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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개인정보 유출…“내 개인정보는 공공재?”
조본좌
2014. 1. 21. 00:15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내 개인정보는 공공재?” |
[오늘의 소셜쟁점] 국민·롯데· 농협 개인정보 대량유출에 “내 개인정보가 세계여행 한다”…“단체소송 해야” |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했다. 개인정보 유출이 반복되지만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SNS에서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 국민, 롯데, 농협카드 등 3개 카드사의 개인정보 1억 4000만 건이 외부 용역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의 파견직원
박모 차장을 통해 유출됐음이 밝혀졌다. 국민이 5300만 건, 롯데가 2600만 건, 농협이 2500만 건이다. 박 차장은
광고대행사 조모 대표에게 일부 정보를 1650만원에 넘겼고, 조씨는 대출모집인 이모씨에게 2300만원을 받고 개인정보 100만
건을 제공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개인정보 유출현황을 발표했는데, 범죄혐의자들의 USB에 들어있던 개인정보 내역을 정밀 분류한 결과, 1억
건이 넘는 고객정보가 담겨져 있었다고 한다. 3개 카드회사에서 유출된 정보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민번호, 주소 등
개인식별정보와 카드번호 및 유효기간, 결제계좌, 타사카드정보 등 개인신용정보이다. 각 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 조회할 수 있다.
누리꾼들은 ‘대책이 필요하다’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오늘 낮3~4시쯤 국민은행에서 처음으로
통장이랑 카드 만들고 왔는데 지금 조회해보니 내 신상 털렸어.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있냐고”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나라는 원래 옆집 밥숟가락 개수까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웃에 관심이 많은 문화인데 현대사회에 들어 이웃
간 교류가 단절되고 서로 간에 무관심해지는 것이 아쉬워 특별히 이웃의 정보를 공개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내 개인정보는 공공재”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개인정보 말고 공공재정보로 이름 바꿔주세요”라고 비꼬아
말했다. 인터넷강국이라면서 매번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는 현실을 풍자한 것이다. SNS에는 “나는 세계여행 한 번도 못했는데 내
개인정보는 세계여행을 하는구나”라는 반응도 많이 올라왔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한 두 번이 아닌데도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그간 정보 유출로 중징계를 받은 경우가
없는데다, 600만원의 과태료가 전부였다. 개인정보 관리를 용역업체 직원한테 맡기는 식의 안이한 관리방식도 문제다.
누리꾼들은 “보안대책이라곤 액티브엑스 밖에 없더니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시시껄렁한 액티브엑스 말고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어떤 장치도 도입된 바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안수준을 높이는 길은
기술적 조치 이전에 사고 발생시 대규모 보상액이 걸린 단체소송”이라고 말했다.
각 카드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상으로 한 달에 300원씩 받고 제공해온 결제내역 문자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으나 이러한
보상책도 누리꾼들의 조롱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내 개인정보 가치가 3600원(300원X12개월) 밖에 안 되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