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제1당, 흥분되겠지만 잠깐 즐기고 잊어라”
더민주 선대위 해단식에서 “정당은 정권 창출 못하면 의미없어” 기강 다잡기… ‘당의 체질 변경’ 예고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구호가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정권교체다”라는 구호로 바뀌었다.15 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선대위 인사들은 “정답은 정권교체”라는 구호를 외쳤다. 413 총선 전까지는 “정답은 투표”라고 외쳤다. 그 투표 결과 더민주가 새누리당의 과반을 저지하고 원내제1당으로 떠올랐다. 이제 남은 건 정권교체라는 뜻이다.
해단식에 참여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갑작스레 1당이 되니 흥분도 되시겠지만 잠깐 즐기고 잊어버리시고 지금부터 다시 긴장된 자세로 내년 대선을 위해 모두 함께 협력하자”고 말했다. 김 대표가 해단식 현장에 등장하자 선대위 관계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김 대표는 “여러분들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잘 읽으리라 생각한다. 이번에 수도권 에 나타난 성난 민심이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 단순히 결과를 놓고 승리에 도취될 것이 아니라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한다는 것을 아주 잘 음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한 “승리에 도취 할 게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뭘 해야 내년에 닥쳐올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발언은 더민주의 예상 외 선전에 대한 일종의 ‘기강 다잡기’로 해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제가 국민께 드린 약속은 국민이 정권을 교체하고 싶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수권야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러분 보시다시피 (더민주는) 지나칠 정도로 내부적으로 봉쇄되어 있는 상태로 안주를 하다 보니 선거라고 하는 걸 한 번도 제대로 이겨보지 못했다”며 “우리가 뼈저린 경험을 했기에 수권정당이 되기 위한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당이 정권을 창출하지 못하면 정당으로서의 존재 의미가 없다. 정당이 국회의원만 배출하고 항상 2등이라는 멍에 속에 앉아 국회의원이 마치 정치를 즐기는 것 같은 인상을 국민들에게 줄 것 같으면 국민들이 정치를 배격하고, 정치가 배격되면 나라 발전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파동 뒤 복귀했을 때 내세운 ‘당의 정체성’ ‘체질 개선’을 다시 한 번 거론했다. 김 대표는 “당의 체질을 변경시키면 저는 내년에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누누이 말하지만 여러분들이 과거의 어느 개념에 사로잡히거나 정체성이니 뭐니 이런 데서 탈피해서 개방적으로 국민의 정체성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느냐. 이런 점에서 모두 협력해 정권교체를 이뤄야만 당의 꽃이 필 수 있다. 모두 각오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취임할 때부터 강조한 ‘운동권’ ‘친노’ 색채 지우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임명한 2기 비대위원 인선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15일 이종걸 원내대표, 진영 의원, 양승조 의원, 정성호 의원, 김현미 의원, 이개호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진영, 정성호, 김현미, 이종걸 의원 등 수도권 의원이 다수를 이뤘고 계파색이 옅거나 비노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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