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6.21 13:30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783


난민을 무작정 받아주자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난민수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부 '이슬람 혐오' '난민 혐오'로 보는 시선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에겐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역사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역시 70여년 전엔 난민들이 넘쳐나던 땅이었다는 것이다. 70년 전 이 땅의 난민들을 바라보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역시 지금 우리가 예멘 난민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온 정체불명의 이방인들이자 잠재적 범죄자. '배고픔에 눈에 뵈는 게 없을 그들이 폭동이라도 일으키면 어쩌지?'

"우리도 먹고 살기 힘든데 저런 정체도 모르는 사람들 도와주는 건 한가한 소리 아니냐" 70년 전 한국전쟁의 난민들을 도와준 수많은 사람들도 이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도 손을 건넨 수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마침내 난민의 자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주도로 전쟁의 땅이었던 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만드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한반도에서 벌어진 70년 전의 비극을 정말로 기억하려 한다면, 장벽을 치고 그들을 못 본 척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을 명확히 검토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난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내미는 것, 그것이 한반도가 세계 속에 우뚝서는 평화의 땅이 되는 길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6.21 13:28

대한민국의 극우보수는 크게 세 가지 기둥을 토대로 살아남았다.

첫 번째는 보수언론과 지식인 및 관료집단, 국가기관, 정당 등의 연합으로 끊임없이 대중성을 갖춘 ‘새로운 정치권력’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재생산 능력이다. 보수와 진보의 이런 힘의 차이를 설명하는 말이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지난 2016년의 촛불혁명은 이 고리를 끊어내는 정치혁명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보수가 일을 잘하지” “그래도 보수가 좀 부패해도 능력 있지”라는 사람들의 믿음을 완전히 박살냈고 재생산에도 실패했다. (오죽하면 홍준표가 대선 후보고 김문수가 서울시장 후보다.) 그 결과 보수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상실했다. 80%의 국민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데 동의했고 80%가 (자한당이 아무리 난리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

두 번째 보수를 떠받치던 기둥은 냉전과 분단이다. 북한의 존재와 남북 간의 대립은 정치적 위기에 처해왔던 극우보수세력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산소호흡기 같은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정상회담과 오늘 이어진 북미정상회담은 이 산소호흡기를 떼는 과정이다. (이제 갈 사람은 가라~) 과거 보수정당에 비해 지금의 자유한국당이 유난히 맥을 못 추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치혁명에 이어, 극우보수의 기반이던 전쟁과 분단 상황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

이제 마지막 남은 기둥은 불평등, 넓게 말하면 경제문제다. 우린 이미 진보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보수가 다시 권력을 잡는다는 점을 매우 잘 알고 있다. CEO 대통령과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보수의 가장 단단한 기둥은 TK도, 노인층도 아니라 불평등이다.

진보정당의 역사적 과제는 이 마지막 기둥을 무너뜨리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난 이 역할을 못하면 진보정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에 실망했던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과거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정치혁명은 촛불시민들이 이루었다. 평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 이제 민생은, 진보정당이. 난 심상정 의원이 지방선거 유세에서 자주 했던 “평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민생은 정의당이 챙길 것”이라는 말에는 한 마디가 더 붙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못하면 우린 답이 없다”는 것이다.


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8.05.29 13:54

<무엇이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길일까?>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주 논거로 삼는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낙태가 없는 세상’ ‘낙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세상’이 가장 좋은 세상일 것이다.

하지만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그리고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자. 과연 낙태죄로 인해 낙태가 줄어들었을까? 현재의 낙태죄는 낙태를 줄이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만 봐도 낙태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10년 실태조사에서만 추정건수가 17만 건이고, 아마 통계에 잡히지 않은 건수를 합치면 더 늘어날 것이다. 게다가 이 중 1만여 건만 모자보건법에 의한 합법적 수술이고, 나머진 비합법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실이 이런데 “낙태는 생명을 해치니까 금지해야 돼” “그건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야”라고 훈계만 하고 있으면 무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나는 낙태죄로는 낙태를 전혀 줄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낙태죄 폐지가 낙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낙태죄 폐지에 찬성한다. 낙태죄 폐지가 낙태 최소화의 길이다.

낙태가 합법화된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가는 많은 상담과 진료를 제공하고, 이후 숙고를 거쳐 여성은 낙태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낙태를 포기하는 여성들도 많다. 기본적으로 몸을 상하게 하는 일인데다, 낙태로 인한 부작용이나 위험성, 낙태 외 다른 대안(예컨대 출산 후 입양) 등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제공받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태아의 존재를 깊이 인지하게 되면서 오는 생각의 변화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둠 속에서 혼자 위험하게 낙태를 결정하는 여성들의 부담을 사회가 함께 짊어지는 것이다. 2010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를 보면 임신중절 수술을 경험한 여성 중 전문기관 상담을 거쳤다는 여성은 3.3% 밖에 없었다. 반면 전문기관 상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96%에 달했다. 현재 대부분의 낙태에 대한 결정은 여성 혼자, 또는 가족이나 파트너와 상의한 정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국가가 해야할 일은 낙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가난한 커플, 청소년 미혼모, 미혼 가정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주력을 다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 없이 낙태를 계속 처벌한다면 가난한 여성들이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더 위험하게 수술을 받는 현실이 계속될 뿐이다.

낙태를 정말로 줄이고 싶은가? 그럼 낙태죄를 폐지하고 낙태를 여성이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닌, 국가와 사회가 함께 결정하는 영역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엄격한 카톨릭 국가임에도 낙태 합법화에 성공한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낙태 합법화가 낙태를 줄일 것이다. 합법화가 비밀리에 낙태를 하다가 사망하는 일을 막을 것이고, 또한 낙태 건수도 줄일 것이다. 국가가 낙태를 결정한 외로운 여성을 지원한다면, 결정을 철회할 여성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더 많은 생명을 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