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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시사인 공갈뉴스

오죽하면 채널A 기자들이 성명을 낼까

채널A가 최근 대형 사고를 쳤다. 12년 전 사진을 가져다 세월호 집회 참가자들이 폭력 집회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널A는 5월6일 시사 프로그램 <김부장의 뉴스통>에서 세월호 추모집회와 관련한 시위대의 경찰 폭행 사진을 내보냈다(사진). 심지어 ‘단독 입수’였다. 출연자들은 “폭력이 난무한 세월호 시위를 합리화할 수 있나”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채널A가 내보낸 첫 번째 사진은 2008년 6월28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었다. 두 번째 사진은 2003년 한국·칠레 FTA 반대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인 사진이었다. 채널A는 다음 날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이를 단순히 ‘실수’라고 볼 수 있을까. 4월 30일 찍힌 사진을 5월1일 것이라고 보도했다면 실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채널A는 찾기도 어려운 12년 전 사진을 갖다 붙였다. 사진 속의 시민들 복장만 봐도, 전경들의 복장만 봐도 최근 사진이 아니라는 점을 금세 알 수 있다. 오죽하면 채널A 보도본부 기자들이 성명까지 냈을까. 채널A 기자들은 “현장 기자의 사소한 보고조차 ‘단독’과 ‘특종’을 붙여 우리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작에 가까운 오보는 채널A 출범 때부터 논란거리였다. 채널A는 출범 직후 강호동씨가 일본 야쿠자와 커넥션이 있다는 듯이 보도했다. 사진 한 장이 근거였다. 이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일성이 고용한 간첩’이라는 탈북자의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 북한군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개입했다는 근거 없는 루머를 퍼트리기도 했다. 반복되는 오보, 이제 간부와 경영진이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