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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송파 ‘세 모녀’도 못 받을 기초생활수급 송파 ‘세 모녀’도 못 받을 기초생활수급 [서평]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김윤영, 정환봉 / 북콤마 펴냄 공익근무요원으로 구청 주민생활지원과에 복무한 적이 있다. 주민생활지원과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신청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부서이다. 공익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한 사람들을 방문한다. 현장방문에서 만난 사람들은 늘 자신의 처지가 얼마나 불쌍한 지 하소연한다. 하지만 부양 가능한 가족이 있으면 수급대상이 될 수 없다. 가족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못 받는 처지라 설명해도 소용없다. 이럴 때마다 공무원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안타깝다, 미안하다” 아니면 “법이 그런데 왜 나한테 따지냐.” 는 올해 초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제도의.. 더보기
“세월호는 천천히 침몰…기업 살인죄 기소해야” “세월호는 천천히 침몰…기업 살인죄 기소해야” [서평] '대형사고는 어떻게 반복되는가'(박상은 / 사회운동 펴냄)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어느새 5달이 지났다. 많은 이들이 “잊지 않겠다”고 외쳤지만 어느 새 세월호 참사는 잊히고 있다. 사건 초기부터 세월호 참사의 본질 대신 유병언과 구원파에 집중했던 언론은 이제와서는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공방과 단식투쟁에 대응하는 ‘폭식투쟁’, '대리기사 폭행사건' 등으로 호도하고 있다. 이 같은 참사가 왜 발생했고 왜 300명이 넘는 생떼 같은 목숨이 죽어가야 했는지는 어느 새 잊혀졌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에서 안전대안팀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박상은씨가 집필한 (15일 출간)에는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 쟁점’이 돼버린 현실 속에서 다시 세월호 참사의.. 더보기
뉴스 홍수시대, ‘사실’보다 ‘편향’이 더 가치 있다 뉴스 홍수시대, ‘사실’보다 ‘편향’이 더 가치 있다[서평]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 문학동네 펴냄 바야흐로 ‘뉴스 전성시대’다. 사람들은 출퇴근길에서 뉴스를 보고, 회사나 학교에 가서도 모바일이나 PC로 뉴스를 본다. 사람들은 점심시간, 저녁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뉴스 이야기를 한다. 신문이 없어지니 기자가 없어지니 공중파 뉴스를 아무도 안 본다느니 걱정하지만 그건 ‘언론의 위기’지 ‘뉴스의 위기’는 아니다. 뉴스로 인해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고 연예인이 활동을 접는다. 우리는 이처럼 수많은 뉴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야기하지 않는 뉴스가 하나 있다. ‘뉴스 그 자체’다. 알랭 드 보통의 책 는 우리가 주목하지 않는 뉴스 그 자체에 대한 사용설명서다. 온갖 별나고 중요한 이야기들이 뉴스 헤.. 더보기
지존파와 삼풍백화점이 '리얼'로 반복되는 2014년 지존파와 삼풍백화점이 '리얼'로 반복되는 2014년[리뷰]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 픽션 아닌 리얼의 1994년, 반복되는 2014년 최근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90년대는 아름답다. ‘응답하라 1994’가 그렇고, ‘건축학개론’이 그렇다. 하지만 90년대 역시 여느 시대처럼 많은 일들이 벌어졌던 시대였고, 아름다운 추억 외에도 떠올리기 싫은 악몽 같은 사건들이 있었다. (감독 정윤석)는 추억 속에 묻혀 잊혀졌던 90년대의 악몽들을 다시 끄집어낸다. 는 제목 그대로 ‘픽션’이 아닌 ‘리얼’이다. 94년 추석에 벌어진 끔찍한 지존파 연쇄살인사건. 얼마 지나지 않은 94년 10월에 벌어진 성수대교 붕괴사고, 95년에 벌어진 삼풍백화점 붕괴. 는 얼핏 관계없어 보이는 살인사건과 안전사고를 ‘자본주의의 모순’이라.. 더보기
언론인을 ‘기레기’로 만든 7가지 ‘적폐’ 언론인을 ‘기레기’로 만든 7가지 ‘적폐’[서평] 방송 뉴스 바로하기/ 방송기자연합회 지음 / 컬처룩 펴냄 세월호 참사 이후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말이 하나의 관용구가 됐다. 하지만 언론이 세월호라는 재난 앞에 갑자기 ‘기레기’로 전락한 것은 아니다. 세월호를 침몰시킨 것이 그간의 ‘적폐’였듯이, 언론 역시 서서히 침몰 중이었다. 언론은 관행이라는 이유로, 출입처의 보도자료를 받아썼고, ‘취재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슬픔에 찬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곤 했다. 방송기자연합회 저널리즘 특별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는 언론인들을 기레기로 만든, 구조적 적폐들에 관한 책이다. 방송기자연합회는 2012년 저널리즘 위기의 실상과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저널리즘 특별위원회’를 설치했고, 방송뉴스의 7가지 문제점.. 더보기
기자들이여,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지 말라! 기자들이여,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지 말라! [서평] 대한민국은 왜 헛발질만 하는가 / 변상욱 / 페이퍼로드 펴냄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 시절 언론은 통제 당했고 언론은 ‘땡박뉴스’를 반복했다.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에는 보복이 들어오던 시절이었다. 전두환 정권에 의해 보복당한 언론 중 하나가 기독교방송 CBS이다. CBS는 시사보도 기능을 박탈당했고 CBS 기자들은 프레스카드 없는 ‘불법 사이비 기자’였다. CBS의 변상욱 대기자는 1984년 “전두환으로 시작해 이순자로 끝나는 땡전뉴스”라는 표현을 방송에 내보내는 ‘사고’를 치기도 했고,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는 “고문은 사라져야 한다”는 방송 리포트를 내보내기도 한 인물이다. 그 시절을 기자로 살았던 그가 보기에 21세기 대한민국 사회는, .. 더보기
한 해 2천 명이 죽어나가는 세월호 대한민국 한 해 2천 명이 죽어나가는 세월호 대한민국 [서평] 노동자, 쓰러지다 / 희정 / 오월의봄 펴냄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가 어느새 두 달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아직 12명의 희생자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 있고,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언론은 유병언만 잡으면 다 끝날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이 자리 잡을 자리를 ‘이윤’이 대체한 결과 발생한 끔찍한 참사였다. 안전보다 이윤을 택한 기업은 노후화된 선박을 사용했고, 상습적으로 적재량을 초과하는 화물을 실어 날랐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각종 ‘규제완화’가 있었다. 기업이 안전 대신 이윤을 택하는 사이, 이를 감시해야할 기관들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여객선 안전관리를 맡은 해운조합은 세월.. 더보기
세상을 바꾸고 싶나? 가만히 있지 말고 데모하라 세상을 바꾸고 싶나? 가만히 있지 말고 데모하라 [서평] 사회를 바꾸려면 / 오구마 에이지 / 동아시아 펴냄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과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몇몇 시민들은 ‘만민공동회’를 구성해 청와대로 향하고, 몇몇 시민들은 한 손에는 ‘가만히 있으라’는 피켓, 다른 한 손에는 꽃을 들고 침묵행진을 한다. 보수언론은 이런 시민들의 움직임을 불필요한 정치 선동이라고 규정한다. 진상규명이든 뭐든 정치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입법을 통해 해결하면 되는 문제인데 무리하게 반정권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청년 우익단체는 “진정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관련 데모를 비난했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큰 .. 더보기
쌍용자동차 투쟁도, 기록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투쟁도, 기록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평] 아무도 잊혀지지 마라 / 점좀빼 지음 / 숨 쉬는 책공장 펴냄국정원 댓글사건, 세월호 참사 등 박근혜 정부 들어 큰 쟁점이 되는 사안이 터질 때마다 늘 국정조사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이 많은 ‘국정조사’ 요구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국정조사가 있다. 바로 쌍용자동차 국정조사였다. 는 대선 국면이던 2012년 초부터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온 2014년 2월까지의 기록을 담은 사진집이다. 이 책의 저자인 기록노동자 점좀빼는 “기록은 시간의 축적이자 역사가 될 수 있다”면서 ‘역사가 누구의 손으로 기록되느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손으로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는다. .. 더보기
노무현, ‘기록’하되 더 이상 추억하지 말자 노무현, ‘기록’하되 더 이상 추억하지 말자 [서평] 기록 / 노무현재단, 윤태영 지음 / 책담 펴냄나는 노무현을 지지하지도 않았고 노무현 정부가 성공한 정부였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노무현 을 지지했던 이들의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에 대한 비토가 잘 이해가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일었던 추모 열기에도 별로 공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을 거치면서 노무현은 ‘추억’이 됐고, 나조차도 왜 사람들이 노무현을 추억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윤태영 전 청와대 비서관이 쓴 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다. 윤 전 비서관은 1988년 13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첫 진출한 정치인 노무현을 처음 만나 의원보좌관을 맡았고, 노무현 자서전 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