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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전문가는 외통위로, 노동 전문가는 미방위로?

언론 전문가는 외통위로, 노동 전문가는 미방위로?

국회의장 뜻대로 상임위 배정받는 비교섭단체‧무소속 의원들… 추혜선 “비례대표 취지에도 어긋나”

20대 국회 원구성이 완료된 13일 상임위원장에 당선된 의원들의 당선 인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원 구성에도 웃을 수 없는 의원들이 있다.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는 방향으로 상임위를 배정받은 비교섭단체와 무소속 의원들이다.

국회는 13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함으로써 20대 국회 원구성을 완료했다.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도 완료됐다.

하 지만 상임위 배정을 두고 비교섭단체 의원들을 중심으로 상임위 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법상 정의당 등 비교섭단체나 무소속 의원들의 경우 국회의장이 상임위 배정을 결정하도록 돼 있다. 교섭단체의 상임위 배분 협상에 끼지 못한 채 국회의장의 결정에 따라 상임위에 배치된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언론시민운동에 종사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를 희망했던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됐다. 추혜선 의원은 13일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서면 기자회견문을 통해 “저는 오랫동안 언론시민단체에서 언론개혁, 방송정상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20대 국회에 제가 진출하게 된 것도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받아 안고 국회에 입성하게 된 것”이라며 “정세균 국회의장께 미방위 배정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제가 미방위로 배치되지 못한 것은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며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의원이 정작 국회에서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상임위로 가지 못한다면 비례대표 제도의 존립 근거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미방위 배정을 염두에 두고 원 구성 전부터 언론 및 방송정책 관련 활동을 해왔다. 지난 10일에는 방송의 공공성 관련 토론회를 열었고 이를 토대로 방송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추 의원은 또한 통신비 인하방안에 관련된 법안을 만들고 농성 중인 케이블 노동자들을 찾아가기도 했다. 추 의원은 “미방위 배정이 안된다면 저는 국회에서 앞서 말했던 여러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상임위 배정 과정에서 소수정당인 정의당이 배제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추 의원은 “제가 외통위로 배정된 것은 정의당 원내지도부도 사전에 알지 못한 일이었다. 전혀 내용을 통보받지 못한 채 상임위 배정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특히 우리 당은 상임위 정수조정특위에도 참여하고 있었지만 우리당의 누구도 이번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책임 있는 답변을 아직까지 듣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또한 “오늘까지는 저의 모든 노력과 정성을 다해 호소하겠다. 그리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저는 불가피하게 저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농성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 후보로 울산북구에서 당선된 무소속 윤종오 의원도 비슷한 처지다. 윤 의원은 전문성을 살려 환경노동위원회 배정을 희망했지만 윤 의원은 미방위에 배치됐다.

윤 종오 의원은 13일 논평을 내고 “울산 북구 윤종오는 노동자 총투표로 선출된 민주노총 전략후보다. 20대 총선에서 61.49%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다”며 “일방적인 산업구조개악과 노동법 개악을 국회에서 저지하라는 80만 노동자와 19만 북구 주민들의 명령이 표출된 결과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의 환경노동위원회 배정은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모든 채널을 동원해 야당들과 소통하고 민주노총과 현대차지부까지 나서 설득했지만 환노위에 배정받지 못했다“며 ”노동법 개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노동자 국회의원이 환노위에서 배제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한 “2년마다 정수조정을 해왔고, 특히 최소정수가 16명인 환노위는 여소야대 정국이기 때문에 여야 상임위 과반수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정수 1명만 늘리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