아이캔스피크, 위안부 문제를 보편화하다 * 스포일러 있습니다.내가 봤던 위안부 관련 영화 중 가장 위안부 문제를 보편적인 문제로 만들려 시도한 작품인 것 같다. 고통스러운 과거 일본의 만행 장면 등은 최소화하고, 과거 괴로운 일을 겪은 인물의 현재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렸다. 언론에 비치는,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접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모습에는 그들의 일상이 없다. 수요집회에 나오고, 일본과 정부를 비판하는 모습. 아이캔스피크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그 위안부 할머니의 일상을 조명했다.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동을 하는 할머니. 재개발의 피해를 경험하기도 하고, 구청에서 민원을 넣으러 가는 할머니. 눈에 걸린 고딩 밥도 챙겨주고 영어를 가르쳐준 손자뻘 청년이 면접본다고 하자 정장에 부적을 넣어두기도 하는 할머니. 그런 나옥분은 우리 주변에.. 더보기
학교급식노동자들에 대한 이언주 의원 발언을 들으니.... 학교급식노동자들에 대한 이언주 의원 발언을 들으니 옛날 생각이 났다. 대학교 다닐 때 학교식당에서 3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로 한 일은 설거지와 짬(남은 음식물 쓰레기) 치우기였다. 컨테이너벨트에 학생들이 올려놓은 식판과 식기들이 차례로 오면 그걸 빠르게 집어들어 잔반은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고 나머지 식판과 식기들은 뜨거운 물 통에 넣어 불린다. 조금만 늦거나 딴 일을 하고 있으면 잔반이 든 식판과 식기들이 엎어져서 난장판이 된다. 그렇게 뜨거운 통에 불린 식판과 식기를 꺼내 식기 세척기에 집어 넣는다. 일에 조금 익숙해지면 빨리 집어넣고 그 사이 반대편으로 가서 씻겨져 나오는 식기들을 꺼내 종류별로 분류해 정리하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정리를 좀 마치고 다시 반대편으로 가서 식기와 식판을 .. 더보기
쇼통이 소통이다 http://m.the300.mt.co.kr/view.html?no=2017072507497614025 지난 대선 때 심상정 후보 캠프에서 일하며 느낀 게 있었다. 기자 출신이었기에 글을 쓰면서 '이걸 쓰면 기자들이 뭘 야마로 뽑을까' '어떻게 써야 언론이 잘 받아쓸까'를 고민했다. 정치가 미디어에 어떻게 노출되는지에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상당부분 낡은 것이었다. 중요한 건 심상정 후보가 하는 말을 언론이 어떻게 받아쓸지가 아니라, 심상정이 곧 미디어라는 점이었다. 같은 원리로 정의당이 곧 미디어다. 심 후보 페북 좋아요 수가 34만 명이 넘는다. 팔로우한 사람은 36만 명이다. 그 사람들은 언론이 제목으로 뽑고 축약한 심 후보의 말이 아니라 페북과 트위터에 올린 유투브에 올라온 심 후보의.. 더보기
조지 오웰 <위건부두로 가는 길> 중 조지오웰의 을 다시 읽었다. 역시 고전답게 곱씹어야할 대목들이 가득하다. 특히 마지막 장은... ---- 진정한 사회주의는 무엇인가? 나는 진정한 사회주의란 압제가 타도되는 꼴을 보기를 바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겠다. 하지만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라면 대부분 그런 정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받아들인다 해도 몹시 못마땅해 할 것이다. 이따금 나는 그들이 말하는 걸 들을 때, 그리고 그들의 책을 읽을 때는 더더욱, 사회주의운동 전체가 그들에겐 일종의 흥미로운 이단 사냥에 불과한 것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장단에 맞춰 이리저리 미친 듯 뛰어다니며 '어험 어험 이거 변절자의 피 냄새가 나는 구먼!' 하는 듯하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본질을 희생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외관은 크게 희생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더보기
세월호 2주기: 대한민국에서 ‘피해자’로 살아간다는 것 http://ppss.kr/archives/784871. 슬퍼하되 살려달라고 소리치면 안 된다. 그럼 미개한 국민이 된다. 2. 슬퍼하되 진상규명 위해 집회나 단식 등 과격한 방법은 쓰면 안 된다. 그러면 지지를 못 받는다. 3. 슬퍼하되 대통령이나 정부를 해경을 비판하면 안 된다. 그러면 지지를 못 받는다. 4. 슬퍼하되 너무 오래 슬퍼해도 안 된다. 그럼 피로감이 쌓이고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출처: 연합뉴스 5. 슬퍼하되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의 정치색도 검증해야한다. 시민단체 소속은 아닌지 노조 소속은 아닌지. 출처: 글로발뉴스 6. 슬퍼하되 노조출신은 단식도 앞장서서는 안 된다. 순수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서울신문 7. 슬퍼하되 과거에도 자식을 아꼈다는 걸 증명해야한다. 예컨대 양육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