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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만 없으면 정글의 법칙 막 내려야한다”

조본좌 2013. 12. 26. 11:05

“김병만 없으면 정글의 법칙 막 내려야한다”

[한국의 예능PD를 말하다⑥] SBS <정글의 법칙> 변진선 PD

방영된 지 2년이 넘었는데도 동시간대 예능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다. 금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SBS ‘정글의 법칙’이다. 정글의 법칙은 2011년 10월 첫 방송된 이후 ‘생존형 리얼버라이어티’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이전만큼의 화제와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여전히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방영 내내 많은 논란에 시달린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사냥을 많이 하면, ‘잔인하다’ ‘공존이 더 중요하다’는 댓글이 달린다. ‘먹방’이 자주 나오면 ‘먹으려고 방송하냐’는 비아냥에 시달리고, 위험한 장면이 나오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다. 올해 초 출연자 중 한명인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가 ‘정글의 법칙 다 개뻥’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조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변진선 <정글의 법칙> PD는 “정글의 법칙은 ‘경계선'이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사냥과 공존, 먹방과 고생, 다큐와 재미 사이의 경계선을 잘 넘나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6일 변진선 PD를 만나 ‘정글의 법칙’ 제작과정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변진선 PD는 지난 5월 방송을 시작한 히말라야 편부터 정글의 법칙에 합류했다.

   
▲ 변진선 SBS 예능 PD. 사진=변진선 PD 제공
- 정글의 법칙 보면서 시청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안전이다. 위험천만한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데, 스태프들나 출연자들의 안전에 문제는 없나
“모든 프로그램은 진화한다. 초기에는 위험한 일들이 많았다. PD가 실종되는 일도 있었고, 제작진과 출연진이 물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다. 안전요원도 따라붙고 등산을 할 때도 선발대와 베이스캠프 팀을 기능적으로 나눠 만만의 준비를 한다. 초기에는 위험한 사고를 방송에 내보내곤 했다. 그러면 시청자들은 ‘고생 하네’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사고가 방송에 나가면 ‘아직도 정신 못 차린다’고 한다. 그래서 카메라를 잃어버리는 등 초반에는 신기하게 생각했던 사건들도 이제는 방송에 안 내보낸다.”

- 사바나 편에서는 사자랑 임팔라 바로 앞에서 잠자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야생동물들이 위험하지 않나
“당연히 동물원 안에 있는 사자나 임팔라보단 위험하다. 하지만 총 들고 다니는 현지 레인저들이 있고, 스태프들이 방어선을 친다. 야생동물은 진짜 배고프지 않은 이상 50명 넘는 인간들이 불을 켜고 있는데 달려들지 않는다. 또한 세링게티는 워낙 초식동물이 풍부해 포식자들이 우리를 노릴 일이 없다. 코앞에서 하이에나들이 돌아다니니 긴장은 되지만 또 정글의 법칙은 그런 긴장감을 연출해야할 필요도 있다.”

- 위험한 거 외에 오지에서 촬영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
“벌레다. 오지에서는 사자보다 모기가 더 위험하다. 병만 족장이 콩가개미에 물려 고생한 적도 있는데, 개미나 모기에게 가장 많이 당한다. 최근에 다녀온 미크로네시아에서도 모기 때문에 제작진이 많이 고생했다. 또 하나 힘든 것이 있다면 현지인들과의 소통이다. 오지에 가면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한 게 많다. 배터리 하나 충전하는 것도, 그날 찍은 것을 그날 저장하는 것도 일이다. 이런 문제들 해결하려면 현지인들을 움직여야 한다. 전기가 되는 곳은 어디냐 차는 어디서 타야 하나 등등 현지인들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를 부탁해야 하는 데 쉽지 않다.”

- 그렇게 힘든 데 왜 계속 하나. 솔직히 다른 프로 맡으면 더 편하지 않나
“나도 원래 오지여행 별로 안 좋아했는데, 오지다큐를 하는 사람들이 왜 오지만 가는 지 이제 알겠다. 한국에 오면 자꾸 그 나라들이 생각난다. 사실 그곳에 가면 의외로 시간이 많다. 24시간 내내 촬영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도 노트북도 안 되는 나라에 가니 시간이 많다. 그럴 때 뭐하겠나, 멍하니 생각하는 거다. 문명의 이기로부터 단절된 공간에서 나에게 여백의 시간, 즉 고통의 시간을 주는 것인데 이로 인해 오히려 급격하게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한 번 다녀온 스태프들은 좀비처럼 슬슬 오지로 이끌려 다닌다.”

정순영 SBS 예능국장이 PD시절 정글의 법칙을 처음 제안했을 때 '이게 될까'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아프리카 편을 촬영하고 한국에 돌아와 제작진이 찍은 영상을 다 같이 봤을 때도 '멘붕'이었다. 영상을 두 시간 가까이 봤는데 대사가 한마디도 없었기 때문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나와 소리를 지르는 여타 예능과는 달랐다. 하루 종일 사냥을 해도 방송에는 몇 분도 채 안 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제작진은 무미건조한 영상에 내레이션을 섞고 이것저것 편집을 해서 내보냈다. 첫 시청률을 보고 제작진은 깜짝 놀랐다. 시청자들이 재미 이상의 '새로운 것'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처럼 정글의 법칙은 예능의 영역을 재미에서 그 이상으로 끌어올린 프로그램이다.

"정글의 법칙은 포맷을 하나 주고 24시간 찍는 관찰 리얼 버라이어티의 포문을 연 프로그램이다. 시즌제로, 한 장소에서 촬영하고 방송사에 와서 편집만 하는 방식도 거의 최초였다. 지금은 KBS 인간의 조건도 그렇고 여러 예능이 이런 방식을 차용한다. 원래 예능은 해외에 나가 촬영하는 것을 많이 선호하지 않는다. 돈은 많이 들면서 촬영은 많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글의 법칙 이후 해외 나가서 촬영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늘어났다. 아, 해외 나가도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정글의 법칙 사바나 편 촬영 도중, 하자베마을에서 촬영중인 변진선 PD와 정글의 법칙 스태프들. 사진=변진선 PD 제공
- 정글의 법칙이 한국 예능사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금요일 11시를 예능 판으로 만든 것이 정글의 법칙의 큰 역할이라 생각한다.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금요일 11시 시간대 예능만큼 많은 시청자를 끌고 가는 시간대가 없다. 정글의 법칙은 3년째 꾸준하게 시청자를 확보하며 금요일 밤 예능의 파이를 키워 놨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이 파이를 먹으려고 달려든다(웃음). 그래서 쉽지는 않다. 하지만 정글의 법칙은 종편부터 케이블까지 붙어있는 전쟁판 같은 금요일 11시에 평균 시청률 15프로를 확보하고 있다. 정글의 법칙이 공중파 예능이 나아갈 대안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공중파에서 이렇게 규모감도 있고 새로운 예능을 만들면 아직 이 정도 시청률이 나올 수 있구나, 미디어가 아무리 많아도 이런 게 되는 구나”라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 아무리 그래도 3년째다. 이제 새로운 형식이 패턴처럼 느껴지고 시청자들이 지루해질 상황이다.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
“더 심한 것, 더 열악한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풍요로운 지역에 가기도, 척박한 땅을 가기도 한다. 사바나 편의 경우 척박한 육지사냥과 사바나의 대 장관을 함께 보여줬다. 정글의 법칙은 다큐와 예능, 열악한 상황과 풍요로움의 경계선을 묘하게 넘나들며 재미를 보여줘야 하는 프로다”

- 시청자들 중에 “이제 그만해라, 지겹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 의견 중 하나는 “너희가 고생을 하는 건 이제 충분히 알겠는데 거기 왜 갔는지 알려달라”는 것인데.
“정글의 법칙에 애초부터 ‘왜’는 없었다. 힘든 곳에 가서 살아남는 것이 이 프로의 콘셉트이다. 정글의 법칙은 ‘왜’에 관한 프로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경계선이 중요하다. ‘어떻게’를 너무 강조하면 계속 고생만 한다고 욕먹는다.”

- 먹방이 너무 많아 지겹다는 의견도 있는데.
“생존의 핵심은 먹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1끼밖에 못 먹는다. 우리가 그렇게 설정한 게 아니라 오지 원주민들의 생활패턴이 그렇다. 그런 1끼라도 못 먹으면 움직이질 못한다. “먹는 게 중요해? 너희는 하루 종일 먹기만 해?”라고 하는데 이런 말 하는 분들은 정말 우리 프로그램을 드문드문 본 분들이다. 생존의 기본은 식사고, 배가 불러야 그 다음에 경치도 보이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정글의 법칙 앞으로 밥 주면서 해야 한다. “우리는 1끼 줍니다”라고 말하고 방송해야 한다.”

   
▲ 정글의 법칙 사바나 편 촬영 도중, 탕가니카 근처의 변진선 PD와 이규한(왼쪽부터), 김병만. 사진=변진선 PD 제공

-  이런 비판이 있어도 시청자들이 꾸준히 정글의 법칙을 본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아직도 망하지 않는 이유 말인가? (웃음) 김병만의 힘이다. 김병만은 매우 유니크하다. 케이블과 타 공중파에서 비슷한 형식의 프로가 생겨났는데 정글의 법칙처럼 와 닿지 않는 이유는 요즘 말로 김병만의 ‘클라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병만 족장은 보트 자격증도 따오고 스카이다이빙 자격증도 따온다. 그래서 가끔 우리가 “미친 거 아냐? 개그맨인데”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사실 김병만 급 되는 다른 연예인이면 프로그램을 서너 개씩 하는데, 김병만은 이거 하나밖에 못한다. 그래도 본인이 원하기에 열심히 하고, 그 진정성이 있고 병만 족장이 ‘달인’때부터 보여준 역사가 있기에 시청자들이 계속 정글의 법칙을 본다. 거기에 더해 1회 때부터 같이 한 스태프들의 노하우도 큰 요인이다. 갈 때마다 병원 신세를 지면서도 알아서 척척 잘하는 스태프들 덕분에 시청자들이 여전히 정글의 법칙을 보는 것 같다.“

- 김병만씨가 여러 도전을 많이 하는데, 제작진이 말린 경우도 있나
“많다. 사바나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다더라. 근데 뛰어내릴 수 없는 환경이었다. 뛰어내릴 수 있는 지역이 한 군데 있었는데 그곳엔 야생동물이 많아서 뛰어내리려면 그 지역을 통제해야 했다. 군대동원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했다. 아니면 사기를 치거나. 그래서 위험하다고 하지 말자고 말렸다. 이런 경우가 많다. 산소마스크 안 하고 물 속 깊이 들어가는 프리다이빙 때도 그랬다. 좀 적당히 좀 내려가지, 너무 깊이 내려가서 기절한 적이 있다.”

- 출연자들도 김병만에게 많이 의존할 것 같다.
“적응하면 괜찮다. 3-4일 되면 대부분 출연자들이 멘붕을 겪고, 5-6일이면 괜찮아진다. 근데 처음 아무것도 없는 정글에 떨어뜨려 놓으면 처음엔 ‘뭘 해야 하지’라고 막막해한다. 그런데 병만 족장이 움직인다. 병만 족장을 따라 사람들이 움직인다. 미크로네시아 편에서 병만 족장 없이 생존하는 씬을 만들었다. 작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 김병만 씨가 정글의 법칙 그만둔다고 해도 정글의 법칙 계속 갈 수 있나
“못한다. 문 닫아야한다. 대체할 사람이 없다. 박상면씨와 몇몇 여성 출연진 데리고 김병만 없이 한 번 해본 적이 있는데, 태어나서 욕을 그렇게 먹은 적은 처음이다. (웃음) “아, 병만 족장 없으면 안 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정글의 법칙이 늘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가운데 끊임없이 ‘조작 논란’이 제기됐다. 가장 큰 위기는 올해 1월에 왔다. 뉴질랜드 편에 출연했던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뻥 프로그램! 이게 뭐야! 드라마보다 더 하는구만. 먹기 싫은 거 억지로 먹이고 동물들을 잡아서 근처에 풀어놓고 리액션의 영혼을 담는다고? 다음엔 뉴욕 가서 센트럴파크에서 다람쥐 잡아라 XX아! 여행가고 싶은 나라 골라서 호텔에서 밤새 맥주를 1000달러나 사서 마시고 이젠 아주 생맥주집 대놓고 밤마다 술 X먹네! 이게 최고의 프로그램상이나 주고 아주 XX들하네”라는 비난 글을 남긴 것이다. 변진선 PD는 이 ‘조작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정말 백 프로 리얼을 보고 싶으면 카메라 설치하고 24시간 보면 된다. 우리는 그 시간을 한 시간 남짓으로 편집해 시청자들이 보기 편하게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지고 재밌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만들려면 제작진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백프로 리얼로 연예인들 20일 동안 정글에 던져놓으면, 김병만 빼고 다 죽는다. 예컨대 조개 사냥을 해야 하는데 어느 지역에서 조개가 많이 나오는지 모른다. 리얼로 하려면 조개가 많이 나는 지역을 알기 위해 한 달 정도 먼저 살아봐야 한다. 근데 그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제작진이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출연진을 그곳으로 데리고 간다. 그런 부분들은 시청자들도 인정하고 봐야 한다”

   
▲ 조작 논란이 제기됐던 정글의 법칙 ‘뉴질랜드’편 갈무리
- 그 논란 이후 제작과정에 변화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
“장소 선정과정 등을 자막 등으로 직접 보여줬다. 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 구조가 깨지긴 하지만 해명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시청률은 확 떨어졌다(웃음). 그런 장면이 나가면 관심 있게 볼 것 같은데 막상 잘 안 본다. 어떤 면에서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이중적인 면이 있다. 그리고 그 이후에 하나의 생존 스팟에서 다른 생존 스팟으로 이동할 때 숙박지나 모텔 등에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알려주게 됐다. 한 시청자 분인 댓글로 “이전에는 막 몰입을 해서 봤는데 (조작 논란 이후) 한발자국 떨어져서 보게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슬펐다. 그 사건이 워낙 정글의 법칙 팬들에게 큰 사건이었다.”

- 우리나라는 시청자의 눈이 매섭다. 윤리의식도 강하고, 그러면서도 재미를 요구한다. 매서운 시청자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글의 법칙은 다큐가 아니다. 심지어 다큐도 백 프로 리얼은 아니다. 다큐와 예능의 경계선 사이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위험과 도전, 공존과 생존 사이의 경계선을 어떻게 넘나들며 재미를 줄 수 있을지 무수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좀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 길게 오래 가고 싶다.”

변진선 PD의 말말말
“가장 섭외하고 싶은 사람은 유세윤”


- 아무나 섭외할 순 없을 것 같다. 섭외기준은
‘의지’다. 그래서 인터뷰도 많이 한다. 다른 예능은 까불거리는 사람 한 명, 개그를 치는 사람 한 명, 진지한 사람 한 명 이렇게 구성하는데 우리는 접근 방법이 다르다. 죽어라 일할 것 같은 사람 한 명, 아이디어 낼 것 같은 사람 한 명, 나무 잘 탈 것 같은 사람 한 명 등 생존 조합을 만든다.

- 그렇게 구상한 생존조합 중에서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
“류담이나 노우진은 열심히 안한다고 욕을 많이 먹는데, 사실 꼭 필요한 캐릭터다. 극한의 상황에서 처음 보는 네다섯 명이 얼마나 어색하겠나. 류담이나 노우진은 이들을 금방 친하게 만들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막 장난치고 그런 장면들은 방송에 내보내기도 애매하지 않나. 그래서 하는 일 없다고 욕을 많이 먹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 1박2일이나 무한도전처럼 고정 멤버로 운영할 생각은 없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다. 김병만처럼 20일을 여기에 몽땅 바칠 사람이 없다. 류담이나 노우진이 김병만 빼고 가장 많이 나왔는데 그들조차 시간이 안 맞을 때가 많다. 우리도 게스트가 오는 방식 말고 캐릭터를 만들고 싶은데, 쉽지 않다.”

- 고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만약 할 수 있다면 탐나는 사람은?
“초반에 출연한 리키김도 탐나고, 추성훈도 탐난다. 여자의 경우 전혜빈. 주로 열심히 하면서도 힘든 와중에 밝음을 전달해주려고 했던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히말라야 편에서는 안정환 선수가 기억난다.”

- 출연했던 사람 말고는?
“개인적으로 갔으면 하는 친구는 유세윤이다. 옆에서 깐죽거리며 족장을 야지를 사람이 필요한데 다들 너무 착하다. 아니면 박명수도. 이 사람들은 까놓고 이야기할 것 같다. 맨바닥에서 자라고 하면 “미친 거 아냐?” 이러고, 병만 족장이 화살 만들고 있으면 “미쳤다, 미쳤어. 야 그냥 어디서 화살 하나 가져와”라고 말하는 장면이 상상된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힘든 것 강조하려는 설정처럼 보일 텐데, 유세윤이나 박명수가 그렇게 하면 오히려 리얼리티가 부여될 것이다. 그런데 예능인들은 스케줄이 많아 쉽지 않다.

<변진선 PD 약력>
1970년생.1995년 한국외국어대 한국어교육과 졸업.1996년 SBS입사. <도전1000곡> <놀라운 대회 스타킹>  <김정은의 초콜릿> <도전! 스타셰프> 등을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