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4박 5일 오사카 여행기 ④ <오사카성으로 시작해 야키로 끝나다> 오사카에 오기 전 나에겐 하나의 편견이 있었다. 오사카의 랜드마크 오사카성에 관한 것이다.역사와 유적보다 미식과 놀 거리로 유명한 오사카의 유일한 대중적 유적지가 있다면 바로 오사카성이다. 해자로 둘러쌓인 요새, 오사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무엇보다 삐까뻔쩍한 천수각의 위용. 오사카에 와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오사카성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오사카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거점으로 삼았다는 그 오사카성과 전혀 다른 것이다. 복원된 천수각은 목조가 아니라 철근콘크리트로, 그 자체로 현대 건축물이다. (정확히 말하면 천수각은 1931년 만들어진 20세기 건물) 철근콘크리트야 불타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이해한다지만 옆에 붙어 있는 그 흉물스러운 엘리베이터의 꼬.. 더보기 4박 5일 오사카 여행기 ③ <헤이조쿄에서의 1대1 데이트> 1월 28일, 오늘은 오사카 동쪽으로 향한다. 목적지는 8세기 일본의 도읍지였던 ‘나라’(헤이조쿄)다.지난 밤에 자주 애용하는 여행 가이드앱 ‘get your guide’에서 나라 투어를 예약해두었다. 고민 고민하다 밤 9시에 예약했는데 다행히 마감되지 않았는지 나라역 3번 출구 앞에서 보자는 가이드의 답장을 받았다.일본의 민속학자 야나키 구니오에 따르면 ‘나라’의 어원은 평평하게 한다는 뜻의 ‘나라(平)’에서 왔다. 구릉지를 완만하게 만든 땅이라 ‘나라’라 부르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라 이전의 고대 일본의 도읍지는 후지와라쿄(현재의 가시하라시)였다. 치수와 교통망 등 여러 문제가 있었으나 결정적으로 역병이 심하게 도는 바람에 당시 겐메이 천황이 재수가 없다고 여겨 새로운 도읍지를 마련했다고 한다.. 더보기 4박5일 오사카 여행기 ② <세계 3대 무덤을 찾아서> 1월 26일 오사카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의 목표지는 오사카 남쪽에 있는 ‘사카이’라는 도시다. 사카이는 오사카지만 사실 오사카가 아니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일본의 행정구역은 ‘도도부현’(都道府県)‘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메이지 유신 때 ‘폐번치현’이 이루어지며 정착한 시스템으로 도쿄都, 훗카이道, 교토府와 오사카府,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현(県)이다. 이 도도부현 아래 시정촌이라는 하위 행정구역을 두고 있다.대부분 한국인들이 오사카라 인지하고 있는 곳, 즉 난바역, 우메다, 도톤보리 등은 모두 ‘오사카부 오사카시’에 속한다. 그리고 내가 들를 곳은 ‘오사카부 사카이시’다. 행정 체계상 오사카부에 속하긴 하지만 오사카시는 아니라는 뜻.오사카의 중심부도 아니고 여행지로는 잘 찾지 않는 사카이를 방문.. 더보기 4박 5일 오사카 여행기 ① <도톤보리에도 역사가 있다> 2025년 1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을 때 ‘잠시 일본 여행이라도 다녀올까’라는 생각이 든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사카를 선택한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자유 여행지 1위, 한국인의 N차 방문 여행지 1위.“오사카와 구이다오레, 교토와 키다오레”(오사카는 먹다 망하고 교토는 입다 망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입을 즐겁게 해주는 맛집의 도시.테마파크 유니버설과 거대한 가이큐간 수족관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오감이 즐거운 도시하지만 나처럼 도시 역사의 근본을 중시하고 박물관과 유적지 감상을 지상 과제로 여기는 사람에게 오사카는 사람에 치이기 쉬운, 지나치게 웃음이 많은(너무 싸패 같나?) 여행지다. 아니면 교토로 가는 길목, ‘오사카 간사이 공항’의 소재지라거나..그런데 일본행 .. 더보기 2024 로마 여행기 마지막 편 : 로마는 로망이다 9월 21일 토요일, 로마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로마에서의 7박이 지나고 서울로 귀환해야 하는 날. (아 집에 가기 싫어..)체크아웃은 11시까지였지만 일찌감치 짐을 다 싸고 체크아웃을 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테베레강 북서쪽에 숙소를 잡은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집주인도 친절하여 더욱 괜찮았던 숙소.오늘은 저녁에 서울행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해서 테르미니역 근처에 짐을 맡겨놓고 주변을 돌아보는 간단한 일정이다. 숙소 바로 밑에 있는 커피숍에서 카푸치노와 코르넷또로 하루를 시작했다.레판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테르미니역으로 향했다. 짐이 무거워서 테르미니역 수하물 보관소에서 짐을 맡겨놓고, 주변을 구경할 예정. 수하물 보관소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테르미니역에서 내려 ‘Deposito Ba.. 더보기 2024 로마 여행기⑨ 제국마저 정복한 진짜 광기 기독교를 이해하지 않고 유럽을 이해할 수 있을까? 유럽을 거닐 때마다 발에 채이듯 보이는 수많은 성당들을 보며 떠올렸던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로마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았던 나라, 그래서 수많은 기독교들이 지하로 숨어들어야했던 나라. 그러나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이고 다른 종교들을 박해했던 나라. 그렇게 기독교를 진정한 보편종교로 만들었던 나라.너무나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기독교의 서로 다른 역사는 로마 안에서만 하나가 된다. 9월 20일 로마 7일차, 오늘의 투어는 이러한 모순에 대한 의문을 품은 채 시작했다. 오늘의 투어 장소는 ‘해골 사원’이라 불리는 카푸친 수도원과 로마에서 가장 큰 ‘산 칼리스토 카타콤베’. 자신의 영혼을 바친 것도 모자라 .. 더보기 2024 로마 여행기⑧ 보르게세, 넌 감동이었어 9월 19일 로마 6일차, 오늘은 투어도 빡빡한 일정도 없는 말 그대로 쉬어가는 날이다. 어제 저녁에 레스토랑에서 혼자 와인 1L를 마시고 숙소로 와서 미리 사 뒀던 와인까지 까먹는 바람에 좀 늦게 잠에서 깼다. (이 정도 양이면 나에겐 치사량이다.)숙취를 달래고 천천히 집에서 나왔다. 오늘의 목표지는 딱 한 곳, 보르게세 미술관이다. 원래 로마 온 바로 다음 날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이곳은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 불가. 그래서 보르게세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17유로(입장료 15유로+예약 수수료 2유로)를 주고 9월 19일 오후 1~3시 입장권을 예매했다.보르게세 미술관으로 가려고 아침에 사통팔달 로마의 길이 통하는 포폴로광장으로 향했다. 하수구 뚜껑으로 마주친 김에 S.P.Q.R이라는 정체불명의 문구에 대해.. 더보기 2024 로마 여행기⑦ 반전의 캄피돌리오와 호박꽃의 재발견 카라칼라 욕장 일정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방향을 북쪽으로 틀었다. 전날 투어 가이드에게 괴테가 다녀갔다는 오래된 식당을(사실인진 모르겠다. 괴테가 아니라 고테나 괴으테일 수도) 추천받아 그곳을 구글지도에 찍어놨지만 막상 가보니 영업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탈리아특 : 문 닫아도 공지 안 함)그래서 뭐 먹을지 고민하며 베네치아 광장 - 캄피돌리오언덕 근처를 헤매다가 인근에서 별점이 제일 높은 Saporizzo라는 샌드위치 가게를 발견했다. 종류가 많아서 추천을 해달라고 했더니 2번 PIAZZA VENEZIA를 추천한다고 했다. 그래서 2번과 1번, 각각 하나씩 달라고 하고 목이 말라 메시나 맥주도 하나 시켰다. 내 예상보다 샌드위치가 훨씬 컸고 (눈앞에서 잘라서 만들어주니 신선하고) 간이 잘 맞아 맛있었.. 더보기 2024 로마 여행기⑥ 제국의 탄생과 끝을 함께 거닐다 로마 5일차, 9월 18일은 투어 없는 날이다. 그래서 늦잠을 자고 조금 늦은 오전 7시 반쯤 숙소에서 나왔다. 늘 새벽 여섯 시에 숙소에서 나왔기에 이 정도면 매우 늦은 편.어제 갔던 카페와는 다른 카페에서 카푸치노와 코르넷또를 주문했다. 종업원이 코르넷또 종류를 잔뜩 소개해서 추천해 달랬더니 햄이 들어간 코르넷또를 갖다줬다, 한 입 먹어보니...앞으로 코르넷또는 기본형으로 먹는 것으로.투어가 없는 자유여행의 날이지만 찍어놓은 스팟이 많았다. 일단 ‘진실의 입’으로 유명한 포룸 보아리움 일대, 바로 인근의 로마 최대 전차경기장 키르쿠스 막시무스, 로마 최대 목욕탕 중 하나였던 카라칼라 욕장까지. 오후엔 어제 못간 캄피돌리오광장부터 성천사성까지.승객들의 양심에 의존하는 로마 버스를 타고 헤라클레스 신전 .. 더보기 2024 로마 여행기 ⑤ 옳게 된 파스타와 30유로의 행복 오전 시간을 할애한 포로로마노와 콜로세움 투어를 마치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점심 먹을 만한 식당을 구글지도로 여기저기 찍어놓았으나 역시 관광지라 그런지 미리 찍어놓은 식당들이 전부 웨이팅 중이었다.더는 허기를 참을 수 없었기에 웨이팅이 없는(그나마 이 식당도 딱 한 자리 남아 있었다.)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오늘 오후 7시에 식당 한 곳을 예약해 두었기에 저녁을 맛있게 먹기 위해 점심은 허기를 달랠 정도로 간단히 먹기로 했다.그래서 입맛을 돋울 전채요리로 로마식 주먹밥 수플리를 하나 시키고, 메인 요리로 카치오페페를 주문했다. (어제 먹은 건 카치오페페로 인정할 수 없어...) 그런데 막상 카치오페페가 좀 짤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를 대비하고자 포카치아 빵도 하나 시켰다. (흔한 돼지들의 변.. 더보기 이전 1 2 3 4 ··· 18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