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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논문 및 레포트

베이징 올림픽 이후 한중청소년 교류방안

한중대학생포럼 때 발표용으로 썼던 글

베이징 올림픽 이후 한중 청소년 교류방안

Ⅰ. 서론: 한중 청소년 교류의 필요성

전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켰던 티베트 독립 문제와 그밖에 중국의 소수민족 문제, 그리고 베이징 원주민의 강제이주 문제 등 여러 논란거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전 세계인들은 올림픽의 화려한 개막식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으며 거대하고 웅장한 경기장과 베이징의 화려한 시가지, 그리고 개막식 보다 더 화려했던 폐막식 등은 그동안 사람들이 지니고 있던 중국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는 데에 중요한 역 할을 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지난 몇 년간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만큼 중국에 있어 단순한 올림픽 그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 번째로 올림픽 기간 동안에 중국이 보여준 베이징의 고층 건물들과 발달된 시설들, 그리고 질서 정연한 시가지의 모습은 그 동안의 경제적 후진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이 여전히 정치적으로는 폐쇄적인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이 앞으로 적극적인 대외교류와 개방을 지향해 나갈 것임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동안 경제 개방을 통해 주변국들과 경제적인 교류와 협력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올림픽은 세계인들의 교류의 장(forum)이 중국 수도에 마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중국이 경제적인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그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도 대외교류와 협력을 증대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의 대외교류와 개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올림픽 기간 동안에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미묘한 반중, 반한 감정이 나타나는 모습이 보였다. 예를 들어 중국 사람들은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야유를 보냈고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에는 경기 상대국을 응원하거나 한국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 할 수 없도록 방해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러한 소식을 접하면서 인터넷상에서 중국 사람들을 비방했다. 물론 국민 전체가 아닌 일부 사람들에 의한 행동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한국과 중국 사이에 서로를 우호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사실 이러한 한, 중간의 반중․반한 감정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영토문제를 비롯하여 역사문제와 조선족 문제, 그리고 경제적, 인적 교류가 증가하면서 중국인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등 서로 간의 불신의 씨앗을 키우는 사건들이 계속적으로 발생 했다. 한국과 중국은 이러한 문제들을 이성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민족’과 ‘국가’를 앞세우며 감정적으로 대응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쌓였던 서로에 대한 나쁜 감정들이 베이징 올림픽 기간 동안 표출된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과 중국 간에 그릇된 반중․반한 감정을 불식시키고 서로 간에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이러한 교류의 필요성에 근거하여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지향해야 할 교류 방향과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다양한 한중교류 중에서도 우리는 “청소년 교류”에 주목하고자 한다.

90년대 중국에서 한류 붐이 일어났을 때에 한국의 연예인들과 드라마에 가장 열광했던 계층은 중국의 청소년들이었다. 그들은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따라다니고 한국 연예인과 관련된 문화상품들을 구입했다. 그 결과 중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러한 한류열풍은 한국과 중국 간에 문화적인 교류의 장을 제공했다. 중국 사람들은 대장금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한국 가수들을 통해 한국의 대중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한류 열풍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 간에 다양한 문화 교류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한류 열풍이 주춤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한국의 드라마와 문화상품들은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이처럼 한중 문화교류의 계기가 된 한류열풍에는 청소년들이 큰 역할을 했다.

청소년들이 한류열풍을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청소년이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시대의 문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데 가장 주도적인 집단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에서 한국 문화를 접함으로써 한국을 알리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계층은 중국이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가치관과 정체성이 확고히 자리 잡은 일반 성인들과는 달리 주위의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쉽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이유로 한중 교류에 있어 청소년들이 상대 국가에 대해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속시켜 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바람직한 교류방안이 필요하다.

Ⅱ. 본론

1. 한중교류의 현황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세계화, 글로벌화의 바람을 타고 한국과 중국 간에는 많은 교류가 이루어졌다. 첫 번째 사회・문화・인적 교류로 1992년 수교 당시 불과 13만 명에 불과했던 양국 국민 간 상호 방문자 수는 2005년 425만 명에 달해 무려 47배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2005년 기준으로 중국을 방문 한국인 수는 354만 5천명(중국은 한국의 제1의 여행국에 해당한다.)에 달한다. 또한, 여행객만이 아니라 중국 내 상시 체류하는 한국인은 20만 명, 유학생이 3만5천 명에 이른다. 두 번째 외교, 안보분야의 교류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다.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의 방중을 시작으로, 김영삼(1994), 김대중(1998) 및 노무현(2003, 2006) 등 한국의 역대 대통령이 모두 방중 하였고, 중국 측에서도 장쩌민 국가주석이 1995년 방한한 데 이어 2005년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국빈 방한하는 등 정상간 상호 방문이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 또한 양국은 북한 핵 문제 등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 정세와 관련된 안보 이슈들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UN, APEC 및 ARF 등 각종 국제 및 지역무대에서도 상호 입장을 지지하면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세 번째로 양국 간의 교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분야는 경제・통상 분야이다. 한국 측 통계에 의하면 2005년 기준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위 교역 상대국(1,005.8억불)이자 제1위 수출대상국(620억불), 제1위 흑자대상국 (234억불)이며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은 중국의 제3위 교역상대국이다. 이와 같은 양국 간 교역은 14년 전 수교 당시인 1992년의 50억불 규모 대비 약 20배 가량 증가된 것이다. 현재 약 3만여 개에 달하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여 총 214.7억불을 투자하고 있는 등 한국은 2005년 한 해에만 35억불을 중국에 투자하는 등 현재 중국은 한국의 제1위 투자대상국이다. 2005년 11월 후진타오 주석 방한 때 양국은 이러한 경제, 통상적 교류를 더욱 확대하여 2012년까지 100억불의 교역 규모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단순히 양적으로만 교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관광, 스포츠, 문화예술, 학술, 교육, 방송,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가 정부,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져왔다. 이러한 한중 교류는 정부 간 협정과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에 의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왔다. 특히 지난 2005년 11월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방한했을 때 한중 양국은 수교 15주년이 되는 2007년을 ‘한・중 교류의 해’로 정하고 양국 간 상호 이해증진을 위해 다양한 교류 행사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그리고 실제로 작년 2007년에 양국의 각종 문화공연 및 축하 리셉션으로 이루어진 ‘2007 한・중 교류의 해’ 기념행사를 실시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 말고도 민간단체에서도 다양한 한중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중교류협회, 한중친선협회, 한중경제친선교류협회, 한중우호협회, 한국해외문화교류회, 한중친선협회, 한중학술문화교류협회 등의 민간교류단체들이 민간 차원에서의 한중 교류를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 한중교류의 문제점

물론 한중교류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상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교류에는 문제점이 있다. 바로 교류가 지나치게 문화교류나 단순한 인적 교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 <그래프 1>를 보면 알 수 있듯이 2007년 정부가 추진한 공식 한중 교류 행사 중 문화교류가 차지하는 횟수가 41건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학술․교육․언론 행사인데 말이 좋아 학술․교육․언론 행사이지 연수나 유학생, 장학생, 교사 등을 위한 연수나 포럼이 대부분으로 단순한 인적 교류에 불과하다.

단순한 방식의 교류가 항상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교류란 단절되어있던 다른 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만나고 이를 통해 문화나 사상 따위가 서로 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생소한 집단들 간의 교류에는 단순하더라도 일단 서로 만나고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는 일 등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설명했듯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 교류는 양적으로 많이 증가했고 서로 간에 만나고 서로의 문화를 체험하는 일들은 많이 이루어졌다. 이제 양국이 서로를 인식하는 과정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한중 교류의 목적이 “인식”에서 “왜곡되지 않은 인식”으로 바뀌어야 하며 그 목적은 “방향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즉 양국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관한, 양국 간에 가지고 있는 역사적, 정치적 갈등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라는 방향으로 한중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문화 체험, 양국 대학생 간의 만남 같은 초기 단계의 교류보다는 양국의 역사, 정치, 경제 문제들에 관해 깊이 있게 토론하고 해답을 모색하는 보다 깊이 있는 학술교류가 증대해야 한다.

<그래프 1> 생략

이러한 한중 교류의 목적을 청소년 교류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피력하였듯이 타문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계층이 바로 청소년이며 앞으로 교류가 점차 확대될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이들이 바로 청소년들이다. 그렇기에 양국의 청소년들은 서로를 왜곡되지 않은 객관적인 모습으로 바라보고 더 나아가 앞으로 그들이 직면하게 될 양국의 현안들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청소년 교류는 대부분 언어 교육이나 문화 탐사, 문화체험, 기업견학, 단순 인적 교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방식을 바꿔 청소년들끼리 모여 양국의 현안과 갈등하는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는 청소년 학술교류가 확대되어야 한다. 예컨대 반한․반중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동북공정에 관해 토론하고 양국의 경제관계에 대해 토론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의 마련은 상대를 텍스트로 이해하거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대상을 바라보는 오류를 바로잡아줄 것이며 앞으로 양국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Ⅲ. 결론

1992년 한중 수교 이후의 정부 협정을 통한 정치적, 경제적 교류는 그 이후 문화, 관광, 스포츠, 예술, 학술 분야에서 교류 활동의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이렇게 다양해진 분야에서의 한중 교류가 이전까지는 정부를 통해 중점적으로 이루었지만 이제는 이를 토대로 민간단체에서의 보다 활발한 교류가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도 한중교류협회, 한중친선협회, 한중경제친선교류협회, 한중우호협회 등 다양한 민간단체가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교류에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은 공식적으로 끝이 났지만 한, 중 교류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일부 사람들의 비뚤어진 반중․반한 감정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든든한 동반자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한중 교류는 더욱 더 확대되어야 마땅하다. 그 교류는 통계를 위한 전시성의 교류가 되어서는 안되며 서로를 단순히 ‘알아 가기’ 위한 교류보다는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교류가 되어야 한다. 특히 각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도희, 「한중 문화교류의 현황과 사회적 영향」, 한국정치학회 한-중 학술교류협력위원회, 2007.
장영, 「중국에서 ‘한류’현상과 한국 드라마 수용에 관한 연구: 중국 대학생을 중심으로」, 연세대 석사 학위 논문, 2003.
이경태, 「중국인들, 왜 한국 관중에 야유할까?」, 연합뉴스, 2008.08.22.
유강문, 「‘야유’ 퍼붓는 중국……‘반한감정’ 어디서 폭발했나」, 한겨레, 2008.08.27.

인터넷 자료
http://blog.daum.net/hanho2021/3490006
http://www.koreachina2007.net
http://youth.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