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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4주기, “슬픔은 그만, 이제 희망을 노래할 때”
조본좌
2013. 5. 19. 20:15
노무현 4주기, “슬픔은 그만, 이제 희망을 노래할 때” | |
[인터뷰] 노무현 웹툰 ‘노공이산’ 이건·박운음 작가 어느덧 4주기다. 2009년 모두를 놀라게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4년 전 일이다. 노 전 대통령 4주기인 5월을 맞아 노 전 대통령의 일생을 그려낸 웹툰이 완결을 맞는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에 연재되던 웹툰 ‘노공이산’이 5월 말 끝을 맺는다. 웹툰 ‘노공이산’은 대통령의 일생을 그려낸 최초의 대통령 웹툰으로 관심을 끌었고, 극 웹툰과 교양 웹툰이 혼합된 새로운 형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노무현의 일생을 살펴본 웹툰 작가들은 노무현 4주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노무현 재단 사무실에서 작가 이건과 그림작가 박운음을 만났다. 이건은 MBC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고, 종교잡지 등에 번뇌가족, 몽중희망을 연재하고 있다. 그림 작가 박운음은 故 고우영 화백의 제자로 팟캐스트 ‘나는꼼수다’ 4인방을 주인공으로 한 만평 ‘꼼수만평’을 그렸다. 다음은 작가들과의 일문일답이다. -대통령 웹툰이라는 장르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박운음(이하 박) : "원래 트위터에 봉하열차 일러스트라는 그림을 그려 공개하고 있었는데, 이 그림이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런 그림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힐링을 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차에 일러스트를 본 노무현재단 측에서 웹툰을 그려보자고 제안해서 그리게 됐다." 이건 (이하 이) : "노사모나 이런 건 아니었지만 심정적으로 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었기에 노무현재단 측에서 제안이 오자 하겠다고 했다. 고민은 있었지만 하기로 했다." -고민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 : "대통령 웹툰이라는 장르가 우리나라 최초이고, 정치 이야기가 딱딱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재단홈페이지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성지 아닌가. 정치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들의 만족을 얻어야 했기 때문에 부담이었다." -웹툰을 연재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박 : "노 대통령의 캐릭터를 만드는 게 어려웠다. 누구에게나 호감이 가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해서 노 대통령 관련 영상과 사진을 매일매일 봤다. 일주일에 25페이지 이상의 그림 두 편을 올리는 것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이 : "글 쓴지 20년 됐는데 처음으로 피부병도 앓고, 또 꿈에도 나올 정도로 부담감이 컸다. 노 대통령 관련 책과 글을 모조리 읽고 일주일에 두 번씩 연재하려면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연재를 한 11개월 동안 주말을 반납했고, 시간이 남더라도 편하게 쉬지 못했다." -이 웹툰이 책으로 출간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나. 이 : "도서펀딩은 드문 사례였는데, 시민들의 참여로 성공했다. 출판사 사장이 추진했을 때, 목표인 천만원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을 했는데 성공적이었다. 노 대통령에 대한 빚진 마음이 펀딩으로 투사된 게 아닐까. 시민들의 십시일반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는 게 감동적이었다." -노공이산이 대선 직전에 출간됐는데, 홍보가 어려웠다는데. 이 : "대선 전인 작년 12월 1일 1·2권이 출간됐는데, 홍보가 어려웠다. 출판사(도모북스)가 80여 곳의 언론에 전화를 돌려 책 홍보를 부탁했는데, 보도자료를 그대로 실은 한 곳 외에는 다 보도해주지 않았다. 대선 때라 민감해서 그랬는지, 출간은 할 수 있었지만 홍보가 어려웠다." 박 : "노공이산은 누군가를 네거티브 하는 책이 아니다. 노 대통령을 객관적으로 다룬 책인데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언론에서 자체 검열을 하는 식으로 외면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알아서 기었다고 해야 하나. 섭섭한 부분이 있다." -노 대통령의 일생을 살펴본 사람으로서, 노무현은 어떤 사람인가 이 : "천성적으로 연민, 자비, 사랑을 가진 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림사건을 비롯한 정치적 사건들을 촉매제로 삼아 그것이 발현됐다. 권위, 엄숙주의, 패배주의 이런 것을 한쪽으로 버리고 사람 냄새 나는 정치를 하신 분이다." -노 대통령의 서거 이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했다. 노무현 정신, 노무현의 가치가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 하는가 박 : "노 대통령은 정치를 쉽게 했다. 쉬운 언어를 썼고, 쉬운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부모님한테 요구할 수 있는 것, ‘원칙대로 해주세요’ ‘상식적으로 대해주세요’가 노무현의 정치다. 아버지라고 아들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특권과 반칙 없이 아들을 대하는 정치다. 어렵고 새로운 길을 가자는 게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이다. 특별한 정치적 노하우나 정치공학이 아니다. 인간을 생각하고, 평등하게 살아보자는 정신이다. 지금은 다른 세력이 정권을 잡았지만 앞으로 미래에는 노무현 식 대통령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은 미래형 지도자였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 4주기다. 박 : "작년 3주기와 이번 4주기가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 3년 탈상을 했으니 4주기는 다시 시작하자는 분위기다. 추모행사와 봉하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서 슬퍼했던 표정이 아닌 여유롭고 편안한 표정들이 보였다. 슬픔은 그만, 이제 희망을 노래하자는 분위기다." 이 : "그동안 500만 명이 넘는 이들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그 시골 촌구석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은 것이 노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이라 생각한다. 역사는 진보주의 방향으로 발전하고, 시민들은 깨어나기 마련이다. 지금은 힘들지만 세상은 결국 진보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노대통령이 1200만 표를 받았는데 문재인 후보는 1400만 표를 받지 않았나. 앞으로 점점 노무현의 가치가 더 빛을 낼 것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 4주기 표제가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이다. 우리 강물들은 바다라는 진보를 포기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