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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말할 수 없는 MBC…경영진 사퇴해야”

조본좌 2014. 11. 8. 12:57

“이제는 말할 수 없는 MBC…경영진 사퇴해야”

방송기자연합회 등 MBC 조직개편 비판 이어져…고삼석 방통위원 “MBC 방치는 방통위 직무유기”

최근 자행된 MBC의 교양국 해체 및 기자‧PD들의 비제작부서 배치 등을 두고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언론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MBC의 조직개편에 반발하고 나섰다.

방송기자연합회는 3일 성명을 통해 “기자와 PD들은 자신들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만이 MBC가 진정 과거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국민과 시청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수익성’과 ‘경쟁력’을 명분으로 내세운 조직개편이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과거 MBC 보도와 시사프로그램의 경쟁력을 이끌었던 기자와 PD들이 과연 누구인가? 이번에 업무에서 내쳐진 바로 그 기자와 PD들이 아닌가?”라며 “일 잘하는 기자들을 내쫓고는 ‘보도국에 일할 사람 없다’며 경력기자를 계속 뽑는 것이 과연 ‘적재적소 인력 배치’인가?”라고 반문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이 같은 ‘인사 폭거’ ‘인사 만행’이 사측의 주장대로 ‘업무 효율을 위한 인력 재배치’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이번에 현업에서 내쳐진 기자와 PD들이 그동안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해온 언론인들이란 점에서 사측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정치권력에 자발적으로 충성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 만행을 저질렀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MBC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방통위의 직무유기”라며 방통위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고 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 전체회의 발언을 정리했다.

고 위원은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하여 MBC 바깥에서는 ‘정권과 자본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조직으로 MBC를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저 또한 MBC 경영진에게 누구를 위한 조직개편인지, 무엇을 위해 교양제작국을 해체한 것인지 묻고 싶은 심정”이라며 “공영방송 MBC의 위상과 역할은 정치적,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지고 작동되는 우리 사회의 ‘제도’다. MBC는 공영방송으로, 국민의 방송으로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MBC 결정에 대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3일 김진욱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경영진이 MBC에 재갈을 물려 말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MBC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MBC 경영진 스스로 정치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을 거세해 ‘이제는 말할 수 없는’ MBC를 만들었고 본업에 충실한 대다수 기자와 PD를 자괴감에 빠뜨렸다”며 “MBC 죽이기가 외부 압력에도 굴하지 않아야할 자사 경영진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왜 조직 리더가 중요한지 새삼 일깨워 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또한 “MBC가 언론의 자존심을 버리고 권력의 눈치 보기 수준을 넘어 권력에 기대어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몇몇 사람들에 의해 권력의 주구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 매우 유감”이라며 “MBC 경영진은 공정방송, 정도를 걷는 방송은 고사하고 언론인의 자존심과 몸  담은 회사의 자존감을 스스로 지켰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묻고 싶다”고 경영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편 언론노조 MBC본부와 현업 언론인 3단체(방송기자연합회, 언론노조, 한국PD연합회)는 4일 각각 정오와 오후 2시 30분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 ‘밀실 보복 인사’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등 MBC 조직개편으로 인한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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