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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한국도 핵무장? 미국이 펄쩍 뛰더라”

정세균 “한국도 핵무장? 미국이 펄쩍 뛰더라”

”사드, 국회비준 요청되면 정부는 그 결과 수용해야“…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정부가 막고 있다' 우회적 비판

정세균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 전술핵 배치론에 대해 “미국 가서 이야기하니 펄쩍 뛴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론에 관해서는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정세균 의장은 22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석연휴 기간 이루어진 방미외교에 대해 설명했다. 정 의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에드 로이스 하원 외무위원장, 폴 라이언 하원의장, 오린 해치 상원의장 대행 등 미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정 의장은 “전술핵배치, 핵무장론까지 있다고 (미 의회 인사들에게) 소개했다. 우리 국민들이 북한 핵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북핵 문제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선순위로 이 문제 다뤄달라는 취지로 말씀드렸지만 펄쩍 뛴다”며 “NPT를 탈퇴한다던지 하는 일은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핵무장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이며 외교적 역량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찬반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정 의장은 “저는 사드문제 관련해 지금까지 찬반의견을 분명하게 제시한 적이 없다. 제가 개회사를 통해서 말씀드린 것은 정부가 좀 더 유능하게 일처리를 해줬으면 좋겠고 소통부재가 문제라는 점 등을 지적한 것일 뿐 찬반입장을 이야기한 적 없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미국 현지에서 라이언 하원의장과 사드 문제를 의논하며 한국의 주요 정당들이 약간의 이견을 가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반대 입장이라기보다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 많고 국회에 와서 논의되면 원만하게 공감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사드 정도의 문제는 국회와 협의해야한다. 어떤 형태의 협의가 될지 모르겠지만 국회비준이 요청되면 당연히 정부는 그 결과를 수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반기문 총장의 대선출마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장은 “반 총장을 만난 것이 대선과 관련해서 만난 건 당연히 아니고, 반 총장께 북한 핵문제에 대해 유엔이 좀 더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공식적으로는 우리의 국정현안과 유엔의 관심 사안에 대해 대화를 했다”며 “대선과 관련해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아서 뉴욕현지에서도 기자들이 질문이 있었는데 세 분 원내대표들께서 말씀하시는 게 좋겠다 싶어 그쪽으로 말하도록 했다. 이 자리에서도 대선과 관련해서도 말하는 건 사양하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 6월16일 취임기자간담회에서 정세균 의장은 국회 환경미화 노동자의 직접 고용을 약속했다. 하지만 100일이 지난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CBS 노컷뉴스는 지난 15일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직접고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 의장은 “청소노동자 문제가 아직 완결되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정기국회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의욕과 열정에 비해 (국회의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측면도 있다. 미국은 예산편성을 의회에서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에서 하고 국회는 그냥 심의·의결하는 역할만 하지 다른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예산권을 쥔 정부가 국회 환경미화노동자 직접고용을 막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세월호특별법 개정 및 특검안 처리를 위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 의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여야의 지도자들과 누차 공개적은 아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된다는 제안도 하고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고 부끄러운 심정”이라며 “앞으로도 세월호 문제가 제대로 규명되고 절대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도록 제가 가지고 있는 터전 위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