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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노인 추월시대의 노인 차별

http://slownews.kr/67013

2017년 12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노인 추월시대, 일상 곳곳의 노인 차별

지난해 11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이 유소년(0~14세)보다 많아졌다. ‘노인 추월시대’가 온 것이다. 올 8월 주민등록 기준으로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가 넘는 고령사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노인 추월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중앙일보가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노인 차별’을 보도했다.

중앙일보가 경로당·탑골공원·병원 등지에서 노인 26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다양한 차별 경험이 쏟아져 나왔다. 힘겹게 버스에 오를 때 “집에나 있지 노인네가 뭐하러 다니냐”는 핀잔을 듣고,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노인이 오는 걸 대놓고 싫어한다. 장사가 안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된다. 복잡한 지하철 노선 때문에 문의를 하면 귀찮은 취급을 당하고 ‘노인은 (가까운 거리를 가는 거라) 돈이 안 된다’며 택시 승차를 거부당하기도 한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들이 병원 치료를 받으며 여생을 보내거나 다시 노동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병 치료도 돈 벌기도 노인에겐 쉽지 않다. 자세한 처방이나 진료 대신 “그 나이엔 원래 아프다”는 말을 듣기 일쑤고, 일자리를 구할 때도 “그 나이에 쉬어야지”, “취직하려면 염색부터 하세요”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생산성 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노인을 짐짝 취급하는 ‘노인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옛날식 효나 공경을 기대해 젊은 세대에게 ‘노인을 모셔라’라고만 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국가적으로 ‘노인 추월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좋든 싫든 앞으로 수십 년은 노인과 젊은 세대가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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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이라” 맞고도 말 못하는 남성 직장인들

최근 국내의 여러 회사에서 여성 직장인들이 겪는 사내 성희롱이나 성추행 문제가 폭로됐다. 하지만 여성들과는 같지만 다른 이유로, 남성 직장인도 폭력을 참고 넘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맞고도 숨죽인 남성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의 한국 지사격인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에 근무해온 정비사 이 모 씨는 직장 선배로부터 작업복에 불을 붙이는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쑤시개를 에어건(air gun)에 넣어 쏘는 위험천만한 짓, 고문도구 같은 틀에 손목을 넣고 ‘잘리는지 보겠다’는 위협도 당했다. 하지만 이 씨는 문제제기조차 할 수 없었다. 기본급 130만 원에 나머지는 인센티브로 지급받는 상황이라 상사에게 밉보였다간 월급도 받기 어려운 처지였기 때문이다.

상습적으로 폭행당한 방송사 비정규직, 아무 이유 없이 얻어맞은 적십자사 정규직원 등 직장 내 폭력은 어느 한 두 나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피해를 겪고도 쉬쉬하는 남성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남자라는 이유로 웬만한 폭력은 견뎌야 한다는 사회적 시선도 있고, 잘리면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 가장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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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년 정책에 ‘고졸’은 없다

어느 순간부터 청년을 돕겠다며 온갖 청년 정책들이 정치권과 정부에서 쏟아져 나왔다. 이 청년 정책들은 하나 같이 청년을 ‘대졸 취업 준비생’으로 전제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청년 담론으로부터도 빠져버린 ‘고졸 청년’들의 현주소를 집중 취재했다.

한국의 대학진학율은 2009년 77.8%로 정점을 찍은 후 점점 떨어지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 최저점을 찍은 직업계고 취업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졸 취업난으로 대학이 더 이상 합리적인 투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늘어났고 그 결과 고졸취업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고졸 청년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 정책에서 빠져 있다. 구직활동촉진수당으로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씩 주는 서울시 청년수당은 ‘재학(휴학) 중이 아닌 미취업 청년’이나 ‘주 30시간 미만 근로 청년’만 지원할 수 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고졸 청년들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

고졸 청년들은 빈곤한 가정환경 등으로 인해 대학을 진학하지 못했고, 눈앞에 닥친 생활비 때문에 우선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뛰어들게 된다. 노동시간이 길다보니 별도의 직업활동이나 구직활동을 할 수 없고, 연관성 없는 직종으로의 잦은 이직을 반복해 시간이 지나도 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졸 청년들의 노동 조건은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34세 고졸 청년의 평균 임금(시간제 등 포함)은 184만 원으로 대졸 228만 원보다 44만 원이나 적다. 주 40시간 초과 근로 비중이 고졸 청년은 54.1%로 대졸 청년의 37.7%보다 16.4%포인트 더 높고, 월 임금 200만원 미만 비중 역시 고졸이 58.9%로 대졸 청년 38.7%보다 20.2%포인트나 높다.

● 한국일보 ‘잊혀진 청년들’ 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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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명태가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생선.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명태다. 수십 가지 이름으로 바뀌며 여전히 우리 밥상에 올라왔다. 이 명태는 우리 바다에서 더 이상 잡히지 않는다.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뒤에도 여전히 명태가 우리 밥상에 오를 수 있는 이유는 명태를 먹지 않는 가난한 나라의 선원노동자들이 명태 잡이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우리 밥상을 차릴 수 있게 해주는 ‘1천만 원짜리’ 목숨들에 대해 알려준다.

2014년 12월1일 사조산업의 배 ‘오룡501호’가 러시아 베링해에서 명태를 잡다 침몰했다. 세월호 참사가 직후 일어난 침몰 사고였고 사망, 실종자만 52명에 달하는 대형참사였으나 오룡호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사망, 실종자 중 중 42명이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선원들은 동해서 사라진 명태를 잡기 위해 배에 올랐다. 3D에 멀기까지 해서(Distant) 4D라 불렸다. 한국 원양어선원이 되기 위해 다단계로 꼬인 고용 절차를 거쳤다. 노동력을 모집하는 한국선사, 노동력을 수입하는 외주 대행업체가 따로 있었고 그 사이에 브로커들이 끼어든다. 그럴수록 노동의 값은 쪼개졌다. 송출회사와 노동자가 계약(12개월)한 월급은 250달러였지만 그의 아내가 받은 남편의 첫 월급은 3천페소(약 59달러)뿐이었다.

선원들은 죽어서도 차별 받았다. 선주들이 한국인 승선 평균임금이 아니라 이주 어선원 최저임금으로 보상금을 산정했고, 이 조차 유족 다수는 받지 못했다. ‘갑’인 사조산업은 필리핀·인도네시아 유족들을 ‘을’로 삼아 ‘비밀해결합의서’를 체결했고, 그 합의로 인해 6개월 뒤 사조를 상대로 ‘제대로 된 손해배상’을 요구한 유족들의 소송은 각하되거나 기각됐다. 명태는 그렇게 우리 밥상에 오고 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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