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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삼성으로부터 나온다

http://slownews.kr/69418

2018년 4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관료, 정계, 사법부, 학계까지 뻗친 ‘관리의 삼성’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장충기 문자’는 언론인들이 얼마나 삼성 앞에서 을을 자처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장충기 문자의 수신, 발신 대상은 언론인에 그치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장충기 문자의 수신자와 발신자들을 공개했다. 고위 관료부터 국회의원, 검사, 판사, 국정원에 교수들까지, 장충기의 관리 대상은 광범위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장충기 문자에는 총 7명의 기획재정부, 기획예산처 전직 장관들이 있었다. 인사청탁, 최신형 휴대폰 같은 선물을 받은 뒤에 보낸 감사문자, 사업청탁 등 다양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재직 시절 삼성에 유리한 정책 결정을 하거나 퇴임 후 ‘삼성맨’으로 등극했다.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민주당 설훈 의원 등도 장충기 문자에 등장한다. 김춘진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담은 문자도 등장한다.

삼성 장충기 문자

죄의 여부를 결정하는 사법권력도 장충기와 끈끈한 관계를 주고받았다.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떡값 검사’로 지목당한 검사들이 장충기 문자에 등장한다. 차관급인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에게 여러차례 자신의 삼성제품 홍보활동을 알리거나 인사를 청탁하는 등 부적절한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 고위법관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을 맡고 있다.

지식인이라는 교수들도 장충기의 관리 대상이었다. 심지어 삼성을 비판하고, 삼성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교수들이 뒤에서는 장충기를 선배님, 회장님이라 부르며 인사청탁을 하고 선물을 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장충기 문자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삼성의 ‘관리’와 각종 청탁 행위에 대해 문제의식조차 없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삼성으로부터 나온다

● 뉴스타파 – 장충기 문자 대공개

2. 참사의 최전선, 민간잠수사들이 겪은 세월호 4년

2016년 개봉한 영화 [터널]에는 끝까지 터널에 갇힌 한 사람을 구출하려는 구조대장 대경(오달수 역)이 나온다. 4년 전 세월호 참사 때에도 그런 구조대장이 있었을까? 무책임한 대통령과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 부처들 사이에서 끝까지 구조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던 이들은 민간잠수사들이었다. MBC 스페셜이 참사 4년, 민간잠수사들의 기억과 시각에서 본 세월호 참사에 대해 취재했다.

모든 다이버들은 잠수를 하면 잠수일지, ‘로그북’을 남긴다. 잠수기록은 물론 수색과정에서 느낀 다양한 감정을 적었다.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 일을 가장 상세하게 기록하고 기억한 이들이 잠수사들이었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책임감에 현장으로 향한 잠수사들은 하루 한 번 잠수라는 원칙도 어기고 횟수와 상관없이 바다로 뛰어들었고, 그 속에서 시신을 수습했다.

내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시신을 수습했던 이들은 국가로부터 어느 날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집에 가라는 통보를 받는다. 하지만 잠수사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불안장애와 우울증,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심한 경우 아예 잠수일을 포기했다. 신장투석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기도 하고, 한국이 싫어 해외로 향한 잠수사들도 있다. 그날 참사의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던 잠수사들도 ‘끝까지 기억해야 할’ 참사의 피해자들이다. 이 기억이 그들에 대한 치유의 시작일 것이다.

● MBC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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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대 국회의 개미와 배짱이

‘일은 안하고 지들끼리 싸움만 한다.’

많은 이가 공감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대표적인 비난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이런 비난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진 못한다. 국회의원이 일을 열심히 한다는 건 무엇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 ‘뉴스래빗’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 입증에 나섰다. 키워드는 대표발의, 그리고 ‘입법 타율’이다.

대표발의를 하려면 법을 만들고, 나아가 최소 다른 의원 9명의 찬성 사인을 받아야 한다. 대표발의 자체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분석 결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 0건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대표발의자는 박광온 254건으로 1위, 황주홍 246건으로 2위다.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이 대표 법안 발의 평균 45건에서 48건 사이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유독 자유한국당이 저조했다.

발의만 해놓고 통과가 안 되면 소용이 없다. 이런 이유로 가결된 법안 수도 비교해야 어떤 국회의원이 일을 잘 하는지 알 수 있다. 황주홍, 이찬열, 박광온, 김도읍, 주승용, 이명수, 김삼화, 최도자, 양승조, 박홍근, 조정식, 정인화, 박정, 박남춘, 민홍철, 위성곤, 남인순, 오제세, 김승희, 윤소하 의원이 ‘입법 타율’ 상위 20위를 차지했다. 국회가 일 안 한다? 팩트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비판하자.

● 뉴스래빗 – [국회 데이터랩] 20대 국회 법안 발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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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뚝심과 일관성이 만들어낸 남북정상회담

11년의 세월을 지나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다시 만났다. 도보다리 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단독회담은 한 편의 무성영화였다. 아무 내용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공개한 30분의 회담을 통해 남북정상은 전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남북이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장면은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30분이었다.

이 평화의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관성으로 만들어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말한다. 지난해 7월 6일 문 대통령은 ‘신베를린 선언’을 내놨다. 당시만 해도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말이 언론에서 나왔다. 당시 북한은 우리의 적십자회담과 군사회담 제안에 반응조차 없던 때였기 때문이다.

40일 뒤 8.15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다시 대북 메시지를 내놨다. 미국의 ‘선제타격론’이 높았던 시기였다. 그리고 그해 12월 20일 미국 NBC 단독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할 의사를 내비쳤다. 미국조차 황당해 하던 발언이었다.

국내외적 비난과 외교 마찰을 감수하면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그 결과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게 됐다. 평화를 향한 뚝심은 전세게 앞에 생중계되는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다. 회담 내용을 아는 건 두 사람 뿐이라는 점에서 이 회담은 아직 열린 결말이다.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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