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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대인 1990년대생의 목소리를 담아낸 <공정하지 않다>란 책이 출간되었다. 언론 비평지 기자 출신으로 현재는 여론조사기관에서 근무하는 조윤호 작가와 지자체 정책연구 기관 박원익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공정하지 않다>는 90년대생들이 원하는 6가지 공정함과 혼돈의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6가지 삶의 무기를 담고 있다.
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서 저자 중 한 명인 조윤호 작가를 지난 7일 서울 당산역 근처에서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지금 벌어지는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한 20대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조 작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20대, 대북 정책 반대가 아니라 왜 그것만 신경쓰냐는 불만의 표현”
- 지난 9월 <공정하지 않다>라는 책을 출간하셨잖아요. 이전엔 미디어 관련 서적을 내셨는데 이번엔 아니잖아요. 다른 분야 책을 소회가 어떠세요?
“일단 예전에는 분야가 언론이나 미디어 분야로 한정된 책이라서 기자라든지 언론계 종사하는 사람 중심으로 반응이 있어서 예상 가능한 측면도 있었는데 지금 이 책은 90년대생 그리고 90년대생을 이해하려는 40, 50대까지 대상이 폭넓고 문제 자체가 되게 복잡하기도 하고 민감한 문제도 있어서 조심스러운 마음이 커요. 과거 책들보다는 훨씬 더 힘들게 써서 이번 책이 가장 반응 좋길 바라는 심정이 있어요.”
- 준비를 많이 해야 했을 거 같은데.
“작년 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했거든요. 20대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하니 그때부터 이 현상을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에 기획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서치하고 책도 읽고 자료 찾다가 4월엔 제가 창원 선거가 있었어요. 선거 후 쓰기 시작해 네 달 정도 걸렸어요.”
- <공정하지 않다>는 90년대생들의 이야기잖아요. 90년대생에 주목한 이유가 있을 거 같아요.
“윗세대들이 보기에 90년대생이 특이하고 종잡을 수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런 존재가 아니라 결국 이들이 나이 들어 40, 50대가 될 거잖아요. 그럼 이들이 가진 생각들과 가치관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 주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이해하려고 한 거죠. 책에는 BTS 사례를 들었는데 BTS가 빌보드차트 1위 했잖아요. 기성세대는 BTS가 갑자기 튀어나온 줄 알아서 깜짝 놀랐어요. 그러나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10, 20대의 끈끈한 팬덤이 있었지만 기성세대 눈엔 보이지 않았던 거뿐이죠. BTS처럼 정치적으로도 90년대생들이 사랑하는 게 결국 주류가 될 텐데 만약 다음 총선에서 20대가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을 지지 안 하고 극단적인 경우 자유한국당 지지하면 그때 가서 20대가 보수화됐다는 건 게으른 분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부터 이들이 뭘 원하는지 똑바로 이해해야 하죠. 그러려면 90년대 생이 어떤 생각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20대에 주목했어요.”
- 20대들 많이 만나셨을 거 같은 데 만나보니 어떤가요?
“기본적으로 이 세대는 윗세대가 보기에 종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 중 하나가 촛불집회 참여해 바로 행동했잖아요. 박근혜 정권 끌어내리고 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품었다가 이들이 실망할 일 생기면 지지 철회하는 게 굉장히 빨라요. 윗세대는 51:49 싸움 많이 했잖아요. 우리 편이라 생각하면 끝까지 믿어주고 해서 우리 편이 1이라도 늘어나야 상대를 꺾을 수 있는 진영론에 익숙한 것 같은데 지금 20대는 그런 거에서 벗어나 있다고 해야 하나요? 어떤 정치 세력 지지하다가도 이들이 실망하면 강하게 비판하고 분노하지만, 이들이 또 잘하면 다시 지지해줘요, 그리고 그 기준에 공정성이 있지 않나 해요.”
- 그럼 공정성 때문에 바로바로 바뀐다고 보세요?
“바뀐다기보다 공정의 기준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자기가 지지했던 사람이라도 이들에 분노를 표하기도 하고 20대 정서는 조국 장관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많이 분노했던 이유가 우리 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분노한 거 같아요.”
- 그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래 우리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분노를 안 하나요?
“분노할 수도 있는데 나 원내대표나 한국당은 탄핵을 거치고 한국당을 끝장낸 세대라서 90년대생의 선택지에서 없거든요. 90년대생은 기본 디폴트 값이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하는 세대거든요. 그러다 보니 한국당은 아웃인 거예요. 그럼 (한국당이) 뭘 어떻게 하건 지지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촛불들 이유가 없죠. 사실 실망이라는 거도 기대하기 때문에 실망하는 거잖아요. 기대조차 안 하면 실망도 안 하겠죠.”
- 많은 사람이 20대 보수화를 얘기하는데.
“결국 어떤 측면이냐인데요. 20대가 가장 분노하는 게 정유라가 얘기했던 돈도 실력이라는 말에 분노해서 거리로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건 20대에겐 대한민국이 신분제 세습 사회로 간다는 것에 대한 강한 분노가 있거든요. 그건 큰 요구가 아니에요. 대단한 사회적 변화라고 보기 힘들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20대는 경쟁에 파묻혀 살아왔단 말이에요. 초중고에서 공부한 게 점수로 환산되어 그거에 따라 대학가고 그 후 취직하려고 경쟁해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공정치 않은 게 들어와요. 20대들은 룰이라도 지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그게 어떤 면에서는 큰 진보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보수화됐다고 보일 수 있어요. 그러나 청년들이 세습 자본주의 반대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굉장히 진보적 사회로 나가는 거거든요. 그러니 우리는 그들이 가진 분노와 변화에 대한 동력을 어떻게든 이끌어서 사회 나은 방향으로 갈 건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 그들이 보수화됐다면 어쩔 거냐는 거죠, 20대가 보수화됐다는 말 자체가 게으르단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20대 남성이 여성주의적 정책에 반발해서 그런 거 아니냐는 말하는데 난민 받을 거냐로 여론조사 보면 20대 여성들 반대가 높거든요, 그럼 여성들이 보수화됐나요? 아니거든요. 자기들이 생각하는 진보적 사안에 동의 안한다고 보수화됐다고 하는 자체가 너무하죠. 일반 사람은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정치 세력 특히 민주당이 그렇게 분석하는 건 게으른 것 같아요. 선거에서 누굴 데리고 이길 생각인가요?
저는 내년 총선 되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조 장관 사태로 지지층 결집했지만, 서초동 집회에 20대가 나가지 못해요. 그럼 그들에게 ‘왜 이런 집회 안 나와? 니넨 보수화됐어’가 아니라 그들이 나갈 수 있는 구호를 만들어 줘야 하는 거예요.”
- 문재인 정부에 20대들 지지율이 낮은 거 공정하지 않다는 거고 여기서 공정의 의미는 진보죠. 즉 문재인 정부가 진보적이지 않아 지지율이 낮다는 건데 20대에서도 남녀로 지지율이 다르잖아요. 대부분은 정부가 여성을 옹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이것도 동의 안 하시네요?
“지난해 12월 문재인 정부 하락의 원인이 뭔지 제가 일하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서 2030세대에게 물어본 적 있었어요. 1위가 일자리, 주거 같은 사회 경제적 문제 해결하지 못한다였고 2위는 북한 문제 몰두 였고 3위 성별 갈등으로 이게 소위 말하는 젠더 문제예요, 이중 청년 남성 같은 경우 1위가 성별갈등 관련 대응의 미흡, 2위가 일자리, 주거 같은 사회 경제적 문제 비슷하게 나왔거든요. 3위가 북한 문제 몰두였고 여성 1위는 일자리, 주거 같은 사회 경제적 문제, 북한 문제 등으로 꼽았어요. 보수파들은 이걸 보면 20대는 문재인 정부 친북 행보에 반감을 가진다고 해석하거든요. 저는 그게 표면만 본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그렇게 해석할 경우 남북 정상회담하고 남북관계 적극 해결하려는 모습을 문재인 정부가 보였을 때 20대도 강하게 지지했거든요, 그런 걸 설명할 수 없어요. 그게 아니라 우리 사회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일자리 주거가 심각해지는 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 문제 밖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는 불만이 그렇게 표현됐다고 생각하거든요.
페미니즘 문제도 저는 기본적으로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고 촛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내 삶은 바뀌는 게 전혀 없는 거 같은데 이 정부는 북한 문제해결에만 몰두하고 있고 페미니즘 편향 정책만 내놓는 게 아니냐는 표현으로 그런 응답이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청년 문제 해결하고 우리 사회 불공정 문제 해결한다고 했을 땐 기본적으로 그들이 가진 공통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갈등을 확신 시키지 않고 모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잖아요. 그러려면 더 강한 사회 경제적 개혁을 통해 그들 불만이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 책에 보면 공정의 의미를 진보로 해석하셨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제목이 ‘공정하지 않다’잖아요. 그렇게 한 이유가 뭐냐면 우리가 사실 어떤 게 공정한 시스템인지 말하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사람들 생각이 다르죠. 그러나 저는 최소한 그게 돈도 실력인 세습 자본주의라든지 내 미래가 내가 노력하는 거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결정되는 시스템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생각에 이 제목으로 한 거예요.
지금 자본주의 체제가 세습 자본주의로 가잖아요.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영국의 노동당 코빈이라든지 스페인의 포데모스 미국의 버니 샌더스 등 진보적 정치인을 청년들이 지지하는 이유도 세습 자본주의가 신분제로 된 걸 해결해달라는 거고 외국 청년의 문제의식을 대한민국 청년도 동시대기 때문에 잘못된 세습 자본주의를 막아달라는 건데 그런 건 진보적 요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불공정이라는 소박한 요구로 시작하지만, 그 요구 듣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다 보면 진보로 나가는 거죠.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거에 80% 가까이 되는 20대가 동의해요. 20대 보수화 측면에서 보면 이건 이해 안 돼요. 부동산은 세습 자본주의 결정판이잖아요. 그러면 20대가 강력 지지하고 그래서 부동산 규제가 강해지면 굉장히 진보적 방향의 변화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서 불공정한 게 세습 자본주의 반대라고 하면 이들의 목소리가 진보적 방향으로 가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측면으로 봤어요.”
“20대들, 10~20년 후 주류 돼 있을 것, 냉소주의 빠지지 말라”
- 요즘 86세대에게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주장이 많은 데 작가님은 이 말에 동의 안 하던데 사다리를 무엇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사다리라는 말이 예를 들어 미래의 삶이 내가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정 통로라면 그럴 수 있다고 봐요, 우리 사회 사다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고요. 그러나 제가 언론 인터뷰에서 사다리를 이야기했던 이유는 윗세대 생각엔 쟤네들이 경쟁하고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자기가 잘 먹고 이기적 욕망 추구하려고 저런다고 인식하는 거 같아서 그 말을 드린 거거든요. 김용균 씨가 신분 상승하려고 한 거 아니잖아요. 그는 자기가 안전하게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건 너무 당연한 거고 이런 청년들에게 윗세대 일각에서 청년들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되려는 것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자기 신분 바꾸려는 이기적인 거로 본다면 잘못된 거고 그렇게 표현하면 안 돼요.
사실 윗세대가 사다리 걷어찼다는 말속에는 기회나 자원 같은 걸 윗세대가 독점하고 걷어차서 아랫세대의 사다리를 빼앗아야 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세대의 문제가 되는 데 윗세대도 성공 누리는 사람은 소수잖아요, 그리고 86세대가 잘못한 일은 동년배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그게 아래로 전이되며 청년들이 불평등을 겪는 거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게 맞지 않다고 느껴서 그런 말씀 드렸습니다.”
“세대갈등 조장한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이 책에서 청년 세대 계급이라는 말을 썼거든요. 저희가 세대 문제에 주목한 이유는 윗세대가 아랫세대 착취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 세대 자체가 하나의 동질한 계급화가 되고 있지 않나 하는 거죠. 어떤 사회든 그 사회에서 가장 힘든 삶을 사는 것이 누구냐에 대한 이미지가 있어요. 60년대 미국은 흑인이었고 지금 유럽은 이민자일 거예요. 그럼 대한민국에서 그런 이미지가 저는 20대 청년들인 거 같아요. 학자금 대출 갚아야 하고 20대 80%가 대학 가는 데도 실업률은 최고로 높고 비정규직으로 시작해 비정규직으로 끝나는 동질감이 있는 세대죠,
과거 운동권이 계급 의식 강조했던 이유는 노동자가 하나 되어 사회를 바꾸자는 거잖아요. 그러나 지금 이미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사회는 노동자가 하나 아니에요.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나눠서 그렇게 돼버렸어요. 이걸 회복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저는 과거 계급의식을 갖춰서 사회 변화를 이끈 노동자 계급이 이 시대에 누구일까라고하면 가장 밑바닥 삶을 공유하고 있고 대부분이 동질화되어가고 있고 하지만 동시에 촛불혁명을 겪어냈던 20대들이 하나의 계급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차원에서이죠.
하지만 이걸 세대 문제로 보지 않는 이유는 이들의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국민 다수의 문제 해결하는 거란 것이거든요, 청년 세대가 빈곤해지면 부모 세대는 그들을 부양해야잖아요. 그럼 부모 세대는 노년 대비 못 해요. 그럼 빈곤화되거든요. 청년 세대가 희망을 잃으면 중장년은 삶의 여유를 잃고 노년은 빈곤해져요.` 이 굴레가 대한민국 세습자본주의 이끄는 굴레인데 이것에 가장 분노하는 20대들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고리를 끊어야 해요.”
- 책 내용 중에 PC주의라는 단어가 있어요. PC주의를 모르는 분도 않을 거 같은데 설명 부탁드려요.
“PC주의라는 건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거죠. 지금 10, 20대들은 문화 콘텐츠를 다양하게 소비하기 때문에 PC주의를 체감적으로 다 알고 있거든요, 원래 PC주의 정의라는 건 미국 같은 데에서 정치적 관점에서 차별이나 편견을 없애는 게 올바른 것이란 건데 한국 같은 경우 90년대 중반 페미니즘이나 환경운동, 성소수자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퍼지기 시작했거든요.
이게 20대들에게 심각한 이유는 PC주의를 둘러싸고 온라인 공간이나 20대들 사이 수많은 논란이 벌어져요. 예를 들어 PC주의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편견이나 차별을 바로 잡자는 거예요. 대표적인 게 언어로 드러나거든요. 시대가 변하면 언어가 변하고 상식이 변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또 사람들 인식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데 문제는 지금 인터넷 공간에서 PC주의나 문화 콘텐츠에 대한 PC주의가 대중의 보편적 인식을 비하하거나 개인의 사생활 공격하는 양상으로 드러나거든요. 이 사람이 특별히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 아닌데도 사과하라거나 공적인 책임을 묻는 측면이 너무 과도하게 벌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유병제 씨가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를 보고 이 드라마 잘 만든 거 같다고 했다가 욕먹고 사과했거든요. 저는 어처구니 없었어요. 개인 취향이잖아요. 그런 문화 콘텐츠를 보고 그것에 대한 감상을 얘기하는 거조차 떼로 몰려가 사과하라는 거 자체가 웃기죠. 그리고 여성가족부에서 아이돌 외모 가이드라인 내는 거 있잖아요. 그런 거도 20대들은 국가기관이 개인 사생활에 개입하는 거로 보이거든요.
정작 국가권력이 동원되어야 할 곳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고 부동산 규제하고 재벌 대기업 규제인데 그걸 개인이 어떤 아이돌 좋아해야 하는지의 문제로 들어오게 되면 청년들은 불공정하다고 보는 거죠. 이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낀 게 어떤 청년 단체에서 선거연령 낮추자는 캠페인 하고 있었어요. 거기 참여한 청년 활동가 한 분이 지나가는 사람 참여를 독려하려고 남자 친구, 여자친구와 가는 청년이 보였나 봐요. ‘거기 있는 분들 서명하시면 남친이 좋아하고 여친이 좋아합니다’라고 한 거예요. 근데 누군가 그에 대해 그 말은 성 소수자를 배려 못 한 말이라고 문제제기를 한 거예요. 이 사람이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한 거도 아닌데 자칫 누군가를 검열하고 비난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근거가 되면 이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욕먹을 거 같으니 아무 말도 말아야지’라거나 아니면 내가 성소수자 아니니 말할 자격 없나 본다며 침묵하게 돼요. 그럼 이 운동은 계속 소수로 남는 거거든요. 사실 성소수자 운동은 다수의 이성애자가 지지해야 성공할 수 있잖아요.”
- 책 쓰며 느낀 점도 있을 거 같아요.
“저는 기성세대의 성찰이나 기성세대가 20대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저는 그 못지않게 20대들이 냉소주의 빠지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하지만 이 책 쓰며 자료 조사를 하다 보니 변화라고 하는 게 사람들 보기엔 느리게 온다고 느끼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온다는 걸 절감하게 되었어요. 저 대학 1학년 때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어요. 그때 미래에서 저에게 타임머신 타고 와서 ‘10년 뒤 대통령 끌어 내린다’라고 했다면 제가 그에게 뭐라 할까요? 제정신이냐고 했겠죠. 그러나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 거거든요. 변화는 우리 예상보다 빨리 오고 그 변화를 빨리 얘기하는 사람이 미래를 갖게 되거든요. 이 책은 20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변화는 빠르고 여러분이 10년 후 20년 후엔 주류가 돼 있을 거다. 그걸 생각하고 냉소주의 빠지지 마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대안 언론에 관심 가지고 챙겨보고 구독도 하는 것 자체가 사회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거든요. 없으면 기성 언론 찾아보겠죠. 그러나 독자님들 못지않게 20대들도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강한 비판과 분노가 있어요. 결국에는 세세한 거로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거에 대해 독자님들 의견과 90년대생이 일치할 거예요. 그런 관점에서 다같이 함께 이룰 변화가 뭔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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