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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출입기자단’ 만들어 비판언론 통제?

한기총, ‘출입기자단’ 만들어 비판언론 통제?

국민일보․CBS 등 배제…“한기총, 기독교 대표 기관 아냐…별로 신경 쓰지 않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출입기자단을 구성하며 출입기자단을 중심으로 취재나 출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비판언론 통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기총과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지난 24일 모임을 갖고 한기총 출입기자단을 결성했다. 김만규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 전문위원장(기독신보 발행인)이 기자단 단장을 맡고, 문병원 한국교회공보발행인이 간사를 맡기로 했다. 출입기자단 소속 기자에게 출입증을 발급하고 취재편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모임에 참석한 13명의 기자들이 이사회를 구성했고, 이들이 전원찬성을 할 때만 기자단 추가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 <한기총, 비판적 언론사 “취재 오지마”>)

한기총이 출입기자단을 운영하기로 한 것을 두고 비판언론을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일보와 CBS 등 대표적인 교계 언론사들이 출입기자단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일보 종교담당기자는 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국민일보가 요새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절차적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기사를 썼는데, 그래서 한기총이 비판적인 언론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기총이 비판적인 언론을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12월 한기총은 ‘CBS’ ‘뉴스앤조이’ ‘들소리신문’ ‘기독교보’ 등이 한기총의 이단 해제를 문제 삼자 보도 내용이 비판적이라며 한기총 출입을 금지했다.

   
▲ CBS ‘크리스천NOW’ 갈무리
한 교계 기자는 “한기총 말고 다른 교단이나 연합기관 중에도 출입기자단을 운영하거나 특정 기자들한테만 출입과 취재를 허용하는 곳들이 있다. 교단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할 때도 그 교단에 우호적인 신문 기자들만 부르기 일쑤”라며 “일종의 패거리문화이고, 기자들을 친위부대 로 만드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기총의 출입기자단 구성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교계 기자들도 있었다. 한 교계 기자는 “출입기자단을 구성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분위기”라며 “한기총이 예전처럼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연합기관도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한기총이 세 확장을 위해 이단으로 지정된 교회들의 이단을 해제하면서 이에 반발한 예장합동 등 한기총 가입했던 교단들이 탈퇴해 새로운 연합기관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다른 교계 기자는 “기자들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웃기다는 반응”이라며 “한기총의 동향 보고를 일일이 기사로 쓰거나 그곳 행사를 취재한다면 한기총 출입기자증이 필요하겠지만 이제 연합기관도 아닌데 그럴 일도 별로 없어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만규 한기총 출입기자단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다음주 월요일에 기자단 모임이 있는데, 구성 등 자세한 사항은 그 후에 말씀 드리겠다”며 “다른 교단이나 연합기관에도 기자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기총에도 출입기자단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와 추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지난해 부산에서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가 있었을 때도 주최 측이 기자들한테 프레스카드 주면서 출입을 허용했다. 한기총 출입기자단도 같은 취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