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너마저… ‘권력 감시 기능’ 점점 약화되는 SBS
SBS 너마저… ‘권력 감시 기능’ 점점 약화되는 SBS
언론단체, SBS 공방위 등 SBS 보도 비판… “정권의 입김에 흔들리는 SBS의 모습 보여줘”
최근 SBS 뉴스가 관변화된 KBS·MBC 뉴스와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지적이 SBS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기계적 균형’을
보이며 KBS나 MBC가 보도하지 않았던, 정치적으로 민감한 아이템을 그나마 단신으로 보도하던 SBS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비판은 SBS 외부에서 먼저 시작됐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등 언론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25일 목동 SB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이 막장 방송을 하고 있을 때 상업방송으로서 기계적 균형보도를 하던 SBS가
자기들의 이익 앞에서 자본의 본색을 드러내는 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SBS는 지난달 20일 KBS·MBC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민관합동 규제개혁 토론회를 생중계했다. 이에 따라 방송3사가
‘정권 홍보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SBS <8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는 암덩어리’라며 규제개혁
아젠다를 던진 이후 심층보도 ‘규제 풀어야 경제 풀린다’ 시리즈 등을 통해 규제개혁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SBS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공방위는 지난 11일 발행된 노보를 통해 SBS가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개혁
어젠다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보도를 했다고 비판했다. “‘규제개혁’ 드라이브에 휩쓸려 가는 듯한 SBS뉴스는 정권 감시기능이
결여된 모습으로 시청자에 신뢰 대신 혼란만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는 것.
SBS는 규제개혁 토론회 생중계에 이어 연달아 두 번이나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을 생중계하며 ‘과잉충성’ 논란까지 빚었다.
지상파 방송3사와 TV조선·MBN 등은 지난달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에서 30분 간 진행된 박
대통령의 연설을 생중계했다. SBS 드라마 <신의 선물>은 생중계 연설을 위해 원래 방송시각보다 15분 앞당겨진 9시
45분부터 방송됐다. 방송 예정이었던 <힐링캠프>는 생중계 연설이 길어지자 결방됐다.
SBS는 KBS·MBC와 함께 3월28일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공대 연설도 생중계했다. SBS는 원래 녹화방송을 계획했다가 28일 당일 오전 11시 경 생중계로 편성을 바꿨다.
공방위는 “SBS는 당초 녹화중계를 생중계로 전환하면서 정권에 과잉충성 논란을 빚었다. 앞서 지난달 20일 낮 청와대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생중계한데 이어 24일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 연설 생중계가 길어져 힐링캠프를 결방시킨
뒤였다”며 “시청자와의 약속을 한순간에 저버리는 동시에 정권의 입김에 흔들리는 SBS의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SBS의 요즘 보도 행태나 생중계 편성 등을 보면 국민에게 줄서는
것이 아닌 정권에게 줄 서는 것으로 입장을 바꾼 것 같다”며 “이는 SBS 입장에서 큰 손실이며, 자사의 뉴스 가치를 지키려는
기자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