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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 대통령 제안 거부하고 촛불 앞으로 헤쳐모여

야3당, 대통령 제안 거부하고 촛불 앞으로 헤쳐모여

“대통령 2선 후퇴가 먼저”…추미애 “세세한 권한을 따질 때도, 총리 후보를 거론하면서 갑론을박할 때도 아냐”

야3당이 총리를 추천해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기로 했다. 총리의 권한과 2선 후퇴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다. 야3당은 또한 오는 11월12일 열릴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9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회담에서 대통령의 완전한 2선 후퇴 없는 국회의 총리 추천은 의미가 없다며 총리 추천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야3당 대변인들이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 준다면 총리로 임명해서 내각을 통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리의 업무 권한이나 2선 후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게 떠넘기기 위해 일단 총리 추천을 전격 제안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추미애 민주당 당 대표는 9일 야3당 대표 회동에서 “헌법상 주권자인 국민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이 강경해서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이미 국정운영의 능력과 도덕적 자격을 상실했다고 객관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2선 후퇴도, 퇴진도 아니 하고 그냥 눈감아 달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내치든, 외치든 자격이 없다”며 “세세한 권한을 따질 때도, 총리 후보를 거론하면서 갑론을박할 때도 아니다.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무릎을 꿇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의 말씀 한마디에 자천타천으로 총리 후보들이 10여명, 그리고 뒤에서 거론되는 사람들까지 하면 거의 20~30명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것은 대단히 현실을 안이하게 판단하는 작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아직도 이러한 꼼수로, 술수로, 공작정치로 현안을 풀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야3당 대표들은 또한 오는 12일 민중총궐기 촛불집회에 당력을 집중해 참석하기로 합의하고, 12일 이후 다시 회동을 갖기로 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권자 국민의 뜻이 모이고 확인된 자리이기 때문에 야3당이 함께 적극 참여해서 국민과 함께하기로 했다”며 “12일은 꼭 야3당이 어떤 슬로건을 통일하는 측면보다는 국민과 당력을 모아 야3당이 최초로 장외집회에서 결합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추천권까지 국회에 넘겼음에도 여전히 하야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야당이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의 여론을 보고 향후 전략을 선택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과 정치권이 함께 국회에서 모든 것을 준비하지 않으면 촛불은 계속 타오를 것이고, 우리가 국회에서 총리를 임명에 관해 계속 왈가왈부할 때 그 촛불은 국회를 향해서, 야당을 향해서 타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국정 파행의 책임을 야당에게 미루며 역공을 가하고 있다. 김영환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9일 오전 브리핑에서 “(야당에) 국정정상화 의지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촛불 뒤에 숨어 그림자 정치만 하고 있다”며 “이제 국회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국정안정을 우선 생각해야 할 때이다. 야당은 스스로 제안한 것을 뒤집는 조변석개하는 작금의 모습을 버려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