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노조 조직률 높아야 소득 불평등 낮아진다
정부 여당은 노동개혁을 추진하며 노조 때리기에 몰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대기업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노사정 협력 분위기를 깨뜨린다고 주장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노조가 쇠파이프만 안 휘둘렀어도 국민소득 3만 불이 넘었을 것이라 말했다. 정말 노조는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걸까.
경향신문은 IMF, OECD, ILO(국제노동기구), WEF(세계경제포럼) 등의 최근 보고서를 분석해 노조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지난 7월 발표된 IMF 보고서에 따르면 노조 조직률이 하락할수록 소득 불평등이 커졌다. 1981년부터 2010년 1분기까지 노조 조직률이 10% 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소득 상위 10%의 소득은 약 5% 증가했고 노조 조직률이 떨어질수록 지니계수가 상승했다.
노조가 약해지면 소득 최상위층에 대한 견제가 약해지고 이들이 높은 보수를 챙긴다. 미국은 노조 가입률 하락과 중산층의 소득 하락, 상위층의 소득 증가가 명백히 대조를 보인다. 또한, OECD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 증대는 경제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종합하면 노조 조직률이 약해지면 소득 불평등이 커지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는 뜻이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989년 18.6%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해서 감소세다. 2011년 현재 노조 가입률은 9.8% 정도로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정은 노조를 약화할 저성과자 해고를 도입에 합의했다. 누구를 위한 노동개혁일까.
●경향신문 – 정부-노조, 누가 경제 성장 발목 잡나?
2. 노사정합의, 기자도 위험하다
노사정합의 이후 몇몇 언론은 청년 일자리 증대 등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이렇게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노동개혁의 당사자다. 기자협회보가 노사정 합의의 후폭풍이 언론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성과자’ 해고다. 기자는 업무의 특성상 성과를 측정하기가 어렵다. 경영진의 눈 밖에 난 기자가 쉽게 저성과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평가가 데스크 급으로 확장되면 이는 사실상 경영진의 편집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경영진이 취업규칙 변경이 수월해진 상황을 이용해 경영 악화를 임금삭감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편집권 침해 조항을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노동개혁을 두고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는 기자들. 노동개혁이 진짜 장밋빛 미래를 가져올지 아닐지는 기자들이 먼저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자협회보 – 노사정 합의 후폭풍, 언론계 예외 아니다
3. ‘쉬운 해고’, 전경련 민원사항이었다
정부와 재계, 한국노총이 지난 13일 합의한 노사정합의문의 핵심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다. 이러한 노동개혁 방안은 누구 머릿속에서 나왔을까. 미디어오늘은 정부의 노동개혁안이 재벌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건의사항이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전경련의 ‘2014 규제개혁 종합건의’엔 고용노동부 소관 건의사항으로 ‘정당한 해고사유 명확화’(일반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근로자 동의 의무 완화’ 등을 제시하는데, 이는 노동부의 노사정위 합의 초안과 대동소이한 내용이다. 이 건의사항은 지난해 7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 접수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전경련을 포함한 8개 경영자단체가 ‘규제기요틴 과제’로 정부에 별도 제출한 153건의 과제들에 노동개혁안과 유사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12월 28일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경제단체 부단체장과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석하는 ‘규제 기요틴 민관합동 회의’가 개최되어, 앞선 153건의 건의사항들에 대한 정부의 검토 결과를 공유하고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이 153건 가운데 수용은 114건, 수용 곤란은 16건이었으며, 문제의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은 ‘추가논의 필요’ 사항으로 분류되어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추진키로 결정됐다. 노사정합의가 누구를 위한 합의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디어오늘 – ‘쉬운 해고’ 노동개혁안, 전경련 민원사항이었다
4. 여성혐오 기저에 ‘연애 욕망’이 있다
여성혐오 현상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일베를 시작으로 SNS에는 ‘김치녀’를 비난하는 각종 페이지 페이지들이 등장하고, 오디션 프로그램과 팟캐스트, 칼럼, 남성잡지 등이 여성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사IN이 여성 혐오의 정체를 드러내기 위해 데이터 기반 전략회사 ‘아르스프락시아’와 함께 여성혐오 지도를 그렸다.
일베의 여성혐오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주요 키워드인 ‘남성’ 주변에는 ‘호구’ ‘능력’ ‘평등’ ‘섹스’ ‘더치페이’ 등의 키워드가 등장한다. 이들은 남성은 여성과의 관계에서 호구이며 평소에 평등을 외치다 정작 남성을 고를 때 능력을 보는 이기적인 존재로 여성을 규정한다. 더치페이하는 남자와는 데이트해주지 않고 심지어 나랑 섹스하지도 않는다. 여성혐오의 원체험은 데이트 좌절이다.
여성혐오 지도의 또 다른 핵심키워드는 결혼이다. 일베에서 결혼을 검색하면 ‘김치녀와 결혼하면 안 되는 이유’ ‘결혼 상대가 김치녀인지 알아보는 법’ 등의 글들이 쏟아진다. 일베의 여성혐오 지도는 결혼을 포함한 연애시장의 환멸을 뿌리로 삼고 있다. 김치녀란 연애시장에서 반칙하는 여성을 뜻한다.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연애시장에서 남성 성비가 여성 성비보다 더 높은 상황에서, 여성이 희소한 자원인 상황에서 왜 남성은 ‘더 많은 호의’가 아니라 ‘더 많은 혐오’를 택할까. 시사IN은 진화심리학을 차용해 이것이 가격 흥정 전략이라고 말한다. 시장가격이 높은 여성의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학대라는 것. 결국, 여성혐오의 근저에는 “왜 넌 날 사랑하지 않는 거니”라는 혐오가 아닌 자기 연민이 있었던 걸까.
●시사IN –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의 ‘탄생’
5. 폐업 고민한 CEO의 깨달음: 직원 만족 = 고객 만족
ㅍㅍㅅㅅ의 윤문진 띵동 대표 인터뷰는 스타트업 기업이 겪는 고충과 현실을 요약적으로 잘 드러낸다. 의류쇼핑몰, 카바레를 거쳐 심부름센터 ‘띵동’을 개업한 윤문진 대표는 운영에 힘쓰느라 전략이나 마케팅은 기획할 수 없는 현실, 인력관리가 어려운 현실, 이로 인해 폐업까지 결심한 경험을 상세히 설명한다.
윤 대표가 찾은 답은 현장이다. 직접 퀵서비스를 해보니 노동자와 자신이 적대적 관계였음을 깨달은 것. 1년간 보상체계를 바꾸는 데만 집중한다. 퀵서비스 노동자의 월급을 올려주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콜센터 상담원에게 재량을 주고 근무시간을 자율화했다. 구성원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하면 회사가 발전한다는 이유였다.
윤 대표 인터뷰의 핵심은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그는 “솔직히 (사업)하지 마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던진다. “와이프 집에 돈이 많아서” 오래 버틸 수 있었다는 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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