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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의 힘 자랑” vs “당당하게 표결에 임하라”

“더민주의 힘 자랑” vs “당당하게 표결에 임하라”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 막으려고? 새누리당 본회의 계속 연기… 여소야대 국회 본격 힘겨루기 돌입

23일 대정부질문 등의 국회 일정이 새누리당에 의해 미뤄졌다. 새누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일정까지 미루는 모양새다.

당초 여야는 23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를 열고 교육, 사회 분야 대정부질문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0시 30분으로 본회의가 미뤄지더니, 오후 2시로 연기됐다.

본회의가 연기된 이유는 새누리당의 의원총회 때문이다. 여야는 대정부질문을 마친 후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 132명이 제출한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표결처리할 예정이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본회의가 열리기 전 의원총회를 열어 해임건의안 표결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의총이 길어진다는 이유로 본회의 자체를 미뤄버린 것이다.

새누리당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23일 오전 브리핑에서 “금일 본회의가 새누리당의 의총 진행 명분으로 무산됐다. 이는 법에 따른 김재수 농림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표결처리를 방해하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판단한다”며 “오늘과 같은 행태가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는 이유가 된다. 당당하게 표결에 임하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면 안 된다고 맞섰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23일 의원총회에서 “더민주가 국정의 한 책임을 담당하는 제1야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해서 (하는) 정말 갑질행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해임건의안 표결을 강행하는 것은 제1야당 더민주의 힘자랑 말고는 아무런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명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여야 합의없는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등 절차 상 맞지 않는 그야말로 여소야대 정국을 이용한 수적 횡포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야당은) 세월호 특조위 기간을 연장해주거나 어버이연합 청문회를 받아들이면 해임건의안을 철회하겠다는 등의 낯뜨거운 정치흥정을 서슴없이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를 계속 미룰 경우 야당 단독으로 해임건의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22일 당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의원님들은 내일(23일) 본회의 개의 후 산회까지 반드시 자리를 지켜주시기 바라며 특히 밤늦게까지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내일 일정을 모두 취소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회의장 역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의사일정을 정함에 있어서 3당이 합의를 해주면 그것을 존중하겠다. 특정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당연히 의장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국회법대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법은 ‘본회의에 보고된 해임건의안은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로 표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은 지난 22일 오전 10시에 본회의에 보고됐다.

새누리당 역시 야당 단독으로 해임건의안이 처리될 가능성에 대비해 자당 의원들에게 자정까지 비상대기하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 새누리당은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향후 발생할 정기국회 파행책임은 제1야당인 더민주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정기국회 보이콧 가능성을 암시했다.

김재수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인 15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 132명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는 점, 새누리당이 반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당 의원 19명 이상이 해임건의안에 찬성해야 가결될 수 있다. 국민의당은 당초 야3당 합의에서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으나 실제 제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