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에 “오히려 고맙다”
정지영,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에 “오히려 고맙다”
메가박스가 핑계대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 “파시즘에 맞서는 적극적인 실천 필요해”
최근 메가박스의 상영중단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정지영 감독이 “(이번 사건에 대해) 오히려 고맙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이 16일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자리에서 “저예산 영화라서 잘해야 1만 명 정도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메가박스가 상영중단을 하면서 100만 명이 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우원식 의원실과 문화연대 등의 주최로 열렸다.
정 감독은 “천안함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의 화두인 ‘소통의 부재’에 대한 영화다”며 “국민이 정부의 발표를 믿어야 하는, 일방적인
소통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중요한 소통의 문제를 원래 1만 명밖에 공유할 수
없었는데 논란이 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됐다”며 “누군가 이 영화를 국민과 유리시키려고 했으나 결과는 많은 국민이 보고
싶어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비유했다. 토론회 사회자로 참여한 이동연 한예종 교수 역시 “흥행이 안 될
것을 우려한 제작사의 자작극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농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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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천암함프로젝트 상영중단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조윤호 기자 |
정윤철 감독은 “메가박스 측이 영화를 진열대에 올렸다가 하자가 있어서 내렸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며 “영화를 진열장에서 치워버려도 되는 상품으로 취급하고 제작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의 근저에는 극장들이 가지고 있던 콘텐츠에 대한 진지하지 못한 자세가 있다”며 “영화인들은 이번 사태를 배급과 상영에 대한 독과점 문제로 접근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사회의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이번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사태를 보니 반동의 물결이 밀려오는 것 같다”며 “모든 반동의 기미나 징조는 문화예술이나 언론 쪽에서 오는데, 언론은 이미 상당 부분 이루어진 것 같고, 문화예술 계에서도 (그 징조가)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 역시 “국정원 대선개입, 법무부 장관의 감찰 이후 검찰총장 사퇴, 이석기 사태 이후 여적죄나 정당해산 논의 등 그동안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은우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메가박스 측이 사회적 분위기를 핑계로 삼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일종의 파시즘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또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적극적인 실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