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18 14:19

http://slownews.kr/69143

2018년 4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4년마다 돌아오는 빙상연맹 논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한 올림픽으로 기록되며 끝났다. 하지만 메달 효자종목이라 불리던 쇼트트랙에서 오점이 남았다. 여자 대표팀 팀추월 사태에서 드러난 이른바 ‘빙상연맹’ 문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올림픽 때마다 불거지는 빙상연맹 논란에 대해 파헤쳤다.

팀추월 사태는 노선영 선수와 백철기 감독의 서로 다른 인터뷰로 인한 논란으로 다뤄졌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국내외 빙상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검증한다. 그리고 그 아래 드러나지 않는 배후는 빙상연맹의 막강한 실세 전명규 교수였다. 왕따 논란, 짬짜미 의혹, 선수 폭행과 귀화 파문 등 빙상계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잡음들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세의 권력이 작동할 수 있게 한 환경이 존재한다. 선수를 늘 성적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고, 1등을 위해 나머지 선수들을 버리는 실적주의다. 실적주의는 팀과 나라라는 대의로 포장되어 1등이 아닌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요했다. 이것을 뜯어고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얼음판은 누군가의 불행을 토대로 하는 반쪽짜리 꿈의 무대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 그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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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 주변의 투기세력, 아파트 담합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6억 원의 벽을 뚫었다. 강남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4억 원이다. 우리는 흔히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주범으로 ‘투기 세력’을 지목한다. 하지만 아파트값을 올리는 세력은 우리 주변에 상존하고 있다. MBC PD수첩이 아파트 값을 올리는 담합의 주범, 주민들의 수상한 움직임에 대해 포착했다.

PD수첩은 아파트 가격 담합이 의심되는 서울 인근지역의 30개 단지와 5,000여 세대의 등기부 등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 곳곳에서는 주민들의 담합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값 담합을 조장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온다.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으로만 매물을 올리자는 담합 글, 일부 입주민들이 원하는 가격보다 낮은 값의 매물을 허위 매물로 신고하는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다. 거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한 것처럼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업 계약서 작성’ 등 불법행위도 판을 친다.

광진구의 아파트에는 “우리 아파트는 최하 평당 5000만 원은 돼야 정상”이라는 내용의 공고문이 붙었다. 해당 아파트 시세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으로, 2억 원 이상 올랐지만, 아파트 값 상승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담합하는 사이, 진짜 집이 필요한 이들은 주거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 MBC PD수첩

3.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민간기업은?

채용 비리 의혹을 받던 강원랜드 직원 209명이 집단 퇴출됐다. 공공기업 채용비리는 이런 식으로 정부의 레이더에 잡히면 바로 잡을 수 있지만, 더 어려운 분야는 민간 부문 청탁이다. 공기업과 금융사는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이 관리ㆍ감독권을 갖기 때문에 전수조사로 취업비리를 밝혀낼 수 있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정확한 실태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일보가 민간기업에도 만연한 채용비리 실태에 대해 보도했다.

국내 재벌 S그룹의 제약 계열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했던 김하정 씨는 우연히 인턴들의 출신을 알게 되고 기가 막혔다. 그 해 20명 인턴 중 10명 이상이 해당 그룹 계열사 친인척으로 별도의 표시가 돼 있었던 것이다. 유명 건설회사의 신입사원 명단표에는 오른쪽 일부가 접혀 있다. 사외이사 아들, 어느 고위층 자제 등의 ‘신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이 문서는 회사 고위직들만 공유하는 임원용이었다.

채용 비리가 엉뚱한 갑질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유명 가공식품 업체 S사의 한 직원은 프랜차이즈 업체인 H사 고위 임원의 딸이었다. 해당 프랜차이즈업체는 이후 가맹점주들에게 S사 제품만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다소 비싼 비용은 가맹점주들이 뒤집어썼다. 청탁을 용인하는 사회가 취준생의 금쪽같은 취업 기회를 갉아먹다. “돈도 실력이야. 네 부모를 원망해”는 아직 한국사회에서 유효한 명제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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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발하면 재취업 불가…내부고발 못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

네이버나 다음을 뒤덮는 수많은 뉴스들 중 늘 반복되는 뉴스 중 하나가 어린이집 원장이나 교사가 아이들을 폭행했다는 뉴스다. 뉴스가 나올 때마다 분노도 반복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다시 사건은 잊혀진다. 신동아가 각종 정부 대책에도 점점 늘어가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의 진짜 이유에 대해 짚었다.

2017년 적발된 보육교사 아동학대는 776건으로 2014년(295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해결책으로는 노동환경 개선이 꼽히지만, 신동아가 취재과정에서 만난 보육교사들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보육교사 인성교육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론 위주 수업이지 실제 무엇이 아동학대인지, 대처방법이나 지도법에 대한 교육이 부재하다는 것. 또한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 동안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20명의 유아를 돌보는 보육교사들의 정서관리도 절실하다.

폐쇄적인 공간인 만큼 내부고발이 어려운 환경도 문제다. 보육교사를 채용할 때 이력서와 함께 평판을 참고하는데, 평판은 주로 어린이집 원장에 의해 좌우된다. 동료교사나 직장의 아동학대를 고발하려면 생계를 걸어야 한다. 또 내부고발로 인해 어린이집이 폐쇄되면 본인은 물론 동료교사들까지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된다. CCTV 늘리는 것이 아동학대의 대책은 아니다.

●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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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1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958

한 교수가 수업시간에 열심히 정치학 이론에 관해 이야기한다. 정당에는 어떤 유형이 있고, 또 권력이란 무엇이고…. 2시 수업이라 그런지 교수의 침 튀기는 설명에도 학생들은 꾸벅꾸벅 존다. 열심히 말하던 교수가 갑자기 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참, 내가 예전에 어떤 정치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시험 기간이 다가왔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수업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교수가 수업시간에 이야기한 ‘딴소리’는 기가 막히게 잘 기억난다.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다른 친구들에게 떠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수많은 학생이 겪는 미스터리다. “왜 수업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교수님이 한 농담은 몇 년이 지나도 뇌리에 남아 있는 걸까?”

그 이유는 교수의 농담과 여담이 ‘스티커 메시지’, 즉 뇌리에 1초 만에 딱 달라붙는 메시지기 때문이다. 기사에서 스티커 메시지란 헤드라인이다. 수업에 치이고 과제에 치이고 아르바이트에 치이는 서울대 학생 중 『대학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과방이나 학교 곳곳에 쌓여 있는 『대학신문』을 보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기사 헤드라인이다. 헤드라인이 스티커처럼 달라붙어야 신문을 계속 읽어 내려갈 것이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대학신문』 1959호의 기사 헤드라인을 보자. ‘의대 A교수 윤리문제 제기하는 문건 공개돼’ ‘본부점거 주도 학생 징계 취소 요구, 본부는 난색 표해’ ‘학내에서 벌어지는 교수의 인권침해, 실효적 대책은?’ ‘차등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과대 학생회 연합 기자회견 열려’ 등등. 기사 제목이 너무 정직하다. 달라붙지 않고 스쳐 지나가 버린다.

무작정 자극적인 제목을 뽑으라는 게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기사 제목들이 육하원칙에 지나치게 충실하단 것이다. 기사 제목만 읽었을 뿐인데 모든 걸 다 읽은 기분이 든다. 더 읽어보고 싶게 만들지 않는다. 육하원칙 대신 ‘스토리’가 머리에 남아야 한다. 교수의 농담이 잘 기억나는 이유는 그 농담에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1면 톱기사 제목은 ‘의료계 미투? 성희롱만 문제가 아니었다’ 아니면 ‘교수 채용까지 개입? 의대 A교수 문건 파문’이라는 식으로 달 수 있다. 언론에는 성희롱 사건으로만 알려졌지만 문건 내용을 더 보면 그렇지 않다는 내용으로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사실 『대학신문』이 왜 이렇게 정직한 제목을 달았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고 있다. 학교를 대표하는 신문이니만큼 객관성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고, 따라서 제목을 드라이하게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이해한다. 그러나 헤드라인에 대한 고민은 한 번 더 해봤으면 한다. 여러분들이 쓰는 그 기사들이 사람들 뇌리에 남아야, 결국 그 이슈가 사람들 입을 타고 돌아다닐 수 있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독자를 움직이고 학교를 움직이고 세상을 움직일 강력한 한 줄, 여러분들도 만들 수 있다.

조윤호
전 미디어오늘 기자

대학신문  snupress@snu.kr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4.09 15:11

http://slownews.kr/69027

2018년 3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미세먼지 약자’들

3월 마지막 주는 미세먼지로 시작됐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한민국을 뒤덮은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지만, 특히 더 미세먼지가 가혹한 사람들이 있다. CBS ‘김현정의뉴스쇼’가 미세먼지 약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시에서 거리 청소를 하는 조오현 씨는 미세먼지와 매연을 함께 들이마시며 거리에서 일한다. 마스크를 1개만 쓰면 1시간 만에 시커먼 가래가 나온다. 2개, 3개를 끼면 습기차서 앞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면 온 몸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다. 거리의 청소노동자 말고도 주차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택배노동자 등 미세먼지 약자는 곳곳에 있다.

이 미세먼지 약자들을 지켜주는 건 오로지 마스크뿐이지만, 그마저 본인의 부담해야 한다. 지급 받는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걸러내지 못하기에 개인적으로 사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마스크 쓰고 다니며 밖에 안 나가면 그만이지만, 그럴 수 없는 누군가에겐 미세먼지가 생명을 위협하는 물질이다.

● CBS 김현정의뉴스쇼

큐레이션

2. 미세먼지 마스크에서 가정 형편이 보인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바깥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마스크를 사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 역시 경제적 약자들에겐 부담이다. 가난하면 미세먼지 더 마셔야 하는 현실을 한겨레가 짚었다.

“마스크에서 가정 형편이 보인다.”

은평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한 모 씨의 말이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마스크도 하지 못한 채 등교하기 때문이다. 마스크의 가격은 미세먼지 차단율에 따라 1,000원대부터 10여 만 원 대까지 다양하다. 86일 중 22일 전국 234차례 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생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경제적 약자들에게 일종의 소모품인 마스크 구매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맞벌이 부부에게도 마스크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자녀 셋을 둔 박 모 씨는 가장 등급이 낮은 ‘KF80’ 60개를 13만 원에 구매했지만 2주면 다 동이 난다. 99% 차단되는 마스크는 하나에 5,000원이 넘어서 사기가 부담스럽다. 국가가 당장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없다면, 마스크라도 책임져야 한다.

● 한겨레

큐레이션

3. 후쿠시마 7년, 대한민국 원전은 얼마나 달라졌나

7년 전인 2011년 3월,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벌어졌다. 한국정부는 같은 해 5월 후쿠시마 후속조치라는 이름으로 원전 안전성 강화를 위한 과제 50개를 발표했다. 그 중 46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이행해야 할 과제였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이 대국민 약속을 지켰는지 하나하나 체크했다.

한수원이 원안위에 제출한 보고에 따르면 46개 중 40개 과제를 달성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괜찮지만, 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6개 과제 모두 안전의 핵심 과제라는 게 문제다. 지진과 쓰나미 발생시 전원 상실과 멜트 다운, 수소폭발 등 중대사고를 막기 위한 과제가 이 이행되지 않은 6개에 포함되어 있다. 방수문 설치는 2014년까지 600개를 설치해놓겠다며 하나도 설치되지 않았고 원자로 폭발 방지를 위한 격납건물 또는 감압설비는 월성1호기 단 1곳에만 설치됐다.

완료된 과제의 경우에도 실효성에 의심이 제기된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후속대책으로 4개 원전 부지에 이동형 발전차량 한 대 씩을 배치했다. 하지만 발전차 한 대로는 원전부지의 모든 원자로에 전원공급을 할 수 없다. 핵심을 빠트린 후속조치, 또 부실한 후속조치로 시간이 가는 사이 원전 밀집 지역 인근인 경주와 포항에서는 대형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4. 기울어진 사법부 개혁 없이 경제민주화는 없다

개혁의 마지막에는 늘 대법원이 있다. 정치권력이 밀어붙이는 수많은 개혁들이 사법부 앞에서 ‘법적인 판단’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갑질을 엄중히 다루겠다는 김상조호 공정거래위원회도 대법원의 문을 넘어야 한다. 경향신문이 경제민주화로 가는 길에 놓인 기울어진 법정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0~2015년 판결이 확정된 과징금 소송에서 36%가 취소됐다. 2015년에는 46.6%인 절반 가까이를 공정위가 패소했다. 공정위가 어렵게 조사를 해서 대기업을 처벌하려 해도, 법원에서 막히고 있다는 뜻이다. 대법원은 갑질의 범위를 정말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 갑질의 규제 범위를 기업 대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 대 기업으로 한정하고, 형사처벌이 가능한 수준만 갑질로 인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규제 대상인 ‘담합’도 대법원 앞에서는 인정받기 어렵다. 최근 5년 사이 대법원은 서울고법이 모두 담합으로 인정한 라면, 음료, 소주 업체 담합을 잇따라 취소했다. 한국 기업들은 똑같은 행태를 외국에서 벌이다 벌금을 내고 있다. 시장경제의 근간을 정치권력이 아니라 법원이 장악하고 있다.

● 경향신문 ‘경제민주화로 가는 길, 기울어진 법정’ 기획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