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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누구의 편도 아닌 세대…지지 받고 싶으면 검찰개혁 당위성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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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누구의 편도 아닌 세대…지지 받고 싶으면 검찰개혁 당위성 제시해야”

‘공정하지 않다’(지와인)는 세 가지 이유에서 관심을 끄는 신간이다. ①서점가나 미디어에서 요즘 가장 주목하는 키워드 ‘90년대생’을 분석했다. ②조국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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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지 않다’(지와인)는 세 가지 이유에서 관심을 끄는 신간이다. ①서점가나 미디어에서 요즘 가장 주목하는 키워드 ‘90년대생’을 분석했다. ②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인 공정성의 가치를 파고들었다. ③두 저자가 그동안 논객으로 쌓은 명성이 상당하다.

①∼③번 가운데 ③번부터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책을 펴낸 박원익(32)과 조윤호(30)는 각각 ‘박가분’ ‘조본좌’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청년 세대 대표 논객이다. 고려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원익은 ‘일베의 사상’ ‘포비아 페미니즘’을 썼고, 여론조사기관에서 일하는 조윤호는 ‘나쁜 뉴스의 나라’ ‘프레임 대 프레임’ 같은 책으로 호평을 받았다.

먼저 궁금한 건 어쩌다 두 사람이 90년대생과 공정성에 관한 책을 쓰기로 했느냐는 것.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박원익과 조윤호는 “책을 쓰기로 결심한 건 지난연말”이라고 했다. 현 정부를 향한 20대의 낮은 지지율이 정치권 안팎에서 화제가 되던 시기였다.

“많은 사람이 20대가 보수화됐다는 식으로 단언했어요. 요즘 젊은이들이 이기적이라는 목소리도 있었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전부 헛다리를 짚은 거라고 판단했어요.”(박원익)

그렇다면 왜 많은 20대가 문재인정부에 등을 돌렸을까. 책에 담긴 내용에 따르면 그 이유는 현 정부의 정책이 90년대생이 보기에 진보적이지 않아서다. 20대는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농단에 반발하면서 “왕을 끌어내리는 혁명”에 가담한 세대다.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90년대생은) ‘문제는 정치’라고 학습한 세대이기 때문에 정부에 요구하고 기대하는 수준도 높다. 그만큼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는 기득권 세력에 대해 무서울 만큼 냉정하게 평가한다.”

이색적인 분석이나 전망이 적지 않다. 두 저자는 청년 문제를 세대갈등의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 반기를 든다. 이들은 “지금의 20대 청년들은 윗세대의 양보가 아니라 공정한 세상을 원한다”며 “우리가 싸워야 할 최종 보스는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세상”이라고 적었다.

‘청년세대계급’이라는 용어를 내세운 것도 주목할 만하다. 90년대생은 이전의 어떤 세대보다 계급적 유사성을 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90년대생은 불공정한 일이 벌어지면 다른 세대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일까. 조윤호는 “세대 자체가 동질화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90년대생은 이전 세대보다 많은 이들이 대학에 진학했고,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자랐고, 기술을 다루는 일에 능숙해요. 구성원들 간의 실력의 격차가 크지 않죠. 이런 상황에서는 미미한 ‘불공정의 개입’이 결과를 뒤집어버려요. 반발이 클 수밖에 없어요.”

‘조국 파문’을 둘러싼 논란에서도 조 장관을 지지하는 20대의 비율은 30, 40대에 그것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짐작컨대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한 것처럼 여겨지는 석연치 않은 의문들이 원인일 것이다.

“많은 대학생이 장관 임명에 반대하며 촛불을 들었잖아요? 20대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바로 비판을 하고, 촛불을 들고, 행동에 나서는 세대예요. 기성세대가 보기에 종잡을 수 없는 집단처럼 보일 수 있죠. 하지만 ‘누구의 편도 아닌 세대’가 90년대생이에요. 자신의 기준에 맞으면 지지하고, 기대에 어긋나면 지지를 철회하는 집단인 거죠.”(조윤호)

“20대가 조국 사태와 관련해 앞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거라고 봐요. 현 정부는 사법개혁의 당위성을 확실하게 제시해야 해요.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90년대생은 검찰 개혁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세대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박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