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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규제개혁’ 보도, “정권감시 기능 결여된 모습”

조본좌 2014. 4. 11. 21:37

SBS ‘규제개혁’ 보도, “정권감시 기능 결여된 모습”

공방위, SBS의 박근혜 대통령 연설 생중계 비판…“조금씩 균형감각의 문제 드러내고 있다”

최근 SBS의 ‘규제개혁보도’와 박근혜 대통령 연설 생중계 등을 두고 SBS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SBS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는 11일 발행된 노보를 통해 “SBS뉴스가 정권 감시기능이 결여된 모습으로 시청자에 신뢰 대신 혼란만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한다”며 “누구보다 공정해야할 SBS의 이런 모습이 반복될수록 뉴스시청자뿐 아니라 SBS를 언론사로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이 결국 등을 돌리는 상황이 올 수 있음을 반드시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SBS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 아젠다를 제시한 이후 규제개혁 이슈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1시간 넘게 생중계했으며, SBS 8뉴스는 규제개혁 심층보도 시리즈를 내보냈다. 
 
공방위는 “지난해 초 8뉴스는 ‘착한성장’ 시리즈를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 사회적 기업과 공동체 경제 등 대기업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한 제도가 필요 하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관련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9일 박대통령이 그룹 총수들과 만나 ‘대기업도 경제 민주화에 동참 해달라’는 의견을 전한 소식을 마지막으로 8시뉴스는 경제민주화 관련 뉴스를 더 이상 다루지 않았고 신년이 되면서 기업의 활동을 방해하는 ‘대못 규제 철폐’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밝혔다.
 
물론 8뉴스의 ‘착한성장’이 ‘규제개혁’과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제시한 화두가 왜 변화했는지 짚어내기보다 대통령의 의제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보도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방위는 “경제 정책에 불가피한 변화가 있었다면 그 변화의 이유와 문제점을 짚어내는 것이 순서다. 하지만 8뉴스는 ‘우리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정부의 ‘규제개혁 끝장 토론회’를 중계하고 누구보다 발 빠르게 ‘규제개혁 시리즈’까지 내놓으며 정부의 목소리만 그대로 뒷받침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SBS의 규제개혁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SBS 외부에서도 나 왔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등 언론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25일 목동 SBS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이 막장 방송을 하고 있을 때 상업방송으로서 기계적 균형보도를 하던 SBS가 자기들의 이익 앞에서 자본의 본색을 드러내는 보도를 했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 <SBS, ‘규제개혁’ 계기로 KBS·MBC 따라가나>)

공방위는 또한 SBS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과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 연설 등을 생중계하는 등 “청와대 관련 보도 역시 다른 지상파 뉴스처럼 최근 SBS의 청와대 관련 보도 역시 다른 지상파 뉴스처럼 조금씩 균형감각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방송3사는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드레스덴 공대 연설을 생중계했다. SBS는 녹화방송을 계획했다가 28일 당일 오전 생중계를 결정했다. SBS는 지난달 24일에는 박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 연설을 생중계했는데, 드라마 <신의 선물>은 생중계 연설을 위해 원래 방송 시각보다 15분 앞당겨진 9시 45분부터 방송됐고 15분 늦게 방송될 예정이던 <힐링캠프>는 대통령의 연설이 길어지자 아예 결방됐다. 
 
공방위는 이에 대해 “SBS는 당초 녹화중계를 생중계로 전환하면서 정권에 과잉충성 논란을 빚었다”며 “당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힐링캠프 예고를 꾸준히 내보내다 연설 생중계 지연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방송을 취소한 것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한순간에 저버리는 동시에 정권의 입김에 흔들리는 SBS의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