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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대승 기대” 외교부 차관 발언 논란

“자민당 대승 기대” 외교부 차관 발언 논란
야스쿠니 참배, 평화헌법 개정 논란 와중에… 민주당 “즉각 사퇴하라” 외교부 “인사치레일 뿐”

일본을 방문 중인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이 일본 외무상에게 자민당이 대승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김규현 차관은 18일 오전 도쿄 일본 외무성 청사를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만났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이날 약속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에 대해 “참의원 선거 관련 일정 때문에 예정보다 늦게 도착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규현 외교부 차관은 “이번 참의원(21일) 선거에서 (자민당이) 크게 대승을 거두길 기대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기시다 외무상은 자민당 소속으로 현재 중의원 의원이다. 

김 차관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자민당은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거나 야스쿠니 신사를 단체로 참배해 한일관계를 냉각시킨 바 있다. 또한 자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군대 보유 금지와 교전권 포기 등을 규정한 평화헌법(헌법9조)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한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차관이 자민당의 대승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는 것이다. 자민당의 대승이 한일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오른쪽)이 18일 일본 외무성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왼쪽)을 면담하고 한일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연합뉴스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향후 자민당이 아닌 다른 정당이 집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 “국가정보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판에 외교부 차관은 일본에 가서 ‘외국 정치’에 훈수를 둔 것이다. 그것도 자민당이 집권한 이후 일본 정부가 우경화로 치달으면서 한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시점이기에 그 심각성은 더 하다”며 김 차관 스스로 사퇴를 하거나 임명권자가 그를 해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사치레”였다고 해명했다. 외교부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전에 예정된 발언은 아니었고, 외무상이 자기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유세를 하고 왔다니까 정치인에게 통상적으로 덕담하듯이 한 말”이라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인사치레였을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