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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세 가지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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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세 가지 법칙 - 주니어미디어오늘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중요하다는 말은 아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가 교육 사례들을 한 데 모아봤어요.그곳에서 찾아낸 세 가지 법칙에 대해 알아볼까요? 제1법칙. 스스로 답을 찾게 하라!부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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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중요하다는 말은 아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주니어미오>가 교육 사례들을 한 데 모아봤어요.
그곳에서 찾아낸 세 가지 법칙에 대해 알아볼까요?

제1법칙. 스스로 답을 찾게 하라!

부산의 주감초등학교 국어 시간에는 ‘빠진 목소리 찾기’ 수업이 있어요. 어려운 해외뉴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업이에요. 학생들이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 관련 기사를 읽고, 선생님이 질문을 던져요. “기사에 어떤 목소리들이 나오지?” “프랑스 총리요” “프랑스 정부 대변인이요” “전문가요” “그럼 어떤 목소리가 빠져 있지?” “시위 참여자들이 없어요!”

기사에 없으면 우리가 직접 찾는다! 학생들은 태블릿PC를 활용해 빠진 목소리를 직접 찾아요. 국내외 다른 기사를 검색하고 시위참가자가 만든 페이스북을 찾아내고 방법은 다양해요. 다음에는 모둠별로 전지에 쓴 ‘빠진 목소리’를 서로 살펴보고 피드백해요. “새로운 사람 잘 찾았어” “출처를 안 썼어” “트럼프가 여기서 왜 나와?”

“아이들한테 무슨 기준으로 유튜브를 보게 하지?” 요즘 부모님들이 가진 가장 큰 고민일 거에요. 이 기준을 정하는 과정도 교육이 될 수 있어요. 초등젠더연구회 ‘아웃박스’의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시간에는 철구, 허팝, 이사배, 보겸, 제이플라 등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고 학생들이 직접 장단점을 설명해요. “이 사람은 재밌는데 욕을 해요” “실험을 하는데 위험할 것 같아요”

그 다음 학생들이 좋은 유튜브의 기준을 스스로 정해요. ‘욕설, 성적 농담, 차별, 혐오없는 방송’ ‘인권 존중 방송’ ‘재밌고 유익한 방송’ 등등. 남이 정해준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기준이라면, 쉽게 까먹지 않겠죠?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어요. 아무리 좋은 선생님한테 배워도 스스로 찾지 내 것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노란조끼는 이런 사건이고 언론보도는 이게 문제야” “이게 좋은 유튜브의 기준이야”라고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것으로 끝났다면 학생들의 머리에 오래 남지 않았을 거에요.

제2법칙. 머리가 아닌 액션으로 배우자!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의 미디어비평 교육 시간에는 방송사 보도국장이 무슨 일을 하는지 간접 체험할 수 있어요. 보도국장이 되어 오늘의 뉴스 10가지를 중요도에 따라 배치해보는 것이죠. “제 삶에 중요한 건 민영화에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게 최고의 가치라 스쿨미투를 꼽았어요” 이 활동을 통해 어떤 것이 가치 있는 뉴스인지 몸으로 배울 수 있어요.

초등젠더연구회 ‘아웃박스’가 수업시간에 차별 없는 이모티콘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요. 우리가 흔히 쓰는 이모티콘에도 성차별적인 요소들이 있는데, 이것을 지적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차별 없는 좋은 이모티콘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죠.

성남 삼평중학교 동아리 ‘청소년 저널리즘반’은 가짜뉴스를 직접 만들어보는 활동을 해요. 직접 만들어보면 그 원리와 문제점을 이해할 수 있어요. 인터넷이나 신문, 페이스북 등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기사를 선택한 후 관점이나 문맥상 흐름, 단어 등을 바꾸어 가짜뉴스를 생산해보는 거에요.

자전거를 한 번 배우면, 한참 동안 타지 않아도 다시 탈 수 있는 이유가 뭘까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웠기 때문이에요. 미디어리터러시도 몸이 기억하게 하면, 효과가 배가 되겠죠? ‘아웃박스’의 황고운 강선초등학교 교사는 “액션없이 습득만 하게 해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 직접 해봐야 반응도 좋다.”고 말했어요.

제3법칙. 또래가 또래에게 말하면 더 효과적이다

구산중학교의 ‘청소년 저널리즘 동아리’의 수업시간에는 특이한 광경을 볼 수 있어요.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들이 교단에 서서 수업을 해요. “이렇게 자극적 제목을 쓰는 건 ‘어그로’라고 해요. 아무 내용이 없어요.” 3학년 김유진 학생이 내용 없는 기사에 대해 2학년 후배들에게 설명하면서 해준 말이에요.

3학년 조유나 학생은 ‘너 그거 들었어?’라는 주제로 2학년 후배들 앞에서 강연을 했어요. “뉴스가 없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라고 묻자 학생들의 답변이 쏟아졌어요. 교육받는 학생들은 또래의 시선으로 말해주니 이해하기 쉽고. 가르치는 학생들도 가르치기 위해 공부를 더 하게 되니, 일석이조의 교육법이에요.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광주지역 노인 미디어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72세 송헌기 단장님은 포토샵부터 일러스트까지, 새로운 툴이 나올 때마다 먼저 써보고 연구한 다음 직접 동년배 어르신들께 가르쳐줘요.

“젊은 선생님들이 더 유능하겠지. 하지만 알아듣게 얘기하는 건 달러. 젊은 선생들은 책에 있는 그대로 해. 교육 끝나면 듣긴 한 거 같은데 뭘 하려면 잘 못하겠다고 하는 거지. 나는 풀어서 설명하니께 나이 드신 분들이 하시는 이야기가 ‘당신처럼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거야. (예컨대) 폴더라고 아무리 말해도 몰러. 그래서 석작(바구니)이라고 하는 것이제. 오브젝트를 오브젝트라고 하면 안 돼. 아휴 어르신들 옛날 스케치북 알잖아요 그거여요. 아트보드? 그거는 도화지입니다 이러면 ‘응 도화지여?’라고 해 눈높이에 맞게 서로 소통이 될 수 있는 단어를 써야 해.”

잘 모르는 문제를 공부 잘하는 친구가 알려줘서 쉽게 풀었던 경험 한 적 있나요? 선생님들이 알려줄 때는 이해할 수 없었는데 말이에요. 그만큼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중요한 건 높은 교육수준보다 교육 받는 사람에 대한 공감과 이해에요. 세 가지 원칙 모두 ‘어떻게 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이제 이 원칙들을 바탕으로 부모님,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나만의 미디어 리터러시 커리큘럼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