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밀양송전탑’ 여론조사, 조사업체 서로 “편향적”
상반된 ‘밀양송전탑’ 여론조사, 조사업체 서로 “편향적”
리얼미터 “대책위 조사 문항 편파적” vs 리서치뷰, “한전 조사, 한전에 유리한 구도로 짜여”
한국전력과 송전탑반대대책위(이하 대책위)가 밀양 송전탑 관련해 서로 상반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자 한전 여론조사를 담당했던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여론조사 문항을 공개하며 대책위 여론조사를 비판했지만 오히려 한전 여론조사 문항이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은 지난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밀양을 포함한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공사재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9.6%, 반대한다는 응답이 22.5%였다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공권력 투입에 찬성하는 의견은 54%, 반대한다는 입장은 35.8%였다. 외부단체의 개입에 대해서는 65.6%가 반대했다.
이에 반해 환경운동연합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밀양 주민들의 건강/경관/재산피해 우려에 따른 송전탑 반대가 “일리 있는
우려”라는 응답이 62.9%, “근거 없는 반대”라는 응답이 30.5%였다. 상반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대책위는 “한전이
자신에게 유리한 문항들로 설문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문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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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 리서치뷰 여론조사 문항. 사진=리서치뷰 | ||
이 대표는 또한 “일리 있는 우려라는 응답이 공사재개 반대의 의미가 아닐진대 이후 보도에서는 반대의 의미로 해석되었다”며 일전에 리얼미터가 ‘한국전력이 전력난 우려 때문에 밀양송전탑 공사를 재개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항으로 여론조사를 하자 ‘일리 있는 우려’라는 응답이 10명 중 6명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나아가 “일부 지역 신문과 진보성향의 인터넷 매체 등이 한전-리얼미터 조사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조사가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환경운동연합-리서치뷰 조사에 대해서는 별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연 한전-리얼미터 조사가 환경운동연합-리서치뷰 조사에 비해 편파적인 조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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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 & 리얼미터 여론조사 문항. 사진=리얼미터 | ||
한 트위터리안(@meesonyun)은 “리얼미터 1번 문항은 한전의 공사는 문제가 없다는 것과 공사 반대는 전력 수급에 막대한 차질을 준다는 인상을 강조하고 2번 문항은 송전탑 문제가 단순히 특정 지역 주민들만의 문제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여기에 외부 세력이 반대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안일권 리서치뷰 대표는 1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조사 의뢰자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보기에 따라 리서치뷰 설문문항에 이택수 대표가 지적하는 정도의 편향성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한전 조사도, 특히 첫 번째 문항의 경우 비슷한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한전에 유리한 구도로 짜여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상반되는 여론조사를 검증하기 위해 TV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13일 논평을 내 “밀양 송전탑 공사를 둘러싼 여론의 흐름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제대로 된 여론의 검증을 위해서는 밀양 송전탑을 둘러싼 쟁점들의 사회적 공론 형성이 필수적”이라며 TV토론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