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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청문회, 여당 안 받아도 야당끼리 연다”

“백남기 청문회, 여당 안 받아도 야당끼리 연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등 야 3당, 검찰개혁 특위 및 사드 특위 등 8월 국회 처리 합의

새누리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차원에서 백남기 농민 사태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이 안 받아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 위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더민주 의원 10여명은 3일 오후 백남기 농민이 치료를 받고 있는 혜화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을 찾았다. 백남기씨의 가족과 정현찬 백남기대책위 공동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야3당이 모여서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 합의해 여당에 청문회를 요청했다. 여당이 받아줄진 모르지만 야3당은 공식적 합의해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당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며 “야3당 원내대표들은 여당이 청문회를 안받아도 야3당끼리 진상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면 더이상 모른척하고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일 오전 우상호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회동을 갖고 국회 내 검찰특위 및 사드 특위 구성, 5‧18 특별법 공조, 8월 국회에서 원포인트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조사기간 보장 추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및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백남기 농민 청문회 개최, 어버이연합 게이트 청문회 개최 등에 합의했다.

야3당이 공조를 통해 새누리당이 반대하는 사안을 밀고 나가기로 합의한 셈이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회동 자리에서 “세월호 특조위 활동 보장 문제와 백남기 청문회 등은 총선 과정에서 야당이 공동으로 약속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 여당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이 나라를 1㎝도 움직일 수 없다. 추경 처리도 1㎝도 앞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현찬 백남기대책위 공동대표는 우상호 원내대표 등 더민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가 백남기 농민 사태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정 대표는 “8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고 사과 한마디 없고, 검찰 수사도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가족들은 청와대 앞에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일인시위를 하고 검찰청 앞에서 하기도 하지만 권력의 폭력이기 때문에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번 20대 국회가 반드시 청문회를 통해서라도 꼭 좀 해결을 해줘야할 것 같다. 기댈대라곤 국회뿐”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검찰 휴가 중이라 못 찾아갔는데 휴가 끝나면 우리당 의원들이 검찰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국회에 신부님, 사제님들, 농민들을 초청해서 소생을 위한 기도회, 시국미사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그런 모든 활동을 야3당이 공동으로 해서 이슈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3개월동안 잊혀졌다고 속상하셨을 텐데 잊은적 없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민심은 시위에서 있었던 일과는 무관하게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서 사경을 헤매는데 납득할만한 진상조사를 한번도 안 한다는 것은 있 을수 없다는 게 대체적 여론이다. 법원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공판에서 물대포는 무리한 과잉진압이란 것을 인정했다”며 “법원에서 인정하면 후속수사를 해야하는데 검찰이 감싸고, 국회엔 수사중이라고 하고 실제는 수사를 안하고, 진상을 은폐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현찬 대표에게 “새누리당에도 면담신청을 했나. 요청했는데도 답이 없나”라고 물었다. 정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고 우 원내대표는 “만나주지도 않으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인간적인 면에서도 이러면 안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부모들이 총에 다 맞아서 맘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 다른 사람보다 가족들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릴 수 있고 당사자의 마음을 더 헤아릴 수 있는 게 박 대통령 아닌가. 본인이 당해봤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한 “여당 입장은 있지만 국민들의 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해서 있는데 국민의 의결기구로서 행정부나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할 것이 아니라 같이 나서서, 여야가 같이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야3당의 공조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 후보 2차 합동연설회 인사말에서 “국정을 책임진 여당 원내대표로서 민생·경제를 외면한 야당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여당과 이야기해 실마리를 풀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야 3당이 공조하면서 자기들 주장만 갖고 압박한다”고 반발했다. 야3당의 공조로 이슈와 국정주도권을 빼앗길까 우려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