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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희망 사항일까?

시사IN 공갈뉴스를 2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시사IN 395호에 실린 글입니다.

[조선일보]의 희망 사항일까?

똑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언론이 A라고 말하는데 유독 한 언론만 B라고 해석한다면 ‘뭔가 있다’고 의심할 만하다. 사드(THA AD)와 관련해 새누리당 의원총회 내용을 전하는 <조선일보> 보도가 그렇다.

‘사드 전도사’를 자임하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사진)의 주도로 사드 관련 의원총회가 열렸다. <조선일보>는 4월1일 기사 “與, ‘사드’ 도입 찬성으로 기울어”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논의한 결과 북한의 무력 위협, 도발 가능성에 대해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사실상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셈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언론의 보도는 다르다. “새누리당, 사드 정책의총 뚜렷한 결론 못 내”(<국민일보>), “새누리당 사드 정책의총…결론 못 내고 끝나”(<이투데이>), “유승민 주도 ‘사드 의총’, 싱겁게 끝나”(민중의소리), “與 ‘사드 의총’ 싱겁게 끝나…북핵 억지 원칙 공감”(연합뉴스). 몇몇 언론은 사드를 둘러싸고 친박-비박 의원들이 갈등을 보였다는 점을 부각하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새누리 ‘사드 의총’서 갑론을박…계파 갈등 양상까지”(JTBC)가 그것이다.

실제로 이날 의총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으나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이는 30명에 불과했다. “내용이 어렵다”라며 빠져나간 의원들도 있었다. 비공개 토론에서도 대다수 의원이 사드 도입 필요성에 대한 원칙적 공감만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왜 <조선일보>만 유독 새누리당이 사드 도입을 결정했다는 듯이 기사를 썼을까. 이 같은 보도는 팩트일까, 아니면 <조선일보>의 희망 사항일까. 동일 사안을 둘러싼 여러 뉴스의 차이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공갈’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