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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해방되지 못한 땅,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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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우리 땅이 아닌 우리 땅, 용산 미군기지

서울 한복판에는 서울 시민이 닿을 수 없는 땅이 있다. 용산 80여만 평의 땅은 백 년 전부터 온전히 우리 것이 아니었다. 용산은 13세기 몽골의 병참기지, 16세기 왜군의 주둔지, 1880년대 청군의 숙영지, 1900년대 제국주의 일본의 기지를 거쳤고, 1945년 해방 이후에도 해방되지 못했다. 이 땅을 우리 것으로 되돌려받는 것이 100년간의 숙원이었지만,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가 주인 잃은 땅 용산 미군기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2004년 맺어진 협정에 따르면 2017년부터 용산 기지는 공원으로 개조되어 시민에게 되돌려졌어야 한다. 하지만 13년 전과 지금은 달라진 것이 없다. 보수 정부가 들어선 이후의 정책 변경으로 미군기지 이전이 늦어지면서 공원화 일정도 늦어졌고, 지방 정부의 도시개발계획은 완전히 비틀렸다.

돌려받는다 해도 그 땅이 온전할지조차 미지수다. 우리 땅이지만, 우리 땅 사정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으로 반환된 주한미군 기지 22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세금을 쏟아부어 정화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반환을 앞둔 용산기지에서는 1990년 이후 지금까지 84건의 기름 유출 사고가 있었다. 유출 사고가 난 지점의 담장 너머는 서울 시민의 삶터다. 미군 기지 전체를 반환받을 경우 드는 오염 정화비용만 1조 원에 달한다.

우리 땅 반환이 한없이 늦어지고, 그 땅을 되살리기 위한 비용을 우리 국민이 모두 감당하는데도 국민은 상황에 대한 보고조차 받지 못한다. 지역주민의 권리는 안보 뒤로 밀려났다. 용산기지의 역사에는 뒤틀린 한미동맹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

● 한겨레

큐레이션 한겨레

 

2. ‘동네 아줌마’가 한국경제를 이끌었다

지난주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한 정치인은 아마도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었을 것이다. 비정규직 급식노동자들에게 ‘동네 아줌마’라고 한 발언이 많은 분노를 샀다. 이언주 의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조금만 교육하면 할 수 있는” 바로 그런 노동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는 사실을 무시했다. 한국일보가 ‘동네 아줌마 고마운 줄 모르는’ 이언주 의원 발언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언주 의원이 비하한 그 동네 아줌마들은 고교 졸업 후 경리, 보험판매원으로 열심히 일했고, 결혼해 아이를 키우며 자의 반 타의 반 전업주부가 됐다. 남편의 월급만으로 생계를 꾸릴 수 없어 다시 뛰어든 취업전선에서 택할 수 있는 일터는 병원, 마트, 학교 급식실이었다.

섭씨 40도가 넘는 학교 주방에서 장화, 앞치마, 장갑으로 무장하고 20㎏이 넘는 쌀과 식기를 나르며 1인당 200명분의 식사를 차려냈다.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 노동 수요를 바로 취업 시장에서 ‘을 중의 을’인 중·고령 여성들이 감당했다.

대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고용을 늘리지 않으며, 정부가 이를 방관하는 동안 한국 경제는 바로 이 노동자들이 이끌었다. 이들이 쓸고 닦기, 돌보기를 거부하면 우리 사회는 멈춰선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 심지어 공공기관은 이들을 괄시하고 임금을 후려친다.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은 이들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과 지위 향상을 위한 입법이다. 동네 아줌마든 동네 아저씨든 모든 노동은 반드시 제값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한국일보

한국일보 큐레이션

3. 과로버스, 진짜 가해자는 누구인가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에서 7중 추돌 사고가 벌어졌다. 광역버스가 승용차를 덮치면서 벌어진 참사였다. 드러난 사고 원인은 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이었지만, 진짜 원인은 졸음운전을 만들어낸 ‘과로 버스’였다. 조선일보가 사고를 낸 버스 기사를 인터뷰했다.

버스 기사 김 모 씨는 전날 18시간 정도 근무하고 새벽 1시쯤 잠이 들었다. 하루 운전대를 잡는 시간만 16시간이다. 하루 자는 시간은 5시간이 되지 않고, 배차 간격을 맞추려면 점심은 보통 50분 안에 해결해야 하고, 왕복 운전 후 주어지는 휴식 시간에도 용변 해결하고 나면 남는 시간이 거의 없다. 조금이라도 더 쉬기 위해 과속을 저지르고 버스에서 쪽잠을 자다 운전대를 잡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운수업은 노사가 합의하면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는 ‘특례업종’에 해당한다.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업종마저 노동시간을 한없이 늘릴 수 있게 법이 허용해주고 있다. 진짜 가해자는 누구일까.

● 조선일보

조선일보 큐레이션

4. ‘땅콩 회항’ 박창진 사무장의 2년 7개월

분노는 크지만, 분노가 잊히는 속도도 빠르다. 그래서 늘 공익 제보자는 힘들다. 대중의 분노가 사그라지면, 조직의 분노가 공익 제보자들을 향하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 땅콩회항 사건의 제보자 박창진 사무장도 마찬가지였다. KBS가 2년 7개월을 홀로 싸워온 박창진 사무장을 다시 만났다.

그는 더는 사무장이 아니다. 폭로 이후 외상 후 신경증과 공황장애를 겪었고 치료를 받느라 400일 넘게 회사를 떠나야 했다. 복직 후 그는 일반 승무원으로 발령이 났다. 회사는 승무원 자격 갱신을 이유로 21년 경력의 그에게 신입 승무원이 담당하는 업무를 맡기고 있다.

2년 7개월 전의 폭로로 인생이 뒤바뀐 그의 최근 관심사는 ‘서비스 노동자의 권리’ 문제다. 그래서 그의 투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 KBS

KBS 큐레이션

5. 문재인이 미디어다

문재인 정부 초기,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소위 ‘한경오’(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 등 진보언론 지지자들과 대립하는 양상이 벌어졌다. 경향신문에 실린 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의 글은 이러한 대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언론의 경쟁 상대는 더는 언론에 국한되지 않는다. 언론의 경쟁 상대는 문재인이라는 미디어다. 대통령 자체가 차별화된 브랜드이고, 실시간 미디어이며, 대화형 캠페인이자, 신봉자와 영향력자로 구성된 커뮤니티다. 대통령은 국정의 경계를 확장했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캐릭터, 스토리, 메시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

문재인 지지자들과 언론의 대립에 대해, 어떤 이들은 ‘언론이 권력을 비판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지만, 대다수 문재인 지지자는 그런 도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의 지지가 맹목적이기 때문일까? 이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하나의 미디어로 받아들였기 때문은 아닐까?

● 경향신문

경향 큐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