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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대화록 공개, 하루만에 국정원·새누리당 SNS ‘역풍’

NLL대화록 공개, 하루만에 국정원·새누리당 SNS ‘역풍’
[오늘의 소셜쟁점] NLL포기발언 대체 어디에?…“조중동 기자들 수능언어영역 50점 못 넘길 것”

‘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대선 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2007년 노무현-김정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된 겁니다. 새누리당과 보수 세력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에게 NLL을 포기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대화록을 까라고 요구했고, 민주당과 당시 회담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발해왔습니다. 국정원은 위법행위를 했다는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8쪽 짜리 발췌록을 국회로 가져왔고 곧 언론에 의해 100쪽 짜리 전문까지 다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전문까지 공개되자 오히려 대화록을 까라고 요구했던 새누리당이 수세에 몰리고 있습니다. 대화록 전문에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해평화지대를 만들고 NLL에 관한 논란을 매듭짓자는 차원에서 논의를 이어갔을 뿐 NLL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SNS에는 새누리당, 특히 자기가 봤다며 NLL 논란을 일으킨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누리꾼들은 “김정일의 말을 맞춰주면서 일종의 립서비스, 외교적 발언 한 거 가지고 NLL 포기라 하느냐” “그럼 정상회담 자리에서 ‘야 이 빨갱아 이거 우리 바다니까 꺼져’라고 말해야 되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에 “NLL을 평화지대로 만들겠다는 말이 NLL 포기라면 박 대통령의 ‘DMZ를 세계평화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말은 DMZ 포기입니까”라는 글을 남겼네요.

  
 
 
전문의 일부만 발췌한 발췌록 내용만 가지고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이 호들갑을 떨었다는 지적도 나왔네요. 조선일보는 21일 1면 기사 제목을 “김정일의 NLL법 포기 제안 노 전 대통령 ‘예, 좋습니다’”라고 뽑았지요. 마치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의 NLL 포기 요구에 응했다는 내용인데요, 전문을 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김 위원장이 노 전 대통령은 “예 좋습니다”라고 말한 뒤 앞으로의 과제와 북한이 해주의 군사시설을 뒤로 물리고 남북경제협력을 강화하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걸 발췌록은 ‘예 좋습니다’라고만 축약해서 마치 노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일방적인 주장에 수동적으로 동의한 것처럼 표현해놨다는 겁니다.  
 
서상기 정보위원장의 ‘노무현 굴욕’ 드립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 위원장은 대화록 발췌본을 보니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고드린다' 같은 표현을 썼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비굴과 굴종의 단어가 난무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발췌록에 노 전 대통령이 "6자회담에 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 전에 보고를 그렇게 상세하게 보고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화록 전문을 보면 이 ‘보고 드린다’는 표현은 노 전 대통령의 보고가 아니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보고를 뜻하는 말입니다. 김 위원장이 김계관 부상을 시켜 노 전 대통령에게 내용을 보고하라고 지시하고, 김 부상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를 한 것이지요. 누리꾼들은 대화록 전문을 보니 맥락이 이해가 간다는 의견을 남겼네요.

  
 
 
언론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습니다. 특히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 같은 제목으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식으로 보도해 누리꾼들의 빈축을 샀습니다. 한 누리꾼은 어떻게 이렇게 제목을 똑같이 뽑냐며 ‘집단지성이냐’라고 비꼬았습니다. 또 어떤 누리꾼은 “NLL 대화록을 수능 언어영역에 출제하자”며 “조중동 기자들 수능치면 언어영역 50점 못 넘길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국정원의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누리꾼들은 각종 패러디를 선보였습니다. SNS에는 “국정원은 ‘정보공개’ 강화라는 박근혜 공약 이행 중인가” “아 이래서 MB가 기록을 안 남겼구나”라는 의견이 올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