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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관련된 남의 글/인터뷰/언론보도

실업계/인문고 학생인터뷰

이 글이 나름 한겨레랑 민중의소리에 실린 줄 오늘에서야 알았다. 5년전에 실업계고랑 인문고 학생의 현실에 대해 기획 형식으로 기사 썻던 것 중에 내가 쓴 부분.

실업계 고등학교, 뭐가 문제야?

실업계고 학생과 인문고 학생 인터뷰

“인문계와 실업계의 차이는 있겠죠“

인문계고 학생들은 실업계고 학생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자운고등학교 2학년 김은희(가명), 맹구(가명) 양을 만나 이야기했다.

“확실한 목표없이 무조건 인문계고에 가는 것보다야 무언가 나름대로의 꿈을 가지고 실업계고에 가는 게 더 목표의식이 확실한 거 아닌가요? 실업계 고등학교 바로 앞에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실고 학생들만 지나가면 무식하다고 놀리고 비웃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건 실업계보다 인문계가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오만에서부터 나온 발상이죠.”

“전 인문계고와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해요. 컴퓨터를 잘하는 제 친구가 실업계를 갔는 데 학교 분위기가 영 아니라서 학교에선 공부를 못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공부 분위기가 안 잡힌거죠. 그리고 자퇴생도 더 많다고 들었어요.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인문계 애들이랑은 약간 다르다는 생각도 들어요.”

두 학생은 인문계와 실업계의 차이는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차이가 “특별한 목표의식없이 실업계에 간 아이들 때문인 것 같다”면서 “그 학생들의 열의있는 학습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편견은 버려주세요“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느끼는 힘든 점은 무엇일까? 신경여실 고등학교 한별(가명)양과 학교교육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경여실고 2학년 한별(가명)양은 학교의 획일화된 교육에 대해 꼬집었다. 한별 양은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실업계에 온 것인데 학교 교육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같은 직업을 가진 애들끼리 모아 교육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똑같은 과목을 획일적으로 배우는 교육은 실제로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되요” 실제로 실업계 학생들은 학교 공부가 도움이 안되어 학원에 다니며 자격증 취득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학교 다니랴, 학원 다니랴, 그들은 지친다. 또한 실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안좋은 시선들도 그들을 더욱 지치게 한다.

“실업계는 공부 못하는 애들 모여 있어서 학습 분위기가 안좋네, 하지만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에요. 부분보고 전체를 보는 것과 같죠. 인문계에서 맘에도 없는 공부 3년 간 해봤자 원하는 대학 갈지도, 또 취직할 지도 불분명한데 그것보다는 실고에 가서 취업이나 전문대학 취직에 노력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지 않나요?”

교육당국이나 실업계를 안좋게 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한별 양은 편견만 좀 버려달라고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사회에서 실고는 어떻다더라, 하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바라보는 편견 같은 건 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저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어요”

지난 10일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 2학년 에 재학중인 유지형(가명) 학생을 만나 실업계 학생들의 꿈과 학교생활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유지형 군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선택한 이유를 자신의 꿈과 관련지어 말해주면서 실업계 학교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맨 처음엔 당연히 성적이 안되어서 이쪽을 선택했어요.. 어차피 인문계가서 잘 할 자신도 없었고. 아, 그리고 3학년때 담임선생님의 권유도 있었죠. 처음엔 그랬지만 지금은 자동차정비사라는 나름대로의 목표가 있어요. H자동차의 공장노동자의 경우 왠만한 회사원의 수입보다 높거든요. 고수입 직종이잖아요?“

"실업계쪽으로 온 것이 나에게 그런 꿈을 가지게 해 주었어요. 인문계가서 미래없이 3년 보내는 것보다 이쪽으로 와서 나 나름의 꿈을 키우는 것이 나에게는 훨씬 더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실업계에 온 게 다행스러운 일이죠.“

유지형 군은 실업계 학교생활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만족하지 않는 부분은 없을까.

"이곳에서 많이 느끼는 한계도 있어요. 나와 같이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아이들은 30%정도 밖에 안되요. 그 밖의 아이들은 솔직히 그냥 학교에서 시간을 때우거든요. 한마디로 의욕없는 아이들이죠. 이 때문에 선생님들도 우리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를 알아주시는 좋은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은... 서로 답답할 것 같아요."

"저도 이제 꿈과 목표가 있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죠. 이렇게 가고 있는 나를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게 사회나 선생님들, 학교가 도와주었으면 해요. 내가 가고 있을 때 그 길이 잘못된 길이 아니게 잘 뒷받침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

실업계 학생들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오히려 자신의 목표가 뚜렷한 학생들도 많다. 이제 앞으로 사회적인 편견에서 벗어나고, 학생 스스로도 목표의식을 가지고 공부하여 실업계 고등학교를 더욱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겠다. 조윤호, 강상백 기자 qdbu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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