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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 국토순례단,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외치다

조본좌 2013. 6. 24. 10:26

공정방송 국토순례단,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외치다

“권력자가 아닌 밀양 어르신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공정방송 사수와 해직자 복직을 외치며 전국을 순례하고 있는 국토순례단이 경남 밀양에서 열린 송전탑 건설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22일 오후 7시 밀양역 광장에서 밀양 송전탑 반대 108번째 촛불집회 ‘핵발전소 그만짓GO 송전탑 몰아내GO 할매가 간다’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밀양 송전탑 반대를 주도하는 밀양 할머니들과 탈핵 시민단체, 다른 지역에서 송전탑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주민들과 밀양으로 농활을 하러 온 대학생(초록농활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등 연대단체들이 참여했다.

   
▲ 22일 7시 밀양 송전탑 반대집회에서 참여한 사람들
ⓒ조윤호 기자
 

이 자리에는 미디어가 주목하지 않은 현장을 찾아 국토순례를 진행중인 YTN 해직기자들과 이들을 응원하러 온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 경남도민일보-전자신문 기자 등도 참여했다. 언론노조 강성남 위원장은 집회 연단에 올라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은데 이게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전하려다 해고당한 기자들이 있다”며 YTN 해직기자들을 소개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이 기자들이 보도를 못해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사죄를 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힘 있는 자, 권력 있는 자가 아니라 어르신들 같은 분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의 발언 이후 YTN 해직기자들과 조합원들이 일어서서 인사를 하자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 22일 7시 밀양 송전탑 반대집회에서 발언 중인 언론노조 강성남 위원장
ⓒ조윤호 기자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즐겁게 집회를 진행하면서 송전탑 반대의지를 다졌다. 민주당 문정선 밀양 시의원은 이 자리에서 “서울 가니까 전봇대도 잘 안 짓더라. 미관상 보기 안 좋다고 전봇대를 안 짓는단다. 서울에는 미관상의 이유로 전봇대도 안 지으면서 밀양 어르신들이 송전탑 반대하면 왜 이기적이라고 하냐”며 “우리는 님비(NIMBY)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초록농활대 김윤영 단장은 “밀양의 희생을 통해 우리가 에어컨을 쓴다면 그 에어컨 쓰지 않겠다. 우리가 편의점 가기 위해 밀양의 삶의 터전이 파괴된다면 그 편의점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두’를 위해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면 그 모두는 진짜 ‘모두’가 아니다”고 말했다.



집회가 진행되던 8시 15분, 국토순례단과 YTN 조합원들은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YTN 조합원들이 8시 반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정봉화 지부장은 “지역에서는 진주의료원은 물론 밀양 송전탑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슈가 서울 중심이라 그런지 서울에서 보도를 안 하면 언론 전체가 무관심한 것처럼 오해를 받는다”며 “지역 언론이 실상 보도를 위해 애써왔다는 점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또한 공정보도를 위한 순례에도 결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국토순례단과 서울로 돌아가지 않은 YTN 조합원 몇몇은 자리를 지키며 집회를 이어갔다. 국토순례단은 22일 밀양역 인근에서 휴식을 취하고, 23일 오전 여덟 시 경 경남 합천에 있는 청덕 수변생태공원으로 출발했다. 조승호 국토순례단장(YTN 해직기자)은 “합천보를 지나며 4대강 공사 때문에 발생한 퇴적물로 인한 녹조피해와 수박농가의 피해를 살펴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 국토순례단과 YTN 조합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