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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관련된 남의 글/인터뷰/언론보도

5년전에 했던 돋는 인터뷰

당시엔 참으로 애국통일청년이었구나. 5년 전에 청소년뉴스 바이러스 기자로 활동할 때 했던 돋는 인터뷰 전문을 옮겨둔다. 제목은 '이 시대 진정한 통일의 주역'이랬는데 지금의 나는 반북좌파이니 아이러니하다.

이 시대 진정한 통일의 주역 '청소년'
청소년 활동가 4인의 통일에 대한 견해나누기


광복 6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열기 뜨겁다.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이산가족상봉, 금강산육로관광 추진 등 단절돼있던 남북관계에 제동이 걸렸고, 최근 동아시아 축구대회에서는 남북축구대표팀이 15년 만에 상봉했다.

또한 북한의 유명 무용수 조명애는 남한의 대중가수 이효리와의 CF출연에 이어 남북합작드라마에 주인공으로 섭외되면서 이제 안방에 앉아서도 북한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해가 거듭할수록 남북한의 문화교류는 활발해지고 어느새 통일은 우리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통일시대, 청소년들은 통일에 대해 어떠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 이에 청소년활동가 4인과 함께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참여자: 남궁정(이대부고3, 청소년권리찾기모임 ‘더하기’), 하제용(해룡고2,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 조윤호(자운고2,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청소년기자), 김하나다슬(정신여고2, 발전하는 학생회 ‘가자’)

15년만에 열린 ‘남북축구’경기, 승부보다는 통일로 다가가는 길

조윤호(18, 바이러스): 이번 ‘남북축구’를 보면서 북한선수들을 이겨야 할 경쟁상대가 아니라 ‘한민족’이라는 생각에 둘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본과 한국의 경기에서 상대편이 반칙을 하면 격분하지만, 남북전 같은 경우는 어느 한쪽을 응원하기 보다는 경기자체를 즐겼어요. 오히려 무승부가 더 잘된 것 같아요.

하제용(18, 한고학연): 평소 축구를 좋아하지만 지난 동아시아 남북경기를 관람 못한것을 무척 아쉬웠어요. 경기를 보기 전에 골 넣는 장면 기대하기보다는 한쪽 선수가 쓰러졌을 때 상대팀이 손을 내밀어 이끌어 주는, 남북선수의 따뜻한 모습이 연출되기를 더 바랐어요.

남궁정(19, 더하기): 한반도기를 보면서 느꼈던 감격에 반해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이 민족화합 보다는 본프레레호가 잘못해서 북한도 못 이겼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데 아쉬웠어요. 남북한 팀의 대결보다는 단일팀으로 경기를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겉으로는 남북교류라고 하지만 언론과 일부 축구팬들의 태도로 인해 경쟁심리만 남긴 경기가 돼버린 것 같아 씁쓸해요.

“문화교류 통해 알게 된 북한현실, 통일이 다가왔음을 부쩍 느껴요”

남궁정: 예전에는 ‘북한’하면 왠지 삭막하고, 기계적인 모습만 떠올렸는데, TV에서 ‘개성공단’의 모습을 보면서 ‘북한도 사람이 사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북한에 남한에 있는 편의점이 생기고, 남·북한 노동자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통해 통일 후 우리의 모습을 그릴 수 있었어요.

조윤호: 몇 해 전, 한반도기를 처음 봤을 때 많이 어색했지만 지금은 자연스러워요. 문화교류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에는 TV나 영화에서도 종종 북한을 소재로 다뤄서 그런지 북한이 친근해 졌어요.

김하나다슬(18, 가자): 저는 또래 친구들과 통일에 대해 토론하면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동안 ‘북한이 가난해서 통일이 되면 남한의 경제적 손실이 클 것이다’, ‘민족갈등이 커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것은 방안을 생각하지 않고 문제점만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하제용: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통일이 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지금부터 30년 이상 걸린다" 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때는 ‘내가 45살쯤 되면 금강산에 가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영화나 TV를 보면 북한에 대한 문화적 충격이 큰 것 같아요. 남북청소년 ‘알아맞추기’프로그램이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금강산 육로 관광 등 간접체험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통일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없이 이러한 문화적 교류만으로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 실제 한 언론사에 진행한 광복 60주년 맞이 공동 여론조사에서 ‘통일을 해야할까’란 질문에‘반드시 통일을 해야 한다’(54.2%)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지만 ‘전쟁을 하지 않고 지금처럼 지내는 것도 좋다’(42.4%)는 응답도 다수였다.

‘레드콤플렉스’, 통일교육의 부재.. 통일의 걸림돌

김하나다슬: 남한의 경우 레드컴플렉스가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뉴스에서 정치인들이 싸움을 하다가 ‘빨갱이’이라고 외치는 모습을 봤어요. 박정희정권 당시 간첩침입 방지목적으로 휴전선 부근에 철조망 쳐놓은 것도 국민들에게 레드컴플렉스를 조장하고 북에 대한 불안심리를 심어준 것이라고 들었어요.

조윤호: 북한은 공산주의고 독재정권이기 때문에 타도해야 할 존재라는 생각이 몰아가다 보면 미국의 전쟁론을 정당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마저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은 빨갱이라고 취급하는게 우리사회의 현실이에요. 하지만 우리 세대는 그러한 이데올로기의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통일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남궁정: 통일교육에 있어서 경제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것 같아요. 현재 사람들이 통일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도 경제적 부담 때문이잖아요. 모든 것을 경제적인 논리로 바라보게 되면서 통일에 대한 논의가 잘못 흘러가고 있어요. 비록 북한 사람들은 우리보다 가난하지만 통일에 대한 열정만큼을 누구보다도 강하다고 생각해요.

하제용: 현재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무엇을 하더라도 입시에 연연되어 있어요. 교과서 중심, 시험에 나오는 형식의 수업은 통일을 앞당기는데 전혀 도움 안되죠. 이미 교과서부터 보수적인 사람들이 제작하고, 통일에 대해서도 계산적인 논리가 담겨있는데, 과연 얼마나 진정한 통일을 느낄 수 있을까요?

조윤호: 맞아요. 그런 교육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요. 특히 통일교육을 할 때 뭐든지 대조시키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남한은 어떻고, 북한은 어떻다”는 식으로 남·북한을 독립된 두 나라라는 것을 인정해 버리죠. 비교할 대상이 아닌데 항상 대조하고 비교하는 교육이 남북한의 차이점만 부각해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준다고 생각해요.

긴 세월 벌어진 제도적·문화적 차이 극복 우려
남북한 모두 서로의 문화 이해하려는 의지필요

하제용: 남북한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동안 단절된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문화를 어떻게 이해 할 수 있을까? 서로 고수하려는 문화가 있을 텐데, 그것을 어떻게 조율 할 것인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해요.

조윤호: 물론 오랫동안 단절돼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조화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남한이 우월하니깐 무조건 따르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서로 문화적인 차이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하겠죠.

김하나다슬: 아무래도 제도적 차이가 너무 큰 것 같아요. 교육제도, 화폐단위 등 다른게 많으니까요. 하지만 경제적 부담이나 통일 후의 문제를 두려워하기 전에 우리는 한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궁정: 통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정치인이나 돈이 많은 사람에게 맡기면 다수가 만족하는 통일 될까요? 다수의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고 참아낼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국민 모두가 가슴으로부터 느낄 때 화해, 협력이 가능하겠죠.

이 시대 통일의 주역은 바로 청소년

조윤호: 우리가 통일의 주역이 되기 전, 앞세대에 통일이 됐어야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통일의 주역이 되어야죠. 평화통일에 대한 인식 높이고, 올바른 교육을 통해서 통일을 알아야 진정한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하나다슬: 의식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이런 토론자리가 활성화 되고 '국토대장정' 등 통일을 알 수 있는 행사 참여하는 것은 통일을 앞당기는데 큰 힘이 될 거예요. 또한 학교에서 올바른 교육이 이뤄진다면 우리가 통일의 주역이 되는데 큰 문제가 없겠죠.

하제용: 앞으로 주역이 되겠다는 생각 보다는 지금부터 통일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통일에 대한 관심과 절실함을 갖는다면 통일은 금방 이루어질 거예요.

남궁정: 마음가짐 못지않게 서로 대화를 통해 협의하는 과정을 몸과 마음에 익혀야하지 않을까요? 통일이라는 것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인데, 맞춰가다 보면 지겨워 지기도 하고 어려워질 텐데, 그를 극복하고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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