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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의 ‘통합’ 비판은 민주당 설훈 때문?

조본좌 2014. 3. 5. 16:46

윤여준의 ‘통합’ 비판은 민주당 설훈 때문?

[오늘의 소셜쟁점] 윤여준, 안철수 ‘CEO 리더십’ 비판…“윤여준의 태도도 오락가락”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신당 창당을 결정했으나 윤여준 새정치연합 공동위원단장 의장이 창당 결정을 ‘비민주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등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윤여준 의장은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의 창당 결정을 비판했다. 윤 의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의 창준위가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적 기구인데 내부 협의를 거치지 않고 결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공적 의사결정 기구를 무력화한 것이다. 심야라 하더라도 중대사안은 얼마든지 회의를 열어 논의할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윤 의장은 안철수 의원이 통합 및 창당의 근거로 내세운 ‘민주당 개혁’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지금까지 한 두 번 쇄신하겠다고 했냐”고 불만을 표했다.

윤 의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안 위원장의 상황 설명을 들어보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공식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거치지 않은 것은 비민주적인 것으로 그런 유형의 결정은 옳지 않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최고경영자(CEO) 출신들의 리더십은 종종 민주주의의 ‘과정’을 낭비로 보는 문제를 드러내곤 한다”며 안 의원의 리더십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윤여준 의장의 지적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안철수 의원의 통합·창당 결정이 내부의 공식적인 논의조차 거치지 않는 등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SNS에 남긴 글을 통해 “안철수 의원이 그런 중대한 결정을 하는데 있어 최소한 지도부급 인사들과 논의하지 않고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잘못이다. 우려했던 CEO 리더십이 현실로 드러난 장면”이라며 “새정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리더십이다. 당의 근본적 진로에 대한 문제는 조직 구성원들의 진로와도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에 최소한이라도 공적 논의를 거쳐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mettayoon)는 “안철수 의원은 이제부터라도 사람을 쓰는 것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기 바란다. 공들여 데려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서는 덕이 있고 끈끈한 조직을 갖출 수 없다”며 “최장집과 윤여준을 너무 쉽게 잃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히려 윤 의장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반응도 많았다. 지난 3일 윤 의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혁신하신다고 했고, 안 위원장도 새정치를 실현하겠다고 했으니 잘될 것이다. 안철수 의원과 의견이 다른 게 없다”며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누리꾼은 “이 정도 되니 윤여준은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누리꾼은 “윤여준씨는 도대체 태도를 모르겠다. 일단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한 것 같기는 한데”라고 말했다. 윤 의장이 언론에 여러 가능성을 내비치며 간을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윤여준은 하고 싶은 말 일주일만 참았다 하시길. 뭐 그렇게 말이 많은지, 김성식처럼 합류를 말든가”라고 비판했다.

 

윤 의장이 신당 창당에 불만을 표한 이유가 설훈 민주당 의원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윤 의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말하는 새정치가 뭔지 모르겠다”며 “처음부터 실망했다. 새정치를 한다면서 민주당의 신당창당준비단장을 도덕적 흠이 있는 인물로 내세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이 설훈 의원을 단장으로 임명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설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측근이었던 윤여준 의장이 로비스트 최규선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폭로를 했다가 허위사실 유포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한 누리꾼은 “윤여준 디스한 설훈이 신당추진단장이라니 윤 옹 눈이 뒤집혀지지”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윤여준이 설훈에게 정계 은퇴하라고 악을 박박 썼는데 이제 한 지붕 속에 살고 있으니 아이러니 아니겠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