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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총리인 듯 총리 아닌 총리 같은 너~”
조본좌
2014. 6. 29. 10:41
정홍원, “총리인 듯 총리 아닌 총리 같은 너~”
[오늘의 소셜쟁점] 박근혜 대통령, 사표 냈던 정홍원 총리 유임…세월호 책임은 누가?
사표를 냈던 정홍원 총리가 두 달 만에 유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 총리가 사표를 냈던 이유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이었던
만큼 누리꾼들은 정 총리 유임이 세월호 참사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정부의 태도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6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들께 국가개조를 이루고 국민안전 시스템을 만드는
약속을 드렸다. 이를 위해 지금 시급히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노출된 여러 문제들로 인해
국정공백과 국론 분열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수석은 박 대통령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정홍원
총리의 사의를 반려했다고 전했다.
정홍원 총리가 사표를 내고 대통령도 그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지 두 달만에 벌어진 황당한 일이었다. 누리꾼들은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홍원 총리 유임에 대한 온갖 패러디와 조롱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리안(@2_jay)은 가수 소유와
정기고의 노래 ‘썸(some)’의 가사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를 패러디해 “총리인 듯 총리 아닌 총리 같은
너”라고 이 상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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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은 “사퇴 후에도 책임지는 책임 총리 탄생”이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정홍원 너는 임기의 전반부를 허송세월한 총리다. 그래서 시련이 필요하다”고 논란이 된 문창극 후보자의 말을 패러디했다.
정 총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두 명의 총리 후보 인선에 실패한 후 정홍원 총리 유임. 만평에나 나올 만한 상황인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진다는 명분으로 사퇴의사를 밝힌 정 총리가 다시 원위치된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라고 말했다.
작가 고종석씨는 “박근혜는 정홍원의 사표를 반려함으로써 세월호 참사에 정부 또는 국가는 아무런 책임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정홍원이 그냥 사임한 것도 아니고 세월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사람인데 그 사람을 다시 유임시킨다는 건 아무도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거야?”라며 “국민을 빙다리 핫바지로 보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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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 역시 “정홍원 총리 유임은 국무총리 내정자들을 잇따라 자진사퇴하게 한 국민여론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보복인사”라며 “음식 상한 것 같다며 다시 해오라니까 먹다 남은 음식 내오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정홍원 총리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결국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도섭 한겨레 PD는 “정홍원은 이 정부의 잘못에 대해 대표로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것이다. 박 대통령 대신에”라며 “그런 그의 사퇴를 없던 일로 하자면 박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 자신이 상황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누리꾼은 “세월호 참사로 사의 표한 총리 유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전 국민 앞에서 생중계하며 흘린 눈물이 결국 쇼였다는 것과 주변에 청문회를 통과할 깨끗한 인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며 “이쯤되면 자신부터 물러나는 게 옳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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